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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선과 악을 오가는 그녀 '래치드'가 펼치는 사이코 드라마 <래치드>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60년대 전 세계는 참으로 많은 것이 휘몰아쳤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과 소련이 전 세계 패권을 차지하고자 모든 분야에서 대결하는 가운데, 어떤 나라의 어떤 사람들은 신세계를 맛보고 어떤 나라의 어떤 사람들은 전에 없는 파멸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히피 문화는 미국의 신세계라고 할 수 있을 텐데, 1950년대 저항의 분위기에서 도피의 분위기로 바뀌었다. 1962년 나온 소설 는 1950년대 비트 세대의 저항 문화를 구속하고 억압하는 미국 사회와 권력에 대한 안티테제의 성격을 띄고 나왔다. 또한 이어질 1960년대 히피 세대의 도피 문화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이다. 15년 뒤에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밀로스 포먼 감독에 잭 니콜슨 주연으로 비록 원작자는 마.. 더보기
<나비효과> 감독이 보여주는 반전 밀리터리 호러 <고스트 오브 워> [신작 영화 리뷰] 1944년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 나치 독일 점령 하의 프랑스, 크리스와 4명의 미 육군 병사가 전초기지를 향해 간다. 가는 길에 소수의 독일군을 일망타진하고 피난 가는 유대인 모녀에게 온정도 베푼다. 드디어 도착한 전초기지, 으리으리한 대저택으로 나치가 프랑스 귀족에게서 빼앗았다가 미군이 주둔하고 있었다. 전쟁 상황에서 편안해 보이는 그곳, 하지만 기존의 교대 병사들은 이들에게 기지를 넘기고 황급히 가 버린다. 석연치 않았지만 그러려니 하고 저택을 수색한다. 각기 다른 곳을 둘러 보던 그들, 뭔가 으스스하다. 유령인지 뭔지 모를 형체가 순간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한다. 누군가가 알 수 없는 말을 무섭게 전하기도 한다. 설상가상으로 5명에 불과한 그들에게 50명에 달하는 독일군이.. 더보기
독립영화의 모양새를 지닌 코믹 범죄 스릴러 <루스에게 생긴 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한국영화를 말할 때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로 나누고 독립영화를 다양성영화라든지 예술영화라든지 작은영화로 부를 수밖에 없는 반면, 미국영화를 말할 땐 상업영화조차 영화의 한 부류로 취급한다. 그만큼 비상업영화의 비중과 역할이 커졌다. 영화라는 게 상업과 예술의 한 분야로 동시에 출발했지만, 세상이 자본주의화되면서 상업영화가 주류가 된 것이다. 미국과 한국 독립영화 모두 1980년 들어 부각되었다. 미국의 경우 1980년대 시작된 선댄스 영화제의 영향이 긍정적으로 크게 작용했다. 물론 후엔 상업영화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지만, 독립영화가 부각되며 상업영화와 맞먹는 기조를 형성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2010년대 들어 미국에 두 개의 독립영.. 더보기
쿠엔틴 타란티노의 걸출한 데뷔작 <저수지의 개들> [오래된 리뷰] 2020년대를 코앞에 둔 지금, 할리우드를 주름잡는 감독들 중 1980~90년대에 걸쳐 걸출한 데뷔를 한 이들이 많다. 코엔 형제의 이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고 스티븐 소더버그의 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90년대로 넘어가면 기예르모 델 토로의 , 크리스토퍼 놀란의 , 가이 리치의 , 스파이크 존즈의 등이 있다. 하지만, 적어도 90년대 쿠엔틴 타란티노의 을 넘어설 데뷔작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테다. 아니, 그 영향력으로만 따진다면 전후로 그런 데뷔작이 나오긴 결코 쉽지 않다. 이 영화로 데뷔한 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그는 최근작 까지 10여 편의 작품을 내놓았는데, 2번째 작품인 과 함께 을 최고작으로 삼는 이들이 많다. 물론 '첫 끗발이 개 끗발'이라고 .. 더보기
한국영화 역사상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 <타짜> [오래된 리뷰] 최동훈 감독의 2004년 으로 혜성같이 등장해 스타감독의 반열에 올라선 최동훈 감독. 데뷔 13년이 된 현재까지 불과 5편의 작품밖에 내놓지 않았지만 단 한 편도 흥행에서 고배를 마시지 않았다. 더욱이 최근 내놓은 두 편 과 이 1000만 명을 넘으며 윤제균 감독과 더불어 현재까지 유이한 2편의 1000만 이상 관객 동원 감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야구로 치면 홈런왕과 장타율 1위의 최강 거포다. 그 흥행 이상 가는, 아니 버금 가는 작품들이었을까? 데뷔작 이 던진 웰메이드 충격은 아무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세련'된 영화라는 게 이런 걸 두고 말하는 게 아닌가 싶다. 감히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감독과는 다른 스타일로 한국 영화가 할리우드에 가까워졌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더보기
대만 청춘영화 계보에 '병맛' 추가요! <카페, 한 사람을 기다리다> [리뷰] 모르는 사람 빼고 다 안다는 영화 , '청춘영화'의 대명사로 사랑과 음악과 시간여행과 반전이 조화를 이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이 영화가 어느 나라 태생인지 아는 사람은 그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 동양인 것만은 분명한데, 한국은 당연히 아니고 일본도 아니거니와 중국도 아닌 것 같다. 홍콩인 듯 태국인 듯하지만, 정답은 대만이다. 대만이 낳은 세계적인 스타 주걸륜이 감독과 주연을 맡았으니 사실 알 만도 하다. 지난해 혜성처럼 개봉해 '왕대륙 신드롬'을 일으키며 소위 대박을 낸 또한 대만에서 날아온 청춘영화다. 이 가지고 있던 대만영화 최고 흥행 스코어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새로운 전설이 된 작품인데, 그때까지 그리고 그 이후로 우리 모르게 많은 대만 청춘영화들이 방문했다. 거의 매년 찾아왔는.. 더보기
흩어져 있는 작은 힘들이 모여 소소한 혁명을 일으킨다 <장기왕: 가락시장 레볼루션> [리뷰] 2014년 의 성공으로 2016년 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개봉했다. 그리고 2017년 초 급기야 (이상 '장기왕')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개봉했는데, 독립영화계의 한 축을 이루는 듯하다. 비단 제목뿐만 아니라, 제목에서 풍겨져 나오는 코미디 요소를 듬뿍 품은 공통점이 있다. 또한 이들은 우중충하고 직설적으로 사회 고발을 하는 기존의 독립 영화와 다른 면모를 선보인다. 귀엽고 아기자기하게. '장기'와 '가락시장'과 '레볼루션'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의 나열이 이 영화의 제목을 이루는데, 아마 그대로 영화를 구성할 듯하다. 아마 주인공은 장기를 엄청나게 잘 둘 것이고, 배경은 가락시장일 것이며, 일상의 소소한 혁명을 이루며 끝날 것이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데엔 일단 성공, 끝까지 잘 이어나갈 .. 더보기
'신'의 말을 빌려 50년의 기행적 소설 쓰기를 해명하다 <모나드의 영역> [서평] 쓰쓰이 아스타카의 독자가 책을 접할 때 출판사의 홍보 마케팅 전략 바깥에 있기는 결코 쉽지 않다. 어떤 상품이 그러지 않겠냐마는 책은 다르다. '책'이라는 단일 상품군 안에 샐 수 없이 많은 상품이 존재하는 것이다. 특별한 상품이자 특별한 사업 생태계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거기엔 정녕 수많은 '최고'들이 존재한다. '책', 그 중에서도 '소설'은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읽을 거리와 각종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정보는 주지 못하고 읽는 데에 방점을 둔 '소설'이 설 자리가 없는 것이다. 그 와중에 우리나라에서 '일본 소설'은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북유럽 소설의 인기가 수직 상승 중이지만 한계가 분명한 반면, 일본 소설은 꾸준히 인기가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히가시노 게이고..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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