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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아쿠아리움 속 문어가 바꿔 놓은 두 사람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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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포스터.

 

미국의 작은 바닷가 마을 소웰베이, 아쿠아리움에서 야간 청소부로 일하는 70대 노인 토바. 그녀는 오래전 남편과 아들을 잃고, 성실하지만 주변과 거리를 둔 채 살아가고 있다. 아쿠아리움의 명물 대왕태평양 문어 마셀러스는 뛰어난 지능과 관찰력, 통찰력까지 겸비하곤 인간들을 살핀다. 토바는 마셀러스한테만 터놓고 얘기하고 마셀러스는 토바한테만 마음을 연다. 어느 날 마셀러스가 수조를 탈출하고 토바가 그를 구해 준다.

한편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찾고자 어머니가 남긴 고물 트럭을 타고 소웰베이까지 흘러든 캐머런, 차가 고장 나는 바람에 수리비를 마련하고자 아쿠아리움에서 일하기 시작한다. 토바와 캐머런은 그들의 수십 년 나이 차이만큼이나 서로를 믿지 않고 갈등을 빚는다. 와중에 마셀러스의 존재로 말미암아 조금씩 가까워진다.

하지만 토바는 여전히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고, 캐머런 또한 아버지가 자신을 버린 아버지의 존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와중에 토바는 아무도 모르게 집을 팔고 요양원으로 가고자 하고, 캐머런은 아버지의 존재에 조금씩 가닿기 시작한다. 둘의 관계가 삐그덕 거리고, 비밀을 알고 있는 듯한 마셀러스가 일을 벌이려 하는데…

 

문어가 건네는 교감과 위로의 방식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은 오래된 상실에서 아직 헤어 나오지 못한 할머니와 젊은이, 그리고 똑똑하고 시크하지만 사려 깊은 대왕문어의 이야기다. 신기하고 뭉클한 힐링 드라마일 거라 예상할 수 있는 바, 문어를 어떻게 그려 낼지 자못 궁금하다.

대왕태평양문어 마셀러스부터 말하자면, 실제 문어의 실사 영상을 최대한 활용하고 특정 장면만 CG를 견고하게 사용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알프레드 몰리나가 맡은 중후하고 묵직한 목소리가 와닿는다. 아카데미, 칸, 에미상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샐리 필드의 토바보다도 이 문어가 작품의 중심을 잡는다.

‘은혜 갚은 까치’의 문어판이랄 수도 있겠는데, 마셀러스가 자신을 구해 준 토바에게 은혜를 갚고 나아가 특유의 관찰력과 통찰력으로 토바와 캐머런을 이어 주는 것이다. 그 이야기가 이 영화의 핵심이다. 토바와 캐머런은 단순히 아쿠아리움 야간 청소부의 성실한 전임자와 후임자 관계일까?

인간과 문어, 아니 인간과 이종 간의 교감은 보는 것만으로도 뭉클하게 만드는 무엇이 있다. 서로 말은 못해도, 때에 맞는 행동이나 표정을 알 수 없어도, 알 수 있다. 인간 입장에서, 존중하고 진심으로 대하며 반응이 오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않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상대도 반드시 교감을 원할 것이다.

 

상실을 넘어, 인간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극 중 토바와 캐머런은 오랫동안 가실 바 없는 상실의 슬픔을 겪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죽고만 아들, 그리고 사라진 아버지. 하여 그들은 공통으로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알 길 없는 상실의 과정, 즉 아들과 아버지가 왜 그리고 어떻게 사라졌는지 알 수 없는 데서 오는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인간과 이종 간의 교감은 어렵다는 수준을 넘어 불가능에 가까울 수 있다는 걸 잘 알 것이다. 하지만 인간과 인간 간의 교감은 훨씬 더 어렵다. 수백 만 개의 말을 갖고도 제대로 된 소통을 할 수 있긴커녕 까딱 잘못했다간 영원히 볼 수 없다. 그들 각각 수많은 상황에 휩싸여 있기 때문일 텐데, 그 상황들이 얽히고설켜 문제를 일으킨다.

인간은 서로를 알기는커녕 자기 자신도 잘 모른다. 종종 자기 자신에게 빠져들 때면 남들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남들의 얼토당토않은 시선을 신경 쓸 필요는 없겠으나 그들의 존재 자체를 무시하면 순식간에 끝장 나 버릴 수도 있다. 뭐든 조화로움이 필요하지만, 가장 어려운 게 바로 그 조화로움이다.

영화는 잔잔한 파도 후에 이어지는, 충분히 생각할 법하지만 의외의 반전으로 재미와 감동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다. 토바, 캐머런의 이야기에 마셀러스의 이야기를 얹히니 완벽에 가까워졌다. 그야말로 가정의 달에 어울리는 한 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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