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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애정 없는 집의 아이가 부모다운 부부를 만났을 때 [신작 영화 리뷰] 아일랜드의 작은 시골 마을, 열 살 소녀 코오트는 집에서든 학교에서든 말이 없는 이상한 아이로 통한다. 가족은 물론 친구들도 그녀를 고깝지 않게 생각한다. 아빠는 경마와 도박에 빠져 매일같이 집 밖으로 나가 돌고, 엄마는 코오트 말고도 몇 명 더 있는 아이들을 챙기면서 곧 태어날 아이를 임신하고 있다. 부모가 하나같이 코오트에게 애정을 주지 않고 챙기지도 않는다. 코오트는 말을 하지 않으며 자신의 존재를 숨기기로 한다. 여름 방학이 시작되자 코오트는 엄마의 먼 친척 부부에게 보내진다. 엄마의 출산이 얼마 남지 않았기도 했기에 겸사겸사 보낸 것이리라. 데려다준 아빠의 말이 가관이다. "얘가 집안 거덜 낼 만큼 엄청 먹어댈 테니, 일 많이 시키쇼." 코오트로선 당연한 듯 받아들이지만 친척.. 더보기
경계를 넘나들고, 경계가 무너지는 대단하고 충격적인 경험 <경계선> [모모 큐레이터'S PICK] 스웨덴 출입국 세관원으로 일하는 티나, 그녀는 냄새로 감정을 읽어내어 손쉽게 불법 입국자를 적발한다. 일 잘하고 신뢰 가는 사람인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괴물 같은 외형을 가져 스스로를 타인과 세상으로부터 격리시킨다. 차를 타고 한참을 들어간 숲 속에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도박꾼과 함께 살아가는 게 그 일환이라 할 만하다. 그녀는 다음 날에도 어김없이 출근해 불법 입국자 적발에 여념이 없다. SD카드에 아동 포르노를 잔뜩 넣은 멀쑥한 남자 한 명을 잡고는, 또 한 명의 남자를 잡고자 한다. 그런데, 그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다음 날 또 만난 그, 역시 잡아들였지만 문제가 없었다. 분명, 불법의 냄새가 났는데 말이다. 사실 그에게서 나는 냄새에는 알 수 없는 무엇이 있.. 더보기
상상할 필요 없다, 그냥 따라 오면 된다 <언더 워터> [리뷰] 화보용 영화를 찍는 줄 알았다. 드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아리따운 여인이 서핑을 즐기는... 카메라 워킹도 그에 맞춰져 있다. 적절히 치고 빠지는 역동성이 제격이다. 모든 시선이 주인공을 향해 있다. 그녀의 몸짓 하나하나에. 그런데 왜 불안할까? 주인공은 의대생으로, 슬럼프에 빠져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도망치듯 이름 모를 해변을 찾았다. 아무도 이름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그러면서 꼭 한 번씩 던지는 말, '조심해요'. 뭔가 있는 걸까. 영화가 시작할 때 해변에서 어느 꼬마 아이가 떠내려온 카메라 헬멧을 주운다. 카메라를 가득 채운 상어의 벌린 입과 날카로운 이빨. 꼬마는 어디론가 달려간다. 상어가 출물할 거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상어와 주인공 여인의 한판 승부인가? 상상이 안 간다. 상상할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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