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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낯선 사람에게 끌리는 인간의 천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다 <클로저> [오래된 리뷰] 10여 년 전, 친구의 추천으로 로맨스 영화 한 편을 봤다. 그냥저냥 흔한 로맨스가 아니라고, '진짜 사랑'이 뭔지 생각하게 해줄 거라고, 했던 것 같다. 당시 영화에 막 빠지기 시작해 주로 대중적인 영화를 많이 봤던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영화였다. 당연히 재미는 없었고 결국 기억에 남지 않게 되었다. 다만, 뭔지 모를 찜찜한 여운은 남아 있었다. 10년 전에는 끝까지 보지 못했었는데 몇 년 전에 한 번 더 볼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그때도 재밌게 보진 못했던 바, 개인적으로 소설 와 겹친다. 위대한 소설이라 일컬어지는 를 나는, 10년 넘게 3번에 걸쳐 읽어내지 못하고 2~3년 전쯤 일사천리로 읽었다. 머리가 커야 이해하고 읽어낼 수 있는 소설인듯, 영화 도 나에겐 그런 존재.. 더보기
책이 아닌 작가를 편집하는 편집자여야 한다 <지니어스> [리뷰] 난 출판편집자다. 주로 소설을 많이 다루었는데, 결코 '잘 나가는' 편집자가 되진 못한다. 내가 만든 책이 엄청난 수익을 창출해 출판사와 저자를 기쁘게 해준 적이 없다. '유능한' 편집자라고 묻는다면,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 말할 수 있겠다. 괜찮은 책조차 되지 않을 형편 없는 원고를, 괜찮은 책으로는 만들어낸 경험이 다수 있으니까. 그럼 '좋은' 편집자라면? 답하기가 어렵다. 먼저 좋은 편집자가 뭔지 아직 잘 모르니까 말이다. 당장 생각나는 건, 저자의 삶과 나아가 세상까지 옳은 방향으로 바꾸는 원고(책)을 발굴해 독자들에게 읽힐 수 있게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 편집자. 유명한 저자와 함께 하면서도, 무명의 저자를 들여다볼 줄 아는 편집자. 무엇보다 독자를 가장 먼저 생각하는 편집자. 영화 는 2.. 더보기
뜬금없는 복싱 영화, 정작 말하고자 하는 건 사람과 가족과 사랑 <밀리언 달러 베이비> [오래된 리뷰]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 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많다. 연출과 주연은 물론 제작과 음악까지 맡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아카데미가 두 번째로 작품상과 감독상을 안겼다는 건 차치하고라도, 힐러리 스웽크에게 두 번째 여우주연상을, 모건 프리먼에게 첫 번째(!) 남우조연상을 안겼다는 것도 굉장한 이야기거리다. 이외에도 뜬금없을 수 있는 복싱 소재라는 점이 눈에 띈다. 굉장히 '전형적인' 라인의 '여자' 복싱이라는 점이 보기도 전에 분위기를 죽이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겠다. 또한 영화가 나오기도 전부터 큰 논란을 일으킨 '안락사' 논란, 가족은 더 이상 '천륜'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는 일면에 대한 논란은 이 영화가 뚫고 나가야 할 큰 난관이었다. 논란거리로 별 거 아닌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더보기
'천재' 라마누잔과 '그를 알아준' 하디 교수의 특별한 관계 이야기 <무한대를 본 남자> [리뷰] 천재에 관한 영화를 꽤 봐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는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에 관한 영화이고, 주기적으로 다시 보는 , 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천재 영화이다. 재작년과 작년과 올해에도 천재 영화를 봤는데 가 그것이다. 역시 모두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했다. 2016년이 저무는 지금, 또 하나의 천재 영화가 나왔다. 인도가 낳은 세계적인 천재 수학자 '라마누잔'의 삶을 옮긴 . 라마누잔의 천재성을 알아준 '하디 교수'도 빼놓을 수 없다. 라마누잔은 다름 아닌 영국에 의해 점령당한 식민지 인도 출신인 것이다. 반면 하디 교수는 영국 케임브리지 교수이자 왕립학회 회원이고. 정녕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둘은 라마누잔과 하디였지만, 누군가에겐 '식민지 유색인종'과.. 더보기
<가족 쇼크> 저자 김광호 PD를 인터뷰하다 [인터뷰] 저자 김광호 PD 2014년 말에 아홉 차례에 걸쳐 방영되며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는 . 지금의 사회에서 가져야 할 가족의 의미를 긍정적 방향으로 재해석하고 가족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한 가족의 모습을 고찰했다. 우리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이며, 가족이 주는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지 물었다. 이 다큐멘터리로 '제27회 한국피디대상-교양정보부분 작품상', '2015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사회문화부분 우수상' '제42회 방송대상-사회공익부문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이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되었다. 다큐를 접하지 못한 분들을 위한 수단일 터. 책 의 대표 저자이자, 의 책임 프로듀서인 김광호 PD를 인터뷰했다. 1995년에 입사해 20년 째 EBS에 몸을 담고 있는 베테랑 PD. 장학 퀴즈, 어린이.. 더보기
가족에서 공동체로, 혈연에서 관계로 <가족 쇼크> [서평] 우리 가족은 일반적이지 않다. 아버지는 회사를 다니지 않으시고 오랫동안 개인적으로 일을 해오셨다. 일하는 날짜나 시간, 출퇴근이 일정하지 않다. 반면 어머니는 큰 마트에서 아침부터 저녁 늦게 까지 일주일 내내 일을 하신다. 동생은 외국에 나가 있고, 나는 평범하게 회사에 다닌다. 내가 퇴근하면 언제나 아버지는 주무시고 있고 내가 잠자리에 들 때 즈음 어머니가 퇴근하신다. 나는 그 모습을 견디기 힘들다. 가장이라면 제일 힘들어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 왜 어머니가 제일 힘들 게 일을 하는 거지? 아이러니 한 건, 그럼에도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훨씬 돈을 많이 벌어온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밤늦게 까지 일을 하다 보니 아버지가 집안일을 어느 정도 도와준다. 밥, 설거지, 빨래 등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할.. 더보기
자신도 모르게 고독에서 나와 소통을 원하다 <김씨 표류기> [오래된 리뷰] 한강 다리에서 떨어져 내려 자살하려는 한 남자 김씨가 있다. 뛰어 내린다. 그런데 죽지 않았다. 대신 밤섬에 표류 된다. 죽었다 살아난 김씨는 이곳을 떠나 살던 곳으로 가고자 한다. 하지만 이 섬에는 아무도 없다. 아무도 들락거리지 않는다. 즉,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는 눈앞에 고층 빌딩이 보이는 이곳에서 꼼짝 없이 살아야 한다. 영화 는 얼핏 를 생각나게 한다. 설정 상 어쩔 수 없이 그럴 진대, 실상은 완전히 다른 영화이다. 가 생존과 인생, 방황과 고독에 관한 이야기라면 는 행복과 아픔, 관계와 욕망에 관한 이야기이다. 전자가 공감을 일으킨다면, 후자는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진다. 버림받은 존재, 고독으로 다시 태어나다 먼저 김씨가 자살하려 했던 이유를 보자. 그는 뭘 해도.. 더보기
나인뮤지스의 민낯으로 케이팝의 감춰진 속살을 엿볼 수 있을까? [서평] 2014년 9월, 대한민국을 충격으로 빠뜨린 사고가 일어났다. 데뷔 2년 차로 인지도를 점점 올리고 있던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가 자동차 사고를 당했다. 그동안 걸그룹, 보이그룹을 막론하고 자동차 사고가 참 많이 났었는데, 이번에는 얘기가 달랐다. 5명의 멤버 중에서 2명이 사망한 것이다. 사고의 원인은 매니저의 과속으로 인한 바퀴 손실이었다. 전날 대구에서의 녹화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는 중이었다고 한다. 이미 매니저에게 과실을 물어 선고가 된 상황에서 진짜 원인을 찾아봐야 무슨 소용이겠냐 마는, 빡빡하다 못해 살인적인 스케줄이 소녀들을 죽음으로 몰아 넣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의 걸그룹은 감당해야 할 것이 참으로 많다. 비록 그 자신들이 그 길을 선택했다고 해도. 대한민국..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