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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름다움 없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겠니?" <베르네 부인의 장미정원> [신작 영화 리뷰] 에브 베르네는 아버지 작고 후 15년 간 장미정원을 운영하는 원예사이다. 명성과 실력은 프랑스 최고의 속하지만, 날이 갈수록 장미가 팔리지 않아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돈이 없어서 직원을 늘릴 수도 없고 장미 콩쿠르에선 제대로 된 부스도 차릴 수 없다. 여러 모로 힘든 와중에도 장미를 향한 관심과 사랑은 변치 않은 베르네 부인이다. 그녀에게 업계의 대기업 라마르젤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인데,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소규모 정원들을 사들이며 온갖 희귀 장미 품종들을 독점해 장미 콩쿠르에서 8년 연속으로 황금장미상을 거머쥐었다. 그녀에게도 어김없이 유혹의 손길을 던지지만 아직까지는 버티고 있다. 그렇게 망해 가는 게 확실한 정원을 위해 하나뿐인 직원 베라가 아이디어를 내 신규 직원들을 채용한.. 더보기
이 영화에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프랑스> [신작 영화 리뷰] 2021년 제74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는 총 24편이 올랐었다. 그중 자그마치 3편 의 주연을 '레아 세두'가 도맡았다. 정작 그녀는 코로나 무증상 양성 판정을 받는 바람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여하튼 레아 세두의 20여 년 영화계 경력 최고의 한 해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동안 그녀는 과 시리즈 등 거대 블록버스터에 출현하고 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으며 우디 앨런, 웨스 앤더슨, 자비에 돌란, 요르고스 란티모스, 토마스 빈터베르 등 현존 최고의 감독들과 작업을 이어왔다. 그리고 로 또 한 명의 거장과 함께했다. 그 이름은 다름 아닌 '브루노 뒤몽', 1997년 으로 데뷔 후 꾸준히 작품을 내놓으며 프랑스 영화 미학의 한 축을 지탱했다. 칸 영화제와 가 가장 사랑하는 .. 더보기
'세기의 사기극' 탄소 배출권 거래 사기의 모든 것 <사기의 제왕>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열린 '제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중요한 의정서가 채택된다. 이른바 '교토의정서'로, 온실가스 감축이 주된 목적이었으며 2005년부터 발효되었다. 2021년부턴 기한 없는 '파리협정'이 발효되었는데, 모든 면에서 교토의정서의 상위 호환 버전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교토의정서의 주요 목적이기도 한 온실가스 감축의 일환으로, 선진국 간의 오염물질 배출권 거래제 이른바 '탄소 배출권 거래제'가 제시되기도 했는데 2004년 영국을 시작으로 2005년 유럽연합 25개국이 배출권 거래를 시작했다. 오염물질 배출권은, 오염물질 배출 허용량을 정해 잉여 배출량의 기업은 팔 수 있고 초과 배출량의 기업은 사야 하는 제도를 뜻한다. 융통성 있고 효율적이며 획.. 더보기
메뚜기 떼로 형상화한, 극한 상황의 심리 공포 <더 스웜>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남편을 잃고 홀로 큰딸 로라와 작은 아들 가스통을 부양해야 하는 비르지니, 미래의 식량이라 불리는 식용 메뚜기로 활로를 뚫어 보고자 한다.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식용 메뚜기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을 뿐더러, 메뚜기들이 짝짓기를 하지 않으며 충분한 물량이 확보되지 못한 것이다. 아직까지는 아랍인 친구 카림의 더 큰 도움을 거절할 정도의 상황이지만, 이대로라면 버티지 못할 상황에 처하게 될 게 불 보듯 뻔했다. 어느 날 메뚜기를 키우는 온실 안에서 넘어지고 만 비르지니, 시간이 꽤 흐른 후 깨어나 보니 그녀가 흘린 피를 먹은 메뚜기들의 상태에 변화가 생긴 것 같다. 튼실해지기도 했고 번식에 적극적이어진 것이 아닌가. 실험 한번 해 볼 겸 상처 난 팔을 온실 안으로 들이밀어 .. 더보기
짙은 슬픔이 묻어나는, 이런 사건이 또 없습니다 <소피>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96년 12월 23일, 아일랜드 좌남단 코크주의 웨스트코크 지방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살인 사건이야 일상다반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일일 텐데, 이 사건은 남달랐다. 작고 한적한 해변 마을 스컬에서 일어난 첫 번째 살인 사건이었고, 살해당한 이가 '소피 토스캉 뒤 플랑티에'로 프랑스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남편 다니엘은 유명 영화 제작자였고, 그녀 자신도 작가이자 제작자였다. 소피는 스컬의 해변가 언덕에 별장을 구입하고 해마다 찾았다고 하는데, 불과 30대 후반의 나이에 살해당하고 만 것이다. 집 앞에서 둔기로 머리를 강타당한 채 이미 시신이 된 후 발견되었는데, 당시만 해도 과학 수사가 초창기였기에 DNA는 무용지물이었다. 현장엔 범인을 특정지을 만한 어떤.. 더보기
몸을 무기와 갑옷으로 삼겠다는 그녀의 이야기 <마담 클로드>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지난 2015년 12월 19일, 20세기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포주 '마담 클로드'가 한국 나이 9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녀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레지스탕스로 활동하기도 했고 강제수용소에도 있었다고 한다. 전쟁 후엔 매춘부로 일했는데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고, 1960년대 들어 성매매 조직을 이끌어 성공 가도를 달렸다. 최전성기를 달렸던 당시 그녀가 관리한 매춘부들을 찾은 이는 차원을 달리 했는데 존 F. 케네디 미 대통령,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팔레비 이란 국왕,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 이탈리아 피아트 회장 아넬리, 화가 샤갈, 할리우드 배우 말론 브란도 등 세계를 주름잡은 유명인사들이었다. 클로드는 그들에 대해 입도 뻥끗하지 않은 걸로도 유명.. 더보기
프랑스 대통령 후보이자 IMF 총재였던 이의 추락 여정 <2806호 스캔들: 진실공방>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11년 5월 14일, 미국 뉴욕의 소피텔 호텔에서 성폭행 의혹이 불거져 나온다. 보안 직원이 911에 신고했던 바, 차마 이름을 밝히기가 힘들 정도의 전 세계적인 거물이 2806호에서 객실청소원을 성폭행했다는 것이었다. 피해자는 뉴욕의 변방 브롱크스에서 싱글맘으로 살아가는 아프리카계 여성, 반면 가해자는 프랑스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유력했던 IMF 총재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일명, DSK였다. 신고를 받은 뉴욕 경찰은 사태의 엄중함을 알아채고 프랑스로 돌아가는 길에 있을 스트로스칸의 행방을 쫓는다. 프랑스로 돌아가면 미국으로 인도받아 처벌하는 게 불가능할지 몰랐다. 마침 그때 호텔로 스트로스칸이 연락해 온 바, 객실에 휴대폰을 두고 갔다는 것이었다. 가장 중요한 물건일 휴.. 더보기
35년 전 프랑스에서 일어난 미제 납치살인 사건의 전말 <누가 어린 그레고리를 죽였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1984년 10월 16일 프랑스의 작은 마을 보주, 4살짜리 남자 아이 그레고리 빌맹이 납치·살인당해 볼로뉴강에 버려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발견된 당시 그레고리는 손과 발이 밧줄로 묶인 채 저항 없는 평온한 모양새를 띄고 있었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하고 강력한 용의자로 '까마귀'를 지목한다. 까마귀는 그레고리 살인 사건이 있기 전부터 빌맹 부부를 괴롭힌 괴한이었다. 그는 1981년부터 장난 전화, 익명의 편지를 보냈다. 익명의 가면 뒤에 숨은 까마귀의 행각은 매우 대범했다. 무엇보다 빌맹 부부와 가족들을 매우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수사의 초점은 빌맹의 지인과 가족을 향한다. 유일한 단서라고 할 수 있는 까마귀의 편지 필체를 대조하며 색출한 결과 빌맹의 친척 중 한 명..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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