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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문제들로 '욕창'이 생긴 이 가족 <욕창> [신작 영화 리뷰] 퇴직 공무원 창식은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내 길순을 집에서 돌보고 있다. 그 둘을 모두 챙기는 이가 있으니 수옥이다. 조선족 불법체류자 수옥은 월 200만 원을 받으며, 창식을 대신해 길순을 돌보고 집안일을 한다. 언뜻 보기에는, 병든 노모 길순을 모시는 중년 부부 창식과 수옥인 듯하다. 그러던 어느 날, 길순의 등 아래 부분에 욕창이 생긴다. 창식은 큰 아들 문수와 막내 딸 지수에게 알린다. 지수가 와서 엄마의 욕창을 들여다보았더니 자못 심각한 상태였다. 수옥에게 크게 나무라고 돌아간다. 반면 문수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한편, 수옥은 일요일마다 길순의 옷을 잘 차려 입고 외출을 하기 시작했다. 평소 수옥에게 이성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던 창식은, 그녀를 미행하기에 이른다. 알고 보.. 더보기
심리적 불안감이 짙게 깔린 해양 재난 스릴러 <딥워터> [신작 영화 리뷰] 올해 여름은 아직까진 괜찮은 것 같다. 종종 더웠지만 대체로 선선한 날씨가 이어졌다. 물론 장마철이 지나 8월의 한여름으로 접어들고 나서는 어떤 무시무시한 더위가 찾아올지 알 수 없다. 지금 선선한 만큼 다음에 무더울까 봐 겁이 난다. 여행을 떠나기도 힘든 시국이니 마음이 종잡을 수 없어지는 요즘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대리만족일 텐데, 영상물이 그 역할을 해 주곤 한다. 대체로 한여름에 맞춰 블록버스터 액션 대작이 만들어지고 찾아온다. 우리는 그런 작품들을 찾지 않을 도리가 없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2020년엔 찾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속을 뻥 뚫어주며 대리만족을 시켜주는 블록버스터 액션 대작이 말이다. 대신 고만고만한 영화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북유럽 스웨덴.. 더보기
우리를 보다 인간답게 하는 반려동물의 죽음에 관하여 <우리 개가 무지개다리를 건넌다면> [신작 도서 리뷰] 지난 1월, 세종시의 어느 가정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분양받았다. 아내와 함께 오랜 시간 동안 고양이를 데려오기 위해 알아보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다가, 운명의 아이를 발견해 아내가 직접 먼 길을 다녀온 것이었다. 암컷으로, 복 복에 기쁠 희로 '복희'라 이름짓고 한 가족이 되었다. 아내는 살아오며 반려동물을 길렀는데, 나로서는 처음이나 마찬가지였다. 금붕어나 거북이 정도만 길러왔으니 말이다. 처음엔 아이를 제대로 만지기는커녕 쳐다보지도 못했다. 강아지라면 그나마 친근하겠지만 고양이라면 그렇지 못한 탓일까. 이후 조금씩 다가갔고 아이도 조금씩 다가온다는 걸 느꼈다. 나도 아내도 복희도 적응 기간이 필요했을까, 힘든 기간이 있었다. 우리가 자야 할 때 복희는 잠들지 않고 복희가 잘 .. 더보기
엘프 형제의 좌충우돌 여정이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 <온워드> [신작 영화 리뷰] 로 잠시 주춤하고선 로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연이어 최고의 상종가를 치던 디즈니 '픽사', 2020년에 22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야심차게 내놓고자 한 두 작품이 있었다. 각각 3월과 6월이 개봉 예정이었으나, 앞의 작품은 그대로 진행하였고 뒤의 작품은 11월로 미뤄졌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전 세계 극장가가 문을 닫기 직전이었기에, 앞 작품의 흥행이 좋을 리 없었다. 역시 픽사의 작품답게 전 세계 극장가를 휩쓸었지만 성적은 터무니 없었다. 북미 6000만 달러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가까스로 1억 달러를 넘겼다. 2억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갔기에, 최소 4억 달러 이상은 벌어들여야 했다. 그나마 발빠르게 넘어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더보기
소리를 잃고 싶어 하는 보리를 응원한다 <나는보리> [신작 영화 리뷰]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선을 갖는 건 매우 중요하다. 나라는 사람이 가진 생각의 총량은 하찮기에, 온전히 받아들이진 못하더라도 대략이나마 보려고 노력하면 좋은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이롭다거나 도움을 준다기보다, 세상 자체를 풍요롭게 하기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한 곳만 보고 살아도 빠듯한 세상살이 아닌가. 그렇다면, 내 안에서 다양성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을지 모른다. 당연히 나는 내가 살고 있고 내가 보고 느끼고 있는 세상이 평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거기에서 어떤 다양성 또는 다름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찾아보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존재한다고 말하고 싶다. 여기, 자신의 삶에서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선의 한 갈래를 찾아내어.. 더보기
따로 또 같이 삶을 헤쳐나가는 가족, 공동체의 연대 목소리 <조금씩, 천천히 안녕> [신작 영화 리뷰] '가족영화'의 전형성을 탈피하는 건 정말 어렵다. 특히, 가족의 중요성이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과 연관되어 있는 동양에선 더욱 그렇다. 공통적으로, 가족구성원 중 한 명의 큰 일로 인해 가족이 다시 모이지만 이런저런 우여곡절 생기며 결국 남는 건 가족밖에 없다는 식으로 끝난다. 다만, 한중일로 대표되는 동양의 가족영화는 각국마다 특징이 있다. 결합 상태에서의 해체 후 재결합, 해체 상태에서의 결합, 해체와 결합이라는 상태의 고찰 등이다. 개인적으로 한국은 너무 신파적이고, 일본은 너무 정석적이며, 중국이나 대만이 가장 볼 만하다. 그럼에도,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동양적 가족영화의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뭐라 규정짓기 힘든, 굳이 말하자면 '고레에다 히로카즈'식 가족영화.. 더보기
밑바닥 인생들의 막장 가족, 회복의 시간인가 절망의 시작인가 <고령화 가족> [오래된 리뷰] 쫄딱 망한 영화감독, 아내와 이혼 위기에 혼자 사는 마흔 살 인모는 자살하려던 찰나 칠순을 눈앞에 둔 엄마의 전화를 받고 집으로 향한다. 엄마는 별말 없이 인모를 받아주었고 이후에도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묵묵히 챙겨줄 뿐이다. 엄마는 그 연세에도 화장품을 팔러 밖으로 부지런히 돌아다닌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없다. 엄마 집에는 마흔넷의 형 '오한모', 일명 '오함마'가 이미 얹혀살고 있었다. 그는 교도소를 오가고 사업을 말아먹은 후 엄마 집에 몇 년째 눌어붙어 있는 인간말종 같은 인간이다. 얼마 안 가 셋째 미연이까지 딸 민경이를 데리고 들어온다. 두 번째 남편이 툭하면 술을 처먹고 들어와 개 패듯 하여 집을 나와버렸다는 것이다. 몇 십 년 만에 다시 모인 삼 남매는 평균 나이 사십에 .. 더보기
현실 위의 인위, 인위 위의 현실에서 되새기는 가족 <아호, 나의 아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친숙한 듯 친숙하지 않은 듯, 대만영화는 알게 모르게 우리를 찾아오곤 했다. 대만을 넘어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거듭난 지 오래인 이안 감독은 차치하고라도 에드워드 양, 허우샤오셴, 차이밍량 감독으로 대표되는 대만예술영화와 2000년대 과 2010년대 로 대표되는 대만청춘영화가 탄탄하다. 개인적으로 대만영화의 두 대표 장르를 모두 좋아하고 즐기는 편이다. 올해 2020년 아닌 2019년에 대만영화는 청춘영화보다 예술영화 쪽이 활발했다. 2018년까지의 기조와는 사뭇 달랐다. 그중 스릴러 은 신인 감독의 작품이었고, 드라마 은 현 대만예술영화를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청몽홍 감독의 신작이다. 이 두 작품이 56회 금마장 영화제를 양분했는데, 장편영화상과 감독상과 남우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