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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그냥 그 자리에 있었을 뿐" <비상선언> [신작 영화 리뷰] 여행객들로 붐비는 인천 공항, 재혁은 딸 수민과 함께 하와이행 비행기 탑승 수속을 밟고 있다. 수민이 우연히 심상치 않은 행동을 하는 진석을 보는데, 진석이 기분 나쁘게 재혁과 수민의 주위를 맴돈다. 그들은 같은 비행기 KI501편을 타고 하와이로 향하는데, 이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진석이 비행기 화장실에 알 수 없는 가루를 뿌린다. 그러곤 수민에게 "이 비행기 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 죽을 거야"라고 한다. 수민이 재혁에게 말하고 재혁이 사무장에게 전한다. 그 사이에 화장실에 갔던 승객 한 명이 피를 뿜으며 쓰러져 죽는다. 한편, 지상에서 베테랑 형사 팀장 인호는 인터넷에 장난처럼 올린 비행기 테러 예고 동영상을 보고 용의자를 찾아간다. 열려 있는 용의자의 집, 그곳엔 피를 뿜고 죽.. 더보기
"절대, 절대 눈가리개를 벗지마, 알아들었니?" <버드 박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절대, 절대 눈가리개를 벗지마, 알아들었니?" 멀레리(산드라 블록 분)는 두 어린 딸과 아들에게 주지시킨 후 먼 여행을 떠난다. 눈가리개를 하곤 바깥으로 나와 숨겨놓은 보트를 꺼내 강을 항해한다. 그들이 향하는 곳은 눈을 떠도 자살하지 않는 안전하다는 곳이다. 5년 전, 전 세계에 재앙이 닥친다. 미지의 '악령'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살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알 수 없는 재앙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창문을 모두 가린 채 집안에만 있는 것 또는 눈가리개로 눈을 가린 채 집밖을 나오는 것.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종말로 치닫는 세계, 5년이 지났음에도 변함없이 그대로인 세계. 눈을 가리면 '안전'한 세계인데 눈을 뜨고도 '안전'하다는 그곳은 과연 어떤 곳인가,.. 더보기
'쇼'로 양산된 싸움으로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피해자... <안개 속 소녀> [리뷰] 형사 보겔(토니 세르빌로 분)은 사고를 일으킨 채 하얀 셔츠에 피를 묻히고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경찰은 정신 감정을 위해 정신과 의사 플로렌스(장 르노 분)을 부른다. 보겔은 플로렌스에게 이곳에서 일어났던 한 사건의 전말을 들려준다. 외딴 산골 마을, 성탄절을 이틀 앞둔 새벽 한 소녀가 사라진다. 박수만 몇 번 쳐도 주민들이 나와서 쳐다볼 정도로 조용하고 또 서로가 서로를 속속들이 알 정도로 밀접한 동네이기에 그 파장은 생각보다 크다. 도시에서 수사를 하러온 형사 보겔은 이 사건이 그냥 묻혀버릴 게 뻔하다는 걸 알아채고는 소녀의 부모와 동네 경찰을 설득해 '쇼'를 시작한다. 그는 언론이 벌 떼 같이 몰려오게 대중의 감정을 자극하는 방법을 잘 아는데, 얼마전 테러 사건에서 잘못 이용하는 .. 더보기
장르 폭풍이 전하는 재미와 질문 '누가 진짜 괴물인가' <몬몬몬 몬스터> [리뷰] '대만영화', 어느새 우리에게도 익숙해졌다. 2000년대 을 필두로, 2010년대 괜찮은 청춘영화가 우후죽순 우리를 찾아왔다. 등, 우리나라 감성과 맞닿아 있는 대만 감성이 두드러진 작품들이다. 하지만, '진짜' 대만영화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되었다. 대만 출신의 세계적인 감독들과 작품들이 있다. 허우 샤오시엔의 , 에드워드 양의 , 리안 감독의 , 차이밍량의 등. 이들은 1980~90년대 대만영화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 일명 '뉴 웨이브'의 기수들이다. 이들의 감각적이고 예술적인 경향이 지금의 대만영화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비단 대만청춘영화뿐만 아니라. 최근에 우리를 찾아온 강렬한 영화 또한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하다. 2010년대 대만청춘영화의 시작을 알린 의 감독이자 의 원작, 각본, 제작을.. 더보기
꿈과 현실, 스릴러와 드라마, 그리고 외로운 인간 <혼자> [리뷰] 2016년 최후의 발견 조그마한 방, 바닥과 책상이 피 칠갑이다. 일정하지 못한 숨소리의 주인공이 당황과 짜증이 섞인 손놀림으로 피를 닦는다. 중도 포기. 그러곤 벽에 붙은 사진들에게로 손을 뻗는다. 수없이 많은 사진들, 동네인 듯한 곳 여기저기를 찍어서 이어 붙여 놓았다. 그 중 한 건물의 옥상에 있는 한 여자, 숨소리는 더욱 거칠어지고 사진으로 뻗는 손은 떨린다. 이제 영화가 시작된다. 영화 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전형적인 방법으로 시작된다. 그 어떤 설명도 없이 다짜고짜 영화의 중요 장면이나 끝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영화의 첫 장면이 달랐던 건 '롱테이크', 약 4분 간을 한 번에 보여주며 긴장감을 극대화시킨다. 더불어 그 방식이 점진적이라는 점. 좁은 방을 보여주는 데 1초면 .. 더보기
사랑, 인간, 문학이라는 가깝지만 먼 개체들의 소용돌이 <은교> [지나간 책 다시 읽기] 박범신 소녀는 데크의 의자에 앉은 채 잠들어 있었다. 이적요 시인은 소녀에게 낯선 감정을 느낀다. 그건 저돌적이기 그지 없는 '욕망'. 그는 우주의 비밀을 본 것 같다고 말한다. 소녀의 이름은 '은교', 머지 않은 곳에 사는 17살 아이다. 그 아이는 이적요의 서재를 청소하게 되었다. 소설 (문학동네)의 모든 건 은교의 출현에서 비롯된다. 소설은 이적요 시인이 남긴 노트와 그의 제자 서지우 작가가 남긴 일기, 그리고 시인의 후견인이라 할 수 있는 Q변호사의 현재 시점이 번갈아 가면서 진행된다. 진정한 주인공이라 할 만한 은교의 시점은 끝내 비춰지지 않는다. 시작은 '시인이 마지막 남긴 노트'인데, 이곳에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사건 전체가 담겨 있다. 소설은 시작하며 그 모든 걸 .. 더보기
상상할 필요 없다, 그냥 따라 오면 된다 <언더 워터> [리뷰] 화보용 영화를 찍는 줄 알았다. 드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아리따운 여인이 서핑을 즐기는... 카메라 워킹도 그에 맞춰져 있다. 적절히 치고 빠지는 역동성이 제격이다. 모든 시선이 주인공을 향해 있다. 그녀의 몸짓 하나하나에. 그런데 왜 불안할까? 주인공은 의대생으로, 슬럼프에 빠져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도망치듯 이름 모를 해변을 찾았다. 아무도 이름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그러면서 꼭 한 번씩 던지는 말, '조심해요'. 뭔가 있는 걸까. 영화가 시작할 때 해변에서 어느 꼬마 아이가 떠내려온 카메라 헬멧을 주운다. 카메라를 가득 채운 상어의 벌린 입과 날카로운 이빨. 꼬마는 어디론가 달려간다. 상어가 출물할 거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상어와 주인공 여인의 한판 승부인가? 상상이 안 간다. 상상할 .. 더보기
<미저리> 살기 위해 글을 쓰는 작가와 최고의 미치광이 독자의 악연 [오래된 리뷰] 아서 코난 도일은 1893년 최종장인 '마지막 사건'을 통해 셜록 홈즈를 폭포 밑으로 떨어뜨려 죽인다. 아서 코난 도일은 이로써 1887년 부터 시작된 '셜록 홈즈' 시리즈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대중소설가에서 진정한 문학가로의 전환을 모색한다. 하지만 셜록 홈즈는 더 이상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캐릭터가 아니었다. 팬들의 입장에서 셜록 홈즈는 살아 움직이는 존재였고, 그의 죽음을 용납할 수 없었다. 이처럼 팬들의 반대가 계속되었고, 아서 코난 도일은 셜록 홈즈 캐릭터가 아닌 소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결국 10 여 년 만에 셜록 홈즈를 살려냈다. 열렬한 미치광이 팬과의 극적 조우 여기서 눈길이 가는 건 셜록 홈즈의 죽음에 대한 팬들의 반응. 영화 는 이런 팬의 반응이 극으로 달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