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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아이들을 향한 착취는 멈출 길이 없다 <토리와 로키타> [신작 영화 리뷰] 열한 살 소년 토리와 열여섯 살 소녀 로키타는 각각 아프리카 베냉과 카메룬을 탈출해 벨기에로 온 난민 아이들이다. 보호소에서 만난 후 서로를 의지하며 끈끈한 정으로 묶였지만, 그들은 친남매지간이 아니다. 그럼에도 친남매 행세를 하는 건 일차적으로 벨기에 체류증을 얻기 위해서다. 토리는 주술사의 학대가 입증되어 체류증을 얻을 수 있었지만, 로키타는 얻기 힘들다. 와중에 그들은 피자 가게에서 일하며 생계를 꾸리고 있는데, 실상은 마약 배달이 주 업무다. 그렇게 겨우겨우 얻은 적디적은 돈을 로키타는 별로 만져 보지도 못하고 밀입국 브로커에 뜯기고 아프리카에 있는 가족에게 보낸다. 토리는 학교에 다녀야 하니, 이중삼중의 착취를 당하는 로키타가 투잡 쓰리잡을 뛰어야 한다. 결국 체류증을 얻기 .. 더보기
어느 마약 운반책의 고백, 그녀는 왜 어떻게 마약을 운반하게 되었을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13년 8월 15일, 페루 리마 공항에서 전 세계 유력 신문들 1면 톱을 장식할 만한 사건이 일어났다. 북아일랜드 출신 미카엘라 매콜럼과 스코틀랜드 출신 멀리사 리드가 코카인 밀매 혐의로 붙잡혔기 때문이다. 스페인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에 붙잡혔는데, 20살에 불과한 여성들이었다. 일명 '페루 2인조', 자못 생경한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그들 중 미카엘라 매콜럼은 스페인 이비사에서 왔는데, 마약을 운반해 주는 대가로 5천 유로 정도를 받기로 했다. 5천 유로라고 하면, 결코 많은 액수라고 할 수 없다. 특히 마약이 관련되어 있는 만큼 체포되면 돌이킬 수 없는 막중한 처벌을 받을 게 불 보듯 뻔했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그들이 운반하고자 한 마약은 11kg에 달했고 자그마치 .. 더보기
저 유명한 테트리스 저작권 분쟁 실화가 영화화되면? <테트리스> [애플TV+ 오리지널 리뷰] 1988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불렛프루프 소프트웨어의 헹크 로저스가 바둑 게임을 판촉하고 있다. 영업이 잘 되지 않는 듯 다른 부스에 갔더니 신종 게임 ‘테트리스’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한 번 해 보더니 ‘이거다’ 싶은 헹크는 은행 지점장을 찾아 자신이 테트리스의 일본 컴퓨터, 비디오 게임, 오락실용 라이선스를 모두 가지고 있다고 소개한다. 지점장은 헹크에게 자그마치 300만 달러를 대출해 준다. 테트리스는 1984년 소련컴퓨터과학센터(Elorg)에서 일하는 알렉세이 파지노프가 개발했다. 이후 빠르게 소련 전역으로 퍼진다. 1986년 안드로메다 소프트웨어의 로버트 스타인이 테트리스를 우연히 발견하고 싸게 사서 유럽에 팔고자 Elorg와 계약을 맺는다. .. 더보기
청춘 그리고 돈과 계급에 관한 처연한 자화상 <그 겨울, 나는> [신작 영화 리뷰] 전문대를 졸업하고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는 공시생 경학과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 혜진은 몰래 동거 중이다. 정확히 말해 경학이 혜진의 집에 얹혀 산다. 둘은 언젠가 다가올 좋은 날을 위해 서로 보듬어 주니, 보기가 좋다. 청춘이라는 인생의 봄을 만끽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한순간에 상황이 역변한다. 경학의 엄마가 경학의 이름으로 2천만 원을 대출받곤 종적을 감춰 버린 것이다. 아빠는 갚을 능력이 없고 친척을 찾아가 봐도 돈이 없다고 한다. 꼼짝없이 경학이 갚아야 할 상황, 결국 그는 경찰공무원 준비를 유예하고 배달일을 하며 돈을 벌기로 한다. 한편 혜진은 원하던 관광공사에 떨어지고 중소기업에 들어간다. 처음엔 단순 노동도 해야 했지만 곧 훌륭하게 발표도 하면서 인.. 더보기
파인 다이닝 셰프의 완벽하고 섬뜩한 계획이란? <더 메뉴> [신작 영화 리뷰] 미국 캘리포니아 호손, 외딴 섬의 특별한 레스토랑에 12명의 손님이 초대 받는다. 초대는 받았지만 공짜는 아니고 1인당 거금 1250달러를 들여야 한다. 돈만 있다고 아무나 갈 수 없기에 초대 받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들떠 있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고 진귀하고 맛있는 음식을 맛보게 될까? 젊은 커플 타일러와 마고는 오늘 처음 만났지만, 그래서 마고는 예정에 없던 예약자이지만, 외딴 섬으로 향한다. 외딴 섬엔 깔끔하기 이를 데 없는 레스토랑이 기다리고 있다. 그곳에 들어서는 손님 일행, 마고는 예사롭지 않은 느낌을 받은 듯 배가 떠날 때와 레스토랑 문이 닫힐 때 뒤를 돌아본다. 레스토랑 안은 크지 않지만, 홀의 바깥쪽으로 바다가 보이는 통창이 있어서 탁 트인 맛이 있다. 반면 홀의 안쪽.. 더보기
원 테이크로 그려낸 무너진 세상 속 살아남기 <몸값> [티빙 오리지널 리뷰] 지난 2020년 꽤 화제를 뿌렸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로 장편영화 연출 데뷔를 한 이충현 감독, 그의 이름을 알린 작품은 의외로 단편인데 같은 해 왓차 익스클루시브로 소개된 2015년 작품 이다. 이 작품은 원 테이크 방식이 인상적인 가운데 맛깔 나는 연기와 대사 그리고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뒷통치 제대로 치는 반전이 일품이다. 당연하게도 많은 영화제에 초청되어 많을 상을 수상했다. 단편이 장편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꽤 있는 만큼 도 장편영화로 보면 훨씬 재밌겠다 싶은 찰나,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런데 고개가 갸우뚱 하는 부분이 있었으니, 이충현 감독은 제작에 참여하지 않거니와 이 바탕이 되긴 하되 완전히 다른 세계관에 편입되어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선보.. 더보기
축구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이적 사가의 전말 <루이스 피구 사건>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전 세계 축구에서 포르투갈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21세기 들어 월드컵, 유로 등 굵직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거니와 개개인의 이름값 내지 성적이 출중하기 때문이다. 개중엔 전 세계 축구 '올타임 No.1'을 다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해 '포르투갈 축구 영웅' 에우제비우가 있고 '포르투갈 황금 세대'가 1, 2, 3세대까지 탄탄하게 이어지고 있다. '루이스 피구'는 포르투갈 황금 세대의 시작점이라고 봐도 무방한 바, 1989년과 1991년 청소년 월드컵 대회에서 2연속 우승을 달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그런 만큼 루이스 피구를 향한 전 세계 빅클럽들의 관심은 지대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포르투갈 황금 세대가 성인이 되어 이룬 성과로는 유로 2000 4강.. 더보기
마약 범죄에 휩쓸린 평범한 가족 이야기 <모범가족>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한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시간강사로 재직 중인 박동하, 친한 선배 교수의 말을 철썩같이 믿고 이사장 라인의 교수에게 뇌물을 건넸는데 그 교수가 성범죄를 일으키면서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문제는 그 돈이 작은 아들의 심장병 수술비였다는 것, 동하는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정신이 나가 있는 상태로 귀가한다. 아무도 없는 길 한복판, 갑자기 뒤에서 차 한 대가 들이박는데 가 보니 양복 입은 두 남자가 피를 흘린 채 죽어 있는 듯 보이고 뒷좌석에는 믿을 수 없이 많은 돈뭉치가 있었다. 동하는 순간 헷가닥 했는지 돈뭉치에 눈이 돌아가 돈을 훔쳐 도망친다. 그러곤 다시 돌아와 시신 두 구를 실어 와선 집 앞마당에 묻는다. 고요한 전원주택 마을인 용봉동이 거대한 사건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로 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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