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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

막무가내, 황당무계, 불편불쾌한 토크쇼의 영화판 <비트윈 투 펀스: 투어 스페셜>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영화 시리즈로 유명세를 떨친 미국의 코미디언이자 영화배우 잭 갤리퍼내키스(자흐 갈리피아나키스), 그는 2008년부터 Funny or Die 사이트를 통해 쇼 '비트윈 투 펀스(Between Two Ferns)'를 진행해왔다. 의자 두 개에 호스트 잭과 게스트 유명인물이 앉고 사이에 조그마한 테이블을 놓고 그 위 한 가운데에 빨간색 버튼을 두었다. 그리고 의자 두 개 옆에는 쇼의 상징 펀(Fern), 즉 고사리 식물(양치류) 두 개가 있다. 토크쇼는 황당하고 당황스럽기 그지 없이 진행된다. 호스트가 질문하고 게스트가 답하는 형식을 띄는데, 질문들이 하나같이 무례하고 불편하기 짝이 없다. 이를테면 게스트의 치명적인 과거를 들추거나 게스트의 태생적인 사항과 개인적인 취향에 관련해 막.. 더보기
한국사회 현실 단면을 담아내 표현한 한국영화의 한 전형 <부당거래> [오래된 리뷰] 2000년 로 화려하게 데뷔한 류승완 감독, 2000년대 내내 자그마치 6편이나 스타일 확실한 영화를 연출하며 '류승완표 영화 스타일'을 확실히 한다. 하지만 이 시기 나온 작품들이 적어도 흥행에서는 애매했던지라 류승완 감독의 연출 인생에서 확실한 발돋움을 하진 못했다고 평할 수 있겠다. 2010년대 들어서 비로소 획기적인 발돋움을 할 수 있었다. 2000년대 류승완표 영화 스타일은 액션과 코미디가 주를 이룬다. 크게 탈피하지 않은 건, 스타일을 정립하기 위함일 수도 있고 나름의 성과를 얻고 있었기에 탈피할 이유가 없었을 수도 있으며 '알'을 까고 나오는 게 힘든 만큼 자신의 스타일을 탈피하기가 힘들었을 수도 있다. 2010년작 는 류승완 감독이 지난 10년간 정립한 스타일을 어느 정도 .. 더보기
인문학적 통찰력 충만한, 아버지 혹은 내면으로의 여정 <애드 아스트라> [리뷰] (Ad Astra) 칸 영화제 단골손님 제임스 그레이 감독, 지난 2013년 로 오랜만에 칸에 귀환했을 때 '씨네21'과 한 인터뷰를 들여다보자. 맨 마지막에 차기작으로 어떤 작품을 생각하고 있는지의 질문에 SF영화를 구상하고 있다고 답한다. 실제로 그는 차기작으로 SF가 아닌 어드벤쳐영화 를 내놓았지만, 차차기작으로 SF영화를 들고 온다. 인터뷰는 '우주에서 진행되는 매우 리얼한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제임스 그레이의 답변으로 끝난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는 그의 구상을 영화로 옮긴 실제물이다. SF우주영화의 현재는 2013년 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후 매해 메이지급 SF우주영화가 한 편 이상씩 나왔다. 그리고 까지. 현재 SF우주영화의 특징은 거시적이고 광활한 서사 .. 더보기
빌 게이츠는 누구인가, 어떤 생각을 하는가, 무슨 일을 하고 있나 <인사이드 빌 게이츠>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Inside Bill's Brain) 여전히 세계 PC 운영체제 시장의 태반을 점유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의 개발사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는 그 유명한 빌 게이츠 그리고 폴 앨런이다. 창립 10년도 되지 않은 1983년 폴 앨런은 림프종으로 퇴사하고, 2대 CEO가 될 스티브 발머가 빌 게이츠와 함께 했다. 2019년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2014년 3대 CEO가 된 사티아 나델라의 클라우드 컴퓨팅 전략으로 시가총액 1위를 탈환했다. '제국의 역습'이라고 표현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부활에 이은 제2의 전성기는 새삼 과거 '제국' 시절의 빌 게이츠를 상기하게 한다. 최고의 전성기를 구사하며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그는, 20세기 말에 반독점법으로 미 법무부에 소송당한.. 더보기
한국 오컬트 영화의 희소식이자 희망 <검은 사제들> [오래된 리뷰] 2019년 들어 한국 오컬트 영화가 다수 개봉했다. 등이 그것인데, 와 은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희망을 쏘았고 는 여름 시즌을 겨냥한 텐트풀 영화였지만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참패를 면치 못했다. 오컬트보다 액션에 치중한 모습의 어중간한 영화였던 게 좋지 않게 작용한 듯하다.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인 도 기대되는 한국 오컬트 영화 중 하나이다. 오컬트라 하면,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신비주의나 초자연현상 등을 소재로 미지의 존재나 금기에 대한 공포가 주를 이루는 장르다. 공포의 하위 장르라고 할 수 있겠다. 2000년대 전성기를 열었던 한국 공포 영화가 2010년대 후반 들어 오컬트 장르로 선회하는 모양새다. 그 시작점을 2015년 로 보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겠다. 이듬해 이.. 더보기
"우리 가족들은 이상해. 잔인한 구석이 있어." <비뚤어진 집> [영화 리뷰] (Crooked House)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는 말년에 일본 번역가에게 본인의 10대 작품을 직접 골라 답장을 보낸다. 그녀가 쓴 80여 편의 작품 중 10편만 선정하기가 매우 까다로웠을 텐데, 이후 그 목록은 애거서를 접하는 모든 이들에게 가장 큰 레퍼런스가 되고 있다. 다른 건 몰라도 그녀가 선정한 10편은 꼭 봐야 한다던지, 10편을 시작으로 애거서를 접한다던지, 그녀의 10편이 아닌 본인만의 10편을 정해본다던지. 그중에서도 애거서가 가장 좋아하고 아끼는 단 한 편이 존재할 텐데, 의외로 그녀의 최전성기인 1920~40년대의 끝자락인 1949년에 내놓은 이 그 작품이다. 참고로, 저 10편에는 등 누구나 알 만한 최고의 작품들이 속해 있다. 그녀는 을 선정하면서 '탐구하기 매우 .. 더보기
배우 김혜자의 김혜자에 의한 김혜자를 위한 영화 <마더> [오래된 리뷰] 봉준호의 (Mother) 정확히 10년이 되었다. 으로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거장으로 우뚝 선 봉준호 감독이 영화 를 내놓은 때가. 봉준호의 작품 중 최고의 흥행작은 이고, 가장 권위 있는 상을 받은 작품은 이며, 이름을 알린 계기가 된 영화는 이지만, 진정한 대표작은 그의 유일무이한 청소년 관람불가 가 아닐까 싶다. 청소년 관람불가이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어둡기 짝이 없기에 는 봉준호 작품 중 넷플릭스 오리지널 를 제외하곤 가장 낮은 흥행 스코어를 기록하기도 했다. 평론가들에겐 유례 없을 극찬을 받았지만, 관객들에겐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호불호가 갈렸던 것이다. 그럼에도 300만 명이 넘는, 청소년 관람불가치곤 준수한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봉준호의 힘인가, 영.. 더보기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할리우드의 위대한 다섯 감독 <다섯이 돌아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FIVE CAME BACK) 1939년 9월 1일 나치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하여 2019년 올해는 2차대전 발발 80년이 되는 해이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2차대전 관련 콘텐츠를 접했을 테지만 여전히 모르는 게 많다. 전쟁 당시 미국 할리우드 최고의 감독 5명이 참전해 전쟁터와 본토에서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었다는 사실 또한 잘 알지 못할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이상 '다섯이 돌아왔다')가 전현직 최고 감독들의 목소리로 그 이야기를 전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기예르모 델 토로, 폴 그린그래스, 로렌스 캐스단이 그들이다. 그들은 각각 윌리엄 와일러, 존 휴스턴, 프랭크 캐프라, 존 포드, 조지 스티븐스의 팬을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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