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썸네일형 리스트형 “난 학교에 가져갈 40달러만 있으면 됐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저나이어는 8살 여아를 둔 싱글맘이다. 그녀는 투잡을 뛰며 아이를 제대로 키우려 하지맘 여의치 않다. 특히 그날 모든 게 꼬였다.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마트로 일하러 갔는데, 아이가 넘어졌다니 학교에 가야 했다. 많이 아픈 아이라 그래야만 했다. 하지만 사장은 쉽게 보내주지 않았다. 폭언을 퍼부었다.아침에 아이가 학교에서 40달러를 필요로 한다고 했던 게 떠올라 은행에 갔지만 줄이 너무 길었다. 돈을 찾지 못하고 학교에 갔는데 아이가 끌려가는 걸 막지 못했다. 학교를 나와 일터로 가려는데 도로에서 실랑이를 벌인다. 알고 보니 경찰이었던 어느 백인 남자가 그녀에게 무지막지한 폭언을 퍼부었던 것이다.어찌 집에 왔는데 집주인이 그녀의 살림살이를 밖으로 빼버렸다. 혼이 나가다시피.. 더보기 메마른 감성을 다시 촉촉이 적시고 싶을 때 언제든 찾는 감성 충전소 [영화 리뷰]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를 떠나 멀리 수도 도쿄의 무사시노대학에 입학해 상경한 니레노 우즈키는 벚꽃이 만개한 4월을 만끽한다. 본격적으로 대학 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혼자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해 이사를 단행한다. 생각보다 짐이 너무 많아 상대적으로 좁은 집을 꽉 채우니 뭐라도 버려야 할 판이다.이사를 왔으니 이웃집에 뭐라도 돌리려니 이웃집 여자가 범상치 않은 것 같다. 학우들이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하는 와중에 우즈키만 두터운 니트를 입고 있으니 누군가 비꼬는 말투로 덥지 않냐고 물어와도 할 말이 없다.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동급생 데루코가 말을 걸어와 낚시 동아리에 발을 들이기도 한다.하지만 우즈키에겐 큰일이 있다. 홋타이도를 떠나 도쿄의 무사시노대학에 입학한 결정적인 이유 말이다. 그녀.. 더보기 홀로 기차 여행 중 소울메이트를 만나면? <6번 칸> [신작 영화 리뷰]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유학 중인 핀란드인 라우라, 그녀는 러시아 현지인 여교수 이리나와 사귀고 있다. 몸을 섞는 사이이기도 하니 꽤 깊은 관계인 것 같다. 그런데 정작 고대 암각화를 보기 위해 무르만스크까지 머나먼 여정을 떠나는 건 라우라 혼자다. 원래 이리나와 함께 가기로 했는데 이리나에게 일이 생겨 같이 가지 못하게 된 것이다. 흔들리는 관계의 라우라와 이리나다. 라우라는 무르만스크행 기차 6번 칸을 배정받았다. 2명이서 한 칸을 같이 써야 하니, 원래 이리나가 있어야 할 자리에 웬 민머리의 남자가 있다. 그런데 그가 다짜고짜 무례하게 말을 시키고 함부로 행동하는 게 아닌가. 참다 참다 못 참게 된 라우라는 대놓고 칸을 바꾸려고 하지만 여의치 않다. 괜히 남자에게 밑 보인 것 같다... 더보기 그녀는 사립탐정인가, 정신 질환자인가 <신의 구부러진 선>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79년 스페인, 마르지 않는 샘 성모병원에 알리사 굴드가 입원한다. 이곳은 정신 병원인데, 이런저런 서류 가운데 입소를 권한 의사의 편지도 있었다. 그녀가 굉장한 지능을 앞세워 병원의 의사들을 농락할지 모르니 주의하기 바란다고 말이다. 입소 면담에서 알리사는 자신이 남편 엘리오도로에게 합법적으로 납치되었다고 밝힌다. 하지만 면담 의사는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 눈치다. 서류에는 그녀가 남편을 3번이나 독살하려 해서 입소했다고 써 있으니 말이다. 편집증으로 공식 입소한 알리사, 얼핏 보면 지극히 정상인 그녀는 병원에서 여타 환자들과 다른 행보를 한다. 애초에 이곳에 온 이유가 얼마 전에 병원에서 벌어진 환자의 미스터리한 죽음을 해결하고자 함이었으니 말이다. 그녀가 밝히길, 그녀.. 더보기 어린 딸을 냉동 보존하기로 한 어느 과학자 가족의 사연 <희망을 얼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불과 얼마전인 2020년 5월, 국내 첫 '냉동인간'이 나왔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본사를 둔 '크리오러스'와 국내에 냉동인간 서비스를 론칭한 '크리오아시아'라는 업체를 통해 체세포 보존 형태가 아닌 전신 냉동 보존 형태였다. 해당자는 경기도에 사는 80대 여성으로, 숨진 직후 영하 20도로 냉동해 러시아 모스크바로 급파했다고 한다. 국내에는 아직 냉동인간 보존에 대한 법적·행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러시아로 보내 그곳에서 전신 냉동 보존 처리가 시행되었다. 1억 원 이상의 돈이 들었다고 한다. 5년 전인 2015년, 태국의 어느 과학자 가족이 크나큰 결단을 내린다. 정확히는 가족의 가장 사하똔 박사의 결단으로, 뇌암으로 죽은 2살 배기 딸 아인즈를 전신 냉동 보존하기로 한 .. 더보기 '그때 그 시절'의 남녀가 아닌, 그때 그 시절의 '남녀' <유열의 음악앨범> [리뷰]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 라인업이 발표되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구로사와 기요시, 자비에 돌란, 봉준호, 켄 로치 등 거장의 최신 작품들을 비롯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 ,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 도 기대가 되고 를 비롯한 넷플릭스 작품들도 기대를 모은다. 와중에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이해 많은 한국영화들이 상영된다. 알 만한 한국영화들은 주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를 통해 상영되는데, 등이 눈에 띈다. 물론 우리가 이 영화제에서 보다 눈여겨봐야 할 한국영화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영화들일 것이다. 한국영화의 미래를 이끌고 책임질 영화들 말이다. 다만 이번에 살펴보고 들여다볼 영화는 이다. 영화 은 1994년에 시작해 2007년까지 계속된 KBS cool FM 음악 전문 라디오 프로그램 .. 더보기 왜 공주가 도망쳐야 하나,잘못한 게 없는데... <한공주> [오래된 리뷰] "전 잘못한 게 없는데요." 어른들에게 둘러싸인 한 소녀, 꾹꾹 눌러왔던 말 한마디를 애써 웃음 띤 얼굴로 내뱉는다. 그런데 이내 그녀는 선생님과 전학 수속을 밟으러 다른 학교를 찾는다. 잘못한 게 없다는 그녀가 떠나는 것이다. 명백한 모순이 아닌가, 이 상황은. 무서워서 피하는 건가, 더러워서 피하는 건가. 아직까진 알 수 없다. 그녀의 앞날을 지켜보는 수밖에. 그녀의 이름은 '한공주', 하필 공주다. 그녀의 시련은 전 인생에 걸쳐 있다. 부모님은 이혼해서 엄마는 다른 이와 살림을 차렸고 아빠는 일 때문에 몇 달에 한 번 볼까 말까이다. 그래도 알바와 학업을 병행하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그녀, 편의점 사장 아들, 딸과 친하게 지내며 의지도 되어준다. 이겨낼 수 있을 정도의 시련이다. 알 .. 더보기 <원미동 시인> 여성 특유의 감성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그리다 [한국 대표 소설 읽기] 1990년대였던 거 같다. 고모할머니가 봉천동에서 슈퍼를 운영하셔서 자주 갔었다. 내가 사는 동네도 만만치 않은 달동네였기에 신기하거나 이상하다는 감정은 없었다. 20년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 건, 달동네가 풍기는 꾀죄죄함과 정겨움. 너무 멀고 힘들다는 느낌 정도. 지금 가보면 이런 생각이 들겠지.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살아?' 1980년대는 경제적으로는 최고의 안정기, 정치적으로는 최악의 혼란기를 겪었다. 시대를 그리려는 소설가들에게는 최고의 시기였을까. 명작들이 소설들이 쏟아져 나온다. 역사를 통해 현재를 조명하려는 대하역사소설, 정치의 혼란기에서 꿋꿋이 재 몫을 하면서 또 노동자로서의 가치를 일으켜 세우려는 이들을 그린 노동소설, 경제 호황의 거대한 그림에서 소..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