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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책을 읽습니다. 매일매일 읽으려고 하고 일주일에 한 권 이상은 읽으려고 합니다. 주로 이동 시간에, 그러니까 출퇴근 시간에 읽습니다. 수원과 서울을 오가서 시간이 많죠. 집에서, 카페에서, 도서관에서, 독서실에서 각 잡고 읽으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아니, 언젠가부터 그렇게 하기 힘들어졌습니다. 그렇게 짬이 나는 대로, 되는 대로 책을 읽고 있습니다. 저는 책을 만듭니다. 작은 출판사의 편집장으로 있으면서 단행본 파트를 도맡아 매일매일 만드는 작업을 하고 매달 평균 2권 이상을 만듭니다. 기획과 편집은 물론 디자인과 홍보까지 관여하고 있어 정신이 없는 편이니 만큼, 내가 책을 제대로 만들고 있는지 항상 불안합니다. 그러다 보니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편집자의 일, 교정교열에 상대적으로 많은 공력을 들이기.. 더보기
나도 책 한번 내볼까? 5년 전쯤, 일명 '글쓰기 열풍'이 불었었다. 그때는 그야말로 '스마트폰 열풍'이 전국, 아니 전 세계를 휩쓸었을 때인데 사람들이 글쓰기처럼 아날로그적인 행동을 하니 신기하면서 한편 이해가 되고 한편 이해가 도무지 안 되었던 기억이 난다. 난 그 모습이 반대급부적 성질의 것이라기보다 필요성 때문이라고 보았다. 같은 말일 수도 있겠다. 세상은 한없이 스마트해지고 그에 따라 인간도 스마트해진다고 생각들 하지만 편해질 뿐 스마트해지지는 않는 게 사실이다. 인간이 진정 스마트해지기 위해선 직접 생각하고 그 생각을 말이나 글로 옮기는 작업이 필요하다. 글쓰기야말로 가장 적합한 활동이다. 더불어 세상이 바뀌었다지만 여전히 글은 다양한 곳에서 쓰인다. 점점 더 떨어질 수밖에 없는 글쓰기 능력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더보기
진정한 독서가란 무엇인가? 지금이 책을 읽지 않는 시대라고 하지만, 책을 사지 않는 시대는 아니다. 책에 내재되어 있는 텍스트나 그림, 사진, 도표 등의 지식을 인터넷이 대체하고, 책만이 줄 수 있는 지혜가 점점 그 효용성을 상실하고 있기에 책이 필요없어지는 것이리라. 반면 책이라는 물성은 팬시상품화되어 그 가치를 달리하고 있다. 인터넷이 책을 죽였지만, 인터넷이야말로 책을 다시 살리는 가장 큰 통로일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선 책을 바라보는, 대하는 태도의 완전한 반전 또는 대대적인 확대가 필요하다. 우린 그동안 책을 통해서 무엇을 얻어왔다. 책 자체는 사실 필요없고 책의 텍스트가 필요했다. 그래서 구텐베르크가 안긴 인쇄혁명이 기나긴 시간 동안 인류에게 크나큰 영향을 끼친 것이다. 21세기에는 그에 필적한 혁명이 부지불식간에 .. 더보기
대형서점의 도서관화, 그 본질과 대안은? [기획] 출판사 편집자의 눈으로 본 대형서점의 도서관화 도서관보다 서점을 더 좋아했다. 읽다가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살 수 있었으니까. 서점에서 책을 다 읽을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에서처럼 서점에서 책을 읽었다. 도서관보다 서점에 책이 많고, 서점에서는 도서관처럼 반드시 조용해야 할 필요도 없으니까. 온라인 서점이 생긴 후로는 오프라인 서점으로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가더라도 구입까진 가지 않고 미리보기용으로 취급되기 일쑤였다. 온라인 서점의 파격적인 할인과 적립금, 굿즈 증정 이벤트 등으로 오프라인 서점은 설 자리를 잃었다. 나부터가 그랬다. 책은 '당연히' 온라인에서 구입해야 하는 것이었다. 2014년 도서정가제 개정으로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동일하게 10% 이상의 할인이 금.. 더보기
난 이상한 사람이 아냐, '쓴도쿠'였어. 난 초등학생이 된 8살 때까지 한글을 떼지 못했다. 지금은 물론 당시로서도 상상하기 힘든 나이인데, 그런 내가 지금은 일주일에 적어도 2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며 출판사에서 편집자로도 일하고 있다. 언젠가부터 당연한듯 이렇게 살고 있지만, 돌아보면 상상하기 힘든 생활 모습이고 직업 형태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었던 것 같다. 내가 졸랐나 동생이 졸랐나, 아니면 아빠가 당신의 의지로 사주셨나 기억 못하지만 처음으로 '책'이라는 걸 샀다. 한국 및 세계 위인전 세트. 정말 맹렬히 읽었다. 뭔가 읽는다는 것의 재미를 그때 처음 느낀 듯. 지금 보면 표지에 스티커가 붙여 있는데, 다 읽은 책에 표시를 해둔 거다. 그것도 '먼저' 읽은 책에. 그렇다. 나와 동생은 경쟁적으로 위인전을 읽었다. 좋아하는 위인을 점찍.. 더보기
과알못을 위한 완벽한 과학책 <야밤의 공대생 만화> [서평] 자타공인 2017년 최고의 책으로 손꼽는 책, (뿌리와이파리). 해가 넘은 지금에서야 접했다. '과알못', 과학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보아도 재미있고 심지어 유익하기까지 한 책이 분명하다. 저자는 태블릿 펜을 산 겸으로 '만화나 그려볼까?'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는데, 책에서 소개한 몇몇 인물들의 위대한 발견의 이면과 맞닿아 있어 흥미롭다. 나는 문과생으로, 명명백백한 과알못이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화학, 물리, 생물, 지구과학에서 기억나는 건 '칼카나마알아철니주납수구수인백금' 주기율표 정도이다. 문제는 주기율표가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모른다는 것이고, '칼카나마~'가 어떤 것의 줄임말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과알못의 고백은 이쯤에서 접는다. 대신, 역사와 위인 이야기는 좋아한다. 고로 과학.. 더보기
책 좀 읽는다는 분들, 한 번쯤 들여다 보시죠 <서평 쓰는 법> [서평] 서평이랍시고 책 읽고 글 쓴지 4년이 넘었다.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있는지라, '내가 만든 책 내가 홍보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체계적으로 제대로 방법을 배우지 않은 채 엉겹결에 시작한 서평, 그 수가 족히 4백 편 가까이 된다. 이젠 매너리즘의 시기를 지나, 퇴행의 시기가 온 것 같다. 슬슬 힘에 부치는 게 아닐까. 다른 분들의 서평을 두루 살펴왔다. 각기 다른 스타일, 거기에 정답은 없었다. 나에게 맞은 옷을 찾기란 힘들었다. '나는 나의 길을 가련다' 라며 내 식대로 밀어 붙였다. 쓰면 쓸수록 의문이 들었다. 내가 잘 쓰고 있는 게 맞는지, 한 번쯤 제대로 된 방법을 연구해봐야 하는 게 아닌지 자문했다. 그렇지만 나름 베테랑(?)이라 자부하는 바, 다른 누구의 지도편달을 받을.. 더보기
'책 팔아 돈 버는 시대는 지났다' <중쇄 미정> [서평] 지난해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대대적인 인기를 얻은 드라마 , 일본 만화 매거진 업계 2위를 달리는 대형 출판사에 입사해 고군분투를 마다 않고 성장해가는 신입 편집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로서는 알 길 없는 일본만화계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고 '편집자'라는 더더욱 알 길 없는 직업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어, 그 새로움이 많이 와닿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문학계간지와 단행본을 양립하는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있는지라, 접해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새로움보다 일종의 동료로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며 한편으론 자괴감이나 자격지심도 느꼈으니... 나는 출판계의 99%를 차지하는 소형출판사의 일원이고, 의 주인공는 굴지의 대형출판사의 일원이 아니겠는가. 재미와 공감과는 별개로 이질..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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