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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

원조교제격 '로맨스' 아닌 '성장'의 청춘물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리뷰] 17세 여고생 육상부 에이스 타치바나 아키라(코마츠 나나 분)는 아킬레스건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한다. 더 이상 달리지 못하게 된 그녀는 육상부를 나와 우울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다가 재활훈련을 하는 대신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알바를 시작한다. 타치바나가 알바를 하는 패밀리레스토랑 점장 곤도 마사미(오오이즈미 요 분)는 45세의 애 딸린 이혼남이다. 한때 소설가를 꿈꾸는 문청이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하고 현실을 사는 흔한 중년이기도 하다. 그는 손님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성실하고 악의 없는 태도로 대하지만, 직원들은 그를 중년 아저씨로 그저 '쓰레기' 취급하며 '냄새'가 난다고 멀리한다. 그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딱히 분개하거나 화를 내진 않고 그저 자기를 탓할 뿐이다. 그런 곤도 점장을 타치.. 더보기
권력, 사랑, 여성을 앞세운 요르고스 란티모스식 불편한 비틀기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리뷰] 18세기 영국, 프랑스와의 전쟁을 계속 해야 하는지 화친해야 하는지를 두고 국정이 둘로 나뉘어 치열하게 대립 중이다. 절대권력 여왕 앤(올리비아 콜맨 분)은 죽 끓듯 하는 변덕을 내뿜을 뿐 국정에 이렇다할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조력자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 여왕의 조력자 사라(레이첼 와이즈 분)는 어릴 적 앤 여왕을 구해준 후 궁전에 들어와 여왕과 우정을 나누며 비선실세로 사실상 권력의 최정점에서 군림하고 있다. 그녀의 당면한 과제는, 프랑스와의 전쟁을 계속하여 사령관인 남편 말버러 공작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사라에게 친척이라며 몰락한 귀족 여인 애비게일(엠마 스톤 분)이 찾아온다. 궁전 하녀부터 시작하는 그녀, 사라 몰래 여왕의 통풍을 완화시켜줄 약초를 캐와 눈에 들고는 사라의 전.. 더보기
재패니메이션의 거장 '호소다 마모루'의 평작 <미래의 미라이> [리뷰]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미야자키 하야오'의 뒤를 이을 감독으로 평가받으며 2006년 로 가히 센세이셔널하게 등장한 호소다 마모루 감독. 이후 거의 예외없이 3년 만에 한 편씩 내놓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확고히 구축했다. 호소다 마모루 월드라고 해도 충분하다. 까지 이토록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는 작품을 내놓는 것도 쉽지 않을 터, 그의 작품을 기다리는 사람도 많을 테고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믿고 볼 수 있는 경지에 올랐다고 할 수 있겠다. 누가 뭐래도 재패니메이션의 거장이다. 그동안의 기록을 깨고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신작 는 부터 시작된 '아이' 시리즈의 연장선상인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호소다 마모루'라는 이름에 비해서는 평범한 수준에 머물렀다고 말할 수 있겠다. 현실과 판타지의 조화롭고 .. 더보기
상실, 불안, 고독으로 점철된 삶에서 사랑으로 힘내요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 [리뷰] 영화를 즐겨 보고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이야깃거리가 있는 영화는 리뷰를 써서 소개하고 기억에 남기려고 애쓰다 보면, 종종 나도 모르게 '군(群)'이 형성되는 걸 느낀다. 소설을 자주 접하다 보면 좋아하는 작가군이 형성되는 것처럼, 영화는 감독군이 형성된다. 믿고 보는 배우가 있듯이 믿고 보는 감독도 있을 텐데, 영화에서 배우에 비해 감독은 상대적으로 덜 드러나기에 그냥 지나칠 때도 있다. 그러다 보니 감독군이 형성될 때 말 그대로 '나도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일본에서는 2017년에 개봉했지만 한국에는 이제야 상륙한, 그동안 제목과 포스터, 최소한의 스틸컷과 내용 등의 단편지엽적인 정보만으로 기대를 품고 있었던 (이하 '도쿄의 밤하늘')도 그중 하나다. 한국 개봉이 확정되고 찾아보기 .. 더보기
중요한 건, '누가 먼저'가 아닌 '사랑' 그 자체 <나의 EX>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류싼롄은 별거 후 죽은 남편 쑹청위안의 사망 보험금 수익자가 아들 쑹청시가 아닌 불륜남 제이라는 걸 알고는 아들과 함께 제이를 찾아간다. 하지만 얻은 건 없고 제이로부터 자신이 불륜남이 아니라 그쪽이야말로 불륜녀가 아니냐는 대답만 듣고 온다. 쑹청시는 허구헌 날 친구들과 싸우고는 심리 상담을 받곤 하는데 아빠와 엄마, 그리고 제이의 관계를 잘 아는 것 같다. 아빠가 엄마와 결혼해 자신을 낳았지만 결국 동성애자라는 걸 밝히고 제이한테 가서는 죽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는 엄마 아닌 제이의 집에서 기거하려 한다. 제이는 진심으로 사랑해 마지 않던 연인 쑹청위안의 죽음을 함께 했던 유일한 사람이다. 그로서는 알 길 없는 쑹청위안의 사망 보험금 얘기로 류싼롄과 쑹청시가 찾아오고 자신과.. 더보기
영화 안팎에 메시지를 던지는 스티븐 소더버그의 실험 <높이 나는 새>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하나의 브랜드가 된 지 오래인 그 이름 '스티븐 소더버그', 그 누구보다 충격적인 센세이셔널한 데뷔 이후 하염없이 '내리막길'만 걷고 있는 불세출의 영화 감독이다. 물론 그 와중에도 말만 들어도 알 만한 작품을 수두룩하게 내놓았다. 그는 할리우드 메인 스트림과 실험정신 가득한 독립영화계를 오가며 연출, 제작은 물론 촬영, 편집까지 도맡아 하는 괴이한 존재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영화계에서 이만큼의 천재도 없고 이만큼 노력하는 이도 없으며 이만큼 자유롭게 즐기는 존재도 없다. 작년에는 본인이 직접 아이폰 7 플러스로 촬영을 도맡아 한 영화 을 내놓더니, 올해에는 역시 본인이 직접 아이폰 8으로 촬영을 도맡아 한 영화 를 내놓았다. '내리막길'을 이처럼 즐길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 더보기
아담 샌들러의 코미디적 '똘끼'와 폴 토마스 앤더슨의 연출적 '똘끼'가 만나다 <펀치 드렁크 러브> [오래된 리뷰] 아는 사람은 아는 천재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 20대 때 장편 데뷔를 한 그는 두 번째 작품 로 영화계에 '파란과 평지풍파를 일으키며' '센세이션널' 하게 이름을 알렸다. 이후 만드는 작품마다 족족 평단에 많은 사랑을 받았다. 데뷔 20년 동안 채 10편도 되지 않는 작품을 내놓았는데, 전부라도 해도 좋을 만큼 상업, 대중과는 거리가 먼 친 영화제와 친 평단적이었다. 개 중에 그나마 힘을 빼고 만들었다는 '로맨틱 코미디'가 2002년작이자 네 번째 작품 이다. 그의 영화들에는 여러 의미로 강렬한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그의 획기적이고 천재적인 연출력에 가려지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사실 그의 작품 주인공은 다른 누구도 아닌 감독 그 자신인 것이다. 는 어땠을까? '아담 샌들러'라고 하면 북.. 더보기
'돈'이 되는 '무명'의 그림을 향한 추악한 욕망 천태만상 <벨벳 버즈소>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제이크 젤렌할, 어느덧 믿고 보는 배우가 된 할리우드 남자 배우다. 일찍이 10대 초반에 할리우드에 진출해 역시 10대부터 여러 영화의 주연을 꿰차고 2000년대 중반 , , 등을 통해 다재다능함을 인정받았다. 2010년대부터는 정말 '열일'을 하는 중인데, 2019년까지 10년간 20편에 육박하는 작품에 주연을 맡았다. 한 해 1편에서 4편까지 찍은, 믿을 수 없는 행보인 것이다. 장르 불문, 이미지를 깎아 먹지 않는 와중에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들은 거의 모두 평균 이상의 합격점을 받았다. 그중 매우 좋은 평가와 함께 제작비 대비 출중한 흥행성적을 거둔 작품 가 있다. 등의 각본으로 유명한 댄 길로이의 연출 데뷔작이었는데, 길을 잃은 언론의 천태만상을 특종과 조작과 진실의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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