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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

범인이나 범죄 아닌 피해자와 여성을 향하다 <우먼 앤 머더러>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영미 지역의 연쇄살인범은 '흔하다'는 표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악명 높은 사례를 많이 보고 들었다. 책,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수많은 콘텐츠에서 다양한 시선과 관점으로 연쇄살인범들의 살인 행각에 관한 이야기들을 접했기 때문이다. 반면, 영미과 함께 '서양'이라고 부르는 유럽 지역의 연쇄살인범은 거의 보고 들은 바가 없다. 선진적인 문화와 시스템 덕분에 실제로 잘 일어나지 않는 걸까,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는 것 뿐일까. 이번에도 범죄 다큐멘터리의 명가 넷플릭스에서 손을 걷어 붙였다. 1990년 중반, 프랑스 수도 파리에 느닷없이 젊은 여성을 노린 범죄가 연달아 일어난다. 처음에는 당연히 연쇄살인이라는 점을 특정할 수 없었지만, 한 건 두 건 발생하며 피해자의 상처가 .. 더보기
F1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가 위대해지기까지 <슈마허>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13년 12월 29일,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F1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가 은퇴 후 가족들과 스위스에서 지내며 휴가 차 프랑스령 알프스로 스키를 타러 갔는데, 사고를 당해 혼수 상태에 빠졌다는 보도였다. 헬맷을 쓴 채로 바위에 부딪혔고, 검사 결과 두개골 외상으로 인한 뇌출혈이었으며, 수술을 했지만 깨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6개월여 후 기적적으로 깨어났는데, 7년이 지난 지금까지 크나큰 진전을 보이진 못한 채 간간이 소식만 들려올 뿐이다. 가족과 관계자들이 그를 철저히 지켜 주고 있다고 한다. 스포츠에서 '황제'는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기억나는 이들만 나열해도 수두룩하다. 축구 황제 펠레, 야구 황제 베이브 루스, 복싱 황제 무하마.. 더보기
무음과 풍부한 음의 세계를 오가는 소녀의 성장담! <코다> [애플TV+ 오리지널 리뷰] 지난 1월 말에서 2월 초에 언제나처럼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렸던 제37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소소하지만 역대급 사건이 있었다. 작년 가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한 전후로 수많은 영화제에서 작품상, 각본상, 여우조연상 등을 석권하며 이름을 날렸는데, 올해에는 가 선댄스 영화제 최초로 심사위원 대상, 관객상, 감독상, 앙상블상까지 4관왕을 차지하며 날아오른 것이다. 벌써부터 내년 아카데미 주요 부문 노미네이트와 수상이 점쳐지고 있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션 헤이더 감독은 넷플릭스 초창기 간판 드라마 시리즈 중 하나인 작가진으로 활약한 바 있고 역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를 연출한 바 있다. 단편 영화 로 호평을 받은 적도 있는 바, 그녀의 행보에 일.. 더보기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에 세계관까지 흔들린다! <좋은 사람> [신작 영화 리뷰] 남자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는 경석, 담임을 맡은 반에서 지갑 도난 사건이 발생한다. CCTV를 한 번 돌려 보고 세익이 의심 갈 만한 행동을 했다는 걸 알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아이들 양심에 기대해 보기로 한다. 하지만, 아무도 자백하지 않는다. 비밀을 지켜 주고 불이익도 없을 거라고 공표까지 했지만 말이다. 결국 지갑을 도난당한 광렬이한테 돈을 주며 사건을 봉합하려 한다. 그때 전 부인 지현한테서 연락이 와 딸아이 윤희를 이틀만 봐 달라고 하고, 같은 반 학생이 찾아와 세익이가 의심된다고 말한다. 경석은 세익이를 불러 사건 당시 교실에 들어가서 뭘 했는지 자세하게 쓰라고 하고는 윤희를 데리러 간다. 그런데 윤희는 경석과 같이 있기 싫은 듯 계속 엄마만 찾는다. 윤희를 .. 더보기
데스 게임으로 그려 낸,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주연 이정재·박해수 등, 연출 황동혁 감독, 음악 정재일 등 관계자들의 면면만으로도 가히 2021년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색이 없는 작품이 공개되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 으로, 황동혁 감독이 자그마치 2008년부터 10년 넘게 구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설명하겠지만, 데스 게임 장르이기 때문에 2008년에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기 쉽지 않았을 것이고 오랜 시간이 흘러 외국 자본인 넷플리스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제목이기도 한 '오징어 게임'이 뭔지부터 알아 볼 필요가 있겠다. 80년대 아이들이 흙으로 된 운동장에서 자주 하던 놀이였고 90년대에도 종종 하던 놀이였으니, 90년대생이자 현재 20대들에겐 익숙하지 않은 놀이일 .. 더보기
선거는 언제나 대한민국 변화 중심에 있었다! <선거로 읽는 한국 정치사> [신작 도서 리뷰] 매년 여러 이슈가 발생하지만, 2022년은 아주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예정된 이슈들 때문인데, 2022년 3월 9일엔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3월 재보궐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고 2022년 6월 1일엔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와 6월 재보궐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제20대 대통령 임기가 5월 10일에 시작되니, 3주만에 전국동시지방 선거가 치러지는 것이다. 그야말로 한국이라는 나라가 크게 요동치는 2022년이 될 요량이 크다. 대통령 선거와 전국동시지방 선거가 함께 치러졌던 때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정확히 20년 전인 2002년에 이른다. 2002 한일 월드컵과 맞물렸던 제3회 전국동시지방 선거에선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김대중 대통령 임기 말기.. 더보기
나의 길을 찾아, 오롯이 나로 살아가겠다 <오사카 나오미>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지난 7월 27일, 도쿄 올림픽이 한창인 와중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 때 미국 대표팀의 시몬 바일스가 돌연 기권했다. 그녀는 도마 한 종목만 뛰고 경기장을 떠났는데, 정신적인 안정을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여자 기계체조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고 있으니, 홀로 세상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테다. 그녀가 기권을 선언하며 영감을 얻은 이가 다름 아닌 오사카 나오미라고 한다. 오사카는 지난 5월에 치러진 테니스 그랜드슬램 대회 프랑스 오픈에서 도중 기권을 한 것에 이어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기자회견에 불참했다. 그러며 선수도 인간이기에 무조건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큰 논란이 일었지만 누군가에겐 큰.. 더보기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폭력의 역사에 대항하라! <바쿠라우> [신작 영화 리뷰] 브라질 북동부 세라 베르드 인근 바쿠라우, 족장 카르멜리타의 장례식을 맞아 마을의 모든 구성원이 모였다. 그들은 정신적 지주를 떠나 보내며 인종, 성별, 계급 구분 없이 모여 단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마을의 의의를 다시 한 번 각인시킨다. 그런 그들 앞에 세라 베르드 시장 토니 주니어가 찾아와 찢어 발긴 책들과 유통기한 한참 지난 식료품을 주며 지지를 호소한다. 마을 사람들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으며 토니에게 욕과 함께 댐 이야기를 꺼낸다. 토니가 댐을 건설하는 명목으로 바쿠라우로 가는 물을 끊어 버린 것이었다. 하여 정기적으로 식수차를 외부로 보내 물을 가져와야 했다. 토니가 돌아간 후 갑자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마을 신호가 잡히지 않아 지도에서 사라져 버리질 않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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