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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

인도의 비열한 현실을 경쾌하게 풍자한 코미디 <잭프루트 실종 사건>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인도의 모바 지역, 마히마 바소르 경위가 이끄는 팀이 악랄한 범죄자를 잡아들인다. 하지만 모든 공은 당연한 듯 경찰청장으로 돌아가고 옆에서 부청장이 거든다. 와중에 청장에게 걸려온 현직 의원 파테리아의 전화, 부리나케 달려가니 파테리아가 길길이 날뛰고 있다. 마당 나무에 매달려 있던 홍 삼촌 브랜드의 잭프루트 2개가 간밤에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잭프루트 2개가 익기 전까지 또는 누가 먹기 전까지 찾아내라는 협박이 뒤따랐다. 알고 보니, 파테리아가 당대표에게 잭프루트를 대접했고 너무 마음에 들어 한 당대표가 주총리에게 잭프루트를 보내고자 파테리아한테 부탁했는데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파테리아로선 잭프루트를 찾아 당대표와 주총리에게 1개씩 보내야 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하찮은 일.. 더보기
기가 막힌 설정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액션물... 과연? <택배기사>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40년 전 혜성 충돌로 지구는 망했다. 99%가 사망하고 1%만이 살아남았지만, 극심한 대기오염으로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환경이다. 세계는 3구역으로 재편되었는데 코어, 특별, 일반이다. 그들은 모두 손등에 QR코드를 새겨 신분을 식별한다. 하지만 그들에 속하지 못한 이들이 있으니 난민이다. 한편 천명그룹이 사실상 세상질서를 쥐고 흔드는 와중에 택배기사는 생필품과 산소를 전달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 헌터들의 위협에도 맞서야 하기에 택배기사는 굉장한 싸움 실력을 지니고 있는데, 유일하게 난민이 신분을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대통령과 천명그룹 류회장이 손잡고 에어구역을 만들어 난민까지 모두 끌어안고자 하는데, 류회장의 아들이자 후계자 류석이 딱지를 건다. 난.. 더보기
청춘 그리고 돈과 계급에 관한 처연한 자화상 <그 겨울, 나는> [신작 영화 리뷰] 전문대를 졸업하고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는 공시생 경학과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 혜진은 몰래 동거 중이다. 정확히 말해 경학이 혜진의 집에 얹혀 산다. 둘은 언젠가 다가올 좋은 날을 위해 서로 보듬어 주니, 보기가 좋다. 청춘이라는 인생의 봄을 만끽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한순간에 상황이 역변한다. 경학의 엄마가 경학의 이름으로 2천만 원을 대출받곤 종적을 감춰 버린 것이다. 아빠는 갚을 능력이 없고 친척을 찾아가 봐도 돈이 없다고 한다. 꼼짝없이 경학이 갚아야 할 상황, 결국 그는 경찰공무원 준비를 유예하고 배달일을 하며 돈을 벌기로 한다. 한편 혜진은 원하던 관광공사에 떨어지고 중소기업에 들어간다. 처음엔 단순 노동도 해야 했지만 곧 훌륭하게 발표도 하면서 인.. 더보기
파인 다이닝 셰프의 완벽하고 섬뜩한 계획이란? <더 메뉴> [신작 영화 리뷰] 미국 캘리포니아 호손, 외딴 섬의 특별한 레스토랑에 12명의 손님이 초대 받는다. 초대는 받았지만 공짜는 아니고 1인당 거금 1250달러를 들여야 한다. 돈만 있다고 아무나 갈 수 없기에 초대 받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들떠 있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고 진귀하고 맛있는 음식을 맛보게 될까? 젊은 커플 타일러와 마고는 오늘 처음 만났지만, 그래서 마고는 예정에 없던 예약자이지만, 외딴 섬으로 향한다. 외딴 섬엔 깔끔하기 이를 데 없는 레스토랑이 기다리고 있다. 그곳에 들어서는 손님 일행, 마고는 예사롭지 않은 느낌을 받은 듯 배가 떠날 때와 레스토랑 문이 닫힐 때 뒤를 돌아본다. 레스토랑 안은 크지 않지만, 홀의 바깥쪽으로 바다가 보이는 통창이 있어서 탁 트인 맛이 있다. 반면 홀의 안쪽.. 더보기
21세기 인도에서 벌어지는 믿지 못할 일들 <화이트 타이거>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노벨문학상과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이라 일컬어지는 '부커상'은, 본래 영연방 국가의 작품만 대상으로 하다가 2005년에 이으러서야 비영연방 국가의 작품도 대상으로 하는 국제상을 신설해 수상하고 있다. 2016년 한강 작가의 가 바로 그 상의 수혜자인 것이다. 하여, 부커상을 수상한다는 건 당해년도의 전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점을 넘어 역사에 길이남을 만한 명성을 얻는다. 영연방이라 하면, 옛 영국 식민지 국가들을 위주로 결성된 국제기구인데 영국부터 시작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인도, 파키스탄, 남아공, 나이지리아 등 전 세계에 걸쳐 족히 몇십 개국에 이른다. 50년이 넘는 부커상의 역사에서 인도 출신 작가가 수상의 쾌거를 안은 건 네 번뿐이다. 1981년 살만 .. 더보기
열차는 영원히 달린다 vs 죽기 싫다, 변화를 원한다 <설국열차>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설국열차'라는 콘텐츠는 2013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후 널리 보급되었다. 수직 아닌 수평으로 되어 있는 세상에도 여전히 계급이 존재한다는 설정이 우리의 머릿속을 헤집어 놓은 것이다. 더 이상 계급 체계는 없다고 하지만 사실 존재하고 있을 수 있겠구나, 하고 말이다. 영화가 개봉한 지 10여 년이 흘렀지만, '계급'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면 다른 많은 것과 함께 '설국열차'가 생각나곤 한다.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는 프랑스 만화가 원작이다. 영화 개봉 전에 1, 2, 3부가 나왔고 영화 개봉 후에 4부가 나왔는데, 프랑스 현지에선 1984년, 1999년, 2000년, 2015년에 발매되었다. 우리나라에선 1부와 2, 3부가 2004년에 따로 출간되었고, 영화 제작이 확정된 2.. 더보기
'계획' '계단' '계시' 세 키워드로 들여다보는 <기생충> [모모 큐레이터'S PICK] 이제 막 50대에 접어든 젊은 감독, 장편 연출 필모가 채 10편이 되지 않는 그는 봉준호다. 될 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고 했던가, 본인은 부끄러워 하지만 새천년이 시작되는 2000년에 내놓은 부터 달랐다. 이후 3~4년을 주기로 내놓은 작품들, 이를 테면 까지 하나같이 평단과 대중 모두의 입맛을 충족시켰다. 어느 하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봉준호 하면 박찬욱, 김지운과 더불어 2000년대 한국영화 감독 트로이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하지만 박찬욱처럼 전 세계 영화제와 씨네필이 사랑한다고 하기엔 좀 애매하고 김지운의 미장셴처럼 그만의 독창적인 영화 스타일을 구축했다고 하기에도 좀 애매하다. 대신 그는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완벽함을 자랑한다.. 더보기
입체적 인물 캐서린의 체제 전복 <레이디 맥베스> [리뷰] 온몸을 뒤덮는 베일을 쓴 한 소녀, 불안한 눈빛으로 두리번 거린다. 보이진 않지만 옆에는 남편될 사람인 듯하고, 뒤에는 늙은 남자와 흑인 여자가 서 있다. 결혼식이다. 뭔가가 빠져 있는 결혼식. 곧이어 첫날밤, 모습을 드러낸 남편은 소녀 캐서린(플로렌스 퓨 분)에게 벗으라고 명령하고는 혼자 침대로 들어가 몸을 돌려버린다. 이해할 수 없는 첫날밤. 일반적인 결혼식과 첫날밤의 모습이 아니다. 19세기 영국, 알고 보니 캐서린은 탄광을 소유한 명가에 팔려온 이였다. 남편은 원하지 않았고 남편이 극도로 싫어하고 증오하는 아버지가 사온 것. 일련의 이상함들이 조금은 이해가 간다. 캐서린이 이 집에서 할 일은 없다. 집에서 나가지 말고 가만히 성경이나 읽고 있으면 된다. 여자로서의 본분을 지키면 되는 것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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