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열전/신작 도서 썸네일형 리스트형 감정을 들여다보고 내보이자, 공유하고 공감하자 <감정 시대> [서평] 요즘 어떠냐고 묻는 말에 '괜찮아' 정도의 긍정적 답변을 하기도 듣기도 매우 어렵다. 난 대체로 '불안하다'라고 말하는 편인데, 가족끼리 종종 진지한 자리를 가지는 자리에서도 그런 대답을 자주한다. 문제는, 무엇이 그리 불안한지 정확히 말할 수 없는 데 있다. 그저 불안전한 현재와 불투명한 미래가 불안할 뿐이다. 그렇다면, 현재와 미래가 왜 불안할까. 비단 나뿐만 그런 생각을 하고 감정을 느끼는 걸까. '불안'말고 다른 느낌이나 감정은? 역시 부정적일까, 혹은 긍정적일까. EBS 다큐프라임에서 '감정시대'라는 주제로 지금 한국 사회를 떠도는 가장 지배적인 감정이 무엇인지 찾아보았고, (윌북)라는 책으로도 나왔다. 대략 6개로 압축할 수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부정적인 감정이다. 미래에 대한 .. 더보기 고은의 시를 끝없이 다시 보게 만드는 자리 <고은 깊은 곳> * 고은 시인의 성추행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이 글을 지우지 않고 계속 놔두겠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가치가 있길 바랍니다. 물론, 요청이 있을 시 바로 삭제토록 하겠습니다. [편집자가 독자에게] 편집자 일을 하면서 가장 기분 좋을 때가 언제인지 아시는지요. 내가 만든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수많은 독자들께 읽히는 걸 볼 때, 더 자세히는 길거리에서 내가 만든 책을 누군가가 읽으며 지나가는 걸 볼 때. 저한테는 아직 이 두 상황이 찾아오지 않은 것 같아요. 앞으로 그런 날이 올까요? 그러면, 편집자로서 가장 설레는 건 무엇일까요. 위대한 작가의 원고를 책이 나오기 전에 받아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그 원고를 책으로 만들어 간다는 것. 저는 이 상황.. 더보기 나치 전범을 통해 악을 논하다 <악의 해부> [서평] 제2차 세계대전 하면 생각나는 건 단연 '홀로코스트'다. 통칭으론 대학살을 뜻하지만, 일반적으론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에 의해 자행된 유대인 대학살을 말한다. 인류 역사상 수많은 전쟁과 대학살이 있어 왔지만, 이토록 어마어마한 전쟁과 대학살이 동시에 이뤄진 건 일찍이 없었다. 당연히 홀로코스트에 대한 시각은, '왜'와 '어떻게'로 쏠린다. 왜 나치는 홀로코스트를 자행했고, 나치는 홀로코스트를 어떻게 자행했는가. 거기에 홀로코스트를 결정하고 실행에 옮긴 핵심인사들을 향한 관심도 있다. 히틀러, 히믈러, 하이드리히, 아이히만 등이 그들이다. 이들을 비롯 나치는 그렇게 '악마'가 된다. 나라 대 나라의 전쟁이 아닌 일방적인 학살로 수백만 명에 달하는 사람을 죽게 한 그들이 악마가 아니라면, 무엇으로.. 더보기 그저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소설가, 온다 리쿠의 정점 <꿀벌과 천둥> [서평] 온다 리쿠의 중2 음악 시간, 선생님께서 종종 수업 대신으로 영화 한 편을 보여주셨다. 족히 20년은 흐른 지금까지도 개인적인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꼽는 를 그때 처음 보았고, 여전히 뒷골을 송연하게 만드는 절정의 영화 도 그 시간을 통해 처음 보았다. 공교롭게도 둘 다 서양 클래식 음악을 다뤘고 그 덕분인지 몰라도 오랫동안 클래식은 나의 조그마한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유독 그때 그 음악 시간은 클래식 음악 숙제가 많았다.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의 대표곡들을 듣고 감상문을 써오는 숙제, 직접 오페라 콘서트 실황을 보고 감상문을 써오는 숙제 등. 우리나라 교육의 폐해였을까. 악기를 직접 연주하는 건 리코더나 멜로디언 정도였고, 나머진 사실 글쓰기 과제였던 거다. 음악 감상의 느낌을 글로 .. 더보기 전후 일본의 핵심, '전쟁 패전 부정' <영속패전론> [서평] 우리의 역사인식에서 '일본'은 절대 떼려야 뗄 수 없다. 조선이라는 나라의 운명을 바꿀 만한 초유의 전쟁인 임진왜란은 그렇다 치더라도, 19세기말에서 20세기, 나아가 21세기에 이르는 일본에 의한 한반도 침략과 수탈과 망언의 역사는 지겹도록 계속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변함없이 말이다. 그래, 침략과 수탈까지 다 좋다. 인류 역사상 수많은 나라들이 침략과 수탈을 자행했다. 그런데 여전히 계속되는 망언의 이유는 무엇인지, 왜 이해할 수 없고 납득하기 힘든 언행을 반복하는 것인가. 잊을 만하면 튀어나오는 망언들은 이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정도가 되었다. 그래도 궁금하다, 그 메커니즘이. 도대체 왜? 일본의 젊은 정치사상가 시라이 사토시 교수의 (이숲)은 정녕 허무할 정도로 속시원하.. 더보기 재벌과 대기업의 나라가 되어 가는 북한의 속살 <조선자본주의공화국> [서평] 북한 핵 위협, 일명 '북핵'으로 대표되는 북한의 끝없는 질주. 그를 둘러싸고 최소 한, 중, 일, 미, 러 5개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연일 논의에 논의를 거듭한다. 그럼에도 북한은 멈추지 않는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기에. 대내외적으로 '우린 아직 건재하다' '우리에게 관심을 줘라' 하고 말하는 것 같다. 북핵에 대한 관심은 일반인에게서만큼은 멀어져 간다. 수 년 전만 하더라도 북핵 실험에 마음을 졸였지만, 이젠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기 일쑤다. 그저 북한이 '또' 미사일 발사했네, '또' 핵실험을 감행했네 정도의 관심 정도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북한 자체에 대한 관심 또한 멀어져 간다. 그동안 우리에게 북한이라는 나라는 다른 무엇도 아닌 '위협'과 동일어였으니 말이다. 유일하.. 더보기 재밌는 전공투 운동사이자 의미심장한 인문과학비평서 <나의 1960년대> [서평] 대학, 정치, 사회 개혁을 목표로 학생이 주도하는 사회운동을 일컫는 '학생운동'.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1980년대를 꼽는다. 물론 1960년 419 혁명도 학생의 손에 이룩한 것이니, 한국 현대사를 통틀어 활동했다고 할 수 있겠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생운동에는 단연코 '68혁명'을 이끌어낸 프랑스학생운동이 있을 것이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세계 역사를 뒤흔든 사회변혁운동이었다. 일본학생운동도 이에 뒤쳐지지 않는다. 그 자체로 수많은 이야기거리를 양산해냈다는 측면에서는 단연 최고일 것이다. 우리 귀에도 익숙한 '전공투'나 '연합적군'은 많은 문화콘텐츠를 통해 소개·소비되었다.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등 소설로 이것들을 다뤄 알게 된 측면도 크다. 그 자신이 1960년대 전.. 더보기 이 세상의 모든 크고 작은 생물을 향한 드넓고 깊은 인간의 죄... <동물들의 인간 심판> [서평] 어렸을 때 집에는 놀 만한 게 없었다. 엄마가 직접 나와 저녁 먹으라고 부르실 때까지 밖에서 놀았다. 친구들과 놀 건 정말 많았는데, 우리집에서 조금만 가면 얕은 산을 낀 공원이 있어 그곳에 자주 갔다. 그러곤 매미, 잠자리, 사마귀, 메뚜기, 개미 등의 곤충을 잡았고, 잡아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 그저 죽어가는 곤충이 있는 반면 잡아 괴롭히는 데 온 정성을 쏟는 곤충이 있었다. 그 행위는 우리들에겐 흔한 놀이였고, 어른들에겐 자연 학습이었다. 그때보다 훨씬 자연과 덜 친숙한 지금, 모르긴 몰라도 그런 경향은 더 심해졌을 것이다. 아이들에게나 어른들에게나 그건 그 무엇보다 학습적인 놀이이다. 물론 그 곤충의 입장에서 생각할 이유나 여지 따위는 없다. 그러나, 그 곤충은 이 세상의 모든 크고 작.. 더보기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4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