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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 https://linktr.ee/singe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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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만 하고 싶었지만 축구 의외의 것들에 휘둘린 비운의 월드클래스 <아넬카: 문제적 저니맨>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0. 9. 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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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아넬카: 문제적 저니맨>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아넬카: 문제적 저니맨> 포스터. ⓒ넷플릭스



니콜라 아넬카,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를 프랑스 축구선수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축구계를 양분하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리오넬 메시만큼의 유명세나 영향력은 없을지 모르지만, 실력 하나는 결코 뒤지지 않았던 선수이다. 원클럽맨과 다르게 여행 다니듯 팀을 옮겨다닌다는 비유적 의미에서 '저니맨'의 대표적 선수임에도, 수많은 명문 팀에서 원했고 또 실제로 많은 명문 팀에서 뛴 경험에서 유추할 수 있다. 그에 걸맞는 클럽·개인 기록을 남긴 건 물론이다. 


'월드클래스'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를 일컫는 말인데, 단순히 좋은 실력으로 무장하고 좋은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것만으로 월드클래스 반열에 들 수는 없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고 논란이 많을 개념임에 분명하지만, 명문 팀에서 꾸준히 그리고 때론 결정적일 때 세계 언론지상에 오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팬들의 인정까지 받아야 할 테다. 아넬카는 자타공인 월드클래스 반열의 선수였다. 


그는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그를 둘러싼 각종 문제들로 세계 언론지상에 오르내렸는데, 시간이 지나 돌이켜 보면 별 것 아닐 일도 있고 자못 심각했던 일도 있었다. 2015년 이후 선수로 뛰고 있지 않은 그는 1995~96 시즌 프랑스 명문 '파리 생제르맹'에서 프로 데뷔를 하였기에 프로 생활을 20년 동안 했는데, 넷플릭스가 그의 현재와 과거를 돌아보는 작품을 들고 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아넬카: 문제적 저니맨>, 어떤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기회에 여러모로 희대의 선수 한 명을 오롯이 들여다보고자 한다. 


축구스타 아넬카, 저니맨 아넬카


1979년생 아넬카는, 20세가 채 되기 전 10대 후반의 나이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의 벵거 감독 부름을 받고 런던으로 향한다. 실력은 보장됐지만 다른 나라 다른 환경 다른 리그에 적응하느냐고 약간의 부침을 겪은 후, 이적 이듬해 폭발한다. 리그 우승과 FA컵 우승의 '더블'을 달성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이다. 그리고 다시 이듬해엔 PFA 올해의 팀에 들 정도의 개인 기록을 달성한다. 비록 프랑스 국가대표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해 역사적인 1998년 월드컵 프랑스 우승과 함께하진 못했지만, 그의 경력 첫 번째 전성기였음에 분명하다. 


전 세계 명문 팀들이 가만히 놔둘 리가 없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와 이탈리아 유벤투스가 눈독을 들인다. 결국 레알 마드리드로 향하는 아넬카, 그의 '저니맨'으로서의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축구선수로의 정체성보다 '스타'로서의 정체성이 돋보이는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삶, 그는 특히 언론에 시달리고 흔들리며 제대로 축구를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오롯이 실력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큰 공을 세운다. 그리고는, 레알 마드리드에 올 때 스페인 리그 역사상 최고의 이적료를 경신했던 것처럼 파리 생제르맹으로 돌아갈 때 프랑스 리그 역사상 최고의 이적료를 경신한다. 하지만, 소소한 실적을 남기고는 다시 영국 프리미어리그로 향한다. 


작품에서 살짝 언급되지만, 그의 뒤엔 '클랜' 즉 특정한 목표로 결성된 조직 같은 느낌의 '가족'이 있었다. 그들이 아넬카를 조종해 돈을 보고 적을 옮기게 했다는 것이었다. 일면 맞고, 일면 틀린 말일 테다. 그의 외강내우 성향이 월클럽맨으로서 적당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가족을 중시하는 성향이 한몫했을 수도 있다. 또한 그가 일관되게 말하고 있는 바, 그는 축구선수를 엄연한 직업으로 생각하고 비즈니스적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축구만 하고 싶었지만, 축구 이외의 것에 더 많이 또 자주 휘둘렸던 것이다. 


화려한 프로팀, 비루한 대표팀


아넬카만큼 전 세계 최고 리그의 명문 팀을 두루두루 거친 축구 선수도 없을 것이다. 프랑스의 파리 생제르맹,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 이탈리아의 유벤투스, 잉글랜드의 아스널과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 터키의 페네르바체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선 득점왕도 했고 올해의 팀엔 두 번이나 들었다. 하지만 그는 굳세고 자존심 강한 걸로 유명한 만큼 감독과의 불화가 심한 걸로도 유명했다. 


그 때문인지, 프로팀에서의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월드컵 프랑스 대표팀에선 볼 수 없었다. 국가대표로는 69경기나 뛰었지만 프로 생활 시작점과 궤를 같이하는 1998년 이후 2006년까지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과 첼시에서의 빼어난 성적으로 2010년 월드컵에 처음 모습을 보인 아넬카, 하지만 조별 리그 경기 도중 감독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시전한 후 대표팀에서 쫓겨나고 만다. A매치 18경기 출전 정지 중징계를 받고는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아넬카였다. 


이 과정에서 감독과 선수들 간의 심각한 마찰과 대립이 있었는데, 벌 떼 같이 달려들어 물어뜯은 언론에 의해 전 세계적으로 퍼졌고 아넬카는 크게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이 작품에서도 밝혀지지만, 사건이 있은 몇 년 후 당시 감독이었던 도메네크가 다큐멘터리를 통해 아넬카한테 욕을 얻어먹은 적이 없다고 시인했다. 아넬카는 언론의 먹잇감이 되어 억울한 명성(?)을 얻게 된 것이었다. 평소엔 조용하지만 종종 쌓아둔 걸 폭발시키는 아넬카의 성향 때문이기도 할 텐데, 그를 잘 아는 이들로서는 그 못지 않게 황당하지 않았을까 싶다. 


축구만 하고 싶었지만 다른 것들에 휘둘리다 


그의 축구 인생 20여 년을 돌이켜 보면, 전 세계 축구계의 20년도 함께 보인다. 그가 전 세계 최고 리그의 명문 팀을 두루두루 거친 것도 있거니와, 굵직한 이슈들의 불행하면서도 재밌는 일화와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한 사람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통해 나의 인생을 투영해 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결국 남는 건 무엇인가?


아넬카가 월 클럽 플레이어가 아닌 저니맨이기에 가능했을 텐데, 유명한 월 클럽 플레이어의 별 탈 없는 엘리트적 일대기를 다큐멘터리로 만들 순 있으나 굳이 찾아볼 것 같지는 않다. 반면, 아넬카 못지 않은 저니맨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같은 경우는 다큐멘터리를 찾아보고 싶다(2015년작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비밀>이라는 다큐멘터리가 존재한다). 아주 드라마틱하게 재미있을 것 같다. 


이 짧은 다큐멘터리로 아넬카의 모든 것을 알 순 없을 것이다, 아니 굳이 그의 모든 것을 알고 싶은 마음도 없다. 이 작품을 통해 그로선 자신의 지난날을 변명하고 언론을 향해 일침을 날렸고, 보는 우리들은 '재미'를 취득했다. 예전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것 또한 필요한 일인데, 우리들로선 아넬카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었다. 이런 종류의 다큐멘터리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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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아넬카: 문제적 저니맨, 악동, 월드클래스, 저니맨, 천재, 축구, 파란만장, 프랑스 축구선수, 프로명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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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의, 팬들에 의한, 팬을 위한 구단이자 팀으로! <죽어도 선덜랜드 시즌 2>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0. 4. 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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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죽어도 선덜랜드> 시즌 2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죽어도 선덜랜드> 시즌 2 ⓒ넷플릭스



넷플릭스 축구 다큐멘터리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상당한 수준을 자랑한다. 단순한 축구 이야기가 아니라 축구에 얽힌 사람 이야기라 하겠다. 그 부흥의 시작은 단연코 2018년 12월에 선보인 <죽어도 선덜랜드>였다. 잉글랜드 축구 1부인 프리미어리그에서 10년간 터줏대감이자 생존왕으로 명성을 떨친 선덜랜드가 꼴지를 해서 2부 챔피언십으로 떨어진 것도 모자라 챔피언십에서도 꼴지를 하는 수모의 과정을 그렸다. 하여 선덜랜드는 3부 리그원에서 2018~19 시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죽어도 선덜랜드> 이전에도 넷플릭스에선 <유벤투스: 살아있는 전설> <보카주니어스: 컨피덴셜>을 선보인 바 있고 이후엔 <앙투안 그리에즈만: 진행형 레전드> <시날로아의 마라도나: 끝나지 않은 전설>을 선보였다. 다큐멘터리는 아니지만 드라마 <잉글리시 게임>을 내놓기도 했다. 그리고, 대망의 <죽어도 선덜랜드>가 시즌 2로 돌아왔다. 비교불가 최고의 축구 다큐멘터리.


예상했듯, 이번에는 선덜랜드의 리그원 탈출 염원기를 다룬다. 시즌 1이 챔피언십 생존기였다면, 시즌 2는 리그원 탈출기라고 할 수 있겠다. 검색 한 번이면 알 수 있듯, 선덜랜드는 2018~19 시즌에 리그원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고로, 시즌 1이나 시즌 2 모두 선덜랜드는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한 것이다. 덕분에(?) 이번 또한 작품에 진한 감정 이입을 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이 최고의 다큐멘터리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3부 리그 선덜랜드의 새 구단주


<죽어도 선덜랜드> 시즌 1에서 나왔듯, 선덜랜드가 2016~17 시즌 결과 챔피언십으로 떨어져 고전을 면치 못하자 구단주 엘리스 쇼트는 투자를 중단해 버린다. 구단을 운영하는 스태프들과 감독, 선수들은 더 이상 어려울 수 없는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해 생존하려 하지만 턱 없이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2017~18 시즌이 끝나고 리그원으로의 강등이 확정되며 엘리스 쇼트는 구단을 판다. 


스튜어트 도널드가 새 구단주로 오면서 선덜랜드는 활기를 띤다. 멀리 미국의 기업가였던 엘리스 쇼트와 달리 영국인으로서 직접 구단 운영에 매진한 스튜어트 도널드는, 매년 적자를 면치 못했던 구단의 이해하지 못할 운영방식을 바꾸려 한다. 그러며 구단과 팀의 DNA를 '팬'에게 맞추려 한다. 팬의, 팬들에 의한, 팬을 위한 구단이자 팀으로 말이다. 팬들도 전보다 더한 관심과 응원으로 보답한다. 


시즌 초중반까지 특출난 재능 조시 마자의 골 폭발 덕분에 최상위권을 유지한다. 챔피언십으로의 직행은 리그 2위 안에 드는 것인데, 그게 가능할 퍼포먼스였던 것이다. 3위부터 6위까지는 피 튀기는 토너먼트를 통과해 오직 한 팀만이 챔피언십으로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특출난 재능이 과연 언제까지 리그원, 즉 3부 리그에서 뛸까. 스튜어트 도널드는 손해를 보면서까지 그의 제안을 맞춰주려 하지만, 불안을 감출 수 없다. 


조시 마자와 윌 그리그의 쫄깃한 이적 과정


<죽어도 선덜랜드> 시즌 2 중에서 가장 크게 부각된 단일 스토리가 바로 조시 마자의 재계약 혹은 이적 여부이다. 그는 2018~19 시즌 중반인 2019년 1월이면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에, 팀의 시즌 후반 안정과 챔피언십 직행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었다. 더군다나 팀에 제대로 된 스트라이커라곤 그 하나뿐이었다. 여러 가지 억측과 루머가 난무하는 가운데, 그는 프랑스 보르도로 떠난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티가 난다고 했던가, 그가 떠나고 난 빈자리가 바로 보이기 시작했다. 아무리 최전방으로 볼을 찔러줘도 골을 넣을 선수가 없었던 것이다. 스튜어트 도널드는 애를 태우며 이적시장이 닫히기 전에 알맞은 선수를 데려와야 했다. 그는 결국 고위 스태프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리그원 역사상 최고의 금액을 들여 이적시장이 닫히기 몇 분 전에 위건에서 윌 그리그를 데려온다. 조시 마자의 이적 못지 않게 윌 그리그의 이적 과정 또한 이 작품의 쫄깃한 재미 요소 중 하나이다. 


이제 윌 그리그의 폭발적인 골 폭풍을 앞세워 리그원을 제패하는 수순만 남았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쉽지 않다. 와중에 역시 선덜랜드 팬들은 달라도 한참 다르다는 걸 보여준다. 그들은 영국 노스이스트 지역의 선덜랜드에서 빈털털이나 다름 없는 노동자 생활을 하는 와중에 기댈 거라곤 선덜랜드 AFC밖에 없다고 말한다. 타 지역 축구 팬들처럼 축구가 여가생활 또는 유흥의 방편이 아닌 것이다. 그들에게 축구는, 선덜랜드 AFC는 인생 그 자체이다. 어차피, 죽어도 선덜랜드이기에 함께 웃고 울고 기뻐하고 슬퍼한다. 함께 산다. 


새 구단주와 팬들 이야기


<죽어도 선덜랜드> 시즌 1은 구성 요소가 많았다. 구단주 이하 스태프들, 감독과 선수들, 팬들까지 선덜랜드 AFC를 둘러싼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관계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지지 않기를 바라다가 결국 한 번만 이겨봤으면 한 골만 넣었으면 하는 비참한 바람으로까지 이어졌다. 반면, 시즌 2는 감독과 선수들 이야기는 거의 빠지다시피 하고 대신 새로 온 구단주와 이사 그리고 팬들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선덜랜드 AFC 역사상 리그원 추락은 1987~88 시즌 딱 한 번으로, 그때도 바로 우승을 차지하며 챔피언십으로 직행하였다. 그러니, 선덜랜드 AFC로서는 챔피언스 직행은 당연하고 우승을 해야 역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었다. 그러니 시즌 1처럼 지지 않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무조건 이기는 걸 바라게 되는 만큼, 팀 소속원들이 아닌 구단주와 팬들의 이야기가 주가 되어야 마땅했다. 구단주와 팬들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적자를 보는 걸 뻔히 알면서도 오버페이로 좋은 선수를 데려오고, 없는 돈 다 털어 시즌권을 사서는 시간을 내어 매 경기 직관하고 응원하며, 멀리 런던 웸블리에서 열리는 두 번의 결승전도 당연한 듯 직관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 


스튜어트 도널드 구단주는 말한다. 축구는 지역사회라고, 선덜랜드에서 오래 머물고 싶다고. 하지만 팬들이 환영하지 않는데 오래 머물고 싶진 않다고, 팬들이 원하는 한은 있고 싶다고 말이다. 팬들은 말한다. 가족 말고 사랑하는 건 선덜랜드뿐이라고, 그게 다라고. 이 지역에는 돈 많이 주는 직장도 없고 영국에서 잘사는 지역도 아니지만, 선덜랜드가 있다고 말한다. 축구는 선덜랜드이고, 축구는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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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원, 스튜어트 도널드, 윌 그리그, 이적, 조시 마자, 죽어도 선덜랜드 시즌 2, 축구, 탈출, 팬
  • 개구리
    2020.12.29 06:34

    재미있게 읽었어요
    지금 시즌2 보고 있는데 너무 신기해요
    어쩜 축구팀을 저렇게 아끼고 사랑할까

    • BlogIcon singenv
      2020.12.29 09:38 신고

      감사합니다~ 시즌3를 기대하고 있는데, 촬영하지 않았다는 소식이 들리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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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천재 영웅 슈퍼스타에서 배신자 악마로의 기막힌 추락 <디에고>

신작 열전/신작 영화 2020. 1. 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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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영화 리뷰] <디에고>


다큐멘터리 영화 <디에고> 포스터. ⓒ워터홀컴퍼니(주)



전설 또는 레전드라 일컬어지는 스포츠 스타 중 여전히 현역에 있는 이는 많지 않다. 현역이라 함은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나 감독 등으로 경기를 함께 하는 이라 말할 수 있을 텐데, 눈 씻고 찾아봐도 찾아내기 힘들다. 대부분, 현역 실무직에서 물러나 한 자리씩 꿰차고 있는 것이다. 와중에, 여전히 전 세계를 누비며 감독으로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설이 있다. 그 이름도 찬란한 디에고 마라도나. 


그는 선수로서의 현역에선 일찍 물러나 30대 중반부터 감독 생활을 했는데, 빛을 보진 못한 케이스이다. 아예 빛을 볼 생각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일까, 지난 2017년부터 하위권 팀들을 도맡고 있다. 그는 어딜 가든, 어느 팀을 맡든, 여전히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다. 2018년 당시 멕시코 2부 리그 도나도스 데 시날로아를 맡은 이야기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날로아의 마라도나>로 만들어진 걸 보면 알 수 있다. 현역 시절부터 꼬리표처럼 그를 따라다녔던 극단의 단어들 '신'과 '악마', '영웅'과 '배신자' 등이 지금도 여전히 그를 따라다니는 것이다.  


여기 그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한 편이 우리를 찾아왔다. 아시프 카파디아 감독의 천재 3부작 중 마지막 <디에고>이다. 그의 지난 두 작품은 <세나: F1의 신화>와 <에이미>이다. 일찍 세상을 뜬 두 명의 천재 전설에 이어, 여전히 세상을 뒤흔드는 한 명의 천재 전설을 내보이는 것이다. 지난 2008년 선보인 <축구의 신: 마라도나> 이후 10여 년만에 나온 마라도나 다큐멘터리이다. 이 작품 역시 아시프 카파디아 감독의 특징이 고스란히 내보여지는데, 오로지 옛 영상 자료와 얼굴 없는 현 목소리로만 구성했다. 자료로만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낸 것이다. 


'디에고'와 '마라도나'


다큐멘터리 <디에고>는 '디에고'로서의 마라도나와 '마라도나'로서의 디에고를 모두 보여주려 한다. 무슨 말인고 하면, 디에고는 빈민가 출신의 수줍음 많고 다정한 남자인 반면 마라도나는 최고의 축구 선수로 미디어와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 슈퍼스타이다. 그를 잘 알고 있는 이라면 디에고였을 테지만, 대부분의 이들에게 그는 마라도나였다. 


마라도나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을 증명하듯 일찍이 10대 중반에 충격적인 프로 데뷔로 아르헨티나를 뒤흔들었다. 10대 후반에는 세계 청소년 월드컵에서 원맨쇼로 나라를 우승시키고 본인은 최우수선수로 뽑혔는데, 약관 20세부터는 이미 남미의 왕이었다. 당연한 수순인듯 그가 향한 곳은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당연한듯 당시 최고 이적료를 경신한다. 


기대에 호응하듯 엄청난 퍼포먼스를 펼쳤지만, 질병으로 고생하고 악질적인 태클로 선수생활 자체가 끝장날 위기에 처한다. 몇 개월의 피나는 재활 후 돌아온 그는, 여전한 퍼포먼스를 펼치는데 여전한 악질적 태클로도 고생한다. 결국 참지 못한 마라도나는, 이탈리아로 건너간다. 세리아 A는 당대 최고의 리그로 유벤투스, 인테르, AC 밀란 등 유럽을 호령하는 클럽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그가 향한 곳은 리그 우승 한 번 없는 하위권의 그렇고 그랬던 팀 나폴리. 마라도나 신화가 시작되어 끝난 곳, <디에고>가 천착한 때와 장소이기도 하다. 


마라도나의 삶이 곧 그의 나폴리 시절


작품은 보여준다. 마라도나의 삶이 곧 마라도나의 나폴리 시절이라고 말이다. 1984년 이적 후, 1986~87 시즌부터 믿을 수 없는 행보를 보인다. 축구는 축구장 위의 11명과 감독을 비롯한 수많은 스태프 그리고 팬들이 함께 하는 거라고 하지만, 마라도나에겐 해당되지 않았다. 모든 관심과 기대가 그에게 쏠렸고, 그는 '무대' 위에서 완벽히 소화해냈다. 나폴리는 1986~87 시즌 사상 최초의 1부 리그 우승을 일구고 다음 해와 다다음 해에는 준우승 그리고 1989~90 시즌 다시 우승을 차지한다. 1988~89 시즌에는 전무후무한 유럽대항전 UEFA컵을 따냈다. 


자타공인 마라도나의 나폴리 시절 나폴리의 퍼포먼스는 100% 마라도나에 의한 것이리라. 더 위대한 건, 나폴리 사람들이 마라도나를 말 그대로 '신'으로 추앙했던 건, 축구 안뿐만 아니라 밖에서의 그의 인기이다. 나폴리라는 축구클럽은 제처두고서라도, 나폴리라는 도시 자체가 당시 이탈리아에서 가장 천대받고 또 꺼려하던 곳이었다. 그런 곳에 입성해 축구 열기를 수직 상승시켰고 도시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도시를 하나로 묶어 사회, 경제, 문화를 풍성하게 했으니, 마라도나는 도시를 구성하는 모든 이들이 하나하나 복권을 맞은 것과 다름 아니었다. 


신에게 너무 가까이 가면 추락할 운명이라고 했던가, 마라도나에게도 추락의 순간이 찾아온다. 하지만 높이 올랐던 만큼 추락의 강도와 속도도 매우 강하고 빨랐다. <디에고>는 그 순간을 1990년 준결승전이라고 전한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절정기 마라도나의 당연한 원맨쇼에 힘입어 우승했었는데, 이번 이탈리아에서도 다시 한 번 높이 오를 준비를 마쳤다. 그런데, 준결승전 상대가 하필 이탈리아에 장소는 나폴리... 운명의 장난인 건지, 누군가의 소행인 건지. 


나폴리는 격정에 휩싸인다. 나폴리에서의 마라도나는 말 그대로 신, 하지만 이탈리아인에게 축구는 역시 말 그대로 신이기에 이탈리아 대표님의 승리와 높은 곳으로의 행보는 당연한 것이었다. 결과는,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 승리. 이후 거짓말처럼 이탈리아 전역의 마라도나를 향한 마녀사냥이 시작된다. 그는 한순간 신에서 악마가 된다. 미디어, 사법당국, 세무당국 할 것 없이 그를 향해 집중 융단폭격을 날린다. 도시의 모든 사람이 잘 알고 있듯, 마라도나는 여성편력과 마약복용 등 수많은 스캔들이 함께하고 있었던 것이다. 


흥미의 대상인 천재의 내면


마라도나는 천진난만하면서 좋지 않은 의미로 자유분방한 악동의 이미지가 강하다. 굳이 미디어에서 그를 끌어내리고자 만들어내지 않고라도 말이다. <디에고>가 포착해 잡아낸 면모가 바로 그 부분인데, '마라도나'는 슈퍼스타의 압박감을 잘 받아낼 수 있었지만 '디에고'는 그럴 만한 그릇이 아니었다고 말이다. 디에고로서는 모든 생각을 잊고 놀고(여자도) 마시며(마약도) 풀 수밖에 없었다. 


자업자득이라고 말할 수도, 그만큼 올라갔으면 내려와도 괜찮지 않느냐 말할 수도 있겠다. 당연히 맞는 말인데, 거리를 두고 보면 그의 삶만큼 극단의 굴곡을 지닌 삶도 없다. 그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물고 뜯고 즐기는 존재이자 무조건적인 존경과 추앙의 대상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단순히 빈민가 출신이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가는 성공 스토리가 아닌, 신의 자리까지 올라갔다가 악마이자 배신자로 추락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마라도나는 그만의 이야기를 계속 써내려가고 있다. 


천재의 삶은 흥미의 대상으로 소비되어 외면만 보기 마련이다. 내면을 들여다보면 천재가 갖는 흥미의 상(像)이 깨지기 때문이다. <디에고>는 과감히 천재의 내면을 들여다보려 했고 철저히 파헤치는 데 성공했다. 그럼 전달하고 받아들이는 데는 성공했을까? 성공했다.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당시 자료만으로 전했기로서니 객관적이었고,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괜찮은 스토리텔링까지 맛볼 수 있었으니 여한이 없었다 하겠다. 이 작품으로 비로소 마라도나 신화의 진면목을 접할 수 있었다. 마라도나가 만들고, 마라도나 아닌 이들이 파괴시킨 신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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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디에고, 마라도나, 미디어, 슈퍼스타, 신화, 악마, 영웅, 천재,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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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메날두 시대 아닌 그리에즈만 시대! <앙투안 그리에즈만: 진행형 레전드>

넷플릭스 오리지널 2019. 4.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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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앙투안 그리에즈만: 진행형 레전드>


다큐멘터리 <앙투안 그리에즈만: 진행형 레전드> ⓒ넷플릭스



지난해 6~7월에 러시아에서 행해졌던 제21회 월드컵에서 프랑스가 20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었다. 프랑스는 지네딘 지단이 절정이었을 1998년 자국 월드컵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승한 후 2002년에 조별리그 탈락의 끔찍한 결과를 받아들였고, 2006년엔 준우승으로 반등했지만, 2010년엔 예선 탈락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2014년에 다시 8강 탈락이라는 어중간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물론 2016 유로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대교체에 따른 황금세대 출현을 예고한 바 있지만 말이다. 


월드컵 때마다 우승후보로 거론되었지만, '퐁당퐁당'의 롤러코스터 같은 지난 네 번의 월드컵 성적을 돌이켜볼 때 2018년 월드컵은 최악의 성적을 받아들일 차례였다. 덴마크, 페루, 호주와의 비교적 수월한 조별리그에서 2승 1무라는 완벽하지만은 않은 성적을 기록하며 토너먼트로 진출한 프랑스, 언론과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오히려 기대치가 낮아진 시선들이 초반의 부담감을 낮춰준 걸까. 결코 쉽지 않았던, 아니 하나 같이 강국만 기다리고 있던 16강부터 프랑스의 저력이 나왔다.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벨기에, 크로아티아를 꺾고 우승을 거머쥔 것이다. 1998년생의 무서운 10대 음바페는 포스트 메날두(메시+호나우두)로 우뚝선다. 하지만, 프랑스 축구대표님의 진정한 에이스는 따로 있었다. 앙투안 그리에즈만이 그다. 


에이스에서 레전드로


축구를 좀 안다는 사람이라면 앙투안 그리에즈만을 모를 리 없다. 1991년생의 20대 후반으로, 축구인생의 절정기를 보내고 있는 그는 이번 월드컵으로 반짝 뜬 스타가 아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절대 양대산맥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를 위협하는 유일한 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절대적 에이스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에 대해 아는 건 사실 이 정도. 


그에 대해 조금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며 알 수 있게 될 다큐멘터리가 넷플릭스에서 선보였다. <앙투안 그리에즈만: 진행형 레전드>,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에겐 친숙하지 않을 이름의 선수에게 어찌 '레전드'라는 칭호를 붙일 수 있을까마는 그의 화려하기 짝이 없는 이력을 보노라면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뿐이라면 이렇게 다큐멘터리까지 만들어가며 그를 소개할 필요가 있을까? 그는 단순히 축구 잘하는 에이스가 아니다. 역경을 딛고 우여곡절 끝에 축구를 시작한 점, 그럼에도 행복 바이러스를 장작한 명랑으로 선수들 사이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한다는 점, 팀을 대표해 팬과 소통할 수 있는 자질이 있다는 점, 위기의 상황에서 팀을 구해내는 해결사 타입의 선수라는 점, 프랑스 선수 특유의 자만심 없이 겸손함을 잃지 않고 꾸준히 정진해나간다는 점 등이 작용한 것이다. 


화려한 이력의 앙투안 그리에즈만


영화는 2018년 월드컵에서의 프랑스 대표팀 족적을 따라가며, 앙투안 그리에즈만을 어린 시절부터 조명한다. 여느 선수들과 다를 바 없이 어린 시절부터 축구를 시작한 그리에즈만, 하지만 작은 키와 왜소한 체구로 오랫동안 수많은 프랑스 팀에서 거절당한다. 결국 그를 알아준 스페인의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프로 데뷔에 성공, 지금까지 10년 간 스페인에서 활약하고 있다. 


소시에다드에서의 5 시즌, 출중한 활약과 함께 팀을 챔피언스리그로까지 이끈 것도 모자라 세계적인 팀과 선수들 사이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은 끝에 2014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한다. 아틀레티코에서도 활약을 이어가는 그리에즈만, 부상 없이 거의 매 경기를 뛰며 최전방과 최후방을 오가며 득점이면 득점, 도움이면 도움, 수비면 수비까지 현대 축구가 추구하는 팔방미인의 능력을 선보인다. 


그가 오기 직전인 2012~13 시즌부터 빅3을 형성했던 아틀레티코는 2013~14에는 우승을 차지했고 2014~17 시즌까지 3년 연속 3위를 차지했다. 와중에 2015~16 시즌에는 라리가 MVP를 차지했고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했으며 2016 유로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참고로 당시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 2016 유로 우승도 호날두의 포르투갈이었다. 2017~18 시즌에는 리그 준우승을 차지했고 현재도 준우승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그의 경력에 '우승'이라는 타이틀이 올라간 건 2017~18 시즌 유로파리그, 더불어 2017~18 유로파 리그 MVP의 타이틀도 획득한다. 사실 그는 프로 데뷔 이후 팀으로서는 이 우승이 최초이지만 개인 수상 경력은 화려하다. 주지했다시피 2015~16 시즌 라리가 MVP와 2017~18 시즌 유로파 리그 MVP 이외에도, 2016 유로 MVP와 골든부츠도 수상했다. 물론 축구계 대표적 '콩라인'답게 2016년부터 수많은 2, 3등을 수집 중이다. 


메날두 시대 아닌 그리에즈만 시대


지난 10년간 세계 축구계를 양분해온 메시와 호날두, 비록 지난해 이례적으로 모드리치가 발롱도르를 차지했다곤 하나 저 둘보다 골 많이 넣고 또 경기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선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또는 그래서인지 축구계는 포스터 메날두를 찾기에 혈안이다. 네이마르를 시작으로 음바페, 해리 케인, 디발라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축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현재로선, 개인 경력으로 보나 팀 경력으로 보나 앙투안 그리에즈만이 적자가 아닌가 싶다. 심지어 그는 모든 걸 이루었다는 메날두도 해보지 못한 월드컵 우승도 추가하지 않았는가. 아이러니하게 그에게 남은 건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이왕이면 유로 우승도. 이 셋 모두 준우승은 달성해봤으니, 우승도 할 수 있지 않을까?


1시간 남짓의 짧은 러닝타임을 자랑하는 다큐멘터리로 당대 최고의 축구선수를 자세히 조명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간략하게 훑기도 힘든 게 사실, 이 영화는 프랑스 대표팀의 20년 만의 월드컵 우승에 절대적으로 기여한 앙투안 그리에즈만을 조명한다는 정도의 의의를 가진다고 하겠다. 그가 축구 역사상에서 메날두에 버금가는 유명세를 얻기 위해선 2020 유로와 2022 월드컵을 우승시켜 프랑스 황금세대의 완벽한 표본으로 자리매김하고 그때까지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하며 개인적으로도 공격수인 만큼 몇 번 정도 득점왕에 올라야 한다. 


현실적으로 그러기는 힘들 테니 현실로 옮겨줄 수 있는 팀으로 가야 할 텐데, 지난 2016년과 2018년 각각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스페인 FC 바르셀로나로의 이적설이 강력하게 오르내릴 때에도 이적하지 않았다. 당시 언론플레이의 결과물이 바로 이 다큐멘터리라는 소문도 있다. 실제로 그 이적설들 이후 그의 연봉은 2배 넘게 올랐고 바이아웃도 2억에 육박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에게 '레전드' 아닌 '진행형 레전드'라는 칭호를 붙인 건, 지금 이 시점에서 적절하다고 본다. 그는 많은 걸 이뤄냈지만, 완벽한 최정점의 것들은 얼마 되지 않고, 앞으로 최정점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우린 지금 메날두 시대, 포스트 메날두 시대도 아닌 그리에즈만 시대를 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최소한 조만간 그의 시대가 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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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볼> 인간에게 놀이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신작 열전/신작 도서 2013. 11. 15.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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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더 볼>


<더 볼> ⓒ황소자리

20여 년 전 어릴 때 작성했던 일기를 들춰보고 있노라면, 참 다양한 놀이를 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금에야 놀이가 대부분 컴퓨터를 이용해 온라인에서 해야만 하는 것이라면, 당시는 몸을 이용해 오프라인에서 해야만 하는 것들이었다. 소꿉놀이, 인형놀이, 블루마블, 체스, 오목 등의 실내 놀이에서부터 술래잡기, 숨바꼭질, 달리기, 팽이치기 등의 실외놀이까지. 아무도 가르쳐 주지도 않았고 강요하지도 않았다. 왜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굳이 이유를 들자면, 마냥 재미있어서라고 할까?

 

그 중에서도 나는 공으로 하는 놀이가 가장 재미있었다. 수많은 공놀이가 있지만, 우리가 할 수 있었던 건 농구, 축구, 야구(발야구도), 피구. 그리고 테니스공을 이용한 캐치볼 정도. 동그란 공을 쫓아 이리저리 달리다 보면 하루해가 다 가곤 했다. 역시나 왜 했는지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 굳이 이유를 들자면, 공을 치고 던지고 상대방에게서 빼앗고 상대방의 골에 넣는 행위가 재밌었던 것 같다. 아니, 마냥 재밌는 것만은 아니었다.

 

어떤 공놀이를 하던지 간에, 경쟁이 뒤따랐기에 가슴 뛰는 긴장과 희열, 쾌감이 함께 했다. 내 것을 지키고, 상대방의 것을 빼앗아야만 하는 경쟁이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완전히 깨닫게 된 순간부터 공놀이는 다르게 다가왔고, 더 이상 놀이의 개념이 아닌 게 되어버렸다.

 

인류는 왜 놀이를 하게 된 것일까?


그럼에도 공놀이는 끝없이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남들이 공놀이를 하는 것을 돈을 내면서까지 보고, 응원하고, 열광한다. 그러다보면 또 직접 하고 싶어진다. 자연스레 이기고 싶어진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공놀이에 이토록 열광하는 것일까? 인류학 박사가 쓴 <더 볼>(황소자리)은 인류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이 분명한 이 궁금증을 풀어헤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내가 가졌던 공놀이에 대한 궁금증 해소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저자는 ‘공놀이는 왜 하는가’라는 사소하지만 심오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된 탐험을 시작한다. 인류학 박사 출신인 만큼 공놀이의 역사와 인류의 역사를 접목시키려 한다. 먼저 ‘놀이’에 집중한다. 우리는 모두 놀이를 하며 모든 시대와 모든 문화권의 사람들이 놀이를 해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놀이가 창조성과 혁신의 핵심이자 우리가 느끼는 최상의 환희와 쾌락의 원천이며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본질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란다. 너무 추상적이다. 저자는 돌고래를 연구하는 심리학자를 찾아가 자세한 얘기를 듣는다.

 

그에 따르면 놀이는 생명력을 소모하고 쓸데없이 부상을 당할 염려가 있는 행동이지만, 결코 무의미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의 인지 발달과 적응에 있어 중대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한다. 놀이는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서 하는 습성이 있는데, 이는 고도의 사회적 협동 능력을 요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적응과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이다. 이는 인간 다음으로 놀이를 좋아하는 돌고래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인간에게도 충분히 통용될 수 있겠다.

 

그리고 보니 취미가 특기가 되고 특기가 직업으로 이어지며 직업이 살아가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모습을 자주 보곤 한다. 특수한 직업일수록 그럴 가능성이 커진다고 하겠다. 여기서 취미는 놀이로 치환이 가능하지 않을까? 더 와 닿는 예를 들어 보자면, 대부분의 스포츠 선수들이 어릴 때 취미로 해당 놀이를 자주했을 것이다. 그건 그렇고, 왜 공놀이를 하게 되었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저자는 탐험을 계속한다.

 

인류는 왜 공놀이를 하게 된 것일까?


주인공은 계속해서 돌고래이다. 아무런 도구 없이 마냥 돌아다니기만 하던 돌고래들이 공을 보자 그 중심으로 모두 모여든다. 공에겐 어떤 특징이 있을까. 저자는 공이야말로 가장 생기 넘치는 무정물 중 하나일 것이며, 동역학적으로 흥미롭다는 특징이 있다고 말한다. 즉 공은 튀어 오르고, 구르고, 비교적 쉽게 다양한 속도로 치거나 던지거나 잡을 수 있는 물체로, 공기역학적이면서도 어느 방향으로 나갈지 예측 불가하다는 것이다. 또한 공은 사회적 도구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떨까. 인간의 경우, 시대를 불문하고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공을 만들고 사용했다. 주로 동물 가죽, 동물 자체를 이용해서 말이다. 그리고 이런 공을 이용한 ‘놀이’는 아주 자주 행해졌다. 옛날 인류의 조상들은 여가 생활 없이 밤낮으로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해왔을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은 충분한 여가 생활을 즐겼다. 하지만 그 여가 생활이라는 것이 몸을 이용한 놀이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생존에 필요한 신체적 기민성과 인지력, 시공간 파악능력이 길러졌다고 한다.

 

요즘 들어 그런 말들이 공공연히 돌지 않는가? 요즘 애들은 집 안에만 처박혀서 컴퓨터나 하느냐고 오히려 옛날 애들보다 몸이 많이 약하다고. 옛날에는 뭘 하든지 몸을 이용해야 했고 놀려고 해도 밖에서 뛰어다닐 수밖에 없었다고. 그렇다면 그 옛날 인류의 조상들 시절에는 오죽했으랴. 사실 ‘놀이’가 지금처럼 천대받고 하찮은 취급을 받은 적도 없을 것이다.

 

저자는 던지는 행위에 주목한다. 이번엔 진화생물학자의 연구를 가져왔다. 그에 따르면,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게 되면서 한 손으로 힘껏 무엇을 던지는 행위가 가능해졌다고 한다. 그럼으로써 에너지 소모를 줄이며 비교적 안전하게 먹을 것을 구할 수 있었고 또한 생존에서도 유리할 수 있었다. 이 행위는 좌뇌가 맡는데, 좌뇌는 언어나 도구 사용에 사용되었다. 다시 말해, 공놀이의 한 축을 담당하는 ‘던지기’는 도구의 발명, 가공기술 향상, 불의 발견과 같은 행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즉 인류 진화에 말이다.

 

공놀이에는 몸과 마음을 자극하고 단련시키며 감각을 예리하게 단련해 인간 정신을 고양시키는 능력이 있었다.

 

공으로 하는 스포츠의 원류를 찾아서


저자는 이어 공으로 하는 유명한 스포츠의 원류를 찾아 나선다. 축구, 테니스, 울라마, 라크로스, 야구, 미식축구, 농구. 이 중에서 울라마와 라크로스는 고대 아메리카 대륙에서 행해졌던 공놀이의 일종이라고 한다. 울라마의 경우 부족의 전통 놀이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고, 라크로스는 세계선수권 대회까지 존재할 정도로 큰 스포츠가 되어 있다. 이 두 개는 이정도로 넘어가고자 한다.

 

축구와 테니스의 시작은 너무나도 달랐다. 저자에 따르면, 축구는 고대 스코틀랜드 오크니 제도의 커크월에서 행해진 ‘바’라고 불리는 공놀이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오래 전 이곳은 어떤 폭군에 의해 지배되었는데, 한 젊은이가 그의 머리를 베어 가져왔다. 마을에 거의 다다랐는데, 탈진하고 말아서 힘껏 머리를 차서 마을로 보냈다. 이 모습에 분통이 터진 마을 군중들이 잘린 머리를 발로 차며 거리를 누볐다. 이것이 축구의 기원이라는 것이다.

 

테니스의 경우, 열린 들판과 중세 마을의 좁은 샛길에서 ‘평민’들이 하던 축구와 달리 중세 수도원의 회랑 안에서 시작되었다. 즉, 중세 사회에서 지배적 위치를 차지했던 가톨릭교회의 ‘귀족’과도 같은 수도사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훗날 ‘왕들의 스포츠’ 혹은 ‘귀족 스포츠’로 불리는 테니스의 기원으로 알맞아 보인다.

 

야구는 그 기원이 영국에 있음이 분명하다. 영국 아이들의 모래밭 놀이들로부터. 또한 영국의 국기인 크리켓은 야구의 사촌뻘 되는 스포츠이다. 하지만 세계의 다양한 문화권에서 야구의 본산지임을 주장하곤 한다. 미국을 필두로, 폴란드, 루마니아, 덴마크, 리비아 등이다. 이 중 미국에서 ‘야구’라는 단어를 최초로 사용했다고 한다. 또한 미국은 구세계(영국)이 물려준 것이 아닌 자신의 경기가 필요했다. 즉, 야구가 필요했고 그것을 탄생시켰다.

 

미국 그 자체라고 불리는 미식축구는 다른 스포츠보다 훨씬 역사가 짧다. 남북전쟁 후 젊은 참전용사들이 운동 경기에 대한 새로운 열정을 대학 캠퍼스로 몰고 왔고, 야구와 미식축구 시합 등이 행해졌다. 한편 영국에서 어느 규정에 따라 축구를 할 것인지 논쟁이 불붙었다. 잡고 달리느냐 아니면 드리블하며 차느냐. 이 교착상태에서 미식축구(football)와 축구(soccer)로 나뉘었다. 하지만 미식축구는 미국인들만 사랑할 뿐이지 다른 모두는 열렬히 혐오하는 경기로 떠오르게 되었다.

 

농구는 19세기 말에 미국에서 어느 체육교사에 의해 ‘발명’되었다. 경쟁적이면서도 실내에서 할 수 있어야 하고, 기술과 스포츠맨십을 요하며 전신운동 효과를 제공하면서도 극도로 거칠지 않고 인체 또는 장비에 손상을 입히지 않는 경기! 치밀하고도 집요하게 공을 사용하는 각종 스포츠를 분해하고 조사해서 발명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공놀이를 하는 진짜 이유는?

 

내가 생각하는, 공놀이를 행하는 이유는 주지했듯이 ‘재미’이다. 솔직히 이 책에 나온 온갖 과학적, 역사적, 인류학적 이유로는 완전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어느 누가 그런 생각(심신 수련, 정신 고양 등)을 하며 공놀이를 하겠는가. 그렇게 되면 더 이상 놀이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이를 깨달았는지, 저자도 에필로그를 통해 공놀이의 진짜 본질에 대해 언급한다. 먼저 아들을 통해. 저자의 “왜 공놀이를 하냐?”의 물음에 “한마디로, 재미있으니까.”라고 대답한다. 다음으로는 에콰도르 정글에 찾아가 알게 된 원주민 아이에게서. 그는 축구공의 어떤 점에 그토록 빠졌는지 묻는 말에, 직접 동작을 취하며 축구의 ‘재미’를 열정적으로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저자 또한 말한다. “그래도 괜찮을 거였다. 재미있을 거였다.”

 

허무한 결말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본다. 평소 궁금해 마지않았던 놀이의 이유를 찾아 헤맸지만, 결론은 재미인 것이다. 그렇다. 놀이는 놀이이다. 놀이를 통해 무수히 많은 걸 하게 되었고, 할 수 있지만 그걸로 된 것이다. 놀이가 더 이상 백해무익하고 해로운 행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안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공과 공놀이를 통한 인류학적 탐험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현상을 보는 눈은 변했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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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genv
공 놀이, 놀이, 농구, 더 볼, 라크로스, 미식축구, 생존, 야구, 울라마, 재미, 축구, 테니스
  • BlogIcon 에스델 ♥
    2013.11.15 12:41 신고

    공놀이는 인간정신을 고양시키는 능력이 있군요~^^
    공놀이에 대해서 심도있게 생각하게 됩니다.
    행복한 금요일 보내세요!

    • BlogIcon singenv
      2013.11.16 00:10 신고

      (공)놀이라는 게 참으로 심오한 것이더군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 BlogIcon 오렌지수박
    2013.11.16 15:13 신고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이라 생각했던 공놀이를 이렇게 심도있게 바라볼 수도 있군요. 흥미로운 책이네요.^^

    • BlogIcon singenv
      2013.11.17 16:31 신고

      예, 생각지도 못한 사실을 얻었어요~
      흥미롭게 읽었구요!


  • 2013.11.22 13:16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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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신간 수다-1310 둘째주

내맘대로 신작 수다 2013. 10. 12.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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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스커트는 어떻게 세상을 바꿨을까>-만화로 읽는 20세기 패션의 역사

2013년 10월, 200쪽, 14000원, 김경선 글, 이경희 그림, 부키 펴냄


<미니스커트는 어떻게 세상을 바꿨을까> Ⓒ부키

개인적으로 패션에는 거의 문외한이라고 자부(?)할 수 있지만, 누구나 아는 유명 브랜드는 알고 있다. 샤넬이라든지 디올, 아르마니, 프라다, 베르사체 등등. 또 이들 브랜드 이름이 디자이너 이름이기도 하다는 것까지. 아무래도 역사를 좋아하다보니, 어느새 역사적인 인물이자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인 이들에게 자연스레 관심이 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만화인데, 제목도 만화스럽다. 하지만 부제에서 볼 수 있듯이 내용은 전혀 유치하지 않다. 20세기 패션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잘 설명해 놓았다. 전형적인 교양 만화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여기서 '미니스커트'를 '패션'으로 바꾸면 이해하기가 훨씬 쉽지 않을까 생각된다. 역사를 보는 여러가지 시선 중에서 '패션'을 선택하였고, 그것을 중심으로 역사를 고찰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접하는 패션의 모든 것이 이 당시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고 하니, 찾는 재미도 쏠쏠하겠다. 



<펩 과르디올라>-또 다른 승리의 길!

2013년 9월, 560쪽, 22000원, 기옘 발라게 지음, 이주만 옮김, 한준희 감수, 한즈미디어 펴냄


<펩 과르디올라> Ⓒ한즈미디어

위의 책이 여성에게 편중되었다면, 이 책은 단연코 남성에게 편중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과르디올라' 축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남자치고 이 이름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는 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인 스페인 프리메가리가 '바로셀로나'의 전설적인 선수이자 감독이었다. 특히 부임 첫해인 2008-2009년 시즌에 6관왕의 전무후무한 성적을 올렸다. 또한 이후 6관왕을 올린 6개의 대회에서 최소한 1회 이상의 우승을 거머쥐기도 하였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에 밀려 큰 힘을 못 쓰던 '바로셀로나'가 스페인리그를 넘어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확정 짓게 되는 큰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겠다. 도중에는 '바로셀로나' 선수들이 주축이 된 스페인 국가대표팀이 2008 유로, 2010 월드컵, 2012 유로 3연패의 업적을 달성하기도 하였다. 말 그대로 '바로셀로나 신드롬', '바로셀로나 전성시대'였던 것이다. 


그런 그가 2011-2012시즌 종료 후 자진 사임을 하였다. 그리고 한 시즌을 쉰 후 이번 2013-2014시즌에 독일 분데스리가 최강팀인 'FC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우승 청부사 '무리뉴' 감독처럼 가는 곳마다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명 감독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이 개만도 못한 버러지들아>-다산 정약용, 조선을 고발하다

2013년 9월, 404쪽, 16800원, 정약용 지음, 노만수 엮어옮김, 앨피 펴냄


<이 개만도 못한 버러지들아> Ⓒ앨피

작년 2012년은 다산 정약용 탄생 250주년이었다. 안 그래도 그에 대한 책이 수없이 나오는데, 기념년이니 오죽했겠는가? 역시나 부지기수로 쏟아졌다. 그리고 올해도 이어지는가 보다. 정약용은 500여 권에 이르는 엄청나게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그리고 그 저술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그 다양함은 보통의 생각을 훨씬 뛰어넘는다. 또한 어느 곳에서는 기막힌 추리의 명탐정으로, 어느 곳에서는 당쟁에 휩쓸린 힘 약한 지식인으로, 어느 곳에서는 박력있는 개혁가로 활약한다. 참으로 다방면에서 걸출했던 만능인이었던가 보다.


그런 그가 이번엔 꼬장꼬장한 욕쟁이(?) 참여작가로 활약한다. 제목부터가 살벌하지 않은가. 내용은 주로 정약용의 사회비판적 논설과 한시, 소설, 편지글들이라고 한다. 흔히들 정약용을 실학을 바탕으로 개혁과 혁명을 추구한 반골 지식인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그는 조선 왕조의 유교적 기틀을 부정하지 못하였다. 어디까지나 왕도정치의 이상을 규현하려고 노력했다. 단지 그 방법론에서 당시에는 파격에 가까운 개혁적 노선을 걸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기본적인 성향은 사회비판적이었을 테고, 그 생각들이 그의 방대한 저술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비록 이 책은 새로울 건 없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적어도 정약용을 한 번 더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본다. 그것도 각종 욕을 서슴지 않고 내뱉는 정약용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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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ge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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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오렌지수박
    2013.10.12 09:20 신고

    미니스커트 이야기에 흥미가 가네요. 패션 이야기라 볼거리도 많을 것 같고 만화로 써져서 쉽고 재밌을 것 같아요. 언제 서점 가면 기억해두었다가 한번 보고 싶네요.^^

    • BlogIcon singenv
      2013.10.12 14:53 신고

      만화로 보면 이해하기 힘들거나 재미없는 내용도
      재밌어지는 경향이 있더라구요!ㅋㅋ
      앞으로 만화 리뷰를 늘릴 예정이랍니다~

  • BlogIcon 포장지기
    2013.10.12 11:06 신고

    즐거운 주말 되세요^^
    잠시 인사만 드리고 갑니다^^

    • BlogIcon singenv
      2013.10.12 14:54 신고

      안녕하세요~ 포장지기님!
      즐거운 주말 되세요^^

  • BlogIcon 난필이후
    2013.10.12 16:42 신고

    <이 개만도 못한 버러지들아>
    그 뒤에 아마도 애절양 같은 슬픈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의식이 있었겠지요.
    워낙 다산관련 책들을 좋아하는데 제목부터 끌려서 꼭 사보고 싶네요.

    • BlogIcon singenv
      2013.10.12 16:57 신고

      다산 선생이 더욱 더 빛이 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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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어떻게 우리를 지배하게 되었는가?

생생 스포츠 2013. 8. 27.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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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지배하게 된 축구]


ⓒ연합뉴스

초등학생, 중학생 때까지 참으로 축구를 좋아하고 즐겼다. 매일같이 축구를 하며, 어떻게하면 더 잘할 수 있을 연구하곤 했다. 국가대표 경기가 있는 날이면, 온가족이 둘러앉아 응원했다. 축구를 못하게 되면 울었을 정도이니, 짐작이 가시리라. 그렇게 어린 시절을 축구와 함께 했다.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고, 군대를 가도 축구는 계속 했다. 다만 예전같이 재미있지가 않았다. 어릴 때의 '재미'를 위한 축구가 점차 퇴색되어 갔기 때문이리라. 머리가 커지다보니, 축구를 함에 있어 어떤 위계 질서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축구를 잘 하는 사람과 못 하는 사람과의 명백한 차이에서 오는 상대적 우월감 내지 박탈감이었다. 즉,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는 축구를 마지막으로 하게 된 군대에서까지 계속된다. 


이후 나의 축구를 향한 관심은 다르게 표출된다. play(경기)에서 watch(TV)가 되고 다시 play(게임)가 되고 지금은 그냥 watch(방관)이 되었다. 직접 경기에 출전해 열심히 그리고 재밌게 축구를 하다가, 보는 것에 익숙해졌고 직접하는 건 멀리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보는 것마져 지쳐서, 축구 게임에 빠져들었다. 그러다 보니 이것 저것 아는 것은 많아졌지만, 몸은 굳어져갔다. 그리고 지금은 그냥 어디 가서 축구 좀 아는 사람 정도의 지식만을 가진 채 방관자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이건 나의 이야기일 뿐이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축구에 대한 관심은 가히 어마어마하다. 단적인 예로,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월드컵을 할 때마다 전 세계 누적 시청수가 몇 백억을 넘어선지 오래이다. 그뿐이랴? 유럽선수권대회와 유럽 4대 리그 경기들도 이와 버금가는 인기를 구사한다. 당연히 그곳에서 오가는 돈은 천문학적이다. 축구는 더이상 '사람들에 의해서' 굴러가지 않는다. 이제는 '사람들을' 지배하게 된 것이다. 


ⓒ연합뉴스

자, 그렇다면 어떻게 '축구'가 사람들을 지배하게 된 지경에 이르렀는가? (나름 추측, 연구, 조사를 해보았다. 이 가운데 추측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미리 말해둔다. 자세하고 학문적인 해석을 원하신다면 따로 책을 구입해서 보는 게 좋은 듯.) 


축구의 종주국은 영국이다. 영국은 또한 산업혁명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뭔가 짚이는 게 있는가? 그렇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시기와 축구가 시작된 시기는 엇비슷하다. 본래 옛날부터 공을 가지고 하는 놀이나 경기가 있어왔지만, 거기에 정형화된 규칙이 적용되진 않았었다. 


그러다가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노동자들이 도시로 몰리게 된다. 노동자들은 쉬는 시간에 하릴 없이 노닐다가 공을 발견한다. 그렇게 공놀이를 하게 된다. 이를 본 관리자는 자신이 나서서 규칙을 만들기도 하고, 심판을 보기도 한다. 분별없이 쉬는 시간을 허비하는 노동자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것일까? 여하튼, 걔 중에는 축구를 잘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테고 잘하진 못해도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을 테다. 그들은 동호회를 만들기에 이른다. 그리고는 클럽이 생기기 시작한다. 초창기에 이들은 노동자 생활과 축구 선수 생활을 병행했을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영국 전역의 산업혁명 중심지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 지금의 맨체스터, 리버풀 등은 산업혁명 당시의 중심지였다. 


산업혁명의 열기는 전 세계를 덮기 시작하고, 자연스레 축구의 열기도 전 세계적으로 퍼져 나간다. 점차 대중적인 스포츠가 되어가자, 돈이 몰리고 전업 축구 선수가 출현하고 스타가 탄생한다. 동호회 모임 대회는 도시 대항전이 되고 전국 대회가 되고 급기야는 전 세계 선수권 대회가 된다. 사람들은 엄청나게 큰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22명의 몸좋은 선수들의 경기에 열광한다. 그 크기에 압도되고, 그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에 감동한다. 그리고 압도되고 감동하는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뿜어내는 열기에 덩달아 신난다. 비로소 축구는 축제의 반열에 오른다. 그리고 축구의 본질은 사라진다. 


축구는 사람들 손에서 시작했지만, 곧 그 손을 떠나 세상을 횡행한다. 소설가가 캐릭터를 만들었지만 사실 그 캐릭터는 이미 소설가의 손을 떠난 것과 마찬가지로, 출판사에서 책을 만들었지만 대중에게 내놓는 순간 더 이상 컨트롤할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리는 것처럼. 축구는 그렇게 사람들 손에서 떠나간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다. 사람들을 지배하기 위해서. 이제 축구는 사람들을 지배하게 되었다. 돈으로 지배하고, 축구에 얽힌 무수한 이야기들로 지배하고, 결국은 축구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만든다. 정신적 지배. 


사실 축구는 대다수 사람들에게 아무런 이득을 주지 못한다. 그럼에도 이 세상 어느 누구라도 축구를 피해갈 수 없다. 관련된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이야 물질적 이득을 주겠고, 열광하는 사람들에게는 정신적 이득을 준다. 그리고 이들의 수는 점점 많아진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느냐고? 나머지 다른 사람들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그들은 고립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축구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90% 이상 추측에 의한 해석이니, 재미로만 봐주세요. 

올바른 해석을 알고 계신 분께서는, 가차없는 해체와 비판, 비난, 비평을 해주세요. 


언젠가는 '우리는 왜 축구에 열광하는가?'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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