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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호날두? 이제는 레반도프스키 시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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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도서 리뷰]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책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표지. ⓒ브레인스토어

 

지난 11월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1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리오넬 메시'가 남자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2009년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자그마치 7회 수상에 성공하며 독보적인 역대 최다 수상의 금자탑을 세웠다. 코파 아메리카에서 오랜 무관의 숙원을 뒤로 하고 우승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기에 그에게 돌아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전만큼 메시의 발롱도르 수상을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였다. 물론 여전히 그는 호날두와 더불어 전 세계 축구계의 '신급'으로 군림하고 있지만 그가 예전만큼의 기량을 보이진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존재가 급부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열리지 못한 2020 발롱도르의 절대적으로 유력한 수상 후보였고, 이번 2021 발롱도르에서도 613점의 메시를 뒤이어 580점으로 아쉽게 2위를 차지했으니 말이다. 

 

메시는 발롱도르를 수상한 후, 레반도프스키와 경쟁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프랑스 풋볼>이 뒤늦게나마 2020 발롱도르를 수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며 다름 아닌 레반도프스키가 2020 발롱도르의 주인공이라고 치켜세운 것이다. 그렇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2021~2022 시즌이 한창인 지금 이 시점에서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이자 축구선수이다. '선수(選手)' 시리즈의 두 번째 책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브레인스토어)로 보다 훨씬 자세히 들여다보자. 

 

분데스리가에 오기까지

 

이 책, 아니 이 시리즈는 현 세대와 시대를 대표하는 선수들을 깊이 있게 탐구하려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하여,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평전 형식의 글에 더해 잡지 같은 느낌의 화보와 다양한 정보, 데이터, 지식을 보기 편하게 시각화한 인포그래픽까지 선보였다. 색다른 단행본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잘 아는 사람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이야기들을 다시 한번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테고,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은 진입 장벽이 높지 않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지금의 레반도프스키를 보면 믿기지 않겠지만, 그는 어릴 때 볼품 없이 말라서 아무도 찾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축구 실력은 확실히 있었고 또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고 그를 강하게 이끈 어머니의 기백으로 모국인 폴란드 4부 리그에서 시작해 3부 리그 즈니치푸르슈쿠프에서 꽃을 피기 시작한다. 득점왕을 거머쥐며 팀을 2부 승격으로 이끌었고 같은 팀에서 2부 리그 득점왕까지 거머쥔 것이다. 

 

이후 그는 쏟아지는 러브콜 속에서 성장을 위해 레흐포즈난을 선택한다. 폴란드 1부 리그 BIG 4 중 하나지만 절대적 강자는 아니었다. 레반도프스키는 그곳에서 2년 동안 활약하며 폴란드 국가대표에 데뷔했고 2년째엔 팀을 리그 우승으로 이끄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제 폴란드를 떠날 때가 된 것이다. 잉글랜드, 이탈리아, 터키의 주요 팀을 뒤로 하고 독일 분데스리가로 떠난다. 

 

최고의 스트라이커가 되어 최고의 팀으로 향하다

 

폴란드 축구는 1970~80년대에 전성기를 달렸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하고 월드컵에서도 두 번이나 3위에 랭크된다. 하지만 이후 오랫동안 침체기를 맞이한다. 그때 혜성처럼 날아온 이가 바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예선에서 데뷔한 후 불과 10여 년 동안 128경기에 출전해 74골을 넣었다. 폴란드 역대 A매치 최다 출전자이자 최다 득점자다. 그는 비록 아직까진 월드컵과 큰 인연은 없지만, 유로에선 2016년에 팀을 역대 최고 성적인 8강으로 이끌었다. 

 

폴란드를 떠나 독일로 가기로 결정한 레반도프스키는 도르트문트에 안착한다. 1990년대 황금기를 보내고 2000년대 암흑기를 견뎌낸 후 위르겐 클롭의 지휘 아래 2010년대 다시 기지개를 피기 시작하려는 도르트문트였다. 그는 상승세의 그곳에서 실력을 만개시키며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2010~11, 12 시즌에 리그를 평정했고 2011~12 시즌엔 컵대회까지 더블을 달성했으며 2012~13 시즌엔 약점이라고 평가받던 유럽대항전, 즉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까지 했다. 

 

그때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레반도프스키의 골이 있었던 건 당연하다. 일례로, 2012~13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지구 최강'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했는데 레반도프스키가 1차전에서 4골을 몰아쳤던 것이다. 홀로 팀을 결승으로 올리다시피 한 것이다. 이듬해 시즌엔 팀 내 최고득점자를 넘어 리그 내 최고득점자의 자리에 도달하기도 했다. 

 

적어도 개인적으로 분데스리가를 평정하는 데 성공한 레반도프스키, 그가 갈 곳은 정해져 있는 것이었다. 타 리그로 향하지 않는 한, 분데스리가 역대 최고의 팀이자 현존 최고의 팀인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너무나도 당연한 수순이 아니었나 싶다, 최고의 스트라이커가 최고의 팀으로 가는 것이니 말이다. 

 

메시? 호날두? 아니, 레반도프스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말할 때 가장 상단에 위치할 게 분명한 '사건'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사건은 레반도프스키의 바이에른 뮌헨 2년 차에 일어났다. 볼프스부르크와의 리그 경기 중, 후반전 초에 교체 투입되어 들어간 레반도프스키는 9분 동안 5골을 폭발시켜 버린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장면의 연속, 전 세계 스포츠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3골, 4골, 5골 최단 시간 득점자/교체 선수 최초 5골 득점자'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많은 축구팬들이 지금도 여전히 그때 그 장면을 다시 돌려 보고 있을 것이다. 황홀경 그 자체다.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2020년은 레반도프스키 경력에 있어 최고의 한 해였다. 물론, 그는 이미 2014~2020의 6 시즌 동안 4차례 분데스리가 득점왕을 차지하며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군림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2020년의 뮌헨은 최고였고 레반도프스키도 최고였다. 팀은 역대 두 번째로 트레블을 달성했고 유럽 클럽 역사상 두 번째로 6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그 가장 중심에 레반도프스키가 있었음은 물론이다. 그는 총 47경기에 55골을 때려넣었으니 말이다. 최고 권위의 발롱도르를 제외한 거의 모든 개인상을 휩쓸었다.

 

지난 몇 년 동안 분데스리가 개인 순위는 별로 보는 재미가 없었다. 그 주범이 바로 레반도프스키인데, 어차피 득점왕은 레반도프스키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7~2021 시즌까지 4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했고 2021~2022 시즌이 중반부인 지금도 여지 없이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다. 1988년생인 그, 적지 않은 나이이자 선수로선 저물어 가는 나이지만 이제 막 진정한 전성기를 열어젖힌 것 같다.

 

지난 15년 동안 두 역대 최고 선수의 신계 싸움에 가려 큰 빛을 못봤지만,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갔던 그다. 차후 몇 년간 레반도프스키의 시대가 열릴 게 분명하다. 그러길 응원한다. 그가 걸어 온 길을 보면 그를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이 순간부터,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리고 기타 등등이 아닌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팬이 되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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