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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SF 볼모지에서 태어난 최초의 우주 SF 드라마 <고요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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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고요의 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 포스터. 

 

전 세계 OTT 시장뿐만 아니라 영화와 드라마, 예능 등의 영상 콘텐츠 시장 전체에 넷플릭스 바람이 불고 있다. 이를테면 '북미 박스오피스'가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것처럼 넷플릭스 시청자수 데이터가 점점 전 세계 콘텐츠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가고 있는 것이다. '넷플릭스=영상 콘텐츠'라는 공식이 선점되었다. 그 한가운데 2021년 'K-드라마'가 있었다. 

 

K-드라마에 해외 매체가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2019년 <킹덤>부터였다. 2020년엔 시즌 2가 나왔고 2021년엔 외전이 나와 선전을 이어갔다. 그 사이에 <킹덤>의 인기에 힘입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가 몇 편 나왔는데 <킹덤>에 미치지 못했다. 해외에까지 큰 반향을 일으키지도 못했다. 넷플릭스가 작정했는지, 2021년 9월부터 5편의 대작급 한국 드라마를 연말까지 연이어 공개했다. 순차적으로 <D.P.> <오징어 게임> <마이네임> <지옥> 그리고 <고요의 바다>였다. 

 

모두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고 그중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를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넷플릭스 역대 시청 시간과 시청 가구수 순위에서 각각 2위인 <브리저튼>을 차원이 다르게 압도해 버렸다. 문화 현상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다른 네 작품도 모두 인상적인 흥행력을 보였고 평가도 괜찮았다. <마이네임>는 호불호가 갈린 편이었다, 그리고 <고요의 바다>도 비슷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 <고요의 바다>는 한국 최초의 우주 배경 SF 드라마로, 최항용 감독의 한예종 영상원 졸업작품인 동명의 단편 영화 <고요의 바다>를 원작으로 했다. 지난 2021년 2월, 한국 최초의 우주 배경 SF 영화 <승리호>가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되어 스토리적 혹평과 함께 최초라는 의미 부여를 함께 받은 것과 비슷한 느낌을 풍긴다. 'SF의 볼모지' 한국 아니던가. 

 

달에 가서 샘플 회수해 오기

 

2075년 지구, 황폐해진 지구는 바다마저 메말라 버려 물 배급제가 시행되고 있는 형편이다. 10년 후면 지구 전체가 완전히 메말라 버릴 거라고 예상된다. 우주항공국은 달에서 답을 찾고자 발해기지를 건설해 연구원들을 파견했으나 5년 전 그날 한낱한시에 모든 연구원들이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 우주항공국은 황급히 사건을 묻어 버리고 시간이 흘렀다. 발해기지 연구원 중 한 명인 송원경을 언니로 둔 생존환경연구소의 우주생물학자 송지안, 그녀에게 우주항공국이 제안을 해 온다. 발해기지로 가서 귀중한 샘플을 회수해 오라고. 

 

그녀와 함께 프로젝트 미션에 참여하게 된 이들은 군인 출신 한윤재 대장 외 조종사와 부조종사, 팀닥터, 보안팀장, 통신담당, 탐사 선원 등이다. 하지만 달 어딘가에 불시착하는 우주선, 걸어서 발해기지로 갈 수밖에 없다. 당연히 문제가 발생한다. 겨우겨우 발해기지에 도착한 대원들, 그곳에 죽어 있는 옛 연구원들을 발견하고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한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한다. 

 

조사해 보니, 5년 전 그날 방사선 유출로 연구원들이 죽은 게 아니었던 것이다. 익사해서 죽은 듯한 모양새였다. 그런 와중에, 대원 하나가 몸에서 물을 하염없이 뿜으며 죽어간다. 익사해서 죽은 것이었다. 알 수 없는 치명적인 무엇이 있었다. 한편, 또 다른 대원이 알 수 없는 괴물의 힘에 의해 죽는다. 알 수 없는 치명적인 또 다른 무엇이 있었다. 도대체 이 발해기지에 무엇들이 도사리고 있는 걸까. 대원들은 무사히 귀중한 샘플을 회수해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까. 

 

우주 SF 명작 영화 따라하기

 

<고요의 바다>는 6시간에 다다르는 8부작 드라마로 가히 '대작'이라 할 만하다. 인류를 구할 수 있는 샘플을 절대적인 치사율의 무엇인가가 도사리고 있는 달의 기지에서 회수해 돌아가야 하는 귀중하고도 힘든 임무가 중심에 있기 때문이리라. 가슴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광활함이 반길 거라고 예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 보니 그렇지만도 않았다. 

 

작품은 수많은 우주 SF 명작 영화에서 다양하게 모티브를 따왔고 또 오마주했다. 단순히 따라한 수준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인류를 구하고자 시공간의 틈 사이를 탐험하는 <인터스텔라>,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헬멧을 벗었다가 죽고 마는 첫 번째 희생자가 나오는 <에일리언: 거버넌트>, 우주에서 만나는 알 수 없는 생명체의 습격이 주된 내용인 <프로메테우스>, 그리고 대원들을 배신한 인조인간 애쉬가 나오는 <에일리언 1>과 에일리언이 증식하는 와중에도 홀로 살아남은 소녀 뉴트가 나오는 <에일리언 2>까지. 

 

상당히 많은 장면과 캐릭터와 이야기 전개에서 기시감이 아주 많이 들었는데, 우주 SF 영화를 많이 접한 분은 그 덕분에 몰입감이 떨어질 테고 우주 SF 영화를 많이 접하지 않은 분은 몰입감이 높아질 것 같다. 개인적으로, 작품의 앞부분에서 몰입감이 현저히 떨어졌고 뒤로 갈수록 몰입감이 높아졌다. 그런가 하면, 신선도는 바닥을 기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시종일관 '어디서 봤던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었다. 하물며, 한윤재 대장 역의 공유는 영화 <부산행>의 많은 부분과 겹치니 말이다. 

 

'최초'라는 수식어에 묻어 가기

 

'그럼에도'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건 이 드라마에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주지했듯 '한국 최초의 우주 SF 드라마'라는 타이틀 말이다. 최초의 수식어가 앞에 있으면, 언제나 반은 먹고 들어가지 않는가. 넷플릭스가 아니면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 작품이 나오기 전에 K-드라마의 위상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있었기에 다행이다 싶다. 이 드라마의 수많은 단점보다 K-드라마를 향한 환상 어린 기대가 훨씬 더 높았으니 말이다. 

 

이 작품의 중심엔 '아이러니'가 있다. 결정적인 스포일러들이라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대원들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2가지 미스터리가 모두 아이러니하다. 하나는 인류 전체에게 거의 유일한 희망이라고 할 수 있으나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절망으로 다가올 수 있을 테고, 다른 하나는 인류 전체의 희망을 위한 희생양이었다가 대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대상이었다가 다시 인류의 희망이 된다. 

 

결론적으로, 8부작이 아닌 4부작만 되었어도 훨씬 좋지 않았을까 싶다. 더 줄여서 영화로 만들었다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고. 기시감은 훨씬 줄고 신선도는 높아졌을 테며,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빠르고 긴박감 있게 전했을 테니 말이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최초'와 '처음' 후에 찾아올 더 나은 작품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