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썸네일형 리스트형 '고질라'를 보고 하는 말, "이놈의 나라는 항상 이랬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말 일본 오도섬 비행장에 비행기 한 대가 착륙한다. 카미카제 특공대의 시키시마 소위가 죽음의 임무에서 도망쳐온 것이었다. 해변에서 심해어들이 죽어 떠오르는 걸 목격한 시키시마, 그날 밤 해변에 공룡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괴물 '고질라'가 출현해 비행장에서 근무 중이던 대원들을 몰살시킨다. 시키시마와 정비반장 타치바나만 빼고. 시간이 흘러 전쟁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온 시키시마, 하지만 집은 무너졌고 가족들은 이미 몰살당한 상태였다. 실의에 빠져 산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닌 채 나날을 보내고 있던 찰나 우연히 노리코를 만난다. 그녀는 고아 아키코를 키우고 있었는데 시키시마는 얼떨결에 둘을 집에 들인다. 그렇게 다시 시간이 흐른다. 1946년에 이르러.. 더보기 작은 거짓말이 두 나라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꾸는 순간 [신작 영화 리뷰] 천 년도 더 된 옛날, '알하미트'와 '바이카리'라는 이웃이면서 원수지간인 나라들이 있었다. 사소한 문제들로 다투다가 개똥 문제가 불거져 전쟁으로 치닫는다. 모두 지쳤을 무렵 두 나라는 맹세를 맺었다. 전쟁이 끝나는 듯했으나 이번에는 고양이 오줌 문제 불거져 다시 전쟁으로 치닫는다. 결국 두 나라 사이에 거대한 장벽이 세워진다. 한편 옛 맹세의 내용은 이러했다. 알하미트는 가장 아름다운 소녀를 바이카리에 시집보내고 바이카리는 가장 총명한 소년을 알하미트에 장가보내야 했다. 이제 두 나라는 맹세를 실행에 옮겨야 했다. 그렇게 알하미트의 93번째 왕녀 사라에게, 바이카리의 해고된 말단 관리 출신으로 시골 촌구석에 사는 나란바야르에게 각각 신랑과 신부를 보내기로 한다. 하지만 정작 그들이 .. 더보기 '나의 집은 어디인가'는 곧 '나는 누구인가' <나의 집은 어디인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지난 3월 가 미국 주택도시개발부 통계를 받아 전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노숙인이 최근 4년 동안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였다고 한다. 조사 시점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이었다는 점을 비춰 볼 때, 현시점의 노숙인 수는 훨씬 증가했을 거라고 유추할 수 있다. 심각성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07년부터 2020년까지의 노숙인 수가 60만 명 언저리에서 크게 변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발 세계금융위기 때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후 의미 있는 증가세를 보이지 않고 답보 상태에 있다는 건, 나쁘지 않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노숙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보여 준다는 게 맞는 것 같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니 말이다. 지난 5년간 미.. 더보기 괴물이 만든 괴물, 괴물을 물리친 가족, 가족이 된 생면부지 이야기 <괴물> [오래된 리뷰] 영화 으로 1000만 명 신화를 쓴 봉준호 감독,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가려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 큰 이슈가 되진 못했지만 한국영화 100년 역사상 26번째 대기록이다. 하지만 그는 이미 13년 전에 대기록을 작성한 적이 있으니, 이 그 작품이다. 자그마치 1300만 명 기록의 이 영화는, 당시 역대 4번째로 1000만 명을 돌파하였고 2019년 현재까지도 역대 8번째로 마크하고 있다. 그야말로 센세이션. 봉준호 감독의 일곱 연출작 중 을 1순위로 뽑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의 출현에 이은 대박으로 순위가 더욱 밀렸을 거라 생각해본다. 하지만 그의 작품들 중 이만큼 다양한 매력을 갖춘 작품도 없다. 가족의 의미를 묻는 동시에 답하고, 그 자장 안에서 직간접적 사회 풍.. 더보기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변화하고자 하기 전에, 위기를 들여다보자 [서평]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1998년 퓰리처상 수상작 로 유명한 세계적인 석학이자 세계를 이끄는 최고의 지식인으로 우뚝 선 '지리학자' 재레드 다이아몬드, 그의 인생에도 큰 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1950년대 후반 생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따려던 과정에서 실패를 맛보고 과학자로 계속 살 수 있을지 심각한 의문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궁극적으로 학자의 길을 포기하려고 마음먹었는데, 아버지와의 진심 어린 대화로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 1980년의 연구 방향 전환과 2000년의 이혼이라는 큰 위기도 있었다고 전한다. 그는 예컨대 이런 류의 개인 위기라는 렌즈를 통해 국가 위기를 보는 게 유익하다고 말한다. 국가와 개인이 엄연히 다르다는 걸 아주 잘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역사학자에게는.. 더보기 화끈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월요일이 사라졌다> [리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인구, 수많은 위기를 초래하는 식량 부족,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이 또 다른 문제를 초래한다. 일련의 상황을 인류 역사의 엄청난 위기라고 판단한 정부는 '산아제한법'이라 불리는 '1인 1자녀' 정책을 시행한다. 정부는 모든 이를 통제 하에 둔 후 허가받지 않고 잉태한 아이들을 강제로 냉동수면장치에 유치시킨다. 테렌스 셋맨(윌렘 데포 분)에게 일곱 쌍둥이 손녀들이 생긴다. 태어나서는 안 될 운명, 살아가서는 안 될 운명을 거슬러 그들은 테렌스의 명에 의해 밖에서는 엄마의 이름인 '카렌 셋맨'(누미 라파스 분)으로 살아가고 집안에서는 먼데이, 튜즈데이, 웬즈데이, 써스데이, 프라이데이, 새터데이, 선데이로 각각 살아간다. 그들은 각각 자신의 이름에 해당하는 요일에만 외출할 .. 더보기 '보통 사람' 가해자들의 '조국과 민족'을 위한 진심어린 짓거리 <조국과 민족> [서평] 아직도 한 단어도 틀리지 않고 외울 수 있다. 국기에 대한 맹세다.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은 굳게 다짐합니다." 2007년에 수정되었다고 하는데, 여하튼 고등학교 때까지 아침 조례 시간이면 빠짐 없이 행하던 그 맹세. 군인이었을 땐 국기 게양 음악이 나오면 언제 어디서 무얼 하든 동작을 멈추고 그곳을 향해 몸을 돌려 엄숙한 자세로 경례를 하였다. 지금도 그 음악이 어디선가 들리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조국과 민족을 향한 몸에 봰 동작이자 감성이다. 그땐 알지 못했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내가 무얼 하고 있는지, 왜 그래야 하는지, 내가 충성을 다짐한 '조국과 민족'이 무엇인지. 깨우쳐서 알게 된 건 아니라서 '알았다'는.. 더보기 스파이, 국가 전복 사태 때 그가 할 수 있는 건? <이베리아의 전갈> [지나간 책 다시읽기] 2, 3년마다 겨울 시즌이 시작될 때 쯤에 어김 없이 돌아오는 영화 '007 시리즈'. 이번 겨울 초입에도 로 돌아왔다. 2006년부터 10년 간 4편의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로 열연한 다니엘 크레이그가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찍지 않을 거란 루머가 도는 가운데, 지난 2012년 이 기록한 007 시리즈 역대 흥행 기록을 경신할 지 관심이 간다. 올해 유독 스파이 영화가 많이 선보인 것 같은데, 까지. 을 제외하고는, 하나같이 좋은 평가와 함께 부족함 없는 흥행을 맛본 작품들이다. 요즘 나오는 스파이 영화들은 예전과 완연히 다르다. 예전에는 지령을 받은 일급 스파이가 비밀스럽게 임무를 완수한다는 게 기본 골자였다. 반면 요즘은 그런 일급 스파이가 기관에 의해 내쳐지거나 배신을..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