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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또보고 계속보기/감독과 배우 콤비

[감독과 배우 콤비 5] 왕가위와 양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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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을 넘어 세계적인 비쥬얼리스트로 손꼽히는 왕가위 감독. 그는 특유의 미장셴(영화에서 무대 위의 모든 시각적 요소들을 연출가가 배열하는 작업)으로 독보적인 영상미학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1990년 <아비정전>에서 시작해 2000년 <화양연화>로 끝나는 1990년대의 왕가위는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과장을 조금 보태 당시 영화팬들을 둘로 나눠본다면, 왕가위의 세계에 속해 있는 영화팬들과 그 밖의 있는 영화팬들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전까지 주로 각본 작업을 하다가 1987년 <열혈남아>로 데뷔한 이후 1990년 두 번째 작품인 <아비정전>으로 홍콩금상장영화제를 석권하며 홍콩영화계를 평정한 그였다. 이후 그는 1997년 <해피투게더>로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며 정점을 찍는다. 


한편 양조위는 20대 초 약관의 나이로 영화계에 데뷔하면서 주연을 꿰찬다. 이후 1980년대 후반 수십 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아 실력을 키워나간다. 그러던 1990년 <아비정전>으로 왕조위와 조우한다. 소위 '대박'을 터뜨리며 win-win한 두 사람. 양조위는 이 인기가 반영된듯 1991년 5편, 1992년 6편, 1993년 7편, 1994년과 1995년 4편씩 주연을 맡는다. 1980년 후반에 엄청나게 영화를 찍었던 주윤발의 뒤를 이은 듯한 느낌이다. 


왼쪽이 왕가위, 오른쪽이 양조위


왕가위와 양조위는 1994년 두 편의 영화 <동사서독>, <중경삼림>으로 다시 조우한다. 이 두 작품은 20년이 흐른 지금에도 전혀 촌스럽거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굉장히 현대적이고 세련된 작품들이다. 그야말로 왕가위의 미장셴이 100% 담겨져 있다. 양조위는 이런 왕가위의 미장셴에 가장 적합한 배우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는 바꿔 말하면, 양조위는 그 명성에 비해 자신만의 색깔이 없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래야만 왕가위 특유의 스타일에 자연스럽게 녹여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덕분에 양조위는 오랫동안 무던히도 사랑받는 배우가 되었다. 


이 둘은 1990년대 왕가위 전성시대 때의 대표작품을 합작했고, 2000년대 들어서도 명작으로 뽑히는 <2046>과 최근 개봉했던 <일대종사>를 함께 했다. 또한 2002년 왕가위가 제작한 <천하무쌍>의 주연을 양조위가 맡았으며, 2000년에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제로 디그리>에서 함께 주연으로 영화에 출연하기도 하였다. 







<아비정선, 1990>





<동사서독, 1994>





<중경삼림, 1994>





<해피투게더, 1997>





<화양연화, 2000>





<2046, 2004>





<일대종사,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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