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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보이스피싱으로 프랑스 역사상 최악의 사기를 이룩한 사연 <가면 사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전기통신금융사기'라는 법적 용어로 통일한, 통상적으로 '보이스피싱'으로 불리는 통신매체금융사기는 어느새 가장 경계해야 하는 범죄로 성장(?)했다. 피해건수와 피해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까닭인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전에 비할 데 없이 급증했다. 또한 수법도 다양해져서 제대로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와중에 여기, 보이스피싱 하나로 프랑스 역사상 최악의 사기를 이룩한 범죄자가 있다. 이스라엘계 프랑스인 '질베르 시클린', 그는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사기로 1억 유로 이상을 횡령했다. 우리나라 돈으로 1천억 원 이상이니 왠만한 중견 기업의 1년 매출과 맞먹는 수치다. 수백 수천 명이 1년 동안 피땀 흘려 이룩한 일의 결과와 그가 혼.. 더보기
현대인의 외로움을 이용해 한탕 해 먹은 사기꾼 이야기 <오르가즘 주식회사>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항구도시 샌프란시스코, 금융과 산업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실리콘밸리가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야말로 미국을 넘어 전 세계 IT의 중심이자 최첨단 도시라고 할 수 있다. 한없이 바쁘게만 돌아가는 별세상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못 삭막한 분위기에 사람들은 서로 제대로 된 소통이나 교감을 하지 못하고 외로워한다. 그런가 하면 자유로움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 분위기가 만연하기도 한 곳인데 1960년대 히피 문화의 탄생지이기도 하고 1970~80년대 록 음악의 중심지이기도 했으며, 성 소수자의 마음의 고향인 한편 포르노 산업의 성지이기도 했다. 수많은 인종의 집합체이기도 하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것이다. 아마도 미국에서 손꼽히는 경제 규모를 .. 더보기
악랄한 언론, 무능한 경찰, 영악한 인질범의 촌극 <글라트베크 인질극>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88 서울 올림픽이 열리기 직전이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1년여 전, 1988년 8월 독일 사상 초유의 인질극이 펼쳐진다. 시작은 8월 16일 오전 7시 40분경 글라트베크의 도이체방크 은행이다. 복면을 쓴 이인조 무장 강도가 은행에 들이닥쳐 30대 남성 지점장과 20대 여성 경리과장을 인질로 붙잡은 채 경찰과 대치했다. 그들은 인질극 2시간여가 지난 뒤 30만 마르크와 금고 열쇠, 도주용 차량을 요구했다. 다른 곳으로 향할 모양이었다. 인질극은 여러 언론사들에 의해 서독 전역에 생중계되고 있었는데, 심지어 인질범 중 한 명은 뉴스 앵커와 직접 전화 통화를 하기도 했다. 인질극이 14시간여 경과된 시점에 인질범들은 두 명의 인질과 함께 은행을 나와 도주를 시작한다. 20시간 .. 더보기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에 대하여 <멜트다운>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79년 3월 28일 오전 4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미들타운의 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 에서 일이 벌어진다. 2호기에서 경보가 계속 울렸는데, 제어실의 직원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파악조차 하고 있지 못했다. 겨우 알아낸 경보 원인은 원전 밸브 장치 이상, 원자로에 냉각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던 것이다. 냉각수 공급이 중단되며 증기발생기의 열 식히는 기능도 중단되고 터빈과 원자로가 함께 정지되어 버린다. 내부 압력이 높아졌고 압력 완화 밸브가 열리고 만다. 이때 운전원은 밸브를 잠가야 했지만 계기판을 잘못 파악하고 잠그지 않았다. 이후 원자로의 냉각수가 유출되며 원자로의 온도가 치솟아 노심이 녹기 시작했다. 이른바 '멜트다운', 다른 말로 '노심용융'이다. 최악의.. 더보기
인간의 도리인가, 파렴치한 범죄일 뿐인가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신작 영화 리뷰] 명문으로 이름 높은 '한음 국제중학교' 교장실에 학보모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영문을 모른 채 앉아 있는 그들, 곧 교장과 임시 담임 교사 송정욱이 들어온다. 교장은 '김건우'라는 학생이 같은 반 친구 4명의 이름이 담긴 편지를 송정욱에게 남긴 채 호숫가에서 의식 불명 상태로 발견되었고, 4명은 따로 모아 놓았다고 한다. 그는 송정욱을 통해 김건우의 편지를 읽게 한다. 송정욱이 읽은 편지는 일동을 경악시키게 하기에 충분했는데, 4명의 친구에 의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들의 이름은 도윤재, 박규범, 정이든, 강한결이었다. 각각 병원 이사장 도지열의 아들, 전직 경찰 치안감 박무택의 손자, 한음 국제중학교 학생부장의 아들, 접견 변호사 강호창의 아들이었다. 이들은 곧바로 대응에 .. 더보기
영화로 일상의 심리를 안전하게 투사하는 방법 <영화관에 간 심리학> [신작 도서 리뷰] 2시간 남짓에 불과한 영화 한 편을 보고 인생을 논한다는 건 자못 어불성설해 보인다. 100세 시대인 만큼 100년을 시간으로 환산하면 867000시간이니, 2시간이면 인생에서 433500분의 1에 불과한 것이리라. 단순 수치상으로만 봐도 어이 없을 정도로 하찮지 않은가. 그럼에도 '영화'가 건축·조각·회화·음악·문학·연극·사진·만화와 더불어 인류의 9대 예술 중 하나로 자리잡은 데 이유가 있을 테다. 그렇다, 영화에는 산술적으로만 단순화시킬 수 없는 무엇이 있다. 2시간이 아니라, 20분짜리 단편에도 말이다. 그 '무엇'이 무엇인지 찾는 지난한 작업이 영화 보기 또는 영화 읽기일 것이다. 영화 만든이나 영화 평론가가 하는 일이 그런 일들일 텐데,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영화를 보는 이.. 더보기
역대급 10대 마약왕의 기묘한 이야기 <샤이니_플레이크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얼마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 시즌 3이 공개되었다. 수없이 많은 드라마 시리즈가 명멸하는 넷플릭스에서 당당하게 시즌 3까지 만들어져 공개되었다면, 자타공인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테다. 등으로 심심찮게 눈에 띄었던 '독일 드라마'의 또 다른 성공 신화로 말이다. 그런데, 제목이 심상치 않다. 인터넷에서 마약을? 이 드라마는 익히 알려져 있듯 오래지 않은 실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마약을 사고 파는 게 진짜로 일어났던 일이었던 것이다. 불과 몇 년 되지 않은 2015년 2월, 인터넷 사이트 '샤이니 플레이크스'를 운영했던 막시밀리안 슈미트가 전격 체포되었다. 그의 나이 불과 19살이었다. 그는 이른바 '마약왕'이었다. 기가 막힌 부분들이 널려.. 더보기
언론인 살인 사건의 진짜 범인은 누구인가 <얼룩진 네트워크>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84년 5월 30일 멕시코의 멕시코시티, 오후 6시 30분경 '마누엘 부엔디아'는 사무실을 나와 차를 타고자 주차장으로 향한다. 그가 차에 거의 도달했을 때쯤, 검은색 재킷에 청바지를 입고 야구모자를 쓴 키 큰 남자가 뒤에서 다가와 총을 쏜다. 네 발을 맞은 부엔디아는 그 자리에서 즉사한다. 그는 항상 그랬던 것처럼 그날도 권총을 지니고 있었지만 불시의 습격을 막을 순 없었다. 부엔디아가 살해당할 당시, 부엔디아의 동료를 비롯해 몇몇 목격자가 암살자의 얼굴을 봤다. 또한 부엔디아가 살해당한 현장은 신문에 실려 멕시코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송출된다. 매우 큰 사건이었기 때문인데, 살해당한 '마누엘 부엔디아'는 국제적으로 명망 높은 언론인이었다. 그는 멕시코시티에서 두 번째로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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