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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무심코 던진 돌에 맞아 죽는 개구리들의 연대와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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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포스터.

 

2021년 아내와 사별한 전영하는 아무도 없는 깊은 숲속에서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어느 여름날 예정에 없던 의문의 젊은 여인 유성아가 아들과 함께 온다. 그런데 말도 없이 갑자기 떠나버렸다. 석연치 않은 영하, 더군다나 그녀가 묵은 방과 욕실이 너무나도 청결하게 치워져 있었던 것. 블랙박스로 찾아보니 그녀가 펜션을 떠날 때 아이가 없었다. 어찌 된 일일까? 그녀는 살인자인 걸까.

레이크뷰 모텔을 운영하고 있는 구상준은 2000년 비 오는 어느 날 의문의 남자 손님을 받는다. 행색이 굉장히 사납고 의심스러웠지만 누구든 한 명이라도 들여야 돈을 벌지 않겠는가. 그런데 오래지 않아 천천병력 같은 일이 일어난다. 그가 받은 손님 지향철이 연쇄살인범이었고 그가 특별히 내준 403호에서 지향철이 젊은 여자를 토막 살인한 것이었다. 이후 레이크뷰 모텔은 더 이상 찾는 사람이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전영하의 펜션에 유성아가 1년 만에 찾아온다. 영하의 의심은 곧 확신으로 바뀌고 둘은 묘한 시간을 보낸다.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이 풍비박산난 구상준은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모텔을 처분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 한편 지향철 사건 당시 호수마을 파출소 순경이었던 윤보미는 20년이 지나 소장으로 부임한다. 특유의 촉으로 전영하를 예의주시하는데... 20년이라는 시간 차를 두고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그리고 무슨 일이 더 일어날까?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공개 전부터 화제를 뿌렸다. <부부의 세계>로 유명한 모완일 PD가 연출을 맡았고 김윤석이 자그마치 17년 만에 주연으로 드라마에 복귀했으며 이정은과 고민시는 각각 6번째, 4번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에 출연했다. 뿐만 아니라 2010년대부터 꾸준히 활동하다가 2020년대 크게 날아오른 음악감독 개미가 음악을 도맡았다.

총 8화로 구성된 작품의 시작에선 여지없이 한 문장의 내레이션이 나온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커다란 나무가 쓰러졌다. 쿵 소리가 났겠는가 안 났겠는가" 하고 말이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큰 사건이 일어났으니 아무도 모를 텐데, 과연 사건이 일어난 것인지 일어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인지 묻고 있는 것이다. 작품의 핵심을 꿰뚫는 또 하나의 포인트다.

이 작품의 영제가 특이하다. 'The Frog', 즉 '개구리'다. 왜 개구리인가? 작품 속에서 종종 들려오는 개구리 울음소리 때문은 아닐 테고, 아마도 극 중 구상준이 깨달은 바 때문일 것이다. 그는 자신을 개구리라고 표현한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라는 말이 있듯 그는 연쇄살인범 지향철이 당연한 듯 저지른 짓으로 인생이 풍비박산 나고 말았다. 그리고 20여 년의 시간이 흘러 전영하도 유성아를 살인마로 확신하며 현실과 환상을 떠돌아 인생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가 아니라 2차 피해자라고 할 수 있겠다. 가해자, 피해자와 다르게 세간의 관심 밖에 있지만 정작 사건이 끊임없이 재조명되면서 계속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 누구도 그들을 구원해 주지 못한다. 그런가 하면 그들에게, 즉 개구리에게 돌을 던진 이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내 길을 가고 있었고 그 길 위에 너희가 있었던 거야. 그러니 남 탓 하지 마."라고 말이다. 궤변일지라도 알맞은 답변을 찾기 힘들다.

 

완벽하진 못했으나 이름값은 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제목처럼 주요 배경이 숲속이다. 그리고 살인마들은 인적 드문 곳을 선호한다. 그곳에 있던 누군가는 2차 피해자가 되고 목격자가 되고 결국 당사자가 된다. 이 작품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개구리들의 연대와 연쇄적인 악재의 사슬을 끊으려는 노력으로 나아간다. 누군가는 끊어내야 하는데 경찰도, 피해자도 아닌 '개구리'가 끊어내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근래 본 적 없는 모양새다. 무심코 던진 돌에 맞아 죽는 이들은 생각보다 많다. 

작품은 스릴러를 표방한다. 드라마와 미스터리를 가미했다. 차갑고 서늘하기 이를 데 없는 미장센 덕분에 분위기로 먹고 들어간다. 연출 감각이 빼어난 덕분이겠다. 하지만 스토리상 곳곳에 구멍이 있어 '보이는 것만 신경 썼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상당히 불친절하기도 하다. 한편 유성아가 꽤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정작 줘야 할 불안감과 긴박감, 즉 서스펜스는 주지 못하고 불필요할 수 있을 미스터리만 양산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주조연 배우들 대부분의 연기에는 이견이 없다. 그냥 서 있는 모습 하나만으로, 눈빛 연기 하나만으로, 한마디 말 하나만으로 몇 장면을 책임진다. 연출, 각본, 연기의 삼박자가 완벽했으면 금상첨화였겠으나 그러지 못했어도 이름값을 했다고 할 수 있겠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나뉠 것 같다. 미장센, 분위기, 연기, 메시지에 초점을 맞추면 '나쁘지 않다' 정도를 넘어 상당히 좋게 다가올 것이다. 

생각해 본다. 나는 개구리인가, 혹은 개구리에 돌을 던진 자일까. 아마도 후자였을 가능성이 크다. 전자의 경우 인생이 크게 바뀌지 않는 이상 잘 인지하지 못하거나 애초에 '개구리'가 아닐 테지만, 후자의 경우 인지하지 못한 채 시도 때도 없이 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작품은 말하고 있다, 개구리가 직접 자신을 지켜야 한다고. 누구도 대신 개구리가 되어 주긴 싫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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