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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시선

대형서점의 도서관화, 그 본질과 대안은? [기획] 출판사 편집자의 눈으로 본 대형서점의 도서관화 도서관보다 서점을 더 좋아했다. 읽다가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살 수 있었으니까. 서점에서 책을 다 읽을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에서처럼 서점에서 책을 읽었다. 도서관보다 서점에 책이 많고, 서점에서는 도서관처럼 반드시 조용해야 할 필요도 없으니까. 온라인 서점이 생긴 후로는 오프라인 서점으로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가더라도 구입까진 가지 않고 미리보기용으로 취급되기 일쑤였다. 온라인 서점의 파격적인 할인과 적립금, 굿즈 증정 이벤트 등으로 오프라인 서점은 설 자리를 잃었다. 나부터가 그랬다. 책은 '당연히' 온라인에서 구입해야 하는 것이었다. 2014년 도서정가제 개정으로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동일하게 10% 이상의 할인이 금.. 더보기
장르 폭풍이 전하는 재미와 질문 '누가 진짜 괴물인가' <몬몬몬 몬스터> [리뷰] '대만영화', 어느새 우리에게도 익숙해졌다. 2000년대 을 필두로, 2010년대 괜찮은 청춘영화가 우후죽순 우리를 찾아왔다. 등, 우리나라 감성과 맞닿아 있는 대만 감성이 두드러진 작품들이다. 하지만, '진짜' 대만영화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되었다. 대만 출신의 세계적인 감독들과 작품들이 있다. 허우 샤오시엔의 , 에드워드 양의 , 리안 감독의 , 차이밍량의 등. 이들은 1980~90년대 대만영화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 일명 '뉴 웨이브'의 기수들이다. 이들의 감각적이고 예술적인 경향이 지금의 대만영화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비단 대만청춘영화뿐만 아니라. 최근에 우리를 찾아온 강렬한 영화 또한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하다. 2010년대 대만청춘영화의 시작을 알린 의 감독이자 의 원작, 각본, 제작을.. 더보기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컬러 이야기들 <컬러의 말> [서평] 유독 한 가지 계열의 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검정색, 빨강색, 핑크색, 보라색, 노란색 등. 굉장히 일반적이고 일방적인 생각으로 이들은 '무난한' 색은 아니다. 초록색, 파란색, 갈색, 회색보다는 튀는 색깔이랄까. 여하튼 색은 그 색을 좋아하는 사람의 성격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누가 회색을 좋아한다면, '회색분자'라 하며 뚜렷하지 않은 성향으로 이도 저도 아닌 성격을 가졌다고 놀리지 않겠나. 난 어떤 한 가지 계열의 색을 좋아하진 않는다. 왠만한 모든 색에 감탄하고 좋아한다면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인데, 그 모든 색들의 '파스텔 톤'을 좋아한다. 원색의, 진하고, 탁해보이는 느낌보다 톤이 다운되고, 흐릿하고, 힘을 뺀 듯한 느낌을 좋아한다. 그런 색들은 보고 있기만 해도.. 더보기
행복하게 지켜본 착한 대중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오래된 리뷰] 현재까지 1000만 이상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는 2003년도 이후 16편이다.(조만간 이 이 대열에 합류할 듯하다.) 2010년대에 11편이 나왔다. 이제 매년 한 편 이상 나오는 게 이상하지 않다. 이 영화들은 하나같이 웰메이드 대중영화라 할 만하다. 하지만 이중 '웰메이드'에 중점을 놓고 얘기할 만한 영화는 많지 않다. 즉, 영화 내적인 요소보다 외적인 요소가 흥행에 큰 도움을 주었다는 말이다. 그 와중에 영화 내적으로도 빛나는 성취를 이룩했다고 평가받고 또 개인적으로 평가하는 작품들이 있다. 봉준호 감독의 이 단연 돋보이고, 등이 눈에 띈다. 이들 작품은 '1000만 영화'라는 꼬리표 아닌 꼬리표를 떼고 그 자체로 영화적 인정을 받을 만하다. (이하 '광해')를 빼먹을 뻔했다. 개.. 더보기
죽고 싶었지만 살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 <행복의 나라> [리뷰] 지하철역 플랫폼, 어떤 남자 한 명이 철로로 뛰어든다. 자살을 하려는 것 같다. 옆에 있던 남자가 가방을 집어던지고 곧바로 뛰어든다. 자살하려는 남자를 구하려는 것 같다. 곧이어 열차가 들이닥치고, 구하려는 남자는 죽고 죽으려는 남자는 산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났다. 산 남자 민수는 결혼도 했고 아내가 임신도 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을 구하고 죽은 남자 진우의 제삿날 그의 집으로 향한다. 아들 진우가 죽고 진우가 구한 민수를 아들처럼 생각하는 희자, 그녀의 민수를 향한 애정과 행동은 모두가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가장 꺼려하는 이는 민수이다. 그곳엔 자신을 구하고 대신 죽은 진우의 가족들이 있고, 그때마다 오는 진우의 여자친구였던 세희도 있다. 민수는 결심한다. 더 이.. 더보기
난 이상한 사람이 아냐, '쓴도쿠'였어. 난 초등학생이 된 8살 때까지 한글을 떼지 못했다. 지금은 물론 당시로서도 상상하기 힘든 나이인데, 그런 내가 지금은 일주일에 적어도 2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며 출판사에서 편집자로도 일하고 있다. 언젠가부터 당연한듯 이렇게 살고 있지만, 돌아보면 상상하기 힘든 생활 모습이고 직업 형태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었던 것 같다. 내가 졸랐나 동생이 졸랐나, 아니면 아빠가 당신의 의지로 사주셨나 기억 못하지만 처음으로 '책'이라는 걸 샀다. 한국 및 세계 위인전 세트. 정말 맹렬히 읽었다. 뭔가 읽는다는 것의 재미를 그때 처음 느낀 듯. 지금 보면 표지에 스티커가 붙여 있는데, 다 읽은 책에 표시를 해둔 거다. 그것도 '먼저' 읽은 책에. 그렇다. 나와 동생은 경쟁적으로 위인전을 읽었다. 좋아하는 위인을 점찍.. 더보기
가족 중 한 명을 죽여야 한다면, 누굴? <킬링 디어> [리뷰]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와 함께 고대 그리스의 3대 비극작가 중 한 명 에우리피데스, 그의 최고 작품 중 하나로 가 전해진다. 그리스 연합군 총사령관 아가멤논은 아울리스 섬에서 함대를 출발시켜 트로이로 진격해야 했는데, 바람이 멎는 바람에 그러지 못하고 있었다. 예언자 칼카스를 통해 수호신 아르테미스의 노여움을 풀어야 한다는 신탁을 듣는다. 아가멤논이 아르테미스의 사슴을 죽이는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이었다. 그는 큰딸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친다. 그렇게 아가멤논은 트로이전쟁을 승리로 이끈 그리스의 영웅이 된다. , 등으로 전 세계 평론가들과 씨네필들의 열열한 지지를 받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를 모티브 삼아 신작 를 만들었다고 한다. 운명, 딜레마, 가부장제 등의 이야기와 질문과 비판을 곁들.. 더보기
남북 해빙 시기에 더 읽혀야 할 책, <팔과 다리의 가격> [편집자가 독자에게] 장강명 작가의 장강명 작가는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북한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인권 단체에 후원을 하기도 하고, 북한 문제에 대해 계속 글을 쓰고 싶다고도 했죠. 일종의 사명감이랄까요. (아시아)는 장강명의 사명감을 가장 잘 표현해낸 첫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년 전 나온 소설 (예담)이 있습니다만, 장강명이 사명감을 갖고 있는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진 않았죠. 그는 문학계에서 독특한 위치에 있습니다. 전무후무할 네 개의 문학공모전 수상으로 문학계의 ‘적자’임이 분명하지만, 한편으론 순문학 아닌 장르문학 또는 대중문학에 천착한 ‘서자’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10년 넘게 사회부 기자로 일하며 터득한 건조한 문체에, 그때그때 들여다본 현실을 비판하고 조명..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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