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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20세기 최후의 셀럽, 파멜라 앤더슨의 거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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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파멜라, 러브 스토리>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파멜라, 러브 스토리> 포스터.


20세기 후반,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섹스 심벌로 이름을 날린 파멜라 앤더슨, 그녀는 1989년 어느 날 친구와 함께 잘 알지도 못해서 별로 가기도 싫은 미식축구 경기를 보러 갔는데 우연히 카메라맨의 눈에 들어 전광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파멜라의 파란만장한 일대기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그녀는 맥주 회사 광고를 찍고 <플레이보이>에 진출하기에 이른다.

파멜라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작은 섬 레이디스미스에서 1967년에 태어났다. 엄마는 식당 종업원으로 성실하게 일했던 반면 아빠는 알콜 중독자에 사기꾼으로 동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풀어내는 어린 시절 이야기에는 10대가 되기도 전에 몇 년 동안이나 베이비시터에게 당한 성추행, 12살 때 25살한테 당한 성폭행, 14살 때 남자친구와 그의 친구들한테 당한 집단 성폭행이 들어 있다. 지금까지 살아온 게 고맙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파멜라, 러브 스토리>는 희대의 섹스 심벌이자 월드 스타 그리고 무엇보다 큰 가슴으로 유명했던 파멜라 앤더슨의 거의 모든 것을 들여다본다. 파멜라 앤더슨이 제작에 참여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인터뷰이로 출연했으며 그녀가 어릴 때부터 시시콜콜 자신의 모든 걸 기록한 일기를 오롯이 공개해 신빙성도 높였다.

 

아무도 모르는 그녀만의 이야기

 

파멜라 앤더슨은 20세기 마지막과 21세기 시작을 대표하는 할리우드 셀러브리티의 전형이다. 전 세계적으로 그 이름이 알려져 있지만, 정작 그녀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잘 모르는 이가 많을 테다. 그런가 하면, 그녀의 말마따라 파멜라의 가슴에 파멜라가 딸려오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녀의 이미지는 오롯이 그녀의 몸을 향해 있다. 나아가 그녀는 수없이 많은 남자와 염문을 뿌렸고 연애를 했으며 결혼도 많이 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커리어를 <플레이보이>로 시작한 걸 후회하지 않는다. <플레이보이> 모델 일을 하며 그녀는 어린 시절 당했던 끔찍한 기억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던 기억의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자신의 몸이 수치스러워 견딜 수 없었는데, 있는 그대로를 마음껏 보여 주며 자신의 몸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치료를 받은 셈이다.

나아가 제목처럼 그녀의 사랑 이야기는 바깥에서 볼 때는 특이하지만 그녀에겐 아니다. 그녀 자체니까 말이다. 그녀의 성향을 있는 그대로 대변하는 게 그녀의 사랑 이야기다. 어린 시절을 겼으며 형성된 성향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여유롭게 자유분방하다기보다 생각이 짧고 즉흥적이다. 쿨하면서도 후회하지 않는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라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지만, 곧 '그런 것들이 인생에서 별 게 아닐 수 있겠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사생활 비디오 유출 파문 막전막후

 

1997년, 미국을 넘어 전 세계 연예계를 뒤흔든 사건이 일어난다. 파멜라 앤더슨과 토미 리의 섹스비디오 유출 파문. 파멜라와 머틀리 크루의 드러머 토미는 1995년 만난 지 4일 만에 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뿌렸다. 1997년 집 인테리어를 하던 중 누군가가 금고를 가져갔는데, 거기에 그들의 사생활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가 있었고, 인터넷이 막 시작되던 시점에 비디오가 전 세계를 유출된 것이다. 부부는 큰 곤욕을 치렀는데, 1998년 토미가 가정폭력을 일으키며 이혼했다.

홀로 갓난아이 둘을 키우며 세간의 이목을, 부정적이기 짝이 없는 시선을 받아야 했던 파멜라다. 여론은 그녀에게 좋지 않았다. 어차피 <플레이보이> 모델하면서 맨날 벗고 다니는데 섹스 비디오가 대수롭냐는 시선이었다. 그녀는 일기에 적길, 성폭력으로 얼룩진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고 한다. 다시 자유가 박탈당하고 감옥에 갇힌 기분, 만인에게 성폭력을 당한 기분….

일련의 사건들을 일별하고 있노라면 '파멜라 앤더슨'이라는 사람의 멘탈이 엿보인다. 겉으로는 세보이려고 발악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으나 정작 굉장히 단단한 내면을 지닌 것 같다.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고 있어서일까? 자신이 선택한 길에서 만나는 모난 돌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파멜라 앤더슨의 러브 스토리

 

파멜라는 일생일대의 위기를 뒤로 하고 또 다른 사랑을 찾는다. 하나는 동물이었다. 동물은 아무런 조건 없이 그녀가 사랑하면 그녀에게 사랑을 주는 존재다. 그녀는 동물을 지키는 데 공력을 쏟는다. 자신의 영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동물보호에 앞장 선다. 깨지고 까발려지고 아파도 물러서지 않는다. 동물을 보호하는 일이 곧 자신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다른 하나는 진정한 사랑이다. 토미 리와 이혼한 뒤 많은 이와 연애는 물론 결혼을 한다. 그렇게 2022년까지 5명과 6번 결혼을 하고 6번 이혼한다. 누군가는, 아니 대다수는 그녀의 '행각'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다가 이내 어이가 없을 테고 곧 시들해질 것이다. 아예 다른 세계 사람이라고 못 박아 버리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진정한 사랑을 찾아 하염없이 헤매는 데 주저함이 없는 로맨티스트다.

그녀가 태어나서부터 자의든 타의든 겪었던 수많은 일을 들여다보면 그녀의 결혼과 이혼 행각을 이해하고도 남는다. 아무리 단단한 내면을 지녔기로서니 휑하니 뻥 뚫린 마음을 어떻게 메울 수 있겠는가? 어느 누가 그 마음을 완벽히 메울 수 있겠는가? 그녀가 진정으로 찾는 진정한 사람은 에로스가 아니라 아가페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공인으로서의 그녀에게 아가페는 맞지 않아 보인다. 그 괴리가 결코 좁지 않아 보인다. 파멜라의 러브 스토리가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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