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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 https://linktr.ee/singe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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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핑크에 대한 기본적이고도 교과서적인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 2020.10.28
  • 미국 대마 규제의 과거, 현재, 미래 <그래스 이즈 그리너> 2019.05.28
  • 헤밍웨이가 썼던 몰스킨은 우리가 아는 그 몰스킨이 아니다? <문구의 모험>(5) 2015.11.09
  •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나? 중요한 건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 <슈퍼차이나>(11) 2015.05.29
  • <나의 그리스식 웨딩> 이 정도 킬링 타임 영화라면 괜찮다!(2) 2015.01.09
  • <세상물정의 사회학> 헤르메스가 세상과 조우하는 방법(12) 2014.01.28
  • <집의 초심, 오두막 이야기> 건강한 답답함과 불편함을 느껴보자(12) 2013.11.08

블랙핑크에 대한 기본적이고도 교과서적인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0. 10. 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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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 포스터. ⓒ넷플릭스



고백하건대 '블랙핑크'를 잘 모른다. 어느 정도냐 하면, '아! 이 노래가 블랙핑크 거였어?' 하고 놀라는 정도. 그들의 노래야 하도 많이 들어 봤으니 모르기 힘들 테지만, 그 노래가 그들의 노래인지 모를 때가 많거니와 그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모양새를 전혀 모르는 것이다. 4명으로 구성된 걸그룹이라는 건 알지만 각각의 멤버들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한다. 


와중에 블랙핑크를 조명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가 공개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동안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통해 여성 아티스트 다큐멘터리를 접했는데, 기억에 남는 건 가장 최근 공개되었던 <미스 아메리카나>였다. '테일러 스위프트'에 대한 다큐멘터리로, 거대한 명성과 인기와 이름 뒤에 가려진 진짜 테일러 스위프트를 알려 준 소중한 콘텐츠. 그 전에도 넷플릭스는 여성 아티스트로는 레이디 가가와 비욘세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는데, 모두 꽤 유명세를 떨쳤다. 그리고 네 번째가 바로 블랙핑크인 것이다. 


다큐멘터리는 재미없지 않다, 굉장히 재미있다. 그리고 재미있어야 한다. 하여, 재미없을 것 같은 다큐는 애초에 보지도 않는다. 솔직히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는 내외적으로 그리 관심 가는 모양새는 아니었다. 하지만, 봐야 할 이유가 있었다. 난 블랙핑크를 잘 몰랐지만 알고 싶었다. 모두 방탄소년단을 입에 올리지만, 걸그룹으로서 블랙핑크는 방탄소년단에 필적할 유일한 아티스트라 하지 않는가. 시대를 일정 정도 이끌고 또 책임지고 있는 대상을 기본적으로나마 알지 못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블랙핑크의 독보적인 기록들


작품은 1시간 20여 분의 길지 않은 분량으로 블랙핑크의 데뷔(2016년 8월)에서 3년 후 월드 투어까지를 다룬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완벽한 성공 가도의 스토리를 보여 줄 거라 예상되었는데, 실제로는 매우 아기자기했다. 포커스가 블랙핑크라는 그룹의 현재와 미래에 있지 않고 블랙핑크를 구성하는 4인 따로 또 같이의 과거와 현재에 있기 때문이다. 그들 말고는 '제5의 블랙핑크 멤버'라고 불러도 손색 없을 YG의 책임 프로듀서이자 블랙핑크 프로듀서 테디 정도가 나와 인터뷰할 뿐이다. 


잠깐 블랙핑크의 영향력을 수치로 들여다본다. 지난 10월 2일 블랙핑크 첫 정규 앨범 'THE ALBUM'은 빌보드 200 차트 2위에 올랐고 그 덕분에 빌보드 아티스트 100에서 정상을 밟기도 했다. 또한 이 앨범은 KPOP 걸그룹 최초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지난 8월 28일 셀레나 고메즈와 함께 발매한 싱글 'Ice Cream'는 빌보드 핫 100 차트 13위에 올랐다. KPOP 걸그룹으로서 독보적인 기록이다. 또한 작년엔 KPOP 그룹 최초로 세계 3대 음악 축제 중 하나로 불리는 '코첼라 밸리 뮤직&아츠 페스티벌' 무대에 올랐다. 


그런가 하면, 블랙핑크의 유튜브와 인스타그램과 V LIVE와 스포티파이와 페이스북 팔로워 수는 모두 국내 탑 수준이다.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수로 따지면, 10억 뷰 이상 기록한 곡이 3개에 이른다. 총 10개의 뮤직비디오가 있는데, 모두 1억 뷰 이상을 넘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선 적수가 없는 걸그룹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핫한 걸그룹인 건 분명하다. 그런 그들의 지극히 소소한 개인사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이 작품인 것이다. 블랙핑크에 대한 기본적이고도 교과서적인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겠다. 


제니, 리사, 지수, 로제의 다양한 문화 결합


테디가 말하길 모든 그룹에는 정체성을 결정짓는 문화적 배경이 있다고 한다. 블랙핑크의 경우 다양한 문화의 결합으로 눈에 띄고 특별하다고 하는데, 4인의 멤버가 각각의 개성과 배경을 갖고 빛을 잃지 않으면서도 서로 유기적으로 보완하고 결합하는 모습에 있다고 하겠다. 제니, 리사, 지수, 로제가 따로 또 같이 성장하는 걸 지켜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제니는 메인래퍼로 솔직한 매력을 가진 완벽주의자라고 한다. 그녀는 10살 때까지 서울에서 자랐다가 5년 동안 뉴질랜드 유학을 다녀와 연습생을 거쳐 데뷔했다. 제니의 눈에 태생 천재로 보인 이가 있었으니 리사다. 그녀는 메인댄서이자 리드래퍼로 발랄한 실행주의자라고 한다. 평소와 다르게 실행에 들어서면 무섭게 집중하는 타입이다. 태국인으로, 태국에서 자라 태국 현지 오디션을 통해 데뷔했다. 


리더 없는 그룹인 블랙핑크의 맏언니이자 실질적인 리더 역할의 리드보컬 지수는 소탈함이 엿보인다. 비쥬얼 담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미모를 자랑하며, 데뷔 전에 TV 광고와 드라마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블랙핑크 하면 생각나는 독특하고 독보적인 음색을 담당하는 이는 메인보컬이자 리드댄서 로제다. 그녀는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호주로 이민을 가서는 연습생이 된 16살 때부터 한국에서 거주하기 시작했다. 외로움을 타고 자신감이 떨어져 있는 타입이지만, 끊임없이 성실한 노력으로 헤쳐 나간다. 


작년 연예계를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버닝썬 게이트'로 특히 YG 엔터테인먼트의 명성이 곤두박칠 쳤다. 그 때문에 오랫동안 열렬히 좋아라 했던 'YG 엔터테인먼트'라는 문화 공동체와 소속 연예인들에 대한 신뢰 또한 없어졌다시피 했다. 블랙핑크도 예외일 순 없었다. 시간이 꽤 흐른 후 이 작품을 보니, 버닝썬 게이트와 YG를 떼 놓을 순 없겠지만 버닝썬 게이트와 블랙핑크는 떼 놓아야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평범해서 오히려 특별한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라는 다큐멘터리 콘텐츠 자체는 전혀 새로울 게 없다. 이목을 끌 만한 화려한 편집도 없고,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사실을 건네려 하지도 않고, 모두가 알지만 애써 쉬쉬했던 진실의 뒷이야기를 파헤치려 하지도 않고, 역사의 길이남을 만한 성공의 뒷이야기를 치열하게 들여다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특별한 게 있다면 블랙핑크 그 자체다. 하여, 그들의 지극히 소소하고 일상적인 면을 보여 주는 것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어디서도 블랙핑크의 성공한 현재만 볼 수 있지 않은가. 


그래서 이 작품은 평범하기 그지 없지만 통속적이지 않고 별 게 없어 보이지만 특별하다. 블랙핑크 입장에서는 팬 아닌 이들에게도 다가가 접점을 찾을 수 있을 테고, 팬 입장에서는 블랙핑크가 편안하고 긍정적으로 보다 많은 이에게 가 닿을 수 있을 테며, 블랙핑크와 접점이 없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유명 연예인의 꾸미지 않은 일상과 생각을 들여다보며 특별한 공감을 전달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작품의 처음과 끝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장면이다. 차량을 타고 어딘가로 이동 중인 멤버들이 "이제는 가냘픈 이미지의 노래도 해 보고 싶다"며 소소한 바람을 드러내고, 연습생 시절의 식당을 방문해서는 "우리가 마흔 넘어서도 춤을 출 수 있을까?"라며 미래에 대한 보통의 질문을 던진다. 특별한 이력을 쌓아 왔고 쌓고 있으며 쌓아갈 그녀들이지만, 우리네의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는 부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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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YG, 걸그룹, 기록, 로제, 리사, 문화,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 일상, 제니, 지수, 특별, 평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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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마 규제의 과거, 현재, 미래 <그래스 이즈 그리너>

넷플릭스 오리지널 2019. 5. 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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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그래스 이즈 그리너>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그래스 이즈 그리너> ⓒ넷플릭스



지난해 캐나다는 의료용으로 뿐만 아니라 식품과 음료 등 모든 형태로 대마 사용을 합법화시켰다. 미국에서도 30개 주 이상이 의료용 대마 사용을 합법화했고, 10개 주에서는 기호용 대마 판매와 사용까지 전면 합법화했다. 태국이 작년 동남아시아 최초로 의료용 대마 사용을 합법화시킨 데 이어. 한국도 올해 50여 년만에 대마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 목적으로 대마 성분 의약품 구입을 합법화시켰다. 


캐나다와 미국의 대마 합법화 '열풍'으로 국내외 여행객들의 국내 대마 밀반입 사례가 수백% 늘어났다는 보도가 줄을 잇기도 했다. 그야말로 대마가 전 세계의 핫이슈가 되어 가고 있다. 그것도 '대마 규제'가 아닌 '대마 규제 완화' 또는 '대마 합법화' 말이다. 한쪽에서는 승리라 자축하며 눈물을 흘리고 환호를 부르고 있는 반면, 한쪽에서는 비상이 걸렸을 것이다. 


때맞춰 넷플릭스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한 편 <그래스 이즈 그리너>를 선보였다. 대마초 합법화 바람이 부는 지금, 곡절 많은 역사를 되짚는다는 설명과 함께. 사실 대마 합법화에 강력하게 찬성하고 있는 이 다큐멘터리는 보고 나면 어느 정도 동조하게 될 수밖에 없게끔 만들었는바, 대마가 불법인 나라나 대마 합법에 반대하는 사람이 보기에는 굉장히 불쾌하고 도발적이고 위험하다 하겠다. 더불어 다분히 미국 유색인종 입장이라는 점을 밝혀둔다. 


미국의 대마 규제와 금지 그리고 인종차별


다큐멘터리는 '미국은 왜 이제서야 대마초 사용을 용인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그 시작은 1930년대 재즈 뮤지션, 미국의 대마초 역사를 미국의 음악 역사와 긴밀히 얽혀 있기 때문이다. 루이 암스트롱을 비롯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명 재즈 뮤지션 거의 모두가 대마초를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노래에도 쓰인 바, 지금까지도 쓰이는 다양한 은어를 창조해냈다. 


전 세계적으로 '대마'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그 이름, 힙합 전설이자 대마초 사업가로 유명한 '스눕 둑'이 이 다큐멘터리에 나오지 않을 수 없었을 터 그는 대마를 찬양하며 뮤지션들이 역사에 길이 남을 명곡을 만들어낼 때 대마가 큰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내 영혼을 꺼내 보는 느낌이죠.' 그밖에 많은 예술가들이 이에 동조하는데, 하나같이 대마가 최고의 모습을 꺼낼 수 있게 만든다고 한다. 


1910년 미국에 대마가 들어왔을 때 규제 대상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런데 흑인과 멕시코인을 위시한 이주민들이 대거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왔고 '대마'를 하는 그들이 백인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까봐 두려워 규제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후, '금지화의 아버지' 해리 앤슬링어 출현한다. 그는 금주국 소속 직원에서 1930년대 마약국 수장이 되어서 전면적인 마약 금지화를 시작한다. 문제는 그가 뼛속까지 인종차별주의자였다는 사실, 그 이면엔 온갖 음모론도 도사리고 있다. 


1937년 사실상 대마초는 금지되지만, 같은 시기 뉴욕의 라과디아 시장이 의뢰한 대마초 종합 보고서는 앤슬링어가 대마초에 대해 말한 게 모두 거짓이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그의 목적은 미국인의 마약 중독을 막기 위해 대마를 금지하는 게 아니라, 인종차별에 기반해 대마를 금지하는 것이라는 뜻. 즉, 다큐멘터리는 미국의 대마 규제와 금지 역사엔 인종차별이라는 키워드가 반드시 언제나 함께 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음악, 문화와 연관된 미국의 대마 역사


미국 대마의 역사는 음악뿐만 아니라 문화에도 깊이 연관된다. 1960년대 잭 케루악, 앨런 긴즈버그를 위시한 '비트 세대'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비트 세대는 재즈의 기풍을 문학에 녹여내어 문학적으로 창의적인 표현을 가능케 했고, 반사회와 반문화의 키워드로 누구나 행하는 대표적 불법인 대마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리하여 당시에 이미 대마초 합법화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1970년대 초중반 리처드 닉슨과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시대,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대마 금지뿐만 아니라 대마를 위시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혁명의 시대 60년대, 자유의 시대 70년대를 지나, 억압과 규제의 시대 80년대가 도래한 것이다. 마약, 아니 대마초는 그 논란과 쟁점과 전쟁 한가운데에 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그 표적은 흑인과 라틴계로 향했다고 다큐멘터리는 말하고 있다. 


그 억압과 규제를 뚫고 나온 또 하나의 저항 문화가 바로 힙합이다. 힙합과 대마초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건, 그것들을 잘 알지 못하는 누구라도 대략적으로나마 인지하고 있을 테다. 그 사이 밥 말리를 위시한 레게도 대마와 깊은 관련이 있는 건 물론이다. 대마의 역사를, 재즈와 비트 세대와 마약과의 전쟁과 힙합의 역사와 접목시켜 알기 쉽고 흥미롭게 보여주는 건 탁월한 선택과 그에 따른 구성이었다고 본다. 


아쉬운 건, 반대 의견을 단 한 가지도 듣지 못해 형평성에 있어서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것. 대마초가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대마초 자체로는 설혹 오히려 좋은 점만 있고 나쁜 점을 찾을 수 없다고 할지라도, 대마초로 시작해 '진짜' 마약인 필로폰, 헤로인, 코카인 등으로 갈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하나로도 대마초의 위험성은 충분하다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그마치 15년 전에 유현이라는 저자가 <대마를 위한 변명>이라는 책을 내 '담배를 피우는 것보다 차라리 대마초를 피우는 것이 낫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이 책에서 보이는 '진실'과 '근거' 그리고 펼치는 '논리'와 '주장'이 <그래스 이즈 그리너>의 그것과 거의 흡사하다. 물론 시기가 시기인 만큼 주장하고 받아들이는 주체들의 생각과 힘과 영향력 등이 모두 판이하게 다르다고 하지만, 두 콘텐츠 모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거라 보지는 않는다. 다만, 대마에 대한 선입견이나 고정관념과 시대를 좌지우지하는 권력에 대한 환기를 시키는 데는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고 본다. 


대마의 현재와 미래


<그래스 이즈 그리너>가 놓치지 않는 부분이 대마의 역사뿐만 아니라 대마의 현재와 미래이다. 이 부분이 사실 보다 충격적이었는데, 정부에서 판단하기에 합법이든 불법이든 어차피 수많은 사람들이 피고 있는 대마초이기 때문에 그럴 바엔 차라리 수면 위로 올려 세금 장사를 하는 게 여러 모로 이득이 되는 시점에 왔다고 본 것이다. 


이는 다분히 자본주의적 생각의 발현으로, 몇십 년 동안 인종차별의 주요 방편으로 사용했던 대마 규제를 푼 게 아니라는 점이 와중의 이슈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에 발맞춰 경영자와 자산가와 기업가들이 대마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불법의 늪에 빠져 대마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서도 사업에 뛰어들기는커녕 제대로 된 인생조차 살 수 없게 된 유색인종들에겐 먼 일이라는 것. 


대마는 음지에서 양지로 올라왔다. 그 주인은 유색인종 아닌 백인일 것이 자명하다. 아니, 계급적으로 높은 사람들의 것이 될 테다. 대마를 통해 자신들의 위치를 공고히했던 '그들'은, 앞으로도 다른 식으로 대마를 통해 자신들의 위치를 공고히할 것이다. 비단 '대마'뿐일까, '마약'뿐일까 생각해본다. 규제를 통해 계급을 유지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지 않은가. 


문제는, 규제를 푼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닌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도록 '그들'이 준비하고 실행에 옮긴다는 점이다. 결국 바뀌는 것 없을 것이기에, 너무 많이 파고 들어가고 싶어지지 아니하고 너무 많이 알고 싶어지지 아니하며 너무 많이 관여하고 싶어지지 아니하게 된다. 그것 또한 '그들'이 원하는 것일 테고, 그렇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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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스 이즈 그리너, 넷플릭스, 대마초, 마약, 문화, 미국, 위험, 음악, 인종차별, 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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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가 썼던 몰스킨은 우리가 아는 그 몰스킨이 아니다? <문구의 모험>

신작 열전/신작 도서 2015. 11.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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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문구의 모험>



<문구의 모험> 표지 ⓒ어크로스


컴퓨터로 쓰고 프린터로 뽑힌 교정지 위에 작가의 육필이 담깁니다. 전 그걸 다시 컴퓨터를 이용해 원고에 옮기죠. 그러곤 그 원고 교정지를 뽑아 저 또한 육필로 교정을 봅니다. 그럴 때면 어김 없이 어색한 기분이 들어요. 펜을 손에서 놔본 지 너무 오래되었다는 느낌 때문인데요. 대학생이 되고 부터는 펜 대신 컴퓨터 키보드가 익숙해졌죠. 그래도 펜이 할 일은 여전히 있는가 봅니다. 


스마트폰이 나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어요. 그 인기는 지금도 여전하고요. 스마트폰으로 못하는 게 거의 없어요. 그 중에서도 초창기에 엄청 알리려는 기능이 생각납니다. 손으로 화면을 터치하는 거, 펜으로 화면에 글씨를 쓸 수 있는 것 등의 터치 관련 기능 말이에요. 그래서 전 더 이상 펜이 필요 없게 될 줄 알았어요. 굳이 종이에 쓸 필요 있나요? 스마트폰에 쓰면 되잖아요. 그런데 지금 보세요. 누가 스마트폰에 펜으로 글씨를 쓰나요? 정말 보기 힘들죠. 저 또한 한두 번 해보고 그만 뒀어요. 펜은 여전히 살아 있네요. 


펜의 위상이 예전만 못한 건 확실하죠. 모든 걸 집어삼키는 블랙홀인 스마트폰의 존재 때문이겠죠. E-book이 등장하면서 종이책의 시대가 끝날 거라고 하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과연 그런가요? 지금 상황이 그런 식으로 흘러가고 있는 가요? 딱히 그런 것 같지는 않아요. <문구의 모험>(어크로스) 저자인 제임스 워드 또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는 펜, 종이의 생명이 그리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해요. 심지어 펜은 앞으로도 죽지 않을 것이고, 펜을 포함한 문구류가 영원할 거라 말합니다. 


어릴 때, 아마 초등학생 때겠죠? 당시 저희 집은 구멍가게를 하고 있었어요. 초등학생의 필수품 중 하나인 과자는 원 없이 먹었죠. 지금 생각해보니 축복 아닌 축복이었네요. 다른 하나의 필수품은 무엇이었을까요? 장난감이 아니었을까요. 장난감은 문방구에서 팔았어요. 그런데 막상 문방구에 가면 장난감은 안 보이고 온갖 문구류가 보였어요. 문방구니까 문구류가 많이 보였겠죠? 


가장 많이 보이는 건, 역시 펜과 노트. 그리고 교실에서 많이 쓰일 만한 문구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각나요. 사쿠라 펜, 형광펜, 화이트(수정테이프), 포스트잇. 이것들이 뭐냐 하면요. 제가 정말 갖고 싶었지만 가질 수 없었던 문구들이에요. 기억으론, 당시 초등학생 기준으로는 너무 비싸서 가질 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몇몇 친구들은 가지고 있었죠. 참 많이 빌려서 썼어요. 


문구류의 역사와 뒷이야기


<문구의 모험>에는 그런 문구류들의 역사가 정말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어요. 문구가 스스로 태어나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태어나는 만큼, 문구의 역사를 기술함에 있어 만들고 발전시킨 사람이 크게 부각되게 되어 있죠. 또한 개인이 아닌 회사에 의해 팔리는 만큼 회사 또한 크게 부각되고 있어요. 그런 점이 조금 불편했지만, 문구에 얽힌 수많은 뒷이야기들은 흥미로웠습니다. 


몇몇 문구류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볼까요? 전 세계적으로 제일 유명한 공책인 '몰스킨' 잘 아시죠? 몰스킨 공책은 빈센트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 어니스트 헤밍웨이, 브루스 채트윈 등 유명 인사가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그래서 엄청난 인기와 함께 전설적 존재가 되었죠. 하지만 그들이 사용한 공책은 현재 몰스킨이라는 브랜드를 가진 회사에서 낸 공책이 아니었습니다. 단지 몰스킨 공책과 비슷한 종류의 공책이었을 뿐이죠. 예를 들면 이런 식이죠. '머그컵'으로 불리지만 정확한 이름은 존재하지 않는 어떤 종류의 컵이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자, 어느 회사가 '머그컵'이라는 브랜드로 머그컵을 팔기로 한 거예요. 그러고는 예전의 머그컵의 좋은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와 브랜드에 입힌 거예요. 몰스킨의 진짜 모습입니다. 


연필에 관련된 일화도 있어요. 에버하드 파버 사가 1934년에 출시한 '블랙윙 602'이라는 제품이 있는데요. 이 연필을 예찬하는 대가들이 많았다고 해요. 스타인벡이 제일 좋아한 품종이 블랙윙 602라고 하고요. 이 밖에도 많은 유명 인사들이 이 품종을 좋아했는데, 아쉽게도 1998년에 생산이 중단되었다고 해요. 비싼 가격이 유명 인사들에게는 부담이 되지 않았지만 상업적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죠. 


"스타인벡 외에도 블랙윙의 팬은 많았다. 프랭크 시나트라와 함께 작업한 것으로 유명한 기획자 넬슨 리들은 그 연필을 제일 좋아했다. 퀸시 존스는 작업할 때마다 주머니에 이 연필을 한 자루 꽂아두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그의 마지막 소설인 <할리퀸을 보라>에 그 연필을 등장시킨다. 만화작가 척 존스는 자기 그림을 "블랙윙으로 만들어 낸 흩날리는 드로잉들"이라고 묘사했다." (본문 중에서)


홍보용 펜에 관한 웃지 못할 일화 하나 소개할게요.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스폰서이기도 한, 세계적인 은행 '바클레이스 은행'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2004년에 이 은행은 새로운 계획을 실험합니다. 은행에 가면 분실 방지용 끈이 달려 있는 펜이 있죠? 그게 은행이 고객들과 맺던 낡은 관계를 상징한다고 생각해, 끈을 풀어버렸어요. 그러곤 공짜로 얼마든지 가져가라고 했죠. 일종의 신뢰 관계를 보이려는 의도였죠. 하지만 그 의도는 보기 좋게 빗나갑니다. 한 지점에서 5일 만에 4000 자루가 사라졌죠. 급기야 2006년 영국의 1500개 지점에서 모두 실시했는데, 총 1000만 자루가 사라졌고 그 가격은 총 30만 파운드(약 6억 원)가 되었다고 해요. 


만년필과 양초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그들이 살아 남은 방법이 아닐까요. 과거에 만년필이 우리에게는 작업 도구였지만 이제는 장식품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변해가고 있죠. 그 인기가 결코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양초 또한 전구가 발명 되어 사라질 운명이었어요. 하지만 양초는 예술의 영역으로 이동해 낭만적인 물건으로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어요. 


져버리기 힘든 '문화', 그리고 '문구'


문구의 역사보다 이런 뒷 이야기들이 훨씬 재밌는 것 같아요. 앞서도 말했듯이 문구라는 게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알려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그 이후에는 생명력을 갖게 되어 오히려 누군가를 끌어 당기게 되지 않나 싶어요. 수많은 사람들이 문구 덕분에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되었으니까요. 그러는 한편 문구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게 되었죠. 


우리가 살아 가면서 없어도 되는 것들은 참 많아요. 사람은 기본적인 것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어요.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체화 되어, 없어도 살아갈 순 있지만 반드시 찾게 되는 것들이 있죠. '문화'라는 큰 범주가 그게 아닐까 생각해요. 문화 생활이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잖아요. 그렇지만 문화가 한 번 우리 삶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져버리기 힘들죠. 


여전히 없어도 그만 있으면 편리한 그런 존재, 학생일 때 교실에서만 사용했던 어릴 때의 추억 정도인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문구는 우리 삶에서 그런 존재가 아닐까 해요. 우리네 삶과 문화와의 관계처럼. 아니, 문구도 문화의 한 부류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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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몰스킨, 문구류, 문구의 모험, 문방구, 문화, 스마트폰, 양초, 연필, 펜
  • BlogIcon 空空(공공)
    2015.11.09 15:23 신고

    요즘 같아서 저는 컴퓨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
    많아졌습니다.
    손글씨 쓰기가 어렵기 땜에..

    • BlogIcon singenv
      2015.11.29 17:09 신고

      저도 그러네요ㅋ
      어렸을 땐 손글씨가 참 중요했는데 말이에요.

  • BlogIcon 조아하자
    2015.11.09 22:08 신고

    전 옛날에 문구류들 사모았던 기억이... ㅋㅋㅋ 요즘에는 문구류를 예전만큼 많이 안쓰다보니 사모으지도 않게되더군요 ㅋㅋㅋ

    • BlogIcon singenv
      2015.11.29 17:10 신고

      다들 그러시겠죠?^^
      지금이야 문구류를 대체할 만한 것들이 참 많아요.


  • 2015.12.08 13:50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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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나? 중요한 건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 <슈퍼차이나>

신작 열전/신작 도서 2015. 5. 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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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슈퍼차이나>



<슈퍼차이나> 표지 ⓒ가나출판사



2000년대 들어서였던 것 같다. 중국이 향후 30년 내에 세계 최강대국의 반열에 올라설 거라는 예측이 난무하던 때가 말이다. 당시 중국은 의식주 문제가 해결되는 단계인 '온포'를 지나 경제, 정치, 문화가 조화롭게 발전하는 단계이자 국민 수준을 중산층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소강' 사회로의 이행을 선포한 시기였다. 1997년 장쩌민의 선포 이후 2003년 후진타오는 본격적인 소강사회로의 진입에 박차를 가했다. 


그로부터 십수 년이 흐른 지금 중국은 어디쯤 와 있을까? 단적으로 말해 중국은 아직 소강사회로의 완전한 진입은 하지 못한 상태이다. 집권 2년 차를 맞이한 시진핑 주석이 '전면적 소강사회'로의 진입을 꼭 실현시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중국이 현재 세계 최강대국이라 불리우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슈퍼차이나'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지난 새해를 맞이해 1월 KBS 다큐멘터리 <슈퍼차이나>를 7부로 방영했다. 세계가 관심을 갖고 또 알고 싶어하는 중국의 현실체를 자세하게 보여줘 찬사를 받았고, 동명의 제목 <슈퍼차이나>(가나출판사)로 출간되었다. 여기서 중국은 '슈퍼차이나'의 면모를 과시했는데, 한국에서 출간이 되기도 전에 판권을 3억 원이 넘는 금액을 지불하고 구입한 것이다. 아무래도 예쁘게 보이지 않았을까?


중국이 보여주는 슈퍼 파워


책은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답습한다. 그래서 이미 다큐멘터리를 보신 분이라면 정리하는 차원에서, 보지 않으신 분은 책으로 대신할 수 있겠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중국이 보여주는 슈퍼 파워가 어떻게 발현되어 어떻게 뻗어나갈 것인지 6개 프레임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인구, 경제(기업), 군사, 땅, 문화, 공산당이 그것이다. 


책에 따르면 중국은 그동안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양'을 자랑하며 '세계의 공장'으로서 역할을 해왔는데, 이제는 그에 '질'까지 더해져 '세계의 시장'으로서의 역할도 겸하게 되었다고 한다. 생활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의식주 방면에서 모든 게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 엄청난 인구의 생활 변화는 전 세계의 변화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본다. 중국의 육류 섭취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에 따라 돼지 사육이 절실하다. 돼지 사육에는 '콩'이 필요하다. 그때문에 세계 최고 수준의 소고기 생산을 자랑했던 아르헨티나는 어느새 세계 최고 수준의 콩 생산을 자랑하게 되었다. 중국하고만 거래를 해도 기존의 소고기 수출보다 훨씬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슈퍼차이나'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슈퍼차이나의 핵심인 '경제' 그리고 중국 그자체


한편 '슈퍼차이나'의 핵심인 '경제' 분야에서 중국은 두드러지게 도약하고 있다. 그것을 상징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현재 가장 핫한 건 단연 '대륙의 실수'라 불리우는 중국 IT 제품들이다. 여전히 'made in china'에는 좋지 않은 시선이 따라다니지만, 이제는 그런 시선도 차츰 변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말그대로 좋지 않은 제품이라는 뜻으로 '대륙의 실수'라는 별명을 붙였지만, 이제는 실수라고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초저가에 탁월한 성능을 자랑하는 제품을 내놓고 있다. 양을 따라잡은 질의 정점이다. 


'역시 대륙이야. 스케일이 커'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그 땅덩어리와 인구를 두고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씀씀이를 두고 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 대륙적 씀씀이는 곧 '차이나 머니'로 발현된다. 중국은 세계를 지배할 양인지 마치 블랙홀처럼 모든 것들을 사들이고 있다. 특히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로 수많은 매물들이 쏟아져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싼 값에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것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이익을 남길 수밖에 없다. 미국이라도 국가적 차원의 이런 투자를 막을 수는 없다. 오히려 반기는 입장이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에 값싼 제품을 수출해왔다. 덕분에 미국인은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걱정 없이 소비할 수 있었다. 반면 중국은 미국에 판매한 수익금으로 미국 국채를 사면서 다시 미국에 돈을 빌려주었다. 결국 미국은 다시 소비를 하고 경제성장이 가능해졌다." (본문 중에서)


중국은 5000년 문명의 역사를 자랑한다.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가 중국에 있고, 세계 4대 성인 중 한 명도 있다. 그에 대한 중국인들의 자부심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를 써먹지 않을 중국이 아니다. 세계를 향한 중국의 전방위적 진출에는 문화도 있다. 또한 우리나라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군사'이다. 지난 200년 동안 세계 패권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해 있었다. 중국은 이를 다시 가져오려 한다. 그야말로 사방팔방 문어발식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 모든 걸 진두지휘하고 있는 건 중국 그 자체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생각하기 쉽지 않다. 정부가 모든 걸 컨트롤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가능하다. '공산당'에 의한 일당통제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더욱더 뻗어갈수록, 정치적으로 더욱더 보수화되고 있는 이유다. '중국식 자본주의'의 총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데, 미국으로 대표되는 '작은 정부 큰 (자유) 시장'이 그 힘을 다 잃어가고 있는 시기에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책도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나? 중요한 건 우리나라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중국의 현재와 미래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이다. 아마도 이 책도 중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해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자 했을 것이다. 문제는 책에서 그런 의도를 찾아보기 힘들 다는 점이다. 시종일관 중국에 대한 지극히 낙관적인 시각만 보일 뿐이다. 각종 수치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미 세계가 중국화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가끔 하는 문제 제기는 소량에 그친다. 책도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가전제품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광물인 '희토류'가 거의 중국에서만 생산되는데, 영토 문제로 일본이 문제를 일으키자 중국이 수출을 금지해버린다. 이에 일본은 급히 사과하고 제재를 풀 것을 요구했다. 이 책에서 느껴지는 것도 이와 다를 바가 없다. 마치 중국 수출을 염두에 두고 만든 책인 느낌이다. 


중국이 머지 않아 세계 최강대국의 위치에 서게 될 거라는 건 의심할 나위가 없다. 자연스레 그 현상들도 여기저기에서 접해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 현상만을 말할 게 아니라, 그 현상을 놓고 대응책을 마련하거나 더 좋은 길로의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물론 중국의 잠재력과 다양성이 무궁무진해 그 현상을 파악하는 것마저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알고자 하는 건 중국의 무지막지함만이 아니다. 중국을 넘어설 수 없다면 어떻게 그들과 공존해야 하는 지 알고 싶은 것이다. 단편적으로, '중국에 진출해라' '중국 관광객을 유치해라' '중국과 협력해라' 같은 종류 말고 더 심층적으로 알고 싶다. 미시적인 중국을 기대해본다. 

슈퍼차이나 - 10점
KBS <슈퍼차이나> 제작팀 지음/가나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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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genv
경제, 공산당, 군사, 땅, 문화, 슈퍼차이나, 우리나라, 인구, 중국
  • BlogIcon 空空(공공)
    2015.05.29 09:33 신고

    중국은 알수록 어렵습니다
    양파보다 더 한것 같아요..

    • BlogIcon singenv
      2015.06.07 16:38 신고

      적절한 비유인 것 같아요! 양파

  • BlogIcon 조아하자
    2015.05.29 10:14 신고

    이 책에 중국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적지 않은 것은 현실적인 제작비 문제 때문일 가능성도 좀 있죠. 요즘 다큐멘터리나 책이나 잘 안팔리는 시대니까요. 책읽는 인구 자체가 줄어들고 있잖아요.

    • BlogIcon singenv
      2015.06.07 16:39 신고

      예, 뭐 그렇죠;;

  • BlogIcon 뉴론♥
    2015.05.29 12:36 신고

    언젠가는 중국이 대박을 날리는 날이 오겠지여

    • BlogIcon singenv
      2015.06.07 16:39 신고

      이미 조짐이 보입니다 ㅋ

  • BlogIcon 늙은도령
    2015.05.30 01:41 신고

    재미있는 사실은 중국의 공산주의는 되고 북한의 공산주의는 왜 안 될까요?
    보수 세력의 논리가 얼마나 엉터리고 기업친화적인지 단적인 사례이지요.

    • BlogIcon singenv
      2015.06.07 16:40 신고

      어찌 되었든 중국은 잘 나가고 있으니까요 ㅋㅋ

    • 경제
      2015.06.13 15:06

      중국의 공산주의는 모택동식의 공산주의로, 다만

      금일의 중국은 공산주의가 아닙니다 물론 장개석도 아닌 그의 후계자 덩샤오핑이 직접 실패작이라고 했고..zz

      물론 너님의 논리를 전면반박하는건 아니다만 글만 적고 감요

    • 123123
      2015.06.13 16:32

      중국이 공산주의를 버린지가 언젠데... ㅋㅋ

    • BlogIcon singenv
      2015.06.15 18:20 신고

      그렇긴 합니다. 중국식 공산주의는 마르크스-레닌의 정통 공산주의와는 한참 떨어져 있죠. 그래도 공산주의가 아니라고도 할 수 없지 않을까 하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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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리스식 웨딩> 이 정도 킬링 타임 영화라면 괜찮다!

오래된 리뷰 2015. 1.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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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리뷰] <나의 그리스식 웨딩>



<나의 그리스식 웨딩> 포스터 ⓒIFC



2002년에 개봉해 전세계적으로 3억 6천 만 달러의 기록적인 흥행을 올렸던 영화 <나의 그리스식 웨딩>. 이 영화는 단돈(?) 500만 달러의 제작비로, 이렇다 할 스타 배우도 없이, 생소한 소재로 이런 사랑을 받았기에 오래 기억에 남는다. 언제 봐도 유쾌하고 기시감이 없고 희망적이다. 


영화는 '과거에 얽매이지 말자', '사랑은 국경도 초월한다' 등의 명제와 함께 한다. 그리고 민족과 문화의 차이와 그 차이를 넘어서는 사랑의 힘을 유쾌·상쾌·통쾌하게 보여준다. 자칫 무겁고 또 진부할 수 있는 주제이지만 그것을 느낄 틈을 주지 않는다. 최근에 개봉한 프랑스 영화 <컬러풀 웨딩즈>는 이 영화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겠다. 


킬링 타임 영화는 맞지만, 확연히 달라


주인공 툴라는 30살의 노처녀(?)이다. 그녀는 미국에 이민을 와 사는 그리스 집안의 딸이다. 가업으로 내려오는 레스토랑 '댄싱 조르바'의 매니저 겸 웨이트리스로 잡일을 도맡아하고 있다. 그녀는 굉장한 촌닭으로 평생 연애 경험 한 번 없어, 온 집안이 그녀의 결혼 성사에 관심을 갖고 매달리는 중이다. 


한편 툴라의 아버지는 그리스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다. 모든 단어의 시작을 그리스어에서 찾으려는 노력이 필사적이다. 심지어 일본어인 '기모노'까지도 그 기원을 그리스어에서 억지로 찾으려 한다. 이민자 집안이기에 역으로 그 자부심이 더욱 커진 것이리라. 거기에 그리스 민족 특유의 공동체(가족, 나라, 민족) 중심적인 문화가 겹쳐져, 절대적으로 그리스인과 결혼을 해야 하고 그리스식 결혼을 해야 하며 아이들도 그리스식으로 교육(예를 들어 그리스 학교에 다녀야 한다.)해야 한다는 철칙을 갖고 있다. 또한 보수적인 측면이 강해서, 여자는 일정 정도 이상의 교육을 받으면 안 되고 빨리 그리스 남자와 결혼해서 그리스 아이를 낳고 다른 사람을 먹여 살리면 된다고 말한다. 


그런 와중에 툴라는 이상형인 남자 이안 밀러를 발견한다. 그러며 자신의 초라한 행색에 어찌할 바를 몰라한다. 그녀는 과감히 새로운 삶으로의 여정을 떠난다. 대학에서 컴퓨터 교육을 받고 이모의 여행사에 취직을 해 새롭게 시작을 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열심히 자신의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는 그녀 앞에 이상형인 남자가 나타난다. 몰라보게 달라진 그녀의 모습에 반한 것이다. 이때부터 영화는 그녀의 변화에서, 그의 변화, 그녀의 가족과 그의 가족의 변화로 까지 이어진다. 



<나의 그리스식 웨딩>의 한 장면. ⓒIFC



이 영화는 스토리로 승부를 보지 않는다. 굳이 보지 않아도 스토리 라인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서로 이해하고 모든 것이 잘 풀리는 해피엔딩. 그래서 연출력과 연기력, 분위기 등으로 승부를 보아야 한다. 얼마나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표현해낼 수 있는가, 배우들의 연기가 안정적인 스토리에 묻히지 않고 얼마나 영화를 잘 끌고 나갈 수 있는가, 분위기 또한 마찬가지이다. 


즉 이런 류의 영화는 흔히 말하는 '킬링 타임' 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 생각 없이 한 번 재미있게 보고 마는 영화. 하지만 <나의 그리스식 웨딩>은 여타 '킬링 타임' 용 영화와는 다른 선명한 '주제'가 존재한다. '사랑'이라는 줄기와 '문화'라는 줄기. 영화는 이 두 줄기를 씨줄과 날줄로 탄탄하게 엮었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빈틈이 보이지 않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사랑'과 '문화' 그리고 '결혼'


툴라와 이안 밀러는 결혼을 결심하고 양가 부모님을 방문한다. 하지만 그 과정과 결과는 불 보듯 뻔한 일. 남자 쪽의 별로인 듯한 반응. 여자 쪽의 완강한 반대. 그래도 다행인 건 남자 쪽 부모님은 최소한 반대는 하지 않았다는 것. 그래서 남자친구 이안 밀러는 여자친구와의 결혼을 위해 일생일대의 결정을 한다. 제목에도 나와 있듯이, '그리스식 웨딩'을 말이다. 결정은 결정이지만, 그 결정이 실현되기까지 숱하게 겪을 일들을 이들이 과연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나의 그리스식 웨딩>의 한 장면. ⓒIFC



전혀 다른 두 사람, 두 가족, 두 나라, 두 민족이 하는 결혼을 재미있고 유쾌하게 보여주는 이 영화. 하지만 그 이면에는 '결혼 하는 건 참으로 어렵구나' 하는 명제도 있다. '결혼 하기도 전에 파산하겠다'고 걱정하는 엄마의 말, 아버지가 결혼 선물로 집 한 채를 주는 모습, 여자 쪽의 수백 명 하객과 남자 쪽의 10여 명의 하객 차이 등. 이 영화의 두 줄기 '사랑'과 '문화'에 '결혼'이라는 키워드를 반드시 추가 시켜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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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genv
가족, 결혼, 그리스, 나의 그리스식 웨딩, 문화, 사랑, 킬링 타임
  • BlogIcon 늙은도령
    2015.01.09 20:59 신고

    이거 봤는데 가물가물 하네요.
    여 주인공 가족이 대가족 맞지요?

    • BlogIcon singenv
      2015.01.09 21:24 신고

      네 맞아요 ㅎㅎ
      그리스에서 이민 온 대가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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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물정의 사회학> 헤르메스가 세상과 조우하는 방법

신작 열전/신작 도서 2014. 1. 28.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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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세상물정의 사회학>


<세상물정의 사회학> ⓒ사계절

2007년 시작되어 지금은 최고의 미드(미국드라마)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평행이론'에는, 두 천재 물리학자가 나온다. 이들은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남길 수 있을 만한 지능을 가졌지만 세상살이는 꽝이다. 자신들이 배운 이론의 창만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런 장면이 나온다. 평소에는 잘 열리던 문이 열리지 않을 때 그들은 과학적·수학적 지식을 총동원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하지만 지나가던 학생이 아주 쉽게 문을 열어젖힌다. 거기엔 어떠한 이론적인 지식이 필요치 않았다. 단지 눈을 조금만 돌리기만 하면 되었다. 아니, 사실은 너무 쉬워서 굳이 설명할 필요조차 없는 행동만이 필요했을 뿐이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너무도 어려운 문제였다. 그들은 그들만의 세계에 갇혀, 세상과 제대로 조우할 수 없이 살아간다. 


그런데 은근히 이런 종류의 사람들이 많다. 흔히 말하는 '세상물정 모르는', '머리에 피도 안 바른', '세상의 쓴 맛을 못 본' 사람들일 것이다. 아직 사회 생활을 접하지 않은 학생들, 사회 생활은 했지만 조직 생활은 안 해본 어른들, 위에서 언급한 이들과 비슷하게 평생 책만 파고 그것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반면, 조직 생활은 안 해봤지만 혼자의 힘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먹고 살기 위해 안 해본 게 없는 사람들, 질곡의 역사를 헤쳐온 사람들도 있다. 


사회학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흔적


<세상물정의 사회학>(사계절)은 저자 노명우 교수가 이 두 종류의 사람들을 모두 이해하기 위해 쓴 서평에세이 형식의 문화비평서이다. 그래서인지 책은 대중서와 학술서를 오가는 느낌이다. 챕터의 형식 또한 그러하다. 무조건 읽기 쉬운 느낌의 에세이 형식으로 현재의 문화세태를 보여주는 식으로 글을 시작하고, 이를 이해하기 위해 대체적으로 고전 학술서를 인용한다. 그러며 자연스럽게 책에 대한 서평도 겻들인다. 그리고나서 저자의 생각으로 챕터를 끝마치는 것이다. 


저자는 대중서 느낌의 글은 '세상으로써의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서 쓰고, 학술서 느낌의 글은 '세계로써의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서 쓰고 있다. 그렇게 대중적인 소재를 가져와 학술적인 주제의식으로 글을 풀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저자가 고민한 흔적이 뚜렷이 보인다. 스스로 밝혔듯이, 이론에만 함몰되어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사회학은 존재 이유가 없다는 것.


"언제나 사회학자는 세속의 존재였다. 단지 자신이 세속의 존재였음을 깨닫고 있지 못했을 뿐이다. 세속에선 특정 이론의 권위보다, 그 권위 있는 이론에 대한 해설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부각된다. 바로 평범한 사람들의 고민 덩어리이다. 그 고민 덩어리는 어느 이론에 대한 해석과 해설보다 긴급하고 중요하다." (본문 중에서)


전령의 신 '헤르메스'가 되어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세상물정 이야기들은 자그만치 25개의 챕터로 나누어 펼쳐진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명품, 언론, 종교, 성공, 섹스, 자살, 노동, 집 등. 이런 소재들을 그람시, 마르크스, 베버, 손택, 벤야민 등의 삶과 사상과 저서들로 푸는 방식이다. 자칫 이질적이고 억지로 끼워 맞춘 듯한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이 책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게 하는 힘이 있다. 이는 순전히 저자의 글 솜씨에 의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 치열한 고민 끝에 나온 '세상'(대중 혹은 세속)과 '세계'(학술 또는 이론)의 훌륭한 접목이 성공한 것이리라. 책에서는 이를 헤르메스(그리스 전령의 신)의 다리라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학술적인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해 앞의 대중적인 글을 가져다 붙인 듯한 느낌이 드는 챕터도 눈에 띄었다. 반대로 대중적인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해 학술적인 고전을 가져다 붙인 듯한 느낌이 드는 챕터도 있었다는 점을 밝혀둔다. 


그럼에도 책을 관통하고 있는 저자의 일관적인 생각들이 정말 속시원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거북하거나 실증나지 않는다. 저자는 주로 자본주의와 성장 지상 주의의 폐해, 기득권층의 교묘한 술수와 어긋난 욕망, 무지하게 흘러가는 문화세테들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실명까지 들어 매몰차게 비판할 때는 희열까지 느껴지곤 한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개인에 대한 사랑과 신뢰, 사회에 대한 비판과 질책이 이어진다. 사회의 짐을 개인에게 떠맡기는 현재의 세태를 두고 볼 수 없다는 고민의 흔적 또한 엿보인다.


세속을 위하여 썼지만, 세속으로 뛰어들지는 않는다


한편 비판을 하며 깊숙히 숨겨왔던 현실의 속살을 함께 끄집어내곤 하는 장면에서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진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 수 있다. 현실을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 중에는, 시궁창같은 현실에 맞대응하기 싫어서 피하는 사람이 있을 테고 그 현실을 증오하며 격렬하게 부딪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하기도 하고 부딪히기도 하며 살아간다. 저자는 바로 이런 사람들, 즉 사상이나 신념을 딱히 갖고 살아가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내놓은 것 같다. 일단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고 겉모습 뒤에는 이런 추악한 본질이 자리잡고 있다는 걸 알려준다. 그런 뒤 문제의식을 내비치는 것이다. 


"상식이 바람직함을 갖추면 양식이 된다. 하지만 상식은 양식보다 힘이 세다. 권력자들은 상식에 대한 대중들의 믿음을 이용해 정치를 하기에 상식적인 말을 늘 언급하지만, 상식에만 머물 뿐, 상식으로부터 양식으로까지 나아가지 않는다. 상식을 이용하는 세력과 상식을 교정하려는 세력이 싸움을 벌일 때, 보통 상식을 이용하는 편이 승리한다. 상식을 자극하는 "경제를 살리겠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보수정당은 '서민'의 표를 얻고, 경제정의를 외치는 진보정당은 빈민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다." (분문 중에서)


하지만 더 이상 들어가지는 않는다. 저자는 직접 시민들 사이로 뛰어든 보들레르를 비판한다. 직접 경험하면서 그들을 이해하겠다는 보들레르의 목적이 실패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지루하고 딱딱한 이론서를 쓸 생각도 없었지만,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가서 경험하고 고발하는 르포를 쓸 생각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이론이나 학술적인 느낌이 더욱 많이 들고, 대중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들을 취합함에 있어서 완전히 나의 얘기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선택한 소재나 문제의식이나 풀어가는 글이나 속시원한 비판 모두가 마음에 들었지만, 나의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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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genv
리얼리티, 문화, 보들레르, 성장주의, 세계, 세상, 세상물정의 사회학, 세속, 자본주의, 평행이론
  •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1.28 09:47 신고

    세상물정의 사회학......
    서평 잘 읽고 갑니다~

    • BlogIcon singenv
      2014.01.29 23:24 신고

      감사합니다-

  • BlogIcon 서흔(書痕)
    2014.01.28 09:48 신고

    아직 전부를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이 책의 서문을 읽었을 때 감탄이 나왔습니다.
    문장과 문체가 너무 깔끔해서 정말 좋은 느낌을 받은 책입니다.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드셨다니
    저는 읽고 어떤 마음이 들지 궁금하네요. ㅎㅎ
    서평을 읽으니 얼른 저도 얼른 읽어야 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 BlogIcon singenv
      2014.01.29 23:25 신고

      문장과 문체가 좋다는 말씀은 동의합니다 ㅋ

  • BlogIcon MINi99
    2014.01.28 12:06 신고

    가끔 어떤 책을 접해야 하나 고민 할때가 많은데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 BlogIcon singenv
      2014.01.29 23:25 신고

      이 책은 정말 재밌더라구요 ㅋ

  • BlogIcon 에스델 ♥
    2014.01.28 12:54 신고

    나의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
    정말 아쉽게 다가옵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행복한 화요일 보내세요!

    • BlogIcon singenv
      2014.01.29 23:26 신고

      안녕하셨죠?
      오랜만에 돌아오셨어요ㅋ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 BlogIcon 김하늘
    2014.01.29 06:57

    설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고향 가시는 길 안전운행하시고 잘 다녀오세요?
    즐겁고 행복한 오늘이 되시길 바랍니다.♡♡

    • BlogIcon singenv
      2014.01.29 23:26 신고

      감사합니다-

  • BlogIcon 미미르의 샘
    2014.01.29 20:35 신고

    그냥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들을 이야기할 책이라 어렴풋이 생각했었는데 에세이를 통해서 어려운 사상서들을 찾아 읽게하는 서평서의 역할도 충실하게 하는 책이었군요 'ㅁ'!!

    • BlogIcon singenv
      2014.01.29 23:27 신고

      저도 제목만 봤을 때는 그렇게 느꼈었죠 ㅋㅋ
      그런데 막상 보니, 재미있으면서도 만만치 않은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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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초심, 오두막 이야기> 건강한 답답함과 불편함을 느껴보자

신작 열전/신작 도서 2013. 11. 8.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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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집의 초심, 오두막 이야기>


<집의 초심, 오두막 이야기> ⓒ사이

이런 말이 있다. “그저 몸 하나 누일 수 있는 곳이면, 그 곳이 곧 집이다.” 집에 대한 소유욕이 적다는 말도 될 테고, 집이란 것이 그만큼 편안하다는 뜻도 될 테다. 그러던 것이 어느 때부턴가 소유를 넘어 투기로, 편안한 집이 아닌 크고 럭셔리한 집으로, 사는(live) 곳이 아닌 사는(buy) 곳으로 변해갔다. 즐거움은 고사하고 편안함이나 아늑함 또한 느끼기 힘들어졌다.

 

집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본다. 집을 사든(buy), 집에서 머물든, 어쨌든 우리는 집에서 살고(live) 있다. 추위나 더위, 비와 바람을 막아준다. 우리는 집에서 모든 걸 영위한다. 나의 집이 아닐 뿐, 우린 하루 종일 다른 집들을 옮겨 다닐 뿐이다.

 

그렇다면 인류 최초의 집은 어떤 형태였을까. 바로 오두막이다. 40만 년경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커다란 타원형의 오두막이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견되었다고 한다. 구석기 시대에는 동굴에서 생활했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특정 지역에 한해였다는 것이다. 은신처는 먹을거리와 물, 기타 자원, 그리고 일터에서 가까워야 했다.

 

겉은 허술하지만 속은 알찬 오두막


집의 초심이 오두막이라고 말하고 있는 <집의 초심, 오두막 이야기>(사이)는 그래서 고고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을 기반으로 지어진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저자는 왜 오두막을 이야기하려는 것일까. 집의 원형과도 같은 오두막이지만, 생각해보면 허술하고 불편하고 답답하다는 느낌만 드는 데 말이다. 내가 직접 살아보니 오두막 진짜 좋다는 식의 홍보는 사절이다.

 

저자는 이 책을 내기 전에 세계의 수많은 건축물들을 견학하고 그 집들을 소개하는 책을 몇 권 낸 주택 전문 건축가이다. 아마도 집의 예술적 미학에 심취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렇다는 건 오두막의 외관에 심취했다는 것인가? 하지만 저자는 머리말을 통해 그런 게 아니라고 싹 잘라 말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오두막이 겉은 허술하게 보여도 속은 알차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였던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문명과 문화의 이기가 된 집에 대한 반박 심리와 함께 지구 환경에 대한 걱정으로 인한 자연친화적 생활 실천 의지가 뒤따른다. 결국은 내가 살아보니 좋다는 식인데, 그 뜻이 예상과는 달랐다. 도시 집값이 너무 비싸 귀농을 했다거나 하는 의도가 아니었던 것이다.

 

결정적으로 저자는 이 오두막에서 전기, 전화, 수도, 가스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 모든 걸 자체적으로 조달한다고. 바람, 태양, 빗물, 숯불, 장작 등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왜 오두막을 짓게 되었는지, 어떻게 짓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사진과 직접 그린 그림을 곁들여 자세히도 설명한다.

 

저자는 멕시코 마야의 민가와 풍경을 목격하고, 비록 허술한 외견이지만 주거공간으로 충분해 보였고 무엇보다 그 정직하고 건강한 풍경이 아름다웠다고 한다. 저자에게 그 풍경이란 오로지 자기만족을 위한 표현과 시도에 얽매여 건축을 농락하는 기류가 아닌, 건축을 건전하게 유지하는 건축의 초심에 해당하는 풍경이었다.


건축의 초심, 집의 가치

 

“저는 집의 가치는 면적이 아니라,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의 수로 결정된다고 믿습니다.”(본문 속에서)

 

그 초심이란 먼저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라는 개념이다. 저자는 비록 14평 밖에 안 되는 작은 오두막이지만, 그 어느 집보다도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걸 최우선으로 한다. 이는 자연스레 인간이 가장 편안한 상태인 잠자리로 이어져, 그 작은 공간을 이용해 소파, 바닥, 침구 수납장, 수납장 위의 다락 등에 잠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

 

다음의 초심은 자연친화적 자급자족의 개념이다. 건축가이기도 한 저자는 빗물을 이용해 생활용수를 확보하고, 태양과 바람을 이용해 효율적으로 전력을 공급한다. 이 과정을 그림으로 자세히 그려 설명하고 있는데, 보고 있자면 따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마음먹기에 따라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되는 자급자족의 생활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다음은 일종의 공동체적 생활의 개념이다. 저자는 오두막 생활을 혼자 독점할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이 체험을 퍼뜨리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저자 또한 이 오두막에서 매일 생활하는 것이 아닌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서 사용하고 있고 친구나 지인에게 완전 개방하고 있다.

 

“솔직히 오두막을 지으려고 마음먹었을 때부터, 저는 이 오두막에서 이루어지는 귀중한 체험을 저 혼자 독점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이 조촐한 집과 색다른 생활의 실험에 흥미를 보이는 가까운 친구나 지인, 동료 등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자연의 조화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소박한 오두막살이의 경험을 나누고 싶었습니다.”(본문 속에서)


<집의 초심, 오두막 이야기>의 한 장면. ⓒ사이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 건강한 답답함을 


이 책은 정말로 짧다. 또한 그림과 사진이 반 이상을 차지하기에, 그 자리에서 다 볼 수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아쉽다는 생각과 함께 조금은 성의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해본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윌든>처럼 저자 또한 철학적 깊이가 있는 메시지를 충분히 던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언뜻 실용적인 느낌이 너무 많이 들게끔 했다는 아쉬움까지. ‘어떻게’ 오두막을 지었는지 보다, ‘왜’ 오두막을 짓게 되었는지를 깊이 파고들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대신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아주 단적으로 느낄 수 있던 것은 좋았다. 당장에라도 좋은 부지를 물색해 오두막을 짓고 마당에서 밭을 갈고 지인들을 초대해 좋은 시간을 갖으며 자급자족의 생활을 종종 해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조금 불편하고 답답할 테지만, 거기에는 분명 불편에서 파생되는 건강한 노동과 자연이 주는 은총이 있을 것이기에. 이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 건강한 답답함을 마주하고 싶다.

 

“저는 미요타의 오두막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도해본 선과 관으로 연결되지 않는 집에 관한 실험이 비록 지구 전체를 아우르는 문제에 대처하는 일까지는 아니더라도 개인의 삶에 밀착된 문제에 대처하는 일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오두막살이는 때때로 불편하고 갑갑하지만, 되돌아보면 그 불편함과 갑갑함을 생활의 지혜와 창조의 정신으로 극복하는 과정이나 먹고 자는 기본적인 생활 행위를 자신다운 방식으로 유쾌하게 영위하는 과정에 그 묘미가 있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본문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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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답답함, 문명, 문화, 오두막, 자급자족, 자연친화, 집, 집의 초심 오두막 이야기, 책으로 책하다, 편히 쉴 수 있는 공간
  • BlogIcon 귀여운걸
    2013.11.08 07:39 신고

    집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어요~
    저두 건강한 답답함을 마주하고 싶어지네요^^

    • BlogIcon singenv
      2013.11.08 17:57 신고

      직접 사진으로 보면 더욱 잘 느끼게 될 텐데 말이죠ㅋ

  • BlogIcon 노지
    2013.11.08 08:07 신고

    오두막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잘 읽고 갑니다..ㅎ

    • BlogIcon singenv
      2013.11.08 17:57 신고

      왠지 정감있는 오두막ㅋ
      그 작은 것에서도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죠.

  • BlogIcon Hansik's Drink
    2013.11.08 10:30 신고

    잘 보고 간답니다 ^^
    행복하게 하루를 보내세요~~

    • BlogIcon singenv
      2013.11.08 17:58 신고

      안녕하세요~
      좋은 하루 보내시길!

  • BlogIcon +요롱이+
    2013.11.08 12:00 신고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남은 하루도 의미있는 시간이시길 바랍니다!

    • BlogIcon singenv
      2013.11.08 17:58 신고

      감사합니다~
      하루 잘 마무리 하시길!

  • BlogIcon 에스델 ♥
    2013.11.08 14:15 신고

    저도 집의 가치는 편히 쉴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ㅎㅎ
    멋진 책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금요일 보내세요!

    • BlogIcon singenv
      2013.11.08 17:59 신고

      근데 요즘엔 너무 크기에 매몰되어 있죠ㅠ
      다가오는 주말 잘 보내세요!

  • BlogIcon 포장지기
    2013.11.08 21:58 신고

    늘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작은 오두막집을 아기자기하게 꾸미고픈...
    크고 화려함보다는 순수를...

    • BlogIcon singenv
      2013.11.09 21:08 신고

      저도 언젠가는 그런 나만의 조그마한 오두막을 갖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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