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작 열전/신작 영화

벙커도 무너졌다… 살아남은 가족은 어디로 향하는가

반응형


[영화 리뷰] <그린랜드 2: 마이그레이션>

 

영화 <그린랜드 2: 마이그레이션> 포스터. ⓒ스튜디오 초이스

 

어느덧 추억의 근육질 액션 스타가 된 제라드 버틀러, 그는 정점 이후 중급 액션 영화에 주로 얼굴을 비추며 나름의 영역을 구축했다. 간간이 재난 영화에도 출연했는데 그중 하나가 <그린랜드>다. 야심 차게 내놓았으나 하필 터진 코로나 팬데믹으로 관객을 찾아갈 통로가 거의 막혀 버렸다. 그럼에도 평은 괜찮았다.

혜성 클라크가 정부의 은폐 속에 미국 본토를 강타하며 멸망으로 치닫고 살아남은 소수의 인류는 그린랜드로 향한다. 그곳에 벙커를 만들어 살아간다. 그렇게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다. 하지만 한정된 자원은 점점 부족해지고 벙커 밖 환경은 언제 최악으로 치달을지 모른다. 새로운 곳으로 이주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한다.

재난 액션 영화로 포지셔닝되었으나 실상은 가족 드라마에 가까웠던 <그린랜드>,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 지점이 영화의 핵심이었다. 미증유의 재난이 현실에 닥쳤던 당시, 사람들은 최악의 상황을 헤쳐 나가는 이야기를 보고 싶었던 것이다. 영화 속처럼 5년 여가 지난 지금, 후속편 <그린랜드 2>가 찾아왔다. 이번에도 비슷한 기조, 재난 액션 영화 속 가족 드라마를 표방했을 거라 예상된다.

끝난 줄 알았던 종말, 다시 시작된 생존

방사능 폭풍에 지진, 해일, 화산 폭발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그린랜드 벙커 속 소수의 사람들조차 생존 위기를 맞는다. 결국 안전하다고 믿었던 벙커가 붕괴되고, 사람들은 죽어 나가는 한편 뿔뿔이 흩어진다. 존과 알리슨, 네이션은 과학적으로 새로운 문명이 시작되고 있을 거라 예상되는 클라크 분화구를 향해 간다.

일단 미국을 벗어나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유럽, 영국으로 향한다. 물론 그조차 목숨을 몇 개는 걸어야 하는 여정이다. 유인정에 올라탔지만 얼마 안 가 연료는 바닥나고 해류에 몸을 실어야 했다. 포기 상태에 이르렀을 때 도착한 영국 리버풀, 그런데 그곳은 그들이 알던 곳이 아니다.

우여곡절 끝에 다다른 곳에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이내 폭풍이 그들을 덮친다. 혜성이 지구를 강타한 후 지구의 환경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형태를 띠고 있었다. 또다시 앞을 알 수 없는 여정을 떠나는 일행, 그들에게 끊임없이 닥치는 재해와 인간의 위협, 그럼에도 온정의 손길이 그들을 결정적으로 돕는다. 과연 그들에게 희망이 있는가. 원하던 곳에 가서 원하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벙커를 떠난 가족, 새로운 세상을 향한 위험한 여정

<그린랜드 2>는 1시간 30분가량의 길지 않은 러닝타임에 여러 장르가 짧고 굵게 포진되어 있다. 자연재해가 닥치는 와중에 헤쳐 나가야 하고, 모든 게 파괴되어 이전의 문명이 사라진 행태를 보게 되며, 인간끼리 일으키는 전쟁의 한가운데를 통과해, 길을 나아가고 나아가며 또 나아간다.

수박 겉 핥기 식이라 지탄받을지 모르겠으나, 지루하지 않고 나름 흥미진진한 로드무비다. 물론 이 가족의 영웅적 여정을 위해 많은 이가 희생되고 또 말이 안 되는 상황들이 반복되긴 하나, 장엄하게 펼쳐지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은 대자연의 아이러니와 모든 걸 무너뜨려 버릴 작정으로 다가오는 재해를 굉장히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그러다 보니 상당히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지구가 종말할 정도의 미증유 재해가 들이닥치면 대부분이 그 즉시 목숨을 잃을 것이다. 천우신조로 살아남는다고 해도 오래지 않아 목숨을 잃을 것이다. 극히 소수만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그때까지의 과정을 지극히 간략하게 보여 주고 있다. 그렇게 살아남으면 영웅이 될 것이나, 그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one of them'이었다.

영화는 말한다. 인류는 문명을 재건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 거라고 말이다. 6,600만 년 전 혜성이 지구를 강타해 '대멸종'된 후 생존한 종이 진화를 거듭했고 인류까지 온 것처럼. 제아무리 크나큰 재앙이 닥쳐도 인류는 결국 살아남고야 말 거라는 궁극적 긍정. 상상하면 두렵지만 희망적이기도 하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