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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축구 역사상 최고의 기적을 논할 때 '이스탄불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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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말하지 못한 이야기 영국’ <리버풀과 이스탄불의 기적>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버풀과 이스탄불의 기적> 포스터.

 

유서 깊은 축구의 역사, 그중에서도 유럽의 각국 리그는 인기와 실력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별들의 전쟁’이라 불리는 UEFA 챔피언스리그는 유럽 각국 리그의 최상위권 팀들이 출전해 ‘최고 중 최고’의 자리를 놓고 겨루는 바, 그 파급력과 영향력이 엄청나다. 모든 걸 쏟아부어도 우승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깝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컬렉션 ‘말하지 못한 이야기 영국’의 <리버풀과 이스탄불의 기적>이 제목 그대로 ‘기적’을 써 내려간 리버풀의 이야기를 건넨다. 축구를 아는 분이라면 너무나도 유명해 수없이 들어봤을 ‘이스탄불의 기적’을 말이다. 하지만 그 이면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많지 않을 것이다.

때는 2005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전통의 강호 리버풀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팀의 위닝 멘탈리티가 부재한 가운데, 월드 스타급이 없었고 전략 전술이 시대에 뒤처져 있었다. 시즌이 시작되며 스페인 출신의 베니테즈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다. 과연 그는 팀을 다시금 잉글랜드 정상을 넘어 유럽으로 올려놓을 수 있을까?

다들 반신반의하는 가운데, 리버풀을 이끄는 영혼의 단짝 제라드와 오언의 거취가 중요하게 부각되었다. 둘은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리버풀의 심장과도 같은 이들이었는데, 제라드는 주장이었고 오언은 득점 기계였다. 하지만 베니테즈는 그들의 거취에 큰 관심이 없었고, 결국 오언이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다. 앞날이 불투명했던 리버풀은 암흑의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암흑기 리버풀에 부임한 베니테즈

지금의 리버풀과 과거 1970~80년대 리버풀을 생각하면 2005년 당시 리버풀은 암흑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2년 시작된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한 적이 없거니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더더욱 없었다. 옛 영광을 생각하며 서서히 혹은 급격히 저물어 가는 그저 그런 강호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때 제라드마저 오언처럼 떠나면 리버풀의 미래는 없었다.

베니테즈 감독은 철저하게 연구된 전략 전술로, 축구를 가슴이 아닌 머리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선수들을 장기판의 말처럼 여겼다. 도시와 팀과 팬이 하나 되어 열정 하나는 세계 최고인 리버풀에 맞지 않는 옷이었다. 하여 처음에는 성적이 영 신통치 않았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중위권에 가까운 성적을 냈고 챔피언스리그에선 16강 진출이 요원했다.

와중에 제라드는 당대 잉글랜드를 넘어 세계 최고를 넘보는 첼시의 열렬한 구애를 받고 있었다. 막대한 돈을 풀어 월드 스타들을 쓸어 모으고 있었는데, 제라드도 그중 하나였던 것이다. 훗날 말하길, 제라드는 심각하게 흔들렸다고 한다. 리버풀을 누구보다 사랑하지만, 리버풀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암흑 같은 시기를 버티며 베니테즈와 선수들은 조금씩 맞춰 갔다. 축구만 바라보고 오직 이기는 것만 생각하는 베니테즈에 선수들이 감복하고 전적으로 따르니 성적이 나기 시작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에서 강호들을 꺾고 상위 라운드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어느덧 결승까지 와 버렸다. 그 과정도 하나하나 기적이었음은 물론이다.

대망의 2005년 챔피언스리그 결승

대망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2005년 5월 2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 리버풀과 AC 밀란이 붙었다. 당대 AC 밀란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였다. 직전 해 세리아 우승, 그 이전해 챔피언스리그 우승 팀이었고 역대 최고라 불리는 수비 라인을 갖추고 있었으며 당대 최고의 스트라이커를 보유하고 있었다. 베스트 11 그대로 월드 베스트 11로 뽑혀도 이상할 게 없었다. 반면 리버풀은 월드 11에 속할 만한 선수가 없었다.

그래도 경기는 해 봐야 아는 법, 하지만 리버풀은 전반전에만 무참히 3점을 먹히고 만다. 지난 50년 동안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전반전 3점 차를 뒤집은 경우는 없었다. 하여 AC 밀란의 우승은 따놓은 당상이었다. 하지만 수만 명의 리버풀 팬들은 희망을 놓지 않고 한마음 한뜻으로 팀을 응원한다.

하프타임의 15분 동안 라커룸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 선수들 간에는 어쩔 수 없는 투닥거림이 있었다고 하는데, 베니테즈는 관심을 두지 않고 이기는 전략 전술에 매진한다. 하지만 그조차 팬들의 모습을 보고 축구가 오로지 머리로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렇게 머리와 가슴이 혼연일체가 된 후반전, 리버풀은 기적의 동점을 이룩하고 나아가 승부차기에서까지 승리한다. 축구 역사상 최고의 기적이자 명승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자 결말인데, 그 120분의 혈투와 승부차기를 보면 전율이 일고 가슴이 벅차오른다. 리버풀의 팬이 되지 않을 도리가 없으니, 실제로 그때 이후로 전 세계에 수많은 리버풀 팬이 생겨 났다고 한다. 한 번쯤 보고 잊고 있던 감정을 폭발시켜 봄이 어떨까 싶다. 이후로도 리버풀은 꽤 오랫동안 암흑기 아닌 암흑기, 즉 우승 못하는 상위권 팀으로 시간을 보냈고 2020년을 전후해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 팀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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