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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다

ISBN(국제표준도서번호)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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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책을 즐겨보시지 않으시더라도 'ISBN'은 아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어떤 물건을 사든 포장지에 그 물건의 정체를 알려주는 '바코드'가 있기 마련인데요. ISBN은 도서의 정체를 알려주는 바코드라 할 수 있겠습니다. ISBN은 국제표준도서번호란 뜻으로 'International Standard Book Number'의 줄임말입니다. 정확한 정의는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방법에 의해,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각종 도서에 부여하는 고유한 식별기호'이죠. 1960~70년대 출판량의 급증과 컴퓨터의 발달로 그 필요성이 대두되었다고 하네요. 


ISBN의 구조 ⓒ서지정보유통지원시스템 홈페이지 갈무리


[국제표준도서번호(ISBN): 13자리]


ISBN의 번호는 하나하나가 전부 의미가 있습니다. 위 그림과 보며 설명드리죠. 먼저 현재 시행되고 있는 ISBN은 13자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중에서 맨 앞 3자리(접두부, 978과 979), 그 다음 2자리(국별번호, 한국은 89)는 모든 책에 동일하게 부여됩니다. 책을 펴낼 때 선택할 권리가 없는 것이죠. 


그 다음 6자리(2~6자리)는 발행자 번호로, 출판사의 고유 식별입니다. 한국문헌번호센터에 신청해 받아야 하죠. 그 다음 1자리(서명식별번호)가 유일하게 발행자의 선택이 가능한 번호입니다. 이 번호와 자릿수와 그 앞의 발행자 번호 자릿수는 상호 관련이 있죠. 


발행자가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는 번호의 경우, 처음으로 책을 내게 되면 0이 됩니다. 그 이후 1, 2, 3 ... 9까지 사용하게 되면 10으로 넘어가면서, 앞의 발행자 번호를 다시 신청해서 받아야 하는 것이죠. 그러면 발행자 번호는 5자리가 되고 서명식별번호는 2자리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책의 발행수가 늘어감에 따라 발행자 번호의 자릿수는 줄어갑니다. 그렇게 13자리를 유지합니다. 


마지막 13자리의 수는 체크 번호라고 하는데, 앞의 숫자들을 다 채우고 나면 체크기호 계산법에 따라 0부터 9까지 중 한 번호가 자동으로 부여됩니다. 


[부가기호: 5자리]


부가기호는 ISBN의 뒤에 붙어 한국도서번호를 구성하고 있죠. 이 부가기호는 출판사에서 전적으로 책임지고 선택하는 것입니다. 첫째 자리는 독자대상기호로,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목적 하의 책인지 알려줍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대부분의 단행본들은 0(교양)을 택하고, 실용서는 1(실용)을 택합니다. 이 밖에 여성은 2, 청소년은 3, 학습서는 5, 6 그리고 아동은 7이며 전문 학술서는 9가 됩니다. 


이어서 2행은 발행형태기호로, 책의 형태를 기준으로 발행하는 번호입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단행본은 3번입니다. 그래서 부가기호를 보면 03으로 시작하는 게 대부분일 것입니다. 이밖에 사전은 1, 전집이나 총서는 4, 전자책은 5, 그림만화책은 7 등을 부여받습니다. 


이어서 나오는 3, 4, 5행은 연관되어 발행합니다. 책의 주제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번호이죠. 크게 분류를 해보자면 0(총류), 1(철학, 심리학, 윤리학), 2(종교), 3(사회과학), 4(자연과학), 5(기술과학), 6(예술), 7(언어), 8(문학), 9(역사, 지리, 관광)입니다. 자세한 건 실제 ISBN을 가져와 설명해 드리기로 하죠. 


먼저 2012년 최고의 베스트셀러였던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쌤앤파커스)입니다. 


<멈춰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ISBN ⓒ쌤앤파커스

보시면 누구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97889, 그리고 뒤의 5자리 6570이 발행자 번호입니다. 그 뒤의 060은 서명식별번호가 되겠죠. 이 출판사에서는 대략 60권 정도의 책을 출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위에 5자리 번호가 보이실 거예요. 그럼 살펴 보겠습니다. 


앞의 03은 교양 단행본이란 뜻이 되겠죠. 그 뒤의 세 자리 810은 무엇일까요? 주지했듯이, 8은 문학입니다. 그리고 1은 문학일반이라는 뜻입니다. 마지막 0은? 이 0은 무조건 0입니다. 어느 도서든지요.


다음으로 2013년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조정래 작가의 <정글만리>(해냄)입니다. 


<정글만리 1> ISBN ⓒ해냄출판사

보시면 97889는 어김없이 동일합니다. 다음으로 6574는 발행자번호가 되겠고요. 이어지는 402는 서명식별본호가 됩니다. 이 출판사에서는 대략 400권 정도의 책을 출간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위에 5자리는 부가기호죠?


앞의 책과 다르게 04인 이유는 이 책이 1, 2, 3편의 시리즈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8은 문학, 1은 문학일반입니다. 마지막은 무조건 0. 


그런데 여기서 세트가 나옵니다. 예를 들어 <정글만리>처럼 1, 2, 3편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한 권씩 ISBN을 부여하고 세트도 따로 부여해야 합니다. 그리고 세트는 발행자 번호 다음에 오는 서명식별번호를 단권보다 앞의 숫자로 부여해야 하겠습니다. <정글만리>의 경우도 1권은 402인데, 세트는 401인 것이 보입니다. 


ISBN은 사람으로 치자면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것입니다. 신중히 발행함은 물론이고, 소중히 다뤄줘야 하겠죠. 이 글을 보신 후 책의 뒷 면을 보시게 될 때 한 번쯤 그 의미를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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