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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전쟁에의 길', 그 사실과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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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


<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 표지 ⓒ서해문집



어느 한 나라의 역사는 결코 그 한 나라의 역사적 맥락 안에서만 흘러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세계사적 역사의 흐름에만 맞물려 혹은 휩쓸려 흘러가지도 않는다. 세계는 모든 나라들 구석구석에 영향을 주고, 반대로 모든 나라들의 내부적 목소리가 세계에 영향을 끼친다. 이는 역사를 대하는 또다른 태도와 일맥상통한다. 


<역사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영국의 역사가 에드워드 카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다.'라는 아주 유명한 구절을 남겼다. 이는 결코 과거, 현재의 한 때만을 빌어 당시 혹은 다른 시대의 역사를 규정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 역사는 모든 순간, 모든 곳, 모든 이들과 연관되어 있거니와 연관하여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일본의 저명한 역사가 가토 요코는 <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서해문집)를 통해 세계사적 흐름과 내부적 목소리가 맞물리고 현재과 과거과 대화하는 역사 해석을 선보인다.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 중심엔 19세기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일본이 나아간 전쟁의 길이 있다. 


저자는 그 일례로 2001년 9.11테러와 1937년 중일전쟁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9.11테러 이후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는데, 전쟁에서 이긴다는 자세보다 악독한 범죄자를 잡는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한편 중일전쟁 당시 일본은 전쟁이 아닌 '보상을 위한 군사행동'이라 규정하며 '일종의 토비전'이라 보았다. 즉, 이 두 전쟁을 상대가 나쁜 짓을 했으니까 무력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 무력행사를 마치 경찰이 범인을 검거하는 것처럼 생각했던 것이다. 


전쟁에 대한 보다 폭넓은 관점과 시각


일본은 메이지 시대에 한반도를 중요하게 여겼다. 그래서 1894년 청일전쟁으로 근대 들어 강대국과 처음으로 전쟁을 치르고 정확히 10년 후 1904년 러일전쟁을 치른다. 한편, 러일전쟁의 이면에서 일본은 한국을 식민지화하기 위해 러시아와 맞서면서도 서구 열강을 향해서는 만주의 문호 개방을 위해 러시아와 맞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하튼 일본은 중화질서에서 벗어났고 서구의 지배에서도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세계1차대전 발발 후 일본은 '영일동맹 협약의 예상할 수 있는 전반적인 이익을 방호한다'는 명목으로 독일에 최후통첩을 하고는 전쟁에 뛰어들어 독일령 산둥반도를 점령한다. 엄연히 같은 연합국이지만, 일본의 행동은 미국과 영국에게 비판을 받았고 그에 따라 일본도 미국과 영국에 반감이 싹텄다. 


1930년대 '만주사변' '상하이사변' '러허작전' 그리고 '중일전쟁'으로까지 이어지는 광폭 행보와 1940년대 중일전쟁이 여전히 계속되는 와중에 선택한 '태평양전쟁'까지, 일본은 외부로는 미국, 영국, 소련이 중국을 원조하며 정치적, 경제적 압박과 내부로는 일면 명확한 이유이지만 또 일면으론 의문스럽기 짝이 없는 이유로 진행된다. 


저자는 19세기말부터 20세기초까지 일본이 걸어간 전쟁의 길을 일본만의 또는 일본만을 생각하는 관점이 아닌 중국과 서구의 관점까지 추가해 세계사적 통합 관점과 흐름으로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전쟁이 지역 및 사회와 국가에 미친 영향과 변화도 명확하게 밝혀주어 전쟁에 대한 보다 폭넓은 생각에 도움을 준다. 


사실, 그리고 진실을 대하는 자세


역사는 때로 몇몇 인물에 의해 속절없이 흘러가기도 한다. 몇몇 인물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통찰력 있는 의견을 제시해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감탄을 불러 일으킨다. 1930년대 초 만주사변과 상하이사변 직후 급기야 만주국이 탄생한다. 당시 외상인 우치다 야스야는 강경론을 밀어붙이며 '나라를 초토화하는 한이 있어도' 만주 문제 양보는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 그가 생각하기에 국민정부의 대일유화파가 일본과의 직접 협상에 나올 것이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육군이 전격적으로 러허작전에 돌입, 국면은 일본이 어쩔 수 없이 국제연맹에서 탈퇴하는 상황으로까지 진행된다. 


중일전쟁 발발 후 주미 대사가 된 후스의 주장은 탁월하다. 그는 중일전쟁이 시작되기 전 일본의 침공을 예견했는데, 그때 중국이 취해야 할 태도로 극단적 선택을 중용한 것이다. '미국과 소련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중국이 일본과의 전쟁을 정면으로 버티면서 2~3년간 계속 패배해야 한다'고 말이다. 이는 '일본의 할복, 할복을 도와주는 중국'이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일본이 자멸의 길을 걷고 있다는 통한의 박력이다. 


책은, 마지막 한 문장으로 수렴된다. 저자의 명확한 식견이 반영된 한 문장은 '비판적인 시각과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는 것, 이 두 가지 자세를 함께 가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린 역사를 지극히 일방적인 시각 또는 선입관으로 대할 게 아니라 정확한 자료에 입각한 사실, 사실과 사실 사이의 진실 혹은 이면을 두루 살펴야 하는 것이다. 


일본이라는 나라의 '전쟁에의 길', 특히 섬밖으로 향하는 길에의 애정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남달랐다. 지정학적 특수성인지, 민족적 특수성인지, 정치적 특수성인지, 모든 게 복합적으로 적용된 것인지. 온 세계가 반전으로의 길을 가고자 오랫동안 노력해왔고 더욱이 일본에게는 평화헌법이라는 명확한 반전에의 법이 존재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전쟁 또는 전쟁에 준하는 행동을 대외적으로 허락받고자 분주하다. 


일본 입장에서는 북한이라는 명확한 적, 중국과 러시아라는 사실상의 적을 겨냥한 움직임일테다.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어찌 이리도 똑같은지 소름이 끼칠 정도이다. 와중에 책에서는 다뤄지지 않다시피 하는 우리나라의 길이 궁금하다. 우리나라가 선택해야 할 건 전쟁 따위도 복속 따위도 아니다, 바로 캐스팅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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