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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전통음악을 수호하는 제자의 고행에 대하여 <수업시대>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인도의 전통음악이자 고전음악 '라가', 수천 년 이상 이어져 내려온 전통을 지키고 이어가고자 나이 먹은 스승은 훈련에 매진하며 어디든 달려가 노래를 부르고 또 젊은 제자들을 가르친다. 스물네 살 먹은 샤라드도 그중 하나로, 가족을 뒤로 하고 연애도 뒤로 하며 경제 활동까지 뒤로 한 채 라가 연구와 훈련에 매진한다. 엄격하고 실력 출중한 스승에게 철저하게 가르침을 받으며 나날이 향상된 모습을 보이지만, 샤라드는 스스로를 믿을 수 없고 또 자괴감에 빠진다. 다른 제자들은 다 잘하고 자신만 뒤처지는 것 같은 한편, 라가를 계속 하며 살아가는 게 맞나 싶은 근원적 고민에 휩싸인다. 아무도 전통음악을 알려 하지 않고 무명가수를 거들떠 보지도 않기 때문이다. 점차 삶은 고독해지고 가난에서.. 더보기
21세기 인도에서 벌어지는 믿지 못할 일들 <화이트 타이거>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노벨문학상과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이라 일컬어지는 '부커상'은, 본래 영연방 국가의 작품만 대상으로 하다가 2005년에 이으러서야 비영연방 국가의 작품도 대상으로 하는 국제상을 신설해 수상하고 있다. 2016년 한강 작가의 가 바로 그 상의 수혜자인 것이다. 하여, 부커상을 수상한다는 건 당해년도의 전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점을 넘어 역사에 길이남을 만한 명성을 얻는다. 영연방이라 하면, 옛 영국 식민지 국가들을 위주로 결성된 국제기구인데 영국부터 시작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인도, 파키스탄, 남아공, 나이지리아 등 전 세계에 걸쳐 족히 몇십 개국에 이른다. 50년이 넘는 부커상의 역사에서 인도 출신 작가가 수상의 쾌거를 안은 건 네 번뿐이다. 1981년 살만 .. 더보기
전쟁의 참상에서 후대에게 전하는 절절하고 진솔한 편지 <사마에게> [신작 영화 리뷰] 2010~11년에 걸쳐 아랍권 민주화 운동이 폭풍처럼 불어닥쳤다. 이른바 '아랍의 봄'이라 이름 붙여진 이 사건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영향을 끼치며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개중 가장 늦게, 그러나 가장 오래 계속되고 있는 나라가 있으니 '시리아'이다. 시작은, 여타 나라들과 다를 바 없이 2011년 1월 말경의 '시리아 민주화 운동'이었다. 장장 40여 년 동안 독재가 계속되고 있는 아사드 가문에 반대하는 시위였다. 이후 아사드 정권의 강경 대응과 함께 다양한 원인이 복잡다단하게 얽히고 국제 사회도 개입하면서 '시리아 내전'으로 치달았다. 말 그대로 정부군과 반군과의 전쟁이 일어난 것이다. 전쟁으로 옮겨간 다양한 역사적 사례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 시리아 내전 또한 어.. 더보기
빈민을 향한 묵념, 부자를 향한 선언, 자본주의를 향한 선전포고 <자본주의: 유령 이야기> [서평] 1997년 으로 데뷔와 동시에 부커상을 거머쥔 아룬다티 로이. 부커상이 노벨 문학상,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이라 불리며, 한 해 동안 영연방 국가에서 영어로 씌어진 가장 뛰어난 소설 작품에게 선정하는 만큼 아룬다티 로이의 데뷔는 충격적이었다. 인도를 배경으로 사회의 관습과 제도가 한 가족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그린 이 작품 이후 20년 넘는 시간 동안 소설을 더 이상 내놓지 않고 있는 그녀는, 인도로 돌아가 반체제 활동과 기업이 주도하는 세계화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왔다. , 등에 그녀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문학동네)는 지난 2014년 출간한 르포르타주 작품으로, 가면 뒤에 숨은 진짜 인도의 모습을 까발리고자 한 와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다. 같은 르포르타주이거니와 내용도 .. 더보기
우리의 역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델리의 삶, <델리> [서평] 쿠쉬완트 싱의 행정사회적인 의미인 도(都: 도읍)와 경제적인 의미인 시(市: 저자) 두 가지 의미가 합쳐져 탄생한 '도시'. 많은 소설가들이 도시를 이야기했다. 서울을 이야기한 정이현의 , 더블린을 이야기한 제임스 조이스의 , 파리를 이야기한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 파리와 런던을 이야기한 찰스 디킨스의 등. 거기엔 도시에 대한 사랑, 증오, 애정, 질투 등 그야말로 애증의 모순적인 감정을 드러낸다. 어느새 '삭막함'의 대명사처럼 되어 버린 도시를 어찌 멀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한편 세련되고 매력적인 도시를 어찌 가까이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도시에는 떨쳐내고 싶지만 떨쳐버릴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있는 듯하다. 쿠쉬완트 싱의 또한 작가의 델리에 대한 애증의 모순적인 감정이 강력하게 드러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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