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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신작 영화

살아남은 신부의 두 번째 전쟁, 더 거대해진 악마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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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레디 오어 낫: 죽음의 숨바꼭질>

 

영화 <레디 오어 낫: 죽음의 숨바꼭질> 포스터.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그레이스는 르 도마스 가문에 시집을 갔다가 영문 모를 총공세에 휘말려 ‘죽다가 살아난다’. 그렇게 더럽혀진 드레스를 입은 채 화재에 휩싸인 저택을 뒤로한 그녀는 병원으로 이송된다. 그곳에서 오랜만에 조우하는 여동생 페이스, 그리고 경찰이 찾아와 체포될 거라고 한다. 경찰과 함께 이동하는데, 갑자기 괴한이 들이닥친다.

저항하고 도망가 보지만 붙잡히고, 자매가 눈을 뜬 곳은 덴포스 리조트. 악마 르 베일과 계약한 엘리트 가문연합체 ‘카발’이 한데 모인 것이었다. 르 도마스 가문의 파멸로 의장석이 비웠고 남은 4개의 라이벌 가문이 의장석을 차지하고자 그레이스를 사냥해야 했다.

그레이스와 페이스 또한 복잡다단한 규칙을 들었고 르 도마스 가문의 정체 또한 알아차렸다. 그들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권력을 손에 넣었던 것. 그레이스와 페이스는 엘리트 가문 구성원들의 파상공세를 새벽까지 견뎌야 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살아남을까?

살아남은 신부, 이번엔 거대한 악마의 게임에 뛰어들다

2019년 개봉해 북미 포함 세계적으로 컬트적 인기를 끌며 B급 슬래셔 코미디 무비로서의 독보적 위치를 차지한 영화 <레디 오어 낫>은 그러나 국내 개봉에는 실패한 바 있다. 결혼 첫날밤에 자신을 악마에게 바치는 제물로 삼으려는 시댁 식구들의 위협에 맞서는 신부의 이야기가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 않았을 것이다.

이후 장장 7년 만에 돌아온 속편 <레디 오어 낫: 죽음의 숨바꼭질>은 전편만큼의 화제를 뿌리진 못했으나 국내 개봉에 성공했다. 보다 복잡해지고 거대해진 스케일에 화려한 캐스팅이 시선을 끄는데, 그로테스크 바디호러의 대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깜짝 출연이 반갑다. 뿐만 아니라 화제성 있는 얼굴들이 많다.

재미는 보장한다. 1편에서 그레이스는 영문도 모른 채 생존하는 데 바빴다면, 2편에선 페이스와 따로 또 같이 각종 무기로 맞사냥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생존 전문가라고 할까. 3편이 나온다면 그보다 진일보한 모습, 전사로서의 모습을 보일 거라 기대된다.

한편 전작에 이어 블랙 코미디로서의 면모를 더욱 부각한다. 이를테면 엘리트 가문이랍시고 하는 짓이 너무나도 비엘리트적이고, 가문 간의 규칙을 어겼을 때 황당무계한 신체 폭발이 일어나는 식이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툭툭 던지는 대사마다 특이점이 있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악마보다 탐욕스러운 엘리트들을 향한 통쾌한 풍자

1편이 시집살이를 은유적으로 그려냈다면, 이번에는 세계를 움직이는 초일류이자 초상류층에 일침을 가한다. 그들은 하나같이 능력도 자질도 자격도 없으나 악마와의 계약으로 엘리트 가문 연합체의 일원이 되었다. 그러니 나서야 할 때 나서지 못하고 나서지 말아야 할 때 무모하게 나서며 서로 배신할 뿐만 아니라 가족까지도 내팽개쳐 버리기 일쑤다.

반면 그레이스와 페이스는 오래전에 헤어졌거니와 그레이스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해 그녀를 향한 감정이 좋지 않은 페이스임에도, 결정적일 때 그들은 서로를 위한 선택을 한다. 서로에게 막 하고 상처 주며 원망하고 떠나려 하지만, 결정적일 때 주저함 없이 자신을 내던지는 것이다.

이 엘리트 가문 연합체라는 족속은 탐욕자들과 위선자들이 뒤섞여 있다. 바보와 나쁜 놈들 말이다. 제대로 할 수 있는 능력이 없고, 제대로 하려는 마음이 없다. 그들이 그레이스와 페이스를 사냥하겠답시고 나설 때 하나둘 드러난다. 멋진 악인이 아닌 추잡한 악인이니, 역발상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이 이야기의 끝은 어디일까, 어떤 모습일까. 세상을 움직일 만한 힘을 가진 이들을 파괴할 수 있을까, 파괴한다면 어떻게? 악은 영원불멸하고 악스러운 것들은 뿌리 깊다. 원천적인 파괴가 가능할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이런 이야기는 계속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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