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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위대한 소설가 발자크의 창작 도구, 음식. 당신은? <발자크의 식탁> [서평] 이런 책, 좋다. 치열한 연구, 오타쿠적이기까지 한 관심과 열정, 종횡무진 오가며 확대재생산시키는 와일드함으로 무장한 책. 일단 뿌리 부분을 완벽히 꿰고 있어야 하겠다. 그에 못지 않게 가지나 잎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바, 보는 입장에선 얻을 게 무궁무진하다. 지식은 물론, 앎에서 오는 재미도 한가득이다. 앙카 멀스타인의 (이야기나무)이라는 책을 두고 하는 말이다. 뿌리 부분은 다름 아닌 '발자크'다. 19세기 초중반 프랑스 소설가, 사실주의의 선구자로 불리는 그 말이다. 90편이 넘는 개별 소설들을 통해 당대를 완벽히 그려낸 방대한 소설 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소설 세계는 으로 집약되어 있다고 봐야 하겠다. 여기에 '식탁'이라니. 발자크의 음식 사랑을 탐구하는 책인가, 싶다. 막상 읽.. 더보기
갈 곳 없는 이들의 안식처, 이런 곳이 또 어디 있을까 <심야식당> [서평] 오랫동안 미뤄왔던 만화가 있다. 꺼려해왔다는 게 맞을 거다. 너무 유명해서 일종의 반항심으로 보지 않았던가? 너무 소소한 이야기들이라 애써 무시해왔던가? 콘텐츠 자체가 나와는 맞지 않아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가? 그건 아닌 것 같다. 만화를 보기 전에 영화도 보고 드라마도 몇 편 봤다. 그렇다면 왜? 스스로와의 오래된 약속에 기인한 것 같다. 여러 만화를 봐오면서 스스로와 약속 아닌 약속을 했다. 비록 매번 그 약속은 깨졌지만. 어릴 때는 만화로 교훈을 얻고자 했다. 따위의 만화로 '이렇게 살아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갖출 수 있었다. 이후엔 재미, 그리고 재미와 감동을 추구했다. 대표적으로 류가 있을 테고, 류가 있을 테다. 나이가 조금 더 들어서는 애들 같은 거 말고 조금은 어른스러운 걸 원했다... 더보기
죽음 사회 한 모퉁이를 책임지고 있는 이가 있어 든든하다 <심야식당> [리뷰] 신주쿠 뒷골목, 남들은 퇴근해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겨 잠자리에 들 때쯤인 12시에 문을 여는 곳이 있다. 이름하야 '심야식당'. 7시까지 문을 여는데 은근히 사람이 많다. 손님들이 원하는 메뉴는 뭐든 만들어주기 때문일까? 음식이 맛있기 때문일까? 이성이 잠들고 감성이 깨어나는 새벽녘 시간이기 때문일까? 안 가봐서 안 먹어봐서 알 순 없지만, 매력 하나는 철철 넘치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이런 식당이 있는 걸로 아닌데, 모르긴 몰라도 대부분 술장사를 하지 않을까 싶다. 새벽에 집이 아닌 밖에 있으면 술밖에 찾을 게 더 있겠나. 요즘엔 24시간 하는 가게들도 많던데, 그런 곳에는 어떤 특별함을 느끼지 못하겠다. 반면 '심야식당'은 정확히 12시부터 7시까지 '음식'을 만들어준다. 언제나 사람이 있는.. 더보기
<모던 아트 쿡북> 그림 그리고 글과 함께 먹는 음식은 어떠신지? [서평] 경제가 안 좋아지면 제일 먼저 문화 활동을 줄인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독서 활동. 같은 문화 활동인 영화나 TV가 시간 죽이기를 겸한 스트레스 해소로 오히려 수요가 느는 것과는 다르게, 책은 스트레스를 가중 시킨 다는 것이다. 먹고살기도 힘든 데 무슨 책을 보느냐... 그렇다면 먹고살기 힘들 때조차도 줄이지 않는 게 있을까? 있다. 먹고살기 힘들 때도 '먹는' 건 줄이지 않는다. 말 그대로 살기 위해서는 먹어야 하니까. 먹지 않으면 죽고 말 테니까. 그래서 인가? 경제 불황기에는 먹는 사업이 (상대적) 호황이라고 한다. 이를 이용해 역으로 추적해보자면 요즘은 확실한 불황인가 보다. 수많은 앱 중에서도 음식 관련 앱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 않은가. CF를 통해 알 수 있다. 배우 류승룡을 앞세운 .. 더보기
<음식의 언어> 건강에 좋다는 포테이토칩을 찾는 당신, 속았다 [서평] 요즘 TV를 틀었다 하면 요리 프로그램이다. 오래 장수한 맛집 탐방 프로그램을 지나고, 영화배우 하정우로 대표 되는 먹방도 식상해질 타이밍인데 말이다. 외딴 시골에 가서 직접 삼시세끼를 해 먹고, 남의 집 냉장고를 통째로 들어와 유명 셰프들에게 즉석에서 맛있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 아빠와 함께 놀러 간 아이의 귀여운 먹방은 이미 전설이 되었다. 유명 포털에 '먹방 여신'이라고 치면, 수식어가 붙은 이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 너도 나도 먹방의 왕이다. 굳이 해석하지 않아도 여기에는 사람들의 열망이 투영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테다. 대표적으로 '대리만족'을 들 수 있다. 여전히 한창인 육아 프로그램이 취업도, 결혼도, 아이도 포기한 젊은이들의 욕구를 대신해서 채워준다는 해석을 할 수 있다면.. 더보기
[내가 고른 책] '음식의 언어' 그리고 '진중권이 만난 예술가의 비밀' [내가 고른 책] '음식의 언어' 그리고 '진중권이 만난 예술가의 비밀' 이번 주 내가 고른 책은 어크로스 출판사의 (댄 주래프스키 지음, 김병화 옮김)창비 출판사의 (진중권 지음) 는 인문학이고, 은 예술 분야인 것 같아요. 표지와 제목, 책등과 뒷표지 모두 '음식의 언어'의 압승이네요. 저는 책표지가 꽉 차면서도 오밀조밀한 걸 좋아하는데요. 오필민 디자이너가 그런 표지를 참 잘 만들어요. 좋습니다. 반면 개인적으로 진중권 아저씨를 굉장히 좋아하고, 또 이 책이 나올 수 있게 한 팟캐스트 '진중권의 문화 다방'도 챙겨 듣고 있지만, 그래서 더욱 실망이 큽니다ㅠㅠ 일단 책 표지에 저자의 반쪽 짜리 얼굴을 넣은 게 최대 패착이라고 보고요. 뒷표지에 이 책에 실린 인터뷰이들의 얼굴들이 실린 것 또한 패착이라.. 더보기
<러시아 문학의 맛있는 코드> 음식이 러시아 대문호의 삶을 지배했다? [지나간 책 다시읽기] 필자는 15 여 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책을 읽어 왔다. 동화와 위인전으로 시작해, 역사 소설을 지나 추리 소설을 섭렵했고 대중 소설과 인문/역사를 훑었다. 그리고 최근에야 비로소 흔히 말하는 고전 문학에 발을 들여 놓았다. 주로 손이 가는 문학 작품을 보니 미국 소설들이었다. 그것도 주로 20세기 초. 아무래도 그 무렵에 유행했던 하드보일드한 문체가 마음에 들었나 보다. 당시 미국의 어두운 심연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이, 지금 내가, 우리가, 이 시대가 쳐한 상황에 잘 먹혀 들어가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 보기도 한다. 반면 상대적으로 복잡한 사상이나 기호에 심취한 유럽 문학, 그 중에서도 특히 러시아 문학은 거의 접해보지 못하였다. 러시아 문학계에는 세계적인 대문호들이 즐비함에도 말이다.. 더보기
<빵 굽는 고양이> 달콤 쌉싸름한 일상을 보내는 법 [서평] 반복되는 일상, 그 안에는 지루함, 속상함, 기쁨, 슬픔, 좌절, 환희 등 무수한 감정이 소용돌이 치고 있다. 크게 두 개로 나눠서 달콤하고 쌈싸름하다고 치자. 우리는 이 반복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렇다고 계속되는 반복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있자면 지치기 마련이다. 그래서 색다른 취미도 가져 보고, 평소 잘 못 보는 사람도 만나며, 처음 가는 곳으로 여행도 떠나곤 하는 것이다. 이 와중에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게 있다. 바로 '음식'이다. 사실 음식은 우리가 가장 많이 반복하고 있는 것들 중에 하나 이지만, 지루하지도 지치지도 않는 걸 보니 거기엔 어떤 힘이 있는가 보다. 아마 제일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본능'일 것이다. 배고프면 모든 게 맛있어 지는 모습을 보면 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