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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소년법 논쟁을 균형 있게 들여다보려 한다 <소년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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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소년심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포스터.

 

우리나라 소년 범죄에 관한 법은 형법과 소년법 두 가지다. 형법 제9조에 따르면, 형사미성년자 나이를 만 14살 미만으로 정해 그 행위를 벌하지 않는다. 1953년 현행 헌법이 제정된 후, 70여 년이 지나는 동안 수없이 개정되고 신설되었지만 변하지 않은 조항이다. 한편, 소년법은 보호처분 대상을 만 10살부터 만 18살까지로 설정했다. 그러니, 만 9살 이하는 범죄를 저질러도 사법적으로 제재할 수 없다. 

 

즉, 만 10~13살은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보호처분을 받고 만 14~18살은 죄질에 따라 형법 처벌을 받을 수도 있고 소년법 보호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 그나마도 본래 소년법의 '촉법소년'은 만 12~13살이었지만 2007년 12월 소년법 개정으로 만 10~13살로 조정된 것이다. 시대는 흐르고 흘렀지만, 민감하기 짝이 없는 문제를 그 누구도 정면으로 돌파할 수 없었기에 이렇게 와 버린 것이리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은 '소년법 폐지' '소년법 개정'의 목소리가 드높은 가운데 사회적으로 가장 뜨거운 감자라고 할 수 있는 '촉법소년' 논쟁 이슈를 영상화하는 묘수를 부렸다. 하지만, 결코 논쟁의 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자극적인 소재를 시리즈의 중점에 둬 이슈화시키지 않았다. 논쟁의 코어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보려 했고 고민 끝에 균형 어린 답까지 제시하고자 했다. 

 

소년형사합의부 판사들의 처분기

 

연화지방법원 소년형사합의부 우배석으로 새로 부임한 심은석 판사, 그녀는 당당히 '저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라고 말하며 재판에 임할 때 소년범들을 가차 없이 대한다. 소년범은 결코 교화되지 않는다고 믿는다. 한편, 좌배석 차태주 판사는 온정적인 시선으로 소년범들을 교화시키는 데 최선을 다한다. 그는 소년범이 교화될 수 있다고 믿는다. 또한 그것이 판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22년 차 부장 판사 강원중은 매스컴에 꽤 오랫동안 얼굴을 비추며 인지도를 높여 어느 국회의원한테 재보궐선거 출마 제의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법관 인생이 마지막으로 향하고 있는 때, 새로 부임한 심은석 판사가 말썽이다. 상관의 말을 개똥으로 아는지, 위아래 앞뒤 없이 독단적인 스타일로 여러 선을 넘나드는 심은석 판사 때문에 매일같이 소리를 지른다. 

 

그들이 따로 또 같이 맡게 된 소년범죄 사건들이 다양하다. 촉법소년 토막 살인 사건, 가정폭력 사건, 보호시설 사건, 입시비리 사건, 미성년자 무면허 교통사고 사건, 미성년자 집단 성폭행 사건 등 가지각색의 사건들 앞에서 어지럽게 흔들린다. 그러면서도 나아가려 한다. '무엇이 진짜 모두를 위한 처분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면서 말이다. 

 

소년범죄와 소년법에 대하여

 

소년법 제1조를 보면,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의 환경 조정과 품행 교정을 위한 보호처분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고,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조치를 함으로써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되어 있다. 소년법의 최우선 목적이, 처벌에 있지 않고 교정에 있는 것이다. 결코 틀린 말이라고 할 수 없으나, 그동안 계속되어 온 소년들의 반사회적 반인륜적 범죄들을 목격한 국민 정서가 점점 한계를 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이 작품은 소년법의 존재 의의와 국민 정서 모두에게서 눈을 돌리지 않는다. 가능한 한 관련된 모든 면을 면밀히 살펴 충분히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이를테면, 전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사건을 다루며 소년법 폐지의 극단에 있는 정서를 밑바탕에 깔아 두되 또 다른 가해자, 피해자, 법의 역할 등으로도 시선을 옮겨 더 넓고 또 더 깊게 생각할 여지가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보다 큰 틀에서 조망하되 아주 세밀하고 예민한 부분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인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인위적인 부분들이 눈에 띈다. 이 작품의 경우 최우선에 놓은 게 '주제'이다 보니 '이야기' '소재' '캐릭터' 등은 자못 수단화된 것이다. 작품 자체의 재미에 빨려들 듯 보게 되는 것보다, 작품으로 길어 올린 사건 그리고 관련된 논란 덕분에 빨려들 듯 보게 되었다. 스토리텔링의 방식이 드라마로서의 드라마틱이 아니라 다분히 현실과 맞닿아 있는 리얼리티라는 점이 굳이 아쉬운 점이라면 아쉬운 점이겠다. 

 

깔끔하고 균형 잡힌 연출

 

그동안 공개된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중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주제를 전면에 내세운 적이 있다. 고등학생 포주의 성매매 이야기를 그린 2020년 <인간수업>이 대표적이고, 육군 군사경찰 군탈체포조 이야기를 그린 2021년 <D.P>도 있었다. 그리고 소년법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 2022년 <소년심판>이 뒤를 이을 것이다. 하나같이 작품성 좋은 작품들로 기억되고 있고 또 기억될 것 같다. 

 

이 작품의 미덕이라 하면, '깔끔'과 '균형'이지 않을까 싶다. 실존인물과 실화를 다분히 참고해 극화시키는 과정에서 이리저리 꼬거나 한 쪽면만 극대화시켜 자극을 불러일으키려 하지 않고, 깔끔하게 배치시키고 질질 끄는 법이 없다. 캐릭터성을 최소화한 결과물이라 할 텐데, 캐릭터성이 빛을 발하기 위해선 연기를 잘해야겠지만 연기에 도를 터야만 캐릭터성이 최소화되면서도 캐릭터가 극을 끌고 가는 데 무리가 없을 수 있다. 군더더기 없으면서도 빛이 나는 연기를 행한 출연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런가 하면, 연출의 균형이야말로 이 작품의 핵심 중 핵심일 것이다. 드라마를 드라마답게 구성하는 요소들을 어느 하나 너무 튀지도 않게 그렇다고 너무 죽지도 않게 안배하는 데 성공했고, 드라마를 현실과 굉장히 밀접하게 부합시키려는 데 있어 너무 자극적이지도 않게 그렇다고 너무 무미건조하지도 않게 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 면에서 드라마가 보여 주는 사건의 수위가 현실보다 덜하다는 게 자못 씁쓸했다. 현실이 훨씬 더 자극적이고 또 무미건조하지 않은가. 

 

<소년심판>이 소년법 논쟁에 있어서 다다르고자 한 건 '소년범죄' 또는 '소년범죄자'가 아니었다. 소년범죄의 '피해자' 그리고 소년범죄자의 '부모'였다. 소년범죄의 경우 피해를 당했지만 책임을 무를 수 있는 대상이 없는 피해자에게 가장 먼저 시선이 가닿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소년이 범죄를 저지름에 있어 가정, 국가, 사회, 법원 등이 해야 할 일이 있을 텐데 제대로 행하고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테다. 소년법, 소년범죄가 이런 고민 없이 논란과 이슈의 한가운데에 내던져져선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