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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멸

탐욕으로 파멸한, 죽여서라도 갖고 싶었던 구찌 <하우스 오브 구찌> [신작 영화 리뷰] 리들리 스콧, 영국 출신의 명실공히 영화계 역사에 뚜렷이 남을 세계적인 대감독이다. 1977년 첫 장편 연출 데뷔 후 등 40여 년 동안 시대를 대표할 만한 영화들을 꾸준히 내놓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마틴 스콜세지,스티븐 스필버그 등과 더불어 2020년대에도 활발히 활동하는 노장 감독이다. 하지만 로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크게 날아오르고 으로 더 큰 흥행을 차지한 걸 제외하면, 흥행과 수상 면에서 생각보다 큰 업적을 내놓진 못했다. 종종 그의 네임벨류에 걸맞지 않은 범작과 졸작을 내놓기도 하거니와 그의 작품들이 대체로 2시간을 훌쩍 넘는 긴 러닝타임을 지니고 있다는 단점도 무시할 수 없다. 2021년 하반기에 연달아 찾아온 두 작품도 마찬가지다. 152분, 가 158분이었다. 앞엣.. 더보기
중독된 사랑과 파멸적 변화에 직면한 여성 서사 <트리트 미 라이크 파이어> [리뷰] 프랑스 파리, 엘라는 바쁘게 돌아가는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다. 아빠가 운영하는 곳이니 만큼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며 홀서빙과 재무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느 날 한 남자가 불쑥 찾아와 당당히 일자리를 요구한다. 면접 볼 것도 없이 한 번 써보고 못하면 내치라고 하면서. 엘라는 그 모습에 매료된 듯 아벨을 고용한다. 다음 날 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정산을 할 때 아벨은 레스토랑의 하루 번 돈을 모조리 갖고 도망간다. 엘라는 그를 쫓아 그의 앞에 당도하지만 돈을 돌려받지 못한다. 그 돈을 세 배 이상으로 불려주겠다는 허무맹랑하지만 왠지 이끌리게 되는 말에 함께 불법 하우스에 들어간다. 거짓말처럼 엄청난 돈을 따서 돌아온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다시 일을 하고 저녁에는 함께 도박을 하.. 더보기
<83일> 죽음보다 더 한 고통을 떠안을 방사능 피폭 환자 [서평] 2011년 3.11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원전 사고. 지진과 쓰나미가 대비할 수는 있지만 원천적으로 막을 수 없는 자연에 의한 자연 재해라면, 원전 사고는 그야말로 이론의 여지가 없는 인간에 의한 인재이다. 그래서 분노가 치밀고 안타깝고 고통스러운 것이다. 더욱이 원전 사고는 절대 지워질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방사능 피폭의 직격탄을 맞는 후쿠시마현은 거의 유령 마을과 다름없게 되어 버렸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실종되었으며, 아직까지 타지역에서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 대지진과 쓰나미 때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원전 사고에 의한 방사능 피폭 때문이었다. 방사능 피폭은 무엇을 의미할까? 한 마을을 초토화시키는 방사능 피폭의 위력이라면 일개 개인에게는 죽음을 의미하.. 더보기
<화씨 451> 작가가 그리는 미래, '책은 불태워야 한다' [지나간 책 다시 읽기] 2년 전 타계한 환상 문학의 거장 '레이 브래드버리'의 대표작 (황금가지). 이 소설에 대해 할 말이 참으로 많다. 그만큼 이 소설이 주는 메시지가 많고 강렬하다. 제목부터 그러한데, '화씨 451'은 종이가 불에 타는 온도라고 한다. 그렇다. 의 배경은 종이를 불에 태우는, 즉 '책'을 불에 태우는 직업인 '방화수'(?)가 존재하는 미래이다. 60 여 년 전에 쓰인 소설이니 만큼, 그 미래가 바로 지금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작가가 예측한 그 미래로 정확히 달려가고 있는 지금이라고 해야 맞는 것도 같다. 책은 어떻게 사라졌는가? 주인공은 책을 태우는 직업인 방화수 가이 몬태그이다. 그는 즐겁게 그 일을 한다. 하지만 가슴 한 편에는 씁쓸함과 공허함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던 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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