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사기극>
거대한 사기극 ⓒ북바이북
2013년 8월, 252쪽, 13500원, 이원석 지음, 북바이북 펴냄
요즘들어 극히 찾아보기 힘들게 된 자기계발서가 포화상태로 진입한 지는 사실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포지셔닝을 새롭게 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레전드라고 할 만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부터 <아웃라이어>까지. 주로 경제경영/자기계발의 포지션이었다면, 이제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식과 <마흔~~> 식으로 시대 구분을 했고 <인문학~~~> 식으로 세분화 되었을 뿐이다.
이 책 <거대한 사기극>은 자기계발을 "국가와 학교와 기업이 담당해야 할 몫을 개인에게 떠넘김으로써, 사회 발전의 동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는 거대한 사기극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며 따로 또 같이 해나가야 된다고 말한다.
자기계발의 역사, 담론, 형식, 주체 등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책이라 보면 될 것 같다. 이 책을 본다고, 자기계발 시장이 죽을까? 절대 그렇지 않을 거라고 본다. 이 무한 경쟁 시대가 계속되는 한, 자기계발의 시대도 계속 될 것이다. 불행히도 말이다.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개마고원
2013년 8월, 544쪽, 25000원, 진중권 지음, 개마고원 펴냄
그를 좋아하는 사람 참으로 많을 것이다. 그만큼 그를 싫어하는 사람도 참으로 많을 것이다. 그의 이름은 진중권. 우리편일때는 믿음직한 투사, 상대편일때는 아주 진절머리가 나는 철거머리 같다고나 할까. 그를 보고 있노라면 어쩔 땐 속이 후련하면서도, 어쩔 땐 부르르 떨리기도 한다. 하지만 나한테 정작 중요한 건 그의 논리와 그의 생각과 그의 말이 참으로 재미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시대의 대표적인 논객이지만, 동시에 출중한 엔터테이너이기도 하다.
진중권은 15년 전인 1998년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라는 책을 냈었다. 당시에 조갑제가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라는 소설을 냈었는데, 곧바로 진중권이 이 소설의 패러디를 한 것이다. 조갑제의 소설이 박정희의 찬양소설이라 규정하고, 조갑제의 박정희 신화가 전형적인 파시스트의 발상, 즉 나치 이데올로기이자 일본 군국주의 그리고 일본 극우주의의 조합인지를 "이들의 논리를, 이들 자신이 내세우는 논리로 반박"하는 방식으로 펼쳐진다.
시의성이 떨어지는 대목들을 쳐내고 최신의 이슈들로 바꿨다고 하는데, 생각만 해도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 15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그의 미학적 글쓰기가 어떻게 발휘되었을 것인지 기대해본다.
<철학자가 달린다>
철학자가 달린다 ⓒ추수밭
2013년 8월, 276쪽, 15000원,
마크 롤렌즈 지음, 강수희 옮김, 추수밭 펴냄
작년 말에 나온 철학 관련 책 중에서 제일 좋았던 책이 <철학자와 늑대>이다. 많은 관심과 인기를 받기도 했었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괴짜 철학자와 우아한 늑대의 11년 동거 일기라는 부제로, 서정적인 글 안에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철학적 성찰이 유머와 감동으로 잘 버무려져 있다. 어려운 철학을 쉽게 풀어서 설명하기는 그나마 가능하지만, 이렇게 실화에 자연스럽게 배어나오게 한 그의 능력에 놀라곤 했었다.
그 저자가 1여년 만에 다른 주제의 책으로 찾아왔다. 이번엔 '달리기' 저번 책이 동물과 철학이었다면, 이번 책은 달리기와 철학인 것이다. 달리기가 과연 우리 삶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저자는 말한다. 달리기는 우리 인생에 진정한 환희와 자유를 선사해 준다고. 역시 유머와 감동이 잘 버무려져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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