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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깡패가 꿈이었던 소년이 모두의 존경을 받기까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퀸시 존스, 그 이름은 이곳저곳에서 수없이 들어왔다. 음악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전설적인 인물이라는 말과 함께. 그런데 정확히 정체가 뭔지 알지 못했다. 굳이 찾아볼 필요가 없다고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노래를 직접 부른 가수가 아니면 잘 모르거나 몰라도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퀸시도 가수는 아니니까 잘 모르는 게 이상하진 않을 테다. 그런데 그가 프로듀서로서 제작한 면면만 조금 훑어도 그의 위대함을 단번에 캐치할 수 있다. 프랭크 시나트라, 레이 찰스, 마이클 잭슨, 투팍 샤커, 스티비 원더 등과 함께했고 마이클 잭슨의 가 특히 유명하며 자선기금 프로젝트 일환으로 만든 Africa for America의 가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인의 귀를 호강시.. 더보기
매혹적이고 황홀한 심해로 빨려 들어가듯 내려가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17년 버티컬 블루 프리다이빙 대회, 세계 전역에서 온 42명의 선수가 10개의 국가별 신기록에 도전했다. '버티컬 블루'는 바하마의 딘스 블루홀에서 펼쳐지는 세계 최고 권위의 프리다이빙 대회로, 2008년부터 매년 개최되어 왔다. 세계 최고 중 최고들만 초청되는 가운데, 남자부보다 여자부에 이목이 쏠렸다. 일본의 히로세 하나코와 이탈리아의 알레시아 체키니 덕분이었다. 하나코가 먼저 기록 경신을 위해 나섰다. 러시아 출신의 위대한 프리다이버 나탈리아 몰차노바 이후 처음으로 수심 100m에 도달한 여성 다이버가 되고자 도전한 것이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무호흡으로 목표 수심에 설치된 플레이트에서 티켓을 떼어 와 심사위원에게 화이트 카드를 받아야 했다. 수면으로 나왔다 해도.. 더보기
수명 이식이 가능한 시대, 낙원인가 지옥인가 <패러다이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생명공학 회사 에온의 시간 기증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공여한 수명에 따라 풍부한 보상이 주어진다. 다만 18세 이상만 기증이 가능하고 DNA 호환성이 확인되어야 하는데, 건강을 해치지 않는 최소한의 시술을 실시한다. 기부한 수명에 따른 풍요로운 인생을 보장하고자 한다. 그야말로 인류 역사상 획기적인 진보일 것이다. 시간 기증 매니저 또는 공여자 스카우터가 찾아다니는 이들은 주로 가난한 어린 친구들이다. 그들의 수명을 가져와 돈 많은 노인한테 큰돈을 받고 판다. 겉으론 '기증'이라는 말을 붙였지만 말이다. 베를린에 있는 으리으리한 에온 본사 앞에는 '내 시간의 주인은 나!'라는 피켓을 든 시위자들이 진을 치고 있다. 막스는 올해의 기증 매니저로 뽑힌 유능한 인재다. 그런데 아내 엘.. 더보기
사랑하는 아내와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려는 노인 [신작 영화 리뷰] 70대 중반의 제르맹, 아들 딸과 손자 손녀들 그리고 부인과 지지고 볶으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노인이다. 그는 딱히 노년을 즐기는 것 같진 않은데, 몇 살 차이 나지 않는 아내 리즈는 현대 무용을 배우러 다닌다. 그렇게 열정적이고 건강하던 아내가 어느 날 갑자기 부엌에서 쓰러져 세상을 뜬다. 허망한 가족들, 장례를 치르고 남은 가족들이 번갈아 가며 제르맹을 들여다보고 또 보살피기로 한다. 정작 제르맹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리즈와의 약속, 먼저 세상을 뜬 사람이 살아생전 마지막까지 하다가 이루지 못한 걸 대신해 주는 것이다. 제르맹은 세계적인 무용가 리 리보트의 현대 무용단에 무작정 입단한다. 가족들 몰래. 입단은 했는데 영 맞지 않는 것 같다. 이걸 춤이라고 할 수 있는지 해괴망측해.. 더보기
자유와 평화에의 갈망이 선물하는 액션종합선물세트 <존 윅 4> [신작 영화 리뷰] 시리즈의 스턴트 코디네이터를 비롯해 키아누 리브스의 스턴트 더블(전속 스턴트맨)으로 오랫동안 활동해 오다가 2014년 을 통해 전격적으로 연출 신고식를 치른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 이후 의 조감독으로 멋드러진 액션 시퀀스를 탄생시켰다. 21세기 초를 대표할 만한 액션 거장의 탄생이다. 채드는 을 잊지 않았으니 2017년에 후속편을 가지고 돌아왔고 다시 2년 뒤 3편으로 돌아왔다. 갈수록 커지는 세계관과 재미, 그리고 액션 수위까지. 1편에서 이미 넋이 나갔는데 2, 3편 계속될수록 '이보다 더 정교하고 자극적인 액션은 없을 것 같다'라는 확정적인 생각을 깨부숴 버렸다. 비록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서사 또한 어설프게 추가되어 액션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었던 아이러니도 함께 존재하지만.. 더보기
구원은 스스로 쟁취하는가 타인이 부여하는가 <더 웨일> [신작 영화 리뷰] 대런 애러노프스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작가주의 감독으로 너무나도 어둡고 염세주의적이며 자극적이어서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린다. 앞으로도 그런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 같다. 그는 고통에 신음하는 주인공에게 집착하듯 집중하곤 하는데, 덕분에 주연을 맡은 배우들이 하나같이 한계를 뛰어넘는 연기를 펼쳐 보였다.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최신작 도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스타일이 살아 있다. 어둡고 염세주의적이고 자극적이며 주인공에 집착하듯 집중한다. 덕분에 주인공을 맡은 배우의 인생 연기를 볼 수 있다. 이번엔 '브랜든 프레이저'다. 15년 전 로 미키 루크가 암흑기를 뒤로 하고 제2의 전성기를 열어젖혔듯 브랜든 프레이저도 그럴 거라 예상된다. 그도 그럴 것이 죽어가는 272kg의 거구 연.. 더보기
가족을 지킬 건가 인류를 살릴 건가, 그것이 문제로다 <똑똑똑> [신작 영화 리뷰] 어느 외딴 숲의 오두막으로 휴가를 온 가족, 동양계 소녀 웬은 메뚜기를 잡아 일일이 기록하며 연구하고 있다. 그녀에게 덩치 큰 중년 남성이 다가와 자신을 레너드라고 소개하며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더니 곧 부모님을 찾아갈 거라고 말한다. 그녀의 눈에 레너드 말고 무기를 든 세 명의 남녀가 보인다. 곧 오두막으로 뛰쳐 들어가 두 아빠한테 알리는 웬이다. 곧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리는 웬의 두 아빠 앤드류와 에릭, 이내 '똑똑똑' 하고 누군가 찾아와 문을 열어 달라는 것이었다. 열지 않으면 강제로 열 수밖에 없다면서 말이다. 결국 강제로 열리는 문, 네 남녀 레너드, 레드몬드, 애드리안, 에이드리엔이 무기 같이 보이는 것들을 들고 있다. 웬의 아빠들을 의자에 앉혀 묶어 놓고 자신들이 지극히 평.. 더보기
젊은이들의 쓸데없고 황망한 죽음 앞에서... <서부 전선 이상 없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14년 7월 28일 시작되어 1918년 11월 11일에 끝난 '제1차 세계대전', 개전한 지도 종전한 지도 100년을 훌쩍 지난 옛날 이야기다. 최초의 세계대전, 역사상 최악의 전쟁, 제국주의 전쟁,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은 만큼 제1차 세계대전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우리나라에게는 제1차 세계대전이 막을 내리고 미국의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발표한 '민족자결주의'에 힘을 얻어 3.1운동을 전개한 바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이 옛날 이야기로만 그칠 게 아닌 것은 21세기 한복판에 들어선 지금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전쟁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세계가 하나로 이어지지 않았던 옛날과 달리 세계가 하나로 이어져 있는 지금, 나라와 나라가 맞..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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