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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신작 수다

내맘대로 신간 수다-1308 셋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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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소 관리인의 일기>

2013년 8월, 424쪽, 25000원, 안병직 옮김, 이숲 펴냄 


광복절에 맞춰서 출간된 것 같은 느낌의 이 책은, 상당히 미스터리한 책이다. 저자인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는 뉴라이트 이사장(현재는 '시대정신'이라는 이름으로 바꿈)으로 있으면서, 2006년 "위안부를 강제 동원했다는 객관적인 자료는 하나도 없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밖에도 위안부, 독도, 일본 식민지 시대에 대한 망언을 내뱉은 바 있다. 그런 그가 '일본군이 위안부를 강제 동원'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객관적 자료인, 일본군 위안소 관리인의 일기를 입수해 번역해서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그동안 주장해왔던 바는 진실로 객관적 자료가 없었기 때문인 것인가? 국수주의에 빠지지 않은 학자로써의 주장을 해왔던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는 것인가?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것이 고도의 정치적 수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자료를 찾아내 번역출간함으로써 자신에게 오는 비난의 화살을 무마시키려는 것이 아닌가. 일종의 방패라고 할 수 있을듯?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 진실로 객관적 자료에 의한 소신의 발언이었고, 이 책 또한 그러하다면 그는 위대한 학자일 것이다. 



<백인천 프로젝트>

2013년 7월, 376쪽, 18000원, 정재승 외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한국 프로야구 30년 최초이자 최후(2012년까지)의 4할 타자 '백인천'. 그 이후로 더 이상 4할 타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매년마다 올해는 4할 타자가 나오는 거냐 마냐 하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단 한번도 달성하지 못하였다.(4할에 제일 근접한 때는 1994년 이종범의 3할9푼3리) 왜 그런 것일까? 


이 책은 그 이유를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사실 과학적으로 접근하기 전에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유가 있다. 이 책도 동일한 시각에서 접근한다. 한국 프로 야구에서 타자와 투수, 수비의 역량이 발전하고 전체 시스템 역시 발전하면서 안정화되었고, 그 결과로 4할 타자가 사라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주요 저자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와 야구 팬 57명의 집단 지성이 한국 프로야구 30년사를 모두 조사하고, 관련 이론과 과학적 지식까지 총동원했다. 과연 그 이유를 밝혀낼 것인가? 야구의 묘미인 통계때문이라도 야구를 보게 되는 한 사람으로, 일면 기대가 된다. 



<작가의 얼굴>

2013년 8월, 376쪽, 18000원,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지음, 김지선 옮김,  문학동네 펴냄 


윌리엄 셰익스피어,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프리드리히 폰 실러, 안톤 체호프, 귄터 그라스... 세계 역사에 길이남을 대작가들이다. 그들은 작가이기에 작품으로 얘기하고, 독자들은 그들의 작품을 보며 그들의 모습을 그려보고 그들의 생각을 판단한다. 하지만 정작 그들의 얼굴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여기 우연한 기회에 한 작가의 초상화를 얻게 된 문학평론가가 있다. 그 초상화의 주인공은 브레히트였다. 이후 그는 평생 작가의 초상화를 수집하게 된다. 참고로, 그 문학평론가는 독일 사람이기에 거의 독일 작가의 초상화를 모았다. 


책을 보니 대다수가 문학 작가이지만, 리하르트 바그너나 구스타프 말러 처럼 작곡가도 있다. 새삼스래 작가(作家)라는 것이 비단 문학 작품 뿐만 아니라, 사진이나 그림, 조각과 음악까지 예술품을 창작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되새긴다. 작가하면 writer나 author을 생각하지만, 이는 문제가 많은 개념이고 artist라고 하는 게 올바른 것일 게다. 


독일 최고의 문학평론가가 말하는 작가들의 삶과 문학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심이 어떠한가. 진지하고 유쾌하고 솔직하다. 후회는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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