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스웨덴 커넥션>

1942년 7월 15일, 나치 독일이 스웨덴을 침공했다는 경보가 울린다. 소식은 외교부 차관 쇠데르스트룀을 통해 외교부 장관 윈테르에게 전해진다. 곧바로 독일 대사관에 연락하나 잘못된 경보로 끝난다. 당시는 스웨덴을 제외한 주변국 모두가 독일에 점령당한 상태로, 스웨덴은 중립국을 선언하며 독일군이 스웨덴 영토를 지나가게 허락했고 독일군에게 철광석과 볼베어링을 공급했다.
또한 유대인들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독일 밖의 나라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한편 스웨덴은 평온했는데, 유대인 망명 건이 외교부 법무팀의 예스타 엥셀에게 간다. 그는 평범한 공무원으로 가족에게까지 무시당할 만큼 어리숙한 인물이다. 유대인들의 망명 요청이 이어지지만 애써 무시할 만큼 순응적인 인물이다.
와중에 스웨덴 국민이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잡혀 가는 일이 발생한다. 풀려나는 경우도 있으나 수용소로 끌려간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엥셀은 소문일 뿐이라고 애써 치부하지만, 우연히 장관과 차관이 얘기하는 나치의 '최종 해결책(유대인 절멸 계획)' 소식을 듣는다. 하지만 이후에 다를 바 없는 그, 어느 순간 생각을 고쳐 먹고 행동에 옮긴다.
관료주의로 유대인을 구한 사람들
제2파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최종 해결책'으로 유대인의 확실한 절멸이 결정된다. 이후 수백 만 명에 이르는 유대인이 죽어 나간다. 와중에 유대인을 살리는 데 목숨 건 이들도 있었으니, 영화 <쉰들러 리스트>로 유명한 나치당원 오스카 쉰들러나 그 유명한 발렌베리 가문 출신의 스웨덴 외교관 라울 발렌베리 등이 유명하다. 이들은 '열방의 의인'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하지만 유명하지 않은 의인, 유대인을 구한 이들도 많을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스웨덴 커넥션>이 전하는 이야기가 그렇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립국을 표방한 친독일 국가 스웨덴, 독일에 잘 보여야 하는 외교부는 법무팀 때문에 난감하다. 예스타 엥셀이 이끄는 법무팀이 유대인을 구하려 한다는 얘기가 팽배해 가고 있으니 말이다.
법무팀 전체가 선의로 한마음 한뜻이 되어, 유럽 각지에서 나치의 표적이 된 유대인들 중 스웨덴에 연고가 있는 이들을 스웨덴으로 데려오는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그렇게 '스웨덴 연결고리'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독일뿐만 아니라 스웨덴에서 방해 공작이 잇따른다. 무력으로 할 수 없으니 규정을 바꾸고 사람을 갈아 치우는 식이다.
예스타 엥셀은 '관료주의'에 '관료주의'에 대응한다. 서류를 조작하기도 하고 규정을 꼬아서 아예 깊숙이 들여다보기도 한다. 시스템의 허점을 파고든 것이다. 하지만 정작 그 자신은 나치에 잘 보이는 한편 협력해야(협력하는 것처럼) 했다. 올바른 목적을 이루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했다. 그것들이 그를 괴롭혔다.
시대극이자 한 인간의 성장기
영화는 무서운 시대의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유쾌하고 경쾌한 편이다. 드라마틱과 감동이 뿜어져 나올 만하지만 오히려 블랙코미디로서의 성격이 짙다. '기적이 아닌 관료주의'라고 말하며 자신이 한 일을 숨겼던 엥셀, 그의 독특한 태도가 고스란히 영화에 반영된 결과겠다. 또는 ‘관료주의’를 향한 비판적 성격도 강하다.
‘제2차 세계대전’은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어 새로운 이야기를 접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알려져 있지 않은 이야기가 너무나도 많다는 걸 매년 깨닫는다. 매년 어김없이 관련된 영화, 시리즈, 다큐멘터리 등이 만들어지니 말이다. 그만큼 제2차 세계대전의 성격이 다층적이고 다방면이었다는 걸 반증한다.
또 하나 깨달은 게 있다면, ‘개인’이 얼마나 위대한 일을 할 수 있고 또 얼마나 일을 망칠 수 있는지다. 스웨덴 외교부 법무팀장 예스타 엥셀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 없고 시키는 일만 하는 공무원이었으나, 어느 순간 눈을 뜬다. 세상에 관심을 두며 올바름과 불합리를 구분하고 직접 지시하기 시작했다. 그만의 생각이 자리 잡으며 그만의 세계가 꾸려진 것이다.
하여 이 영화는 시대극으로서 거시적인 측면이 다분히 있지만 한 중년의 뒤늦은 성장기로서 미시적인 측면도 있다. 이런 식으로 접해도 저런 식으로 접해도 충분히 매력적이니, 괜찮은 작품이라 하겠다. 현대 스웨덴의 명망 높은 위인들이 출연하니, 찾아보고 알아보는 재미도 상당하다. 그리고 스웨덴이 이런 나라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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