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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 https://linktr.ee/singe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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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의 천재 영웅 슈퍼스타에서 배신자 악마로의 기막힌 추락 <디에고> 2020.01.15
  • LA 언덕 대저택들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언더 더 실버레이크>(1) 2019.09.20
  • 호불호가 갈릴, 혁신적 인터랙티브 방식의 영화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 2019.01.25
  • 최고의 실력, 그러나 부적격자 토냐 하딩을 위한 변명 <아이, 토냐> 2018.04.04
  • <신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신'조차 자본이다(6) 2014.06.20
  • '유명한 걸로 유명하다'라는 유명한 말로 유명한 사람들은? 2014.05.19

최고의 천재 영웅 슈퍼스타에서 배신자 악마로의 기막힌 추락 <디에고>

신작 열전/신작 영화 2020. 1. 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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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영화 리뷰] <디에고>


다큐멘터리 영화 <디에고> 포스터. ⓒ워터홀컴퍼니(주)



전설 또는 레전드라 일컬어지는 스포츠 스타 중 여전히 현역에 있는 이는 많지 않다. 현역이라 함은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나 감독 등으로 경기를 함께 하는 이라 말할 수 있을 텐데, 눈 씻고 찾아봐도 찾아내기 힘들다. 대부분, 현역 실무직에서 물러나 한 자리씩 꿰차고 있는 것이다. 와중에, 여전히 전 세계를 누비며 감독으로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설이 있다. 그 이름도 찬란한 디에고 마라도나. 


그는 선수로서의 현역에선 일찍 물러나 30대 중반부터 감독 생활을 했는데, 빛을 보진 못한 케이스이다. 아예 빛을 볼 생각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일까, 지난 2017년부터 하위권 팀들을 도맡고 있다. 그는 어딜 가든, 어느 팀을 맡든, 여전히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다. 2018년 당시 멕시코 2부 리그 도나도스 데 시날로아를 맡은 이야기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날로아의 마라도나>로 만들어진 걸 보면 알 수 있다. 현역 시절부터 꼬리표처럼 그를 따라다녔던 극단의 단어들 '신'과 '악마', '영웅'과 '배신자' 등이 지금도 여전히 그를 따라다니는 것이다.  


여기 그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한 편이 우리를 찾아왔다. 아시프 카파디아 감독의 천재 3부작 중 마지막 <디에고>이다. 그의 지난 두 작품은 <세나: F1의 신화>와 <에이미>이다. 일찍 세상을 뜬 두 명의 천재 전설에 이어, 여전히 세상을 뒤흔드는 한 명의 천재 전설을 내보이는 것이다. 지난 2008년 선보인 <축구의 신: 마라도나> 이후 10여 년만에 나온 마라도나 다큐멘터리이다. 이 작품 역시 아시프 카파디아 감독의 특징이 고스란히 내보여지는데, 오로지 옛 영상 자료와 얼굴 없는 현 목소리로만 구성했다. 자료로만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낸 것이다. 


'디에고'와 '마라도나'


다큐멘터리 <디에고>는 '디에고'로서의 마라도나와 '마라도나'로서의 디에고를 모두 보여주려 한다. 무슨 말인고 하면, 디에고는 빈민가 출신의 수줍음 많고 다정한 남자인 반면 마라도나는 최고의 축구 선수로 미디어와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 슈퍼스타이다. 그를 잘 알고 있는 이라면 디에고였을 테지만, 대부분의 이들에게 그는 마라도나였다. 


마라도나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을 증명하듯 일찍이 10대 중반에 충격적인 프로 데뷔로 아르헨티나를 뒤흔들었다. 10대 후반에는 세계 청소년 월드컵에서 원맨쇼로 나라를 우승시키고 본인은 최우수선수로 뽑혔는데, 약관 20세부터는 이미 남미의 왕이었다. 당연한 수순인듯 그가 향한 곳은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당연한듯 당시 최고 이적료를 경신한다. 


기대에 호응하듯 엄청난 퍼포먼스를 펼쳤지만, 질병으로 고생하고 악질적인 태클로 선수생활 자체가 끝장날 위기에 처한다. 몇 개월의 피나는 재활 후 돌아온 그는, 여전한 퍼포먼스를 펼치는데 여전한 악질적 태클로도 고생한다. 결국 참지 못한 마라도나는, 이탈리아로 건너간다. 세리아 A는 당대 최고의 리그로 유벤투스, 인테르, AC 밀란 등 유럽을 호령하는 클럽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그가 향한 곳은 리그 우승 한 번 없는 하위권의 그렇고 그랬던 팀 나폴리. 마라도나 신화가 시작되어 끝난 곳, <디에고>가 천착한 때와 장소이기도 하다. 


마라도나의 삶이 곧 그의 나폴리 시절


작품은 보여준다. 마라도나의 삶이 곧 마라도나의 나폴리 시절이라고 말이다. 1984년 이적 후, 1986~87 시즌부터 믿을 수 없는 행보를 보인다. 축구는 축구장 위의 11명과 감독을 비롯한 수많은 스태프 그리고 팬들이 함께 하는 거라고 하지만, 마라도나에겐 해당되지 않았다. 모든 관심과 기대가 그에게 쏠렸고, 그는 '무대' 위에서 완벽히 소화해냈다. 나폴리는 1986~87 시즌 사상 최초의 1부 리그 우승을 일구고 다음 해와 다다음 해에는 준우승 그리고 1989~90 시즌 다시 우승을 차지한다. 1988~89 시즌에는 전무후무한 유럽대항전 UEFA컵을 따냈다. 


자타공인 마라도나의 나폴리 시절 나폴리의 퍼포먼스는 100% 마라도나에 의한 것이리라. 더 위대한 건, 나폴리 사람들이 마라도나를 말 그대로 '신'으로 추앙했던 건, 축구 안뿐만 아니라 밖에서의 그의 인기이다. 나폴리라는 축구클럽은 제처두고서라도, 나폴리라는 도시 자체가 당시 이탈리아에서 가장 천대받고 또 꺼려하던 곳이었다. 그런 곳에 입성해 축구 열기를 수직 상승시켰고 도시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도시를 하나로 묶어 사회, 경제, 문화를 풍성하게 했으니, 마라도나는 도시를 구성하는 모든 이들이 하나하나 복권을 맞은 것과 다름 아니었다. 


신에게 너무 가까이 가면 추락할 운명이라고 했던가, 마라도나에게도 추락의 순간이 찾아온다. 하지만 높이 올랐던 만큼 추락의 강도와 속도도 매우 강하고 빨랐다. <디에고>는 그 순간을 1990년 준결승전이라고 전한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절정기 마라도나의 당연한 원맨쇼에 힘입어 우승했었는데, 이번 이탈리아에서도 다시 한 번 높이 오를 준비를 마쳤다. 그런데, 준결승전 상대가 하필 이탈리아에 장소는 나폴리... 운명의 장난인 건지, 누군가의 소행인 건지. 


나폴리는 격정에 휩싸인다. 나폴리에서의 마라도나는 말 그대로 신, 하지만 이탈리아인에게 축구는 역시 말 그대로 신이기에 이탈리아 대표님의 승리와 높은 곳으로의 행보는 당연한 것이었다. 결과는,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 승리. 이후 거짓말처럼 이탈리아 전역의 마라도나를 향한 마녀사냥이 시작된다. 그는 한순간 신에서 악마가 된다. 미디어, 사법당국, 세무당국 할 것 없이 그를 향해 집중 융단폭격을 날린다. 도시의 모든 사람이 잘 알고 있듯, 마라도나는 여성편력과 마약복용 등 수많은 스캔들이 함께하고 있었던 것이다. 


흥미의 대상인 천재의 내면


마라도나는 천진난만하면서 좋지 않은 의미로 자유분방한 악동의 이미지가 강하다. 굳이 미디어에서 그를 끌어내리고자 만들어내지 않고라도 말이다. <디에고>가 포착해 잡아낸 면모가 바로 그 부분인데, '마라도나'는 슈퍼스타의 압박감을 잘 받아낼 수 있었지만 '디에고'는 그럴 만한 그릇이 아니었다고 말이다. 디에고로서는 모든 생각을 잊고 놀고(여자도) 마시며(마약도) 풀 수밖에 없었다. 


자업자득이라고 말할 수도, 그만큼 올라갔으면 내려와도 괜찮지 않느냐 말할 수도 있겠다. 당연히 맞는 말인데, 거리를 두고 보면 그의 삶만큼 극단의 굴곡을 지닌 삶도 없다. 그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물고 뜯고 즐기는 존재이자 무조건적인 존경과 추앙의 대상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단순히 빈민가 출신이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가는 성공 스토리가 아닌, 신의 자리까지 올라갔다가 악마이자 배신자로 추락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마라도나는 그만의 이야기를 계속 써내려가고 있다. 


천재의 삶은 흥미의 대상으로 소비되어 외면만 보기 마련이다. 내면을 들여다보면 천재가 갖는 흥미의 상(像)이 깨지기 때문이다. <디에고>는 과감히 천재의 내면을 들여다보려 했고 철저히 파헤치는 데 성공했다. 그럼 전달하고 받아들이는 데는 성공했을까? 성공했다.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당시 자료만으로 전했기로서니 객관적이었고,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괜찮은 스토리텔링까지 맛볼 수 있었으니 여한이 없었다 하겠다. 이 작품으로 비로소 마라도나 신화의 진면목을 접할 수 있었다. 마라도나가 만들고, 마라도나 아닌 이들이 파괴시킨 신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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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디에고, 마라도나, 미디어, 슈퍼스타, 신화, 악마, 영웅, 천재,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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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언덕 대저택들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언더 더 실버레이크>

신작 열전/신작 영화 2019. 9. 2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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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언더 더 실버레이크>(Under the Silver Lake)


영화 <언더 더 실버레이크> 포스터. ⓒ팝엔터테인먼트



영화를 구성하는 요소 중 메시지는 매우 중요하다. 다른 요소들은 메시지를 어떻게 전하면 효율적일지 수단과 도구에 불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뿐만 아니라 글과 그림과 영상 등을 포함한 모든 콘텐츠에 해당할 것이다. 하지만, 유념할 건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매몰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자칫 콘텐츠 자체가 아무 의미 없이 되어버릴 수 있다. 종종 그런 콘텐츠를 목격한다. 


한국 관객들에게도 2대 스파이더맨으로 잘 알려진 앤드류 가필드를 원탑 전면에 내세운 영화 <언더 더 실버레이크>가 그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너무 많은 메시지를 전하려다 보니 영화 자체가 아무 의미 없이 되어버렸거나, 혹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풍부하다 못해 넘칠 듯한 메시지들을 한껏 즐길 수 있거나. 


영화엔 앤드류 가필드 외에도 엘비스 프레슬리의 외손녀로 유명한 라일리 코프도 주연급으로 분하는데, 그녀는 극 영화 데뷔 10년이 채 되지 않는 사이에 <매직 마이크> <매드맥스> <아메리칸 허니> <로건 럭키> <살인마 잭의 집> 등 장르를 불문하고 주조연으로 활약하고 있다. 한편,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감독, 5년 전 호불호 확실한 호러 영화 <팔로우>로 이름을 알린 데이빗 로버트 미첼 감독이다. 그는 장르의 관습과 법칙을 빗겨가는 데 천부적인 자질이 있거나 혹은 천척하는 것밖에 못하는 것 같다. 


청년 백수 샘의 기이한 여정


미국 LA, 청년 백수 샘(앤드류 가필드 분)은 집세가 밀려 5일 뒤에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해서도 느긋하게 이웃집 여인들을 훔쳐보며 지낸다. 할부금을 못낸 차도 언제 뻿길지 모른다. 어느 날 우연히 이웃집 사라와 썸을 탄다. 그런데 하룻밤 새 그녀가 사라진 게 아닌가? 그런가 하면, 동네에 개 도살자가 출몰했다지 않나 할리우드의 대부호 제퍼슨 세븐스가 실종되었다고 하질 않나. 


샘은 사라진 사라의 방으로 들어가 박스를 발견한다. 곧 인기척이 들리자 박스를 놓고 나오는데, 어떤 여자가 들어오더니 박스를 가져간다. 샘은 그녀의 뒤를 쫓으며 사라진 사라를 찾는 수사를 시작한다. 그는 참으로 다양하고 특이한 경험을 이어간다. 예수와 드라큘라의 신부들이 공연하는 파티장에 가고, '언더 더 실버레이크'를 연재한 작가를 만나며, 자신을 노숙자 왕이라고 하는 정체불명의 사내와 동행하기도 하고, 제퍼슨 세븐스의 딸인 밀리센트 세븐스와 조우하기도 한다. 


과정에서 그가 알고 깨닫게 되는 건 대중문화와 미디어의 이면과 진실이다. 모든 것들에 다 기호와 상징이 숨겨져 있고 메시지를 던진다는 것이다. 우리가 보고 듣고 느낀 건 우리가 아닌 전적으로 그(들)의 의해서라는 것이다. 대중문화에 심취한 샘에겐 가히 충격적으로 와닿을 수 있을 만한 뉴스였다. 여하튼, 샘은 사라를 찾을 수 있을까? 사라가 하룻밤 새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실버레이크 아래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들만의 도시이자 대중문화와 미디어의 최전선 LA


샘이 사라를 찾을지, 사라가 갑자기 사라진 이유가 무엇일지, 실버레이크 아래에는 무엇이 있을지 궁금한 건 영화의 초반에서일 뿐이다. 영화의 서사는 점점 '산'으로 가는데, 영화가 샘의 두서 없는 수사를 중심에 두기 때문에 거기에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라진 사라를 찾는다면 목적이 엄연히 존재하지만 어느덧 그 목적은 수단이나 도구라는 말로는 모자라는 핑계가 되어버린다. 


감독이 지난 2018년 칸 영화제에서 밝혔듯 "LA 언덕 대저택들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가 <언더 더 실버레이크>가 던지는 물음이자 극중에서 샘이 우왕좌왕 좌충우돌 찾아다니는 실체이다. 미국을 넘어 세계적인 대도시이자 헐리우드로 대표되는 '그들'만의 도시이자 대중문화와 미디어의 최전선 LA 말이다. 


'미스터리 로맨스 스릴러'를 표방하며 야심차게 내보였지만, 영화는 참으로 많은 것들을 담아내려 했고 러닝타임은 길어졌으며 보는 이는 중반도 되지 않아 인내심을 잃어버렸다. 그럼에도 주지했다시피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자그마치 황금종려상을 다퉜는데, 쟁쟁한 경쟁작들을 살짝만 들춰도 <어느 가족> <가버나움> <버닝> <블랙클랜스맨> <레토> <콜드 워> 등이 눈에 띈다. 


나쁘거나 혹은 괜찮거나 


이 영화를 아무 생각 없이 또는 단단히 무장한 채 각오하고서 보는 것 모두 추천드리지 않지만, 일말의 옹호 정도는 해줄 수 있다. 액션도, 판타지도, 드라마도, 스릴러도, 로맨스도, 미스터리도 아닌 것이 모든 장르를 포함하거나 또는 아무런 장르도 아니거나. 모든 장르를 포함했다고 한다면, 이 영화는 다시 없을 망작이다. 아니, 망작이라기보다 괴상하다고 표현하는 게 맞겠다. 아무런 장르가 아니라고 한다면, 이 영화는 꽤 괜찮은 장르 비틀기를 시도했다고 할 수 있다. 대중문화와 미디어에 의해 학습되고 그래서 예측할 수 있는 관습을 철저히 빗겨가는 것이다. 


그렇지만 후자라고 생각하기엔 허술하고 민망한 부분이 참으로 많다. 개연성을 학습해서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해 우연성에만 기댄 서사라면,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는 왜 기존의 관습을 따르다 못해 천착하기까지 했는지. 샘은 우연히 찾아간 이들한테서 어김없이 음모론과 진실과 겉멋 든 수사를 잔뜩 듣는다. 거기에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다수 포진되어 있는데, 대도시 LA의 거대하고 소름끼치는 이면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민망하다. 더욱이 당당히 제목이자 LA를 대변하는 실버레이크의 정체는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소소한 재미는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를 따라 하려는 것인지 대중문화 코드는 꾸준히 내보이고, 알프레드 히치콕을 따라 하려는 것인지 곳곳의 장면과 설정에서 기시감을 느낄 수 있으며, 댄 브라운과 움베르토 에코를 따라 하려는 것인지 온갖 기호와 상징으로 범벅을 해놓았다. 따라 하려는 것인지, 존경해서 오마주 하려는 것인지는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판단할 듯하다. 그것들을 '재미'로 표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언더 더 실버레이크>는 높디 높은 산이다. 정상에 무엇이 있는지 아는 사람과 무엇이 있을지 궁금한 사람만이 최소한의 관심을 가진 채 힘겹게 산을 오를 테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아예 거들떠도 보지 않거나 올라도 중도포기할 테다. 참으로 많은 이들을 실망의 도가니에 빠뜨릴 것이다. 한편, 극소수의 사람들에겐 매력적으로 비출지도 모른다. 그나마도 가능성이 그리 높진 않으니 그들에게조차 괜찮게 비추는 건 극히 어려울 것이다. 혹시 정상에 올라 충만함을 느낀 사람이 있다면 오로지 과정에 충실 또 충실했을 것이다. 이 영화의 결말을 논하는 건 안 될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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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기호, 대중문화, 망작, 메시지, 미디어, 상징, 언더 더 실버레이크
  • BlogIcon 여강여호
    2019.09.20 13:44 신고

    결국엔 보는 이들이 느끼는 나름의 감정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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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가 갈릴, 혁신적 인터랙티브 방식의 영화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

넷플릭스 오리지널 2019. 1.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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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


영화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 포스터. ⓒ넷플릭스



<하우스 오브 카드> <기묘한 이야기> 등과 함께 넷플릭스 전성시대를 열어젖히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드라마 <블랙 미러>, 시즌 4까지 나온 현재 1, 2는 영국 channel 4를 통해 방영되었고 3, 4는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되었다. 


미디어와 정보기술의 부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 SF 옴니버니 드라마 시리즈인 이 작품은, 시즌 3의 네 번째와 시즌 4의 첫 번째가 2017년과 2018년 연속으로 에미상 TV영화 부문 작품상을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작품성을 자랑한다. 


2011년 처음 공개된 <블랙 미러>는 2년, 3년, 1년마다 다음 시즌을 공개했는데 시즌 5는 다시 시즌 4 이후 최소 2년 이후인 올해 또는 내년에 공개될 것 같다. 그 공백을 메우려는지 시즌 2와 3 사이인 2014년 말에 화이트 크리스마스 스페셜 단편을 공개한 적이 있고, 이번 2018년 말엔 영화를 공개했다.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가 그것이다. 


우선, 이 작품은 드라마 <블랙 미러>를 전혀 알지 못하더라도 아무런 문제 없이 감상할 수 있다. <블랙 미러> 시리즈가 애초에 옴니버스식으로 서로 연관 없는 단편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띄고 있기도 하거니와, 이 영화가 드라마 <블랙 미러>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어린 프로그래머의 게임화 작업


때는 1984년 6월 미국, 엄마 없이 아빠하고만 사는 어린 프로그래머 스테판 버틀러는 제롬 F. 데이비스라는 작가가 쓴 인터랙티브 판타지 게임 소설 <밴더스내치>를 게임화하고자 한다. 그는 잘 나가는 신흥 게임회사 터커 소프트를 찾아간다. 


사장 모함 터커와 현존 최고의 프로그래머이자 터커 소프트 수석 프로그래머 콜린 리트먼을 만나 자신의 뜻을 전하는 스테판, 그들은 이 혁신적이고 흥미로운 인터랙티브 게임에 관심을 갖고 그 자리에서 게임화를 수락한다. 


스테판은 이 방대하고 촘촘한 스토리가 모조리 머릿속에 있다고 하며 혼자서 작업을 완료해 납기일에 맞추겠다고 하며 집으로 와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한다. 와중에도 어린 시절 엄마와 관련된 충격적 기억으로 상담을 다니기도 한다. 


작업이 뜻대로 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던 어느 날엔 길에서 콜린을 만나 그의 집으로 함께 간다. 콜린은 스테판에게 마약을 권하며 그것이 작업을 도와줄거라 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설파한다. 시간은 구조물이며 잘못된 선택을 했다면 죽고 다른 선택을 하러 돌아갈 수 있다, 누구도 자신의 자유의지로 살지 못한다, 거울을 통해 다른 차원으로 갈 수 있다, 정부는 음식에 약을 넣고 사람들을 감시한다 등. 


이후 스테판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조종을 당하고 있다고 믿게 되며 모든 걸 의심하기 시작한다. 상담사가 주는 약, 아버지가 잠가놓은 문. 그런가 하면 작업 도중 자신도 모르게 컴퓨터를 부수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되는데...


혁신적 '인터랙티브'


시청자가 영화의 주요 길목에서 직접 선택한다는 '인터랙티브' 방식, 정녕 신선하고 혁신적이다. 영화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의 한 장면. ⓒ넷플릭스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나뉠 게 분명하다. 우선, 영화 내적으론 볼 만한 것도 생각할 만한 것도 없다. 스토리, 사건, 캐릭터 그 어느 면에서도 봐줄 만한 게 없다. 완전히 다른 곳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는 '넷플릭스'가 내놓은 지극히 실험적인 이벤트성 영화이다. 이 사실을 반드시 숙지하고 영화를 봐야 한다. 그리고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넷플릭스'를 통해 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대로 즐길 수 없다. 


영화가 초점을 맞춘 건 '인터랙티브'다. 영화의 외적 방식과 내적 주제 모두와 관련이 있다. 영화 속 주요 소재인 게임북 <밴더스내치>의 게임화와 일맥상통하는데, 제공자인 넷플릭스와 사용자인 시청자들의 상호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이다. 즉, 사용자의 직접적인 참여 선택에 따라 영화의 주요 스토리라인이 바뀌며 자연스레 결말까지 바뀐다. 


어릴 때 종종 했던 인터랙티브 게임북이나 "그래, 결심했어!"로 유명한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코너 'TV인생극장'이 생각나게 하는 이 콘텐츠는, 사용자가 직접 참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창작자와 제공자만의 고유한 전유물인 '신'이 되는 경험을 사용자도 일정 정도 이상으로 공유할 수 있다는 건 참으로 여러 면에서 혁신적이다. 


미디어와 정보기술적 질문들


이 영화를 내적 아닌 위와 같은 외적 요소에 초점을 맞추고 감상하면 일찍이 해본 적 없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면, 우린 영화 콘텐츠 방식의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극중 콜린이 설파하는 말들 중, '시간은 구조물이며 잘못된 선택을 했다면 죽고 다른 선택을 하러 돌아갈 수 있다, 누구도 자신의 자유의지로 살지 못한다'는 생각은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이자 상당한 철학을 함유하고 있는 명제이기도 하다. 시간과 차원에 관한 관한 과학적, 자유의지에 관한 정치적 질문과 그에 대한 하나의 정답이기도 하다. 


이 모든 철학, 과학, 정치적 질문을 현대로 옮기면 드라마 <블랙 미러>의 주요 소재이자 주제인 미디어와 정보기술적 질문으로 이어진다. 우리의 삶은 미디어에 의해 지배 당하고 정보기술은 시간을 구조화하여 수많은 선택지를 주어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자유자재로 왕래할 수 있게 한다. 그런 반석 위에 이 영화는 실험적이지만, 이벤트성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영화는 러닝타임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 다만, 확인한 정보에 따르면 평균 러닝타임은 90여 분이고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한 시간도 채 되지 않는 러닝타임이 될 수 있고 두 시간이 넘을 수도 있다. 제공된 총 러닝타임은 다섯 시간이 넘는다 하고, 공식적인 엔딩만 다섯 가지라고 하며, 비공식적 엔딩은 열 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필자는 외적 방식에 한껏 기대감을 갖고 영화를 보았고 60% 정도 만족을 했다. 최초의 엔딩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보았는데, 중간의 중요 분기점으로부터 다양하게 퍼지는 내용과 결말을 몇 개 더 보는 데도 몇 십 분 정도 걸렸을 뿐이다. 짧고 굵게 신선한 경험을 해보았는데 전혀 후회는 없고 앞으로 보다 괜찮은 인터랙티브 영상 콘텐츠들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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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넷플릭스, 미디어,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 시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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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실력, 그러나 부적격자 토냐 하딩을 위한 변명 <아이, 토냐>

신작 열전/신작 영화 2018. 4. 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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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아이, 토냐>


영화 <아이, 토냐> 포스터. ⓒ누리픽쳐스



아주 어렸을 때부터 피겨스케이팅에 관심을 갖고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토냐 하딩(마고 로비 분), 극악한 엄마(앨리슨 제니 분)의 폭력적인 관심과 가르침으로 두각을 나타낸다. 반면, 그 때문인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출중한 성적과 함께 성격과 행동의 돌출적이고 폭력적인 끼를 숨기지 못했다. 


토냐는 우연히 만난 제프 길롤리(세바스찬 스탠 분)와 격렬한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한다. 하지만 그는 폭력적이기 짝이 없는 광인이었다. 지옥 같은 엄마와의 일상에서 빠져 나와서 정착한 곳이 또 다른 지옥이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그들한테서 사랑을 느꼈다. 문제는, 삶을 파괴할 게 분명한 그의 폭력이 끝없이 되풀이 된다는 것이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미국 최초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킬 정도의 출중한 실력은 대중의 사랑을 불러일으킨 반면, 클래식이 아닌 하드코어 음악을 틀고 점잖치 못한 의상을 입고서 무대에 오르는 이 선수를 심사위원들은 고깝게 보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미국을 대표하는 선수였고, 1992년 알베르빌과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다.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직전 일어난 '그 사건'은, 그녀로 하여금 더 이상 피겨스케이팅을 타지 못하게 하였고, 그녀에게 '은반 위의 악녀'라는 지울 수 없는 낙인을 부여했으며, 미국 피겨스케이팅계 추락의 빌미를 제공했다. 


미국이 원하는 여성상


영화 <아이, 토냐>의 한 장면. ⓒ누리픽쳐스



영화 <아이, 토냐>는 1990년대 미국을 발칵 뒤집은 사건 중 하나인 '낸시 캐리건 습격 사건'을 주요 키워드이지만 루즈한 톤으로 깐, '토냐 하딩'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거대한 사건에 가려진 토냐의 진짜 삶의 면면들 말이다. 거기에서 우리는 토냐의 모습을 통해 '그대로의 여성'과, 또한 미국과 대중과 미디어의 민낯을 들여다볼 수 있다. 


1980, 90년대 미국은 절제와 통제의 시대로 진입해 있었다. 신자유주의와 보수주의의 집합체는 여러 곳에 손을 뻗었고, 스포츠 종목 중 유독 예술적이고 여성적인 피겨스케이팅은 실력만큼 중요한 아니, 그보다 중요한 외모와 이미지가 순위를 결정하고 대표를 선발했다. 가난해서 '제대로 된' 의상을 입을 수 없었고, 치명적인 환경에서 자라와 '고상할' 수 없었던 토냐 하딩은 부적격자였다. 


그녀의 실력은 미국을 대표하고도 남았지만, 그녀의 이미지는 미국(의 심사위원)이 원하는 게 아니었던 것이다. 이전보다 훨씬 다양성과 개성이 추구되는 지금이라면 그녀의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원석의 느낌도 충분히 강점이 되고도 남았겠지만, 그때는 더할 나위 없는 특급의 약점이 되고 말았다. 그녀는 그녀, 그대로의 여성으로 남아 있기 힘들었다. 만들어진 여성, 미국이 원하는 여성상, 보수적인 여성상이어야만 했다. 


토냐 하딩의 삶의 면면


영화 <아이, 토냐>의 한 장면. ⓒ누리픽쳐스



영화는 실화를 기반으로 하며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하면서도 블랙 코미디 요소를 섞는 기발함을 발휘했다. 그때 그 시절의 느낌과 캐릭터를 최대한 그대로 가져와 토시 하나 바꾸지 않는 대사를 차용했지만 진지하지 않은 편집과 음악과 여러 영화적 기법을 통해 더 깊은 감정이입을 차단하기도 했다. 그러하기에 시종일관 비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토냐 하딩의 삶의 면면에 환멸과 냉소를 던지기도 한다. 


반강제적인 통합과 편입에는 필히 반발이 따를 수밖에 없다. 세계 패권 국가로서의 미국이라면 당연히 자기 입맛에 맞는 선수를 국가대표로 내보내려고 했을 터, 출중한 실력과 외모를 자랑하는 문제아 토냐는 골칫덩어리이자 고민덩어리였을 것이다. 그래서 문제 삼는 게 바로 그녀 삶의 면면들이다. 


그녀의 삶은 비극의 연속이다. 비극은 그녀의 모든 것인 피겨스케이팅에 거대한 명과 암을 선사한다. 명암은 미국에 고민을 던지고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은 다시 그녀에게 돌아와 또 다른 비극을 낳는다. 아무런 '잘못'이 없는 그녀,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말하는 그녀, 그에 대한 고민을 또는 반론을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조심스럽게나마 들어볼 수 있게 되었다. 적나라하게 내보이면서도 빠르고 단편적으로 쓸고 지나가는 듯한 영화의 면면들은 그런 조심스러운 들여다보기의 흔적들이다. 


토냐 하딩이고 싶었던 토냐 하딩


영화 <아이, 토냐>의 한 장면. ⓒ누리픽쳐스



토냐 하딩이 더 이상 피겨스케이팅을 할 수 없게 만든, 그리고 그녀에게 '은반 위의 악녀'라는 낙인을 찍어버린, 그 사건은 엉망진창이다. 하필이면 그 사건의 주인공(피해자) 낸시 캐리건은 토냐의 강력한 라이벌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미국이 원하는 여성상에 거의 완벽히 부합하는, 그야말로 토냐와 정반대의 인물이었던 것이다. 


더불어 하필이면 그 사건의 또 다른 주인공(가해자)인 괴한이 토냐의 남편과 토냐의 보디가드(라고 주장하는)와 연류되어 있던 게 아닌가. 미디어와 대중이 그런 스캔들과 가십거리를 가만히 놔둘리가 없다. 미디어로서는 그만큼 대중의 이목을 끌만한 사건이 더이상 있을 수가 없고, 대중으로선 그만큼 신나게 열광할 사건이 더이상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토냐 하딩과 낸시 캐리건은 당대 최고의 인기를 구사하던 미국 피겨스케이팅계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라이벌이 아닌가. 어떤 식으로든 최고의 유명인의 속절없는 추락은 하릴없는 대중, 별 것 없는 일상을 살아가는 대중, 그런 대중에게 입맛 당기는 기삿거리를 찾는 미디어에게 가장 핫한 일이다. 


이 사건을 온전히 토냐 하딩의 불우한 비극의 삶의 연속적인 행태의 정점으로 치부해버릴 수도, 미국과 미디어와 대중이 한통속이 되어 토냐 하딩을 지옥으로 이끌어 버렸다고 할 수도, 토냐 하딩의 전 남편과 보디가드가 그녀 모르게 꾸민 범죄의 결과로만 생각할 수도 없다. 진실은,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들 어디에서도 정작 '토냐 하딩'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토냐 하딩은 그저 토냐 하딩이었을 뿐이고, 토냐 하딩이고 싶었을 것이다. 그녀는 그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 피겨스케이팅을 타고 싶었을 것이다. 그저 남들처럼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라고, 평범한 가정을 이루며 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그녀의 바람을 이해하고 동조하고 도와준 이는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었다. 자신조차도 말이다. 그녀는 '은반 위의 악녀'는커녕 세상으로부터 철저히 버림받고 이용당하고 조작당한 한 여자였다. 단순히 불쌍하다는 말로는 그녀를 설명할 수 없다. 차라리 악녀가 되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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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캐리건, 대중, 미국, 미디어, 아이 토냐, 여성, 토냐 하딩, 피겨스케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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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신'조차 자본이다

제9의 예술, 만화 2014. 6. 2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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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어느 날 이름도 성도 신이라는 그가 나타났다 <신신>


<신신> ⓒ휴머니스트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것들이 자본으로 수렴된다. 예를 들어 보자면 이렇다. 불과 30여년 전까지 못 잡아먹어서 안달했던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 사상의 정점에 서 있는 것들, 1960년대 전 세계적인 반 사회적 열풍이었던 히피 문화, 그리고 언제나 인류를 공포에 떨게 하는 전쟁과 테러까지. 이런 것들은 물론이거니와 반 자본주의 문화라 할 수 있는 것까지 자본주의는 끌어안아서, 콘텐츠화 시킨다. 그리고 돈을 받고 판매한다. 무엇이든 돈이 된다고 생각하면 파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자. 쿠바 혁명의 상징이자, 반미·반자본주의의 상징인 체 게바라는 세상 무엇보다 브랜드 가치가 높은 '상품'이다. 걸프전 당시 3류 방송이었던 CNN은 전쟁을 여과없이 생중계로 방영해 단번에 세계적인 방송국으로 올라섰다. 이와 연장선상으로, 인류 역사상 주요 전투·전쟁들은 영화, 소설을 비롯한 문화 콘텐츠로 제작되어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한 작년에 개봉해서 국가적 신드롬을 낳았던 영화 <설국열차>, <변호인>은 계급혁명과 반국가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런 현상을 극단적으로 끌어 올려 보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결국 모든 것의 궁극점에 위치해 있는 '신(GOD)'까지 도달할 것이다. 과연 '신'까지 '상품'으로 만들 수 있을까? 답은 두말 않고 그렇다이다. 일례로, 리처드 도킨스의 저서 <만들어진 신>이나 멜 깁슨 감독의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등은 신과 관련된 상품들로, 공전의 히트를 쳤다. 한편 엄청난 논란을 낳기도 하였다. 


자본주의는 '신'조차 상품으로 팔아먹는가?


마르크 앙투안 마티외의 그래픽 노블 <신신>(휴머니스트)은, 자본주의의 신에 대한 노골적인 소비성 시각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어느 날 갑자기 인간 세계에 출현한 '신'. 그는 성도 이름도 신이었다. 그리고 역시 신답게 전지전능하다. 이에 전 세계가 들썩인다. 정말 말도 되지 않는 능력을 즉, 신다운 능력을 보여주는 이 '신신'에 대한 관심이 폭발한다. 그런데 그에 대한 관심이 생각지도 못한 곳을 흘러간다. 진짜 신으로 설정된 순간 더 이상 신이 있다 없다의 논쟁은 필요가 없어지고, 신이 창조한 이 세계에 대한 논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며 동시에 신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수많은 콘텐츠와 상품들이 부지기수로 나오기에 이른다. 


논쟁은 신에 대한 재판으로까지 진행된다. 이 재판은 신의 역할에 대한 것이다. 과연 신의 역할은 어디까지 일까? 신은 세계와 인간을 창조했다. 그런데 인간 세계에는 수많은 부정적인 것들이 판치고 있다. 왜 신은 이 세계를 구하지 않는 걸까? 왜 능력이 있으면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지 않는 걸까? 이 재판은 신의 역할, 그리고 신의 능력(과연 신은 전지전능한가?)까지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신을 이용해 상품을 만들고 있는 현상이다. 부조리와 부정적인 것들이 판치는 몹쓸 이 세상(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이 세상)에 출현한 신의 존재는 그 자체로 확고부동하고 완벽한 브랜드라 할 수 있다. 자본주의 세계가 이를 놓칠 리는 만무하다. 출판, 전시회, 미디어, 테마파크까지. 심지어 재판조차도 신이라는 브랜드를 갖고 돈을 벌려는 일종의 쇼에 불과하다. 과연 이 거대한 쇼는 어떻게 끝을 맺을까? 


예상했겠지만, 쇼의 마지막은 가짜 신을 이용한 'I-신 이어폰'의 상품 프로모션이었다. 이 가짜 신이 전지전능한 신처럼 행동할 수 있었던 건 다 이 상품 덕분이었던 것이다. 각계각층의 전문가들로부터 해당 지식을 바로바로 전해 들었던 '신신'은 모르는 게 없을 수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면, 진짜 신이 내려와 인간의 궁금증을 풀어주려 했다면 인간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무엇을 알려주었을 것이다. '신'조차 상품으로 기획하여 팔아 먹는 이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책을 덮고 나면 어안이 벙벙하다. 


'신'의 출현에 미디어가 대응하는 법


하지만 이 거대한 쇼를 기획한 이는 따로 있었다. 다름 아닌 '미디어(언론)'. 자본주의 사회는 단지 충실하게 소비했을 따름이다. 미디어는 신이 출현하자 기민하게 대처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인 것이다. 


"처음에는 '놀라운' 것으로 여겨진 신신의 증거들은 '몹시 놀라운' 것이 되었습니다... 그 후에는 '완전 놀라운' 다음에는 '놀라 자빠질 만한'... 그리고 마침내 '신신'은 신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여기서 되짚어 봐야 할 사항이 출현한다. 미디어라고 하는 심지어 '신'까지도 조작할 수 있는 존재가 우리네 삶을 지배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우리의 삶을 온전히 살고 있는 것일까? 매일같이 접하게 되는 미디어가 작정하고 일을 벌인다면, 그것을 믿지 않을 수가 있는가?


미디어는 현실 속에서 국가 최고 기관인 대통령을 만들어 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는 2088년과 2012년 대선 당시 SNS(쇼셜네트워크서비스)의 대표 주자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어렵지 않게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다. 오바마가 미디어를 이용한 건지 미디어가 오바마를 이용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어찌 되었든 미디어가 오바마를 당선 시킨 것과 마찬가지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미 미디어는 '신'과 다름 없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옳고 그름은 논의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 같다. 문제는 미디어가 가지는 힘이 폭주하게 될 때의 쏠림 현상인 것이다. 미디어라고 언제든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 다만 그 모든 것을 떠나 '조작'을 통해 명백히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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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genv
미디어, 상품, 신, 신신, 자본, 자본주의
  •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6.20 09:29 신고

    미디어... 자본주의사회에선 신도 되기도 하고 신도 만들기도 하고...
    눈똑바로 뜨고 정신줄 꼭 잡고 살아아혀요ㅠㅠ

    • BlogIcon singenv
      2014.06.21 11:32 신고

      맞아요ㅠ 정말 눈 앞에서 코 베어갑니다ㅠ

  • BlogIcon 음
    2014.06.20 10:30

    읽어보고 싶네요. 어디선가 얼핏 이런 종류의 책이 있다는 걸 봐었는데. 흥미로워 보입니다.
    혹시 만화인가요? 설국열차 처럼?
    결국은 신으로 인정받던 신신은 가짜신었나요? 미디어에 의해 조작된 가짜신?

    • BlogIcon singenv
      2014.06.21 11:31 신고

      예 만화예요~ 그래픽 노블! 설국열차 처럼요 ㅋ
      아래 질문 또한 정확하게 예측하셨어요!

  • BlogIcon 마쿠로스케
    2015.04.29 15:28 신고

    이런 그래픽 노블 마음에 들어요!

    • BlogIcon singenv
      2015.05.03 15:38 신고

      이런 류의 그래픽 노블이 상당히 많이 출간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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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걸로 유명하다'라는 유명한 말로 유명한 사람들은?

신작 열전/신작 도서 2014. 5. 19.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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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셀러브리티의 시대>


<셀러브리티의 시대> ⓒ미래의창

장동건과 고소영 커플, 이병헌과 이민정 커플, 기성용과 한혜진 커플, 서태지와 이은성 커플, 이효리와 이상순 커플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의 만남, 그리고 결혼 자체가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하나의 '사건'이었던 만큼 유명인들 간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몇몇 커플의 결혼은 당시의 주요 이슈를 단번에 삼켜버리는 괴력을 발휘해 음모론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처럼 작금의 사회는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유명인들에 의해 상당한 부분이 돌아가고 있는 듯 보인다. 그들의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이들의 인기와 명성은 정점을 찍게 마련이다. 그리고 어떤 이는 그 한계를 넘어선다. 


다른 부분을 살펴보자. 지금 시대의 유명인이라고 하면 대부분 연예인이다. 아니, 어느 방면에서 이미 유명해진 사람이 점차 연예인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영화배우, 탤런트, 가수, 스포츠 선수까지. 언급하진 않았지만 정치인, 기업인, 예술가 등도 포함된다. 


미래의 창 출판사에서 펴낸 <셀러브리티의 시대>에서 저자는 그들을 '셀러브리티'라 부른다.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유명인'인데,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여타 유명인과는 다르게 인기와 명성의 한계를 넘어선 이들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여하튼 그들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광고 출현을 원한다. 언제 어디서나 계속해서 얼굴을 비출 수 있어 사람들의 뇌리에 오래도록 남을 수 있고, 공신력을 인정 받을 수 있다. 그들은 그렇게 우리들의 소비를 부추긴다. 


한편 적어도 외부에 비춰지는 그들의 삶은 우리들 모두가 부러워할 만하다. 항상 일상에 치여 살아가는 우리들의 욕구 불만을 그들의 삶을 보며 풀어 주곤 한다. 그리고 그들의 드라마와 영화와 예능과 노래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그들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노동자, 엄밀히 말해 비정규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때론 그들을 우러러보고 때론 그들을 비난한다. 결국은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럴 바에 차라리 그들의 문화가 어떠한 경위로 생성되고 발전해왔는지 더듬어보고, 이를 고찰해보고자 노력하는 의미에서 책을 지었다고 한다. 그것이야말로 평범한 내가 특별한 세계에 갖는 호기심이자 이를 즐기는 사람으로서 갖는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말한다. 


책은 셀러브리티의 탄생, 조건, 발전 과정을 이론이 아닌 사례를 통해 보여 준다. 셀러브리티는 미디어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한다. 특히 TV의 출현은 엄청난 변화를 끌고 온다. 그러나 저자는 오히려 셀러브리티의 기원을 할리우드 스타 출신의 영국 왕실 왕비였던 '그레이스 켈리'로 보고 있다. 이후 할리우드 스타 '칼 레믈리'와 '마릴린 먼로'까지, 초창기 셀러브리티는 모조리 여자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셀러브리티가 숭배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소비의 대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자는 계속해서 TV의 출현으로 본격화된 셀러브리티 탄생에, '파라 포셋'과 '오프라 윈프리', 그리고 '바바라 월터스'를 예로 들며 여성의 막강한 파워를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파트 2에서 소개하고 있는 10명의 유형별 셀러브리티들. 이름만 들어도 그(그녀)의 삶을 꿰고 있을 듯한 사람들이 즐비하다. '다이애나', '톰 크루즈', '데이비드 베컴', '패리스 힐튼', '존 F. 케네디' 등이다. 


이 중에서 패리스 힐튼의 경우, '유명한 걸로 유명하다'라는 유명한 말로 유명한 셀러브리티이다. 그야말로 '유명'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녀는 다른 셀러브리티와는 달리 자신만의 독자적인 영역이 없다. 다만 그녀는 미국의 유명 리얼리티 쇼인 <심플라이프>에 출연해 화려한 도시를 떠나 시골 농장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었다. 그것보다 그녀는 힐튼호텔의 창업자 콘래드 힐튼 일가의 증손녀로 유명하다고 할 수 있겠다. 


또 한 명의 셀러브리티를 꼽자면 데이비드 베컴이 있다. 그는 스포츠가 거대 비즈니스로 성장한 오늘날, 그 정점에 서 있는 인물이다. 그 어떤 연예인보다 뛰어난 외모, 두드러진 패션 스타일 등 때문이다. 그래서 진정한 축구 실력을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베컴을 그저 그런 축구 실력을 아주 뛰어난 외모로 커버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는 또한 영국의 인기 걸그룹 스파이스걸스의 멤버인 빅토리아와 결혼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들은 우리나라 장동건과 고소영 커플 이상 가는 최고의 커플이라 할 수 있겠다. 그는 공식 은퇴를 한 이후에도 특별함을 잃지 않고 있다. 


지금은 과거보다 대중이 미디어를 대하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 그동안 대중 또한 많은 것들을 보았고 거기서 배웠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러다 보니 대중을 만족 시키려는 이들의 성장도 눈에 띈다. 그들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잡을 수 없는 높이까지 올라간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의 격차도 점점 벌어진다. 때론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비극이 있기도 한다. 


역설적으로 대중의 눈높이가 그만큼 높아졌고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도 된다. 그럴수록 더욱 철저하고 냉철한 눈이 필요하다. 대중문화의 주인은 대중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예전의 '태어난' 셀러브리티가 지금은 '만들어진' 셀러브리티가 되었다. 즉, 기획된 상품으로의 형태로, 대중의 입맛에 철저히 기반한 시스템이 완성되어가고 있는 현재이다. 


이제는 대중의 차례가 올 것이다. 성숙한 대중 문화, 셀러브리티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대중에 의한 셀러브리티 문화 분석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조금 부족한 면이 있지만, 대략을 살피는 데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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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미디어, 셀러브리티의 시대, 소비, 숭배, 연예인, 유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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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 https://linktr.ee/singe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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