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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신작 도서

'책 팔아 돈 버는 시대는 지났다' <중쇄 미정> [서평] 지난해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대대적인 인기를 얻은 드라마 , 일본 만화 매거진 업계 2위를 달리는 대형 출판사에 입사해 고군분투를 마다 않고 성장해가는 신입 편집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로서는 알 길 없는 일본만화계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고 '편집자'라는 더더욱 알 길 없는 직업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어, 그 새로움이 많이 와닿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문학계간지와 단행본을 양립하는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있는지라, 접해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새로움보다 일종의 동료로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며 한편으론 자괴감이나 자격지심도 느꼈으니... 나는 출판계의 99%를 차지하는 소형출판사의 일원이고, 의 주인공는 굴지의 대형출판사의 일원이 아니겠는가. 재미와 공감과는 별개로 이질.. 더보기
가난한 이에게 섹스는 돈이 안드는 최고의 놀이? <핸드 투 마우스> [서평] 35여 년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을 살면서 단 한 번도 '잘' 산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여기서 '잘'은 부유하다는 말이니, 정확하게는 부자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하겠다. 그 생각이 깊이 박히게 된 연유는 다름 아닌 'IMF', 당시 중학생이었기에 피부에 와닿진 않았지만 엄마가 사주는 신발 브랜드가 바뀌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고 내가 '가난'했을까? 가난하다고 느껴본 적은 없던 것 같다. 다만, 부모님 직업이 친구들 대다수의 부모님과는 달랐기에(동네 구멍가게), 거기서 느껴지는 기시감은 있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래도 전혀 모자람 없이 컸다. '잘' 살진 못했지만 '가난'하진 않았던 거다. 뭐, 가난하면 어떠랴. 나중에 부자되면 되는 거지. 가난이란 뭘까. 이제 가난은 .. 더보기
사라져가는 인간성, 우리에겐 희망이 있는가? <너무 시끄러운 고독> [서평] 삼십오 년째 폐지 속에서 살아가는 한탸. 폐지압축공인 그는 지하실에서 수많은 폐지에 둘러싸여 압축기 한 대와 씨름하며 고독하게 일한다. 엄청난 양의 교양을 뜻하지 않게 쌓아가고, 엄청난 양의 맥주를 힘을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마신다. 덕분에 그는 매일매일 머릿속으로 그 어떤 것도 할 수 있고 그 어느 곳으로도 갈 수 있으며 그 어느 누구하고도 만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그건 곧 행복이다. 그는 5년 후 압축기 한 대와 함께 은퇴해 집으로 가져와 하루에 한 꾸러미씩만 꾸릴 생각을 하고 있다. 그 한 꾸러미가 한 점의 예술작품이 되기를, 그 안에 그의 젊은 시절 품었던 모든 환상과 지식, 삼십오 년간 배운 것들을 모조리 담을 생각이다. 참으로 멋진 계획! 그 때문에 온갖 수모와 비정상적인 일의 .. 더보기
'신'의 말을 빌려 50년의 기행적 소설 쓰기를 해명하다 <모나드의 영역> [서평] 쓰쓰이 아스타카의 독자가 책을 접할 때 출판사의 홍보 마케팅 전략 바깥에 있기는 결코 쉽지 않다. 어떤 상품이 그러지 않겠냐마는 책은 다르다. '책'이라는 단일 상품군 안에 샐 수 없이 많은 상품이 존재하는 것이다. 특별한 상품이자 특별한 사업 생태계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거기엔 정녕 수많은 '최고'들이 존재한다. '책', 그 중에서도 '소설'은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읽을 거리와 각종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정보는 주지 못하고 읽는 데에 방점을 둔 '소설'이 설 자리가 없는 것이다. 그 와중에 우리나라에서 '일본 소설'은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북유럽 소설의 인기가 수직 상승 중이지만 한계가 분명한 반면, 일본 소설은 꾸준히 인기가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히가시노 게이고.. 더보기
워너비 독재자들을 위한 참고서 <위대한 독재자가 되는 법?> [서평] '민주주의'라는 제도가 시대를 이끄는 만큼 그에 반하는 '독재'는 설 자리를 잃었다. 물론 그럼에도 독재자는 존재하고 독재자가 되려는 사람 또한 존재한다. 그 얼마나 매력적인가. '무소불위', 그야말로 이 세상에서 하지 못 할 일이 없는 사람 아닌가. 누가 독재자가 되는 방법이라도 알려준다면 열심히 경청할 자신이 있다. (에쎄)에서 독재자가 되어 빠르게 권력을 얻고 최대한 길게 머무르며 많이 챙기는 방법을 알려준댄다. 그에 앞서 독재자가 되었을 때 가지는 이점을 알려주는데 참으로 주옥같다. 거대한 부를 쌓고 신으로 군림하고 당신 자신은 지키지 않아도 되는 법령을 반포하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스포츠 경기에서 우승할 수 있고 당신을 기념하는 비석과 궁전, 도시를 세울 수 있다. 또 누구와도 얼마.. 더보기
하이드리히 암살 작전을 '있는 그대로' 옮긴 역사 '소설' <HHhH> [서평] 독특한 소설 인류가 낳은 최악의 악마이자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이름, 히틀러. 그가 낳은 이야기도 정말 많다. 나치즘 등장 이후 히틀러 암살 시도만 해도 최소 43건이라고.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하늘이 내린 운을 타고난 사람인가? 물론 얼마 전 작고한 쿠바의 영웅 카스트로를 향한 638번 암살 시도보단 한참 못하지만... 반면 히틀러의 최측근 중 한 명은 단 한 번의 암살 시도로 세상을 떴다. 나치 독일 수뇌 중 한 명인 하인리히 히믈러의 오른팔이었던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다. 그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 한마디. 그는 인류 최악의 범죄인 '홀로코스트' 즉 유대인 대학살의 총책임자 히믈러 밑에서 이를 직접 주도한 인물로, 그 유명한 '악의 평범성' 아이히만의 상관이기도 했다. 너무 유.. 더보기
동양철학의 또 다른 원류, 손자 그리고 <손자병법> <손자병법, 동양의 첫 번째 철학> [서평] 일본 전국시대, 전국 통일의 밑거름을 닦은 파천대마왕 오다 노부나가를 위협한 최강의 무장 '다케다 신겐'은 에서 유래한 '풍림화산'을 기치로 내걸고 천하를 호령했다. 뜻을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바람처럼 빠르게(풍), 숲처럼 고요하게(림), 불길처럼 맹렬하게(화), 산처럼 묵직하게(산).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군사를 운용하는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는 '풍림화산'를 비롯해, 대중적으로 '손자병법'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두 가지는 '지피지기 백전백승'과 '삼십육계 줄행랑'이다. 하지만 '풍림화산'은 손자병법에 그대로 적혀 있는 반면, '지피지기 백전백승'과 '삼십육계 줄행랑'은 손자병법에 없다. 정확히는 '지피지기 백전불태'이고, 삼십육계 줄행랑은 이 아닌 라는 병.. 더보기
선입관을 버리고 이슬람을 쉽게 접해 보자 <반갑다! 이슬람> [서평] 이슬람교의 경전 꾸란에는 많은 좋은 말이 담겨 있다. 다음과 같은 말도 있다. "너희는 한 공동체가 되어 선을 촉구하고 계율을 지키며 악을 멀리하라." 이 구절이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는 건 하루가 멀다 하고 자행되는 테러 때문이겠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그들을 이슬람 근본주의, 극단주의 세력이라고 부르고 있는 바, 사실 이슬람 내에서는 없는 단어이자 분류라고 한다. 이슬람 내의 급진적인 운동에서 파생된 이념 중 몇몇이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위의 말도 이념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종교와 인종을 떠나 어느 누구든 공동체로 받아들여 선을 촉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는 행동을 악이라고 간주할 수 있는 반면, 자신들이 추구하는 노선이나 자신들이 속해 있는 공동체가 아니면 모두 악으로 간주해 없어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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