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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블랙핑크에 대한 기본적이고도 교과서적인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고백하건대 '블랙핑크'를 잘 모른다. 어느 정도냐 하면, '아! 이 노래가 블랙핑크 거였어?' 하고 놀라는 정도. 그들의 노래야 하도 많이 들어 봤으니 모르기 힘들 테지만, 그 노래가 그들의 노래인지 모를 때가 많거니와 그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모양새를 전혀 모르는 것이다. 4명으로 구성된 걸그룹이라는 건 알지만 각각의 멤버들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한다. 와중에 블랙핑크를 조명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가 공개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동안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통해 여성 아티스트 다큐멘터리를 접했는데, 기억에 남는 건 가장 최근 공개되었던 였다. '테일러 스위프트'에 대한 다큐멘터리로, 거대한 명성과 인기와 이름 뒤에 가려진 진짜 테일러 스위프트를 알려 준 소중한 콘텐츠. .. 더보기
화성 탐사 이야기를 표방한 진지하고 단백한 정통 드라마 <어웨이> [추석 연휴에 볼 만한 넷플릭스 드라마] 나사 수석 엔지니어 남편과 10대 어린 딸을 둔 에마 그린은 사령관 자격으로 아틀라스호를 타고 인류 최초의 화성 탐사를 나선다. 영국의 식물학자, 러시아의 엔지니어, 인도의 외과의사, 중국의 화학자가 동행한다. 그들은 달을 거쳐 화성으로 가는, 생존 확률 50%의 3년 동안의 긴 여정을 떠난다. 하지만 화성으로 제대로 된 출발도 하기 전에 난관에 부딪힌다. 그린 사령관의 남편 멧이 해면상 혈관종을 가지고 있었던 바,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이다. 딸 렉스가 혼자 감당하기 벅찼기에, 그린은 포기하기로 마음 먹는다. 그때 멧이 의식을 찾아 그린이 화성을 가게끔 한다. 우여곡절 끝에 화성으로 떠난 아틀라스호와 5명의 대원들, 우주선 안팎에서 갖가지 문제들에 직면한다. 그린.. 더보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나름의 해답을 찾고자 한다 <내 몸이 사라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지난 5월 개최된 제72회 칸 영화제는 많은 화제를 뿌렸다. 특히, 봉준호 감독의 이 한국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유례 없이 국내에서 많이 회자되었다. 이 뿐만 아니라, 엘르 패닝은 약관 20살이 막 넘은 나이에 역대 최연소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었으며 프랑스 애니메이션 는 역대 최초로 비평가주간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런가 하면, 는 일본 히로시마, 캐나다 오타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와 더불어 국제애니메이션협회가 공인한 세계 4대 애니메이션 영화제로 군림하는 프랑스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장편부문 안시 크리스탈상과 관객상을 수상했다. 장편부문에 3개 섹션밖에 없는 점을 감안할 때 속된 말로 싹쓸이 수준인 것이다. 작품 퀄리티는 보장된 셈. 2019년.. 더보기
이자벨 위페르만 홀로 둥둥 떠다닐 뿐... 어중간하기 짝이 없다 <마담 싸이코> [리뷰] 감독과 배우들 면면, 그리고 간단한 시놉시스만으로 많은 기대를 하게 되는 영화가 있다. 제목만 보면 매우 저렴한 스릴러일 것 같은 가 의외로 그러한데, 감독은 닐 조단이고 주연배우는 이자벨 위페르와 클로이 모레츠이다. 이 정도면 시놉시스를 볼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 아래에 보다 조금 자세한 줄거리를 소개하기로 하고 3명의 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먼저 닐 조단 감독, 우리에겐 로 유명하다. 자그마치 25년 전 영화인데, 당대 최고의 남자 배우들인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 캐스팅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하지만, 닐 조단은 90년대 각본과 연출을 두루 섭렵한 최고의 감독 중 하나였다. 으로 오스카 각본상을 시작으로 런던 뉴욕 LA 시카고 비평가협회상을 휩쓸었고, 로는 베니스 최고상인 황금사.. 더보기
멈춰버린 시간을 사는 일상이란 <한강에게> [모모 큐레이터'S PICK] 진아(강진아 분)는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첫 시집을 준비하고 있는 시인이다. 그녀는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고 술도 마시고, 합평회나 낭독회에도 나가 자리를 빛낸다. 하지만, 왜인지 잘 타던 자전거를 팔아버린다. 마치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그녀에겐 10년 동안 사귀었던 남자친구 길우(강길우 분)가 있었다. 하필 그와 크게 싸우던 나날이 이어질 때 그에게 사고가 났다. 결과는 의식불명, 진아는 사고 현장에 있지 않았지만 자기 탓인 것만 같다. 매일, 매순간이 괴롭다. 시가 써지지 않는다. 그녀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백이면 백 그녀의 소식을 듣고 그녀에게 묻는다, 괜찮냐고. 안 괜찮다고 할 수 없으니 괜찮다고 말하는데, 사실 전혀 괜찮지 않다. 10년 동안 헤어질 거라 생각.. 더보기
'잘돼가? 무엇이든'이라고 묻는 배려 [리뷰] 이경미 감독의 데뷔작이자 첫 책 이경미 감독, 한국 영화계에서 굉장히 특이한 존재이자 케이스이다. 많지 않은 여자 감독이라는 건 차치하고서라도, 다섯 글자 짜리 장편영화 단 두 편 로 마니아까지 양산시킨 장본인이다. 그녀의 작품들은 호불호가 명확히 갈린다. '이경미 월드'가 존재한다. 이런 경우가 흔치 않은데, 그녀의 작품들은 관객 평점과 기자·평론가 평점이 비슷하다. 대중이 평단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방증인가, 그녀의 작품들은 수작임에 분명하지만 별개로 기막히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기막히게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일까. 둘 다 맞는 말일 테다. 그녀의 작품들은 흥행에 참패했지만 무수히 많은 상을 탔다. 그녀가 최근에 책을 냈다. 지난 15년 동안의 끼적거림을 모아 놓은 에세이 (아르떼), 나.. 더보기
삶은 언제,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패터슨> [리뷰] 짐 자무쉬의 짐 자무쉬 감독의 영화를 말함에 있어 '짐 자무쉬'를 언급하지 않는 건 결레다. 그렇지만 1982년 로 센세이션한 데뷔를 한 이후 시종일관 '거장'으로 군림하고 있는 이 위대한 예술가를 난 잘 모른다. 그 명성에 비해 우리나라에 정식 개봉한 작품들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는 이유가 이유라면 이유겠다. 2017년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좋은 영화 중 하나라 만평할 만한 을 빗대어 간단히 언급하자면, 짐 자무쉬는 자신만의 확고한 예술세계에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시간과 공간과 인물이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다른 어느 것도 아닌 '삶'에서 예술을 건져올리고 아름다움을 캐치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인가 보다. 영화 은 미국 뉴저지주 패터슨시에 사는 버스기사 패터슨을 주인공으로 한다. 그는 버.. 더보기
사방면으로 보는 회사와 일상의 이야기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 [서평]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출판 콘텐츠 중에 '퇴사'가 소소하게 눈에 띈다. 퇴사를 꿈꾸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이를 위로하거나, 퇴사를 해도 잘 살아갈 수 있으니 한번 시도해보라거나, 회사가 전부가 아니니 너무 의존하지 말고 미래를 준비하라거나. 누구나 머리로는 알고 있고 가슴속 깊이 받아들이지만 결코 쉽게 하지 못할 퇴사. '퇴근', '퇴사', 얼마나 가슴 설레는 말인가. 그 설레는 말 이면엔 회사에선 설레는 일 따위는 없다는 진실이 도사리고 있다. 그렇지만 회사야말로 먹고 살기 위한 가장 쉬운 방편이 아닌가. 맡은 일을 하여 성과를 내고 그에 맡는 돈을 받는 것, 설레는 일 따위 없어도 대다수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 그 이상의 것을 얻어갈 수 있다. 결국 다시 회사다. 그렇다면, 중요한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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