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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 https://linktr.ee/singenv

'스티븐 스필버그'에 해당되는 글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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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차 세계대전 영화의 완벽한 교과서 <라이언 일병 구하기> 2018.11.02
  • 세계 역사를 바꾼 위대한 언론과 여성 <더 포스트>(2) 2018.03.21
  • <마이너리티 리포트> '범죄 없는 세상' 꿈꾼 그들,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다(4) 2015.02.25
  • 링컨, 파렴치한 일을 했더라도 위대한 이유 2013.05.04

제2차 세계대전 영화의 완벽한 교과서 <라이언 일병 구하기>

오래된 리뷰 2018. 11. 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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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리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


제2차 세계대전 영화의 교과서, <라이언 일병 구하기> 포스터. ⓒUIP 코리아



10대 때부터 영화를 만들었다는 스티븐 스필버그, 최소한 미국 할리우드 역대 최고의 감독이라고 할 만하다. 여전히 현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그라서 의외로 저평가되는 것 같은 느낌인데, 그가 '소싯적', 즉 2000년대 전에 만든(주로 감독) <죠스> <E.T.>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쥬라기 공원> 시리즈 등은 여러 가지 의미로 전설의 반열에 올랐고 2000년 이후에 만든(제작, 기획도) 영화들은 할리우드 판을 유지하고 또 확대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할리우드 영화의 중추를 세우고, 기록을 세우고, 판을 지탱하고, 판을 확대하는 수순으로 영화를 만들어왔던 것이다. 그래서 그의 유명한 영화들, 그중에서도 특히 2000년대 전에 나온 영화들은 여러 장르에서 기념비적인 업적을 세웠다. 초창기의 SF, 판타지, 어드벤쳐, 공포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위의 것들은 2000년대 전이라기보다 1990년대 전이라고 하는 게 맞다. 그쯤 되어야 기틀을 세울 수 있는 시대가 아닌가. 그런데 여기 21세기 바로 직전에 내놓았음에도 기념비적인 업적 또는 기틀을 세운 영화가 있다. 전쟁 영화, 정확히는 제2차 세계대전 영화의 교과서 <라이언 일병 구하기>다. 


영화란 이런 것이다!


영화란 이런 것이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한 장면. ⓒUIP 코리아



1944년 6월 6일 일명 'D-DAY' 노르망디 상륙 작전의 가장 치열한 곳 오마하 해변에 상륙한 미 육군 레인저 부대 소속 밀러 대위(톰 행크스 분)와 대원들, 수천 명이 죽어나간 그곳에서 살아남은 그들은 상부로부터 특별하고 특수한 작전을 하달받는다. 이 전쟁에 '라이언 가' 4형제가 출전해 3형제가 전사하고 막내인 제임스 라이언 일병(멧 데이먼 분)만 생존한 상황에서 그를 구해 집으로 돌려보내는 임무였다. 


하지만 라이언은 101공수사단 소속으로, 적지 한가운데나 마찬가지인 프랑스 어딘가에 있다는 것만 알 뿐 자세한 건 알 수가 없다. 밀러를 대장으로 한 8명의 '라이언 일병 구출 부대'는 오직 한 명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내놓은 여정을 떠나야 한다. 


최상부의 절대적인 명령, 대원들의 불평불만, 대장과 부대장의 라이언을 향한 의심 등이 한데 뒤엉킨 이 여정은 성공할 수 있을까. 와중에 미군의 궁극적 목표인 '승전'을 위해서도 그들은 행동해야 한다. 그것만이 그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방법이다... 


영화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빈틈없는 전투, 여정이 함께 하는 서사를 통해 생각해보게 되는 '전쟁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의 본격적이고 치열한 질문과 생각들이 쉼없이 우리를 덮친다. 그리고 우린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영화란 이런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영화의 새로운 시작


제2차 세계대전 영화의 새로운 시작 <라이언 일병 구하기> 포스터. ⓒUIP 코리아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제작되어 나온 건 1998년, 올해로 20주년이다. 지금이야 전쟁영화 하면, 최근 개봉했던 <덩케르크> <다키스트 아워> <헥소 고지> 등을 봐도 알 수 있듯 베트남전쟁보단 제2차 세계대전이 주류지만 20세기까지는 아니었다. 정확히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나오기 전까지는. 


미국에게 제2차 세계대전은 '행복'한 기억일 테지만, 베트남전쟁은 '불행'한 기억일 테다. 할리우드는 실로 오래전부터, 즉 베트남전쟁이 끝난 지 오래지 않아서부터 기억해왔다. 다만, 대체적으로 반성하는 방식으로. 그래서일까. 전쟁이라는 장르를 떠나 명작이 많다. <택시 드라이버> <지옥의 묵시록> <디어 헌터> <플래툰> <풀 메탈 자켓> <햄버거 힐>... 하다 못해 <람보> 시리즈까지. 


그런 조류를 스티븐 스필버그가 완전히 바꿔버린다. 무차별적으로 사람이 죽어가는 전장에서 사람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인본주의'를 앞세우면서도, 폭발적인 블록버스터 개념을 끌어들여 전장에 와 있는 느낌이 들게 하는 '리얼리즘'을 추구했다. 기존과 아예 다른 차원인 것이다. 동시대에 나온 또 다른 제2차 세계대전 명화 <신 레드 라인>이 보여준 '전쟁으로 철학하기'와는 결이 다르다 하겠다. 


이후, 무사히(?) 세기말을 보내고 2000년대 초반 제2차 세계대전 영화들이 쏟아진다. <에너미 앳 더 게이트> <진주만> <윈드토커> 등. 그리고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까지. '생각하는' 장르에서 '보는' 장르로의 선회, 전쟁영화 장르의 새로운 장이 열렸고 지금도 제2차 세계대전 영화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쟁을 바라보는 미국의 입장에서만큼, 스티븐 스필버그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구세주와 같다. 오랫동안 앓던 이를 빼고 임프란트를 박았다기보다, 오랫동안 콤플렉스였던 듬성듬성한 머리에 다른 곳의 털을 옮겨 심었다고 할까. 그 기억, 베트남전쟁의 기억을 완전히 지울 수도 또 지워서도 안 되기에.


인간. 인간? 인간!


인간. 인간? 인간! <라이언 일병 구하기> 포스터. ⓒUIP 코리아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영화 역사상 가장 강렬한 오프닝으로 손꼽힌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20년 동안 몇 번이나 봐왔지만, 여전히 전률에 몸을 떤다.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있어서, 총과 대포가 빗발치고 사방에서 온갖 종류의 비명이 들리는 와중에 팔다리가 날아가고 내장이 쏟아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며 영화는 전쟁을 통해서만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아이러니함을 보여준다. 고작 라이언 일병 하나를 구하기 위해 특공대 소속 대원 8명이 적진을 통과해야 하는 아이러니가 영화 전체를 관통한다. 그 이면에는 한 명의 사람이 해낼 수 있는, 보다 훨씬 많은 사람을 돕고 살리는 삶의 존재가 있다. 결국은 그 사람 한 명으로 대표되는 인간 본연의 환원, 인간을 향한 무한대의 믿음이다. 


한편, 8명의 대원에는 겁쟁이 업햄이 있는데 그는 아군을 죽인 적군조차 항복했으면 살려보내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전장에서는 순진하기 짝이 없지만, 평시에는 그도 군인이 아니었을 터 당연하다는 생각 이전에 순진이고 뭐고 성립조차 되지 않는 생각이다. 업햄의 생각 자체가 아이러니라는 점과 함께, 적군을 살려보내줘야 한다는 아이러니와 그 적군이 다시금 아군을 죽이러 오게 되는 아이러니가 함께 한다. 


전쟁에서는 인간적이고 싶은 이도, 인간이기를 포기한 이도, 인간과 비인간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도 모두 빨아들여 갈아버린다. 영화는 그 와중에도 인간에 대한나름의 신념을 실천하는 업햄, 그리고 밀러 대위를 통해 인본주의를 외친다. 열광이나 내세움이 아닌, 생존과 도움의 외침이다. 여기 죽어가는 인간, 살고 싶은 인간, 살게 된 인간이 있다고 말이다. 그들 모두 최선을 다해 치열하게 살았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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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일병 구하기, 베트남 전쟁,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인간, 전쟁, 제2차 세계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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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역사를 바꾼 위대한 언론과 여성 <더 포스트>

신작 열전/신작 영화 2018. 3. 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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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스티븐 스필버그의 <더 포스트>


영화 <더 포스트> 포스터. ⓒ20세기폭스코리아


<뉴욕 타임스> <월 스트리트 저널>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 일명 <포스트>. <뉴욕타임스>가 1971년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발칵 뒤집은 '펜타곤 문서' 보도로 미국에 '치명적이고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을 입히며 명성을 떨친 것처럼, <포스트>는 이듬해 1972년 역시 전 세계를 뒤흔든 '워터게이트' 진상 보도로 명성을 떨쳤다. 영화 <더 포스트>는 어느 신문사의 어떤 보도를 다루는가. 


<더 포스트>는 큰 틀에서 투 트랙으로 진행된다. 명백한 메시지로 점철된 그것들은, 당연한 '언론'과 의외의 '여성'이다. 영화는 <타임스>가 아닌 <포스트>의 '펜타곤 문서' 보도를 다룬다. 왜 <포스트>의 '펜타곤 문서' 보도일까. 최초의 보도로 세상을 뒤집은 건 <타임스>인데 말이다. 또한 <포스트> 발행인 캐서린의 선택이 중요하다 못해 절대적이다. 그녀의 선택은 왜 특별히 중요한 것일까. 


할리우드의 신 '스티븐 스필버그'와 그의 페르소나 '톰 행크스', 그리고 연기의 신 '메릴 스트립'의 만남은 불꽃 튀긴다. 아니, 그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상 그러진 않았다. 영화는 감독, 배우, 연기에서 힘을 빼고, 메시지에 거의 모든 힘을 쏟는다. 그래서 기대했던 영화가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으나, 다른 어느 때도 아닌 지금 이 시대에 반드시 봐야 할 영화로 거듭났다. 그들의 이야기에 한 발 더 들어가보자. 


세계 역사를 바꾼 일


영화 <더 포스트>의 한 장면. ⓒ20세기폭스코리아



1971년, 베트남 전쟁에서의 미국 의사 결정 기록, 일명 '펜타곤 문서'가 <뉴욕 타임스>에 의해 세상에 드러난다. 펜타곤 문서 작성에 참여했던 댄 엘스버그가 몇 개월 동안 빼돌려 복사해 제보한 것이었다. 닉슨 정부는 이를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하는 행위라며 후속 보도를 금지하였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는 한낱 닉슨 대통령 딸의 결혼식 보도로 실랑이를 벌이는 중이었는데, 사태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파악한 편집장 벤(톰 행크스 분)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펜타곤 문서 입수에 사활을 건다. 천신만고 끝에 입수하지만, 발행인 캐서린(메릴 스트립)이 보도를 망설인다. 


'언론의 자유'라는 당연한 권리와 함께 국민에게 진실을 알려야 하는 언론의 사명으로 중무장한 벤, <워싱턴 포스트> 전통과 역사와 존폐, 그리고 자신뿐만 아니라 수많은 직원의 생존과 안전이 걸려 결정을 내리기 힘든 캐서린. 우리는 그녀의 선택이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다. 


그녀는 언론의 자유와 사명 그리고 민주주의를 향해 모든 걸 걸고 나아간다. 그 위기를 기점으로 <워싱턴 포스트>는 더 이상 지역 일간지 수준이 아니게 되었고, 이어진 '워터 게이트' 취재 및 보도로 미국을 대표하는 일간지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그들은 회사뿐만 아니라 미국, 나아가 세계 역사를 바꾼 일을 해냈다. 


언론


영화 <더 포스트>의 한 장면. ⓒ20세기폭스코리아



영화는 앞서 말했던 '언론'과 '여성'의 투 트랙을 중심으로, 그 명성 높은 감독과 배우들의 연출과 연기가 아닌 '메시지'에 중점을 둔다. 언론 윤리라는 게 있다. 진실을 추구하고 사회정의를 지향하고 인간적 연대 속에서 자유를 추구하며 인간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미국의 베트남 참전 계기가 되는 사건이 조작이었고, 이길 수 없는 전쟁인 줄 알고도 지속했으며, 선거를 조작한 것도 모자라 거짓 선언으로 전 세계를 우롱했다는 사실을 속속들이 들어 있는 '펜타곤 문서' 폭로는 당연한 것이었다. 


그야말로 진실을 추구하고 사회정의를 지향하는 행동이 아닌가. 이길 수 없는 전쟁에 젊은이들을 계속해서 파병시켜 죽게 만든 행위는 인간을 존중해야 한다는 언론 윤리에 힘을 보탰고, 닉슨 정부의 보도 금지 압박은 자유를 추구하는 또다른 언론 윤리에 합당함을 부여했다. 문제는, 자본주의 세상에선 이 모든 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라는 것이다. 신문사도 회사인 바, 후원과 투자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위대함의 많은 선행 사항 중에 가장 힘든 게 희생이다. 캐서린은 '언론'을 지키고 결국 <포스트>를 지키기 위해, <포스트>를 희생시킬 각오를 한 것이다. 언론이 있고 <포스트>가 있는 것이지, <포스트>가 있고 언론이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적중했다. 그녀는 위대한 일을 해냈다. 


이 영화를 상징하는 '우리가 보도하지 않으면, 우리가 지고 국민이 지는 겁니다'라는 대사는 나아가 언론의 총체적이고 궁극적인 존재 이유를 반영한다. 궁극적으로 '언론'이 아닌 '국민'을 지키는 게 언론의 의무이자 사명의 결정체라는 것. 국가가 국민을 지키지 못할 때, 지키려 하지 않을 때, 언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여성


영화 <더 포스트>의 한 장면. ⓒ20세기폭스코리아



<워싱턴 포스트> 발행인 캐서린으로 집약되는 '여성'이라는 메시지는 이 영화가 던지는 또 하나의 중요한 화두다. '펜타곤 문서' 보도를 다루는 영화임에도 <타임스>가 <포스트>를 선택한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사건 자체보다 사건을 다루는 언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소외당하고 잊힐 뻔한 한 여성의 성장 이야기가 이채롭다. 


캐서린의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포스트>를 물려준 이는 캐서린이 아닌 캐서린의 남편이었다. 하지만 남편은 갑작스레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채, 그런 일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 캐서린이 경영자가 된다. 가족 경영이라는 꼬리표도 떼지 못한 채 최초의 여성 발행인으로 회사를 이끌어야 하는 처지, 당연히 당당한 결정과 선택을 하지 못하고 휘둘리기 일쑤인 것이다. 


영화는 회사의 존폐가 달린 결정과 선택을 하기까지 <워싱턴 포스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모습을 포착함과 동시에, 그에 못지 않게 많은 비중을 캐서린이 여성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었던 불편, 부당한 모습에 할애한다. 그 두 접점이 펜타곤 문서 후속 보도 결정이라는 클라이막스에서 만나 확신에 찬 메시지를 던지게 되는 것이다. 그 고색창연한 메시지들은 속이 뻥 뚫리는 환희를 선사하기도 한다. 


<더 포스트>는 비단 언론의, 언론을 위한, 언론에 의한 영화만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겠다. 또한 50년 가까이 지난 옛이야기를, 그것도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를 그저 역사를 계속해서 되새김질하는 당위성 차원에서 불러온 것도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겠다. 이 영화는 지금 여기 우리에게 보내는, 명백한 목적 하의 명백한 메시지이다. <더 포스트>는 분명 '기대보다 못 미치는 게' 아닌 '기대와는 다른' 영화지만, 어떤 면에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최고의 영화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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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포스트, 메릴 스트립, 스티븐 스필버그, 언론, 여성, 워싱턴포스트, 톰 행크스, 펜타곤 문서

  • 2018.03.26 15:41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singenv
      2018.03.26 18:18 신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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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 '범죄 없는 세상' 꿈꾼 그들,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다

오래된 리뷰 2015. 2.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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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리뷰] <마이너리티 리포트>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 20세기 폭스



평소 SF 장르에 관심이 없거나 필립 K. 딕을 모르더라도, 심지어 영화를 잘 보지 않더라도 영화 <매트릭스>, <토탈 리콜> 등을 들어는 보았을 것이다. 이 밖에도 <이퀄리브리엄>, <블레이드 러너>,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의 영화까지, 모두 필립 K. 딕의 SF 장·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또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제작되었다. 이들 영화는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의 작품들로, 그의 소설은 꾸준히 사랑받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다.

 

그의 소설들은 SF 장르가 갖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결코 킬링타임 용으로 읽을 수 만은 없다. 생전(1928~1982)에는 마니아층에서만 사랑을 받은 작가에 불과하였다고 전해지지만, 20세기 후반에 와서 포스트모더니즘 비평가들에게 재평가를 받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대표격이 영화인 것이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또한 그의 단편 소설을 기반으로 한 영화이다. 2054년 미국 워싱턴. 범죄를 예측해 사전에 막는다는 설정. 이는 세 명의 예지자의 능력을 바탕으로 한 프리크라임(precrime) 시스템이 있기에 가능하다. 존 앤더튼(톰 크루즈 분)은 이 시스템을 관장하는 예방범죄국(프리크라임)의 반장이다. 그는 6년 전 유괴로 아들을 잃은 슬픔으로 수사관이 되었고, 천부적 감각과 능력으로 프리크라임 시스템의 완벽함에 일조한다.

 

존 앤더튼이 예지자들의 영상을 보며 열심히 작업하고 있을 때 흘러나오는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 긴박한 넘치는 액션과 스릴의 SF 특성과는 맞지 않을 듯한 클래식 음악이지만, ‘미완성’ 교향곡은 이 영화의 주제에 잘 부합되는 듯하다. 완벽하다고 믿고 신봉하다시피 하는 프리크라임 시스템의 미완성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어김없이 세 명의 예지자들이 범죄를 예측한 어느 날, 앤더튼은 뜻밖의 예상 범죄자를 본다. 그 예상 범죄자는 바로 그 자신인 존 앤더튼. 그는 믿을 수 없는 사실 앞에 실망을 금치 못하고 도망치기에 이른다. 그의 앞을 막는 연방정보국 수사관 대니 워트워(콜린 파렐 분). 앤더튼은 워트워가 꾸민 함정이라고 굳게 믿고 그의 미래를 위한 여정을 떠난다.

 

앤더튼은 동료였던 수사관들의 끈질긴 추격을 겨우 물리치고, 프리크라임 시스템을 만든 아이리스 하인먼을 찾아간다. 그녀에게서 여러 가지 충격적인 사실들을 접하고, 예방범죄국 안으로 잠입해 세 예지자 중 한 명인 아가사를 데려와 그녀 안의 내재된 앤더튼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 한다.

 

영화는 곳곳에 예상치 못한 웃음 코드를 장착시켜 놓았다. 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의 아이디어인지는 알 수 없지만, 뜻밖의 행동으로 몇몇 장면에서 웃음이 뿜어져 나왔다. 주로 앤더튼의 행동에서 비롯되는데, 완벽함을 추구하는 앤더튼에게도 불완전한 모습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자 했던 것일까. 그래서 프리크라임 시스템의 완벽함을 믿고 신봉하기까지 했던 앤더튼의 불완전한 모습과 프리크라임 시스템의 불완전함을 대치 시키려 했던 의도일까. 아니면 SF 특유의 진지함과 무게감을 유머로 풀어보려 했던 것일까.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 ⓒ 20세기 폭스


 

앤더튼이 아이리스 하인먼에게서 들었던 프리크라임 시스템에 대한 충격적인 내용은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존재였다. 즉, 하나의 범죄에 대해 세 명의 예지자가 모두 동일한 예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떨 때는 다른 예측들을 한다는 것이다. 고위층은 이를 알고 있음에도 시스템의 완벽함을 지키기 위해 무시한다는 것이었다. 앤더튼은 이런 생각을 해본 적도 해보려고 했던 적도 없었다.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도 말이다.

 

영화는 앤더튼이 자신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 예지자가 예측한 대로의 범죄 현장까지 가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는 그곳에서 또 한 번의 충격적인 사실을 듣는다. 앤더튼의 예상 범죄가 조작되었다는 사실이었다. 6년 전에 잃었던 아들을 유괴했다는 거짓말로 앤더튼으로 하여금 가짜 유괴범을 죽이게끔 한 것이다.

 

이후 영화의 전개는 급변한다. 이때부턴 원작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의 전개를 띠기 시작한다. 또한 원작이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상징하는 ‘소수의 의견’에 더 중점을 둔 반면, 영화는 어느 정도의 액션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추리적 기법을 차용한 심리 싸움에 치중한다. SF를 위시한 범죄액션스릴러에 가깝다.

 

과연 앤더튼은 무서운 진실에 맞닥뜨려 무릎을 꿇을 것인가. 이겨낼 것인가. 완벽할 것만 같았던 프리크라임 시스템. ‘범죄 없는 세상’을 꿈꾸며 좋은 취지로 시작한 시스템의 추악한 인간의 ‘오류’ 내지 ‘결점’이 침투하여 상처를 내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고 말 것인가.

 

원작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 더해 더욱 많은 걸 담아내려 했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스피디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2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은 조금 과한 것 같기도 하다. 또한 영화를 보다 보면 생각할 거리들이 너무 많아짐을 느낀다.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며 답까지 해야 하고, 액션과 범죄 스릴러의 범위까지 아울러야 했으니, 욕심이 지나쳤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큰 결점 없이 군더더기 없는 전개에, 역시 스티븐 스필버그구나 하는 말이 나온다. 한 번 보고 또 보고 싶어지는, 그리고 또 봐야 이해가 될 것 같은 영화였다. 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와 주연 배우인 톰 크루즈에 있어, 큰 영광도 그렇다고 큰 해악도 끼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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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genv
SF, 마이너리티 리포트, 범죄, 스티븐 스필버그, 프리크라임 시스템, 필립 K. 딕
  • BlogIcon 空空(공공)
    2015.02.25 09:53 신고

    이 영화 못 본 영화인데 기억하겠습니다^^

    • BlogIcon singenv
      2015.03.01 16:36 신고

      재미도 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는 영화예요.

  • BlogIcon 늙은도령
    2015.02.25 21:15 신고

    이 영화는 SF 영화 중에서 스토리가 탄탄한 영화에 속합니다.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명화 중 하나입니다.

    • BlogIcon singenv
      2015.03.01 16:36 신고

      원작이 워낙 탄탄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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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파렴치한 일을 했더라도 위대한 이유

신작 열전/신작 영화 2013. 5. 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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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링컨>'링컨'의 초상화를 보노라면 헝크러진 머리와 깊게 패인 팔자 주름 그리고 다 죽어가는 듯한 반쯤 감긴 눈을 한 그의 모습이 들어온다. 대통령이라면 잘 손질된 머리와 형형하다 못해 상대방을 죽일 듯이 쏘아보는 눈빛이 연상되건만, 링컨의 모습은 대통령은 커녕 평생 고생한 옆집 할아버지의 모습이다. 그의 모습에서 내가 느낄 수 있었던 건 하나다. '고뇌' 즉 괴로워하고 번뇌하는 모습이다.  

영화 <링컨>은 그의 생애 마지막 4개월의 고뇌를 그리고 있다. 그는 무엇에 그리 괴로워하고 번뇌하였을까. 먼저 위에서 언급한 링컨의 모습과 그리고 그의 고뇌를 훌륭히 연기한, 아니 재연한 배우 '다니엘 데이 루이스'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그의 연기의 바탕에는 훌륭한 시나리오가 있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몇 년간 주연을 고사하다가 '라이벌까지 끌어안은 링컨의 포용 리더십'이라는 부제를 단 <권력의 조건>(21세기북스)이라는 책을 원작으로 시나리오를 보고 거절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동안 주로 자신이 맡은 주연을 원톱으로 한 영화에서 한 인간의 한계와 이를 극복하는 연기를 잘했던 그가 그동안 만들어진 많은 링컨 관련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링컨의 인간적인 고뇌의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결국 그는 이를 더할나위 없이 훌륭히 해냈고, 미국 아카데미 사상 최초의 남우주연상 3회 수상의 영광을 안을 수 있었다. 이로써 그는 영화 <링컨>에서 경쟁자(?)인 미국 아카데미 감독상 2회 수상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명성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

자유냐 전쟁이냐

영화 <링컨>의 주된 내용은 앞서 언급했듯이 링컨의 고뇌다. 그 고뇌에는 인류를 바꿀 딜레마가 존재한다. 한국판 영화 포스터에도 나와 있듯이 '자유냐 전쟁이냐' 즉, 미래 세대를 위해 노예제를 폐지해 전인류의 판도를 바꿀 자유를 위한 선택을 하느냐, 현 세대를 위해 남부군으로부터 들어 온 평화제의를 받아들여 전쟁을 종식시키는 선택을 하느냐.

모든 사람들이 알다시피 링컨은 전자의 선택을 한다. 그리고 그의 바람대로 노예제는 폐지되었고, 비록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었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살렸고 그들에게 자유를 주었으며 그보다 더욱 큰 영향력을 끼쳤다.

당시의 남북전쟁에도 '노예제 폐지'뿐만 아니라 여러 경제적인, 정치적인 입장들이 뒤섞여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중심을 잃지 않고 '자유와 평등'라는 숭고한 이념을 달성한 것을 보면, 링컨이 그것을 위해 파렴치한 일들을 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위대'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링컨>의 한 장면. 자유냐 전쟁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 20세기폭스코리아


작금의 우리도 링컨 재임 당시 미국과 비슷한 구도에 있다. 우리나라는 '자유 민주주의'의 수호를 내걸고 북한과 대립하고 있는바, 이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문제는 이를 행하고 있는 권력자(들)에 있지 않을까 싶다. 그들이 행하는 짓은 링컨이 행했던 짓과 다를 바 없다. 결정적 차이점은 그 목적에 있다. 개인적인 영달을 추구함과 대인적인 목표를 추구함의 차이.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링컨

영화를 보면 최고 권력자 링컨이 아닌 '인간(개인)' 링컨이 보인다. 인간이고, 개인이기 이전에 최고 권력자이자 숭고한 자여야 했던 모습에 남편 링컨, 아버지 링컨, 숭고한 이념을 위한 비(非) 숭고한 모습의 링컨을 보여준다.

아들을 잃은 슬픔에 더해 아들을 잃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른 아들을 사지로 몰아 넣을 수 있는 법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편을 보고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는 아내에게, 어느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에 링컨은 소리를 친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난 할 만큼 했어! 나보고 어쩌라고!"

그렇다. 그는 인간이고 개인이기 전에 최고 권력자로서 해야 할 일을 훌륭히 해냈고, 아내를 위해서 아들을 위해서 나름 할 일을 충분히 해왔다. 그런데 왜 아내는 몰라줄까? 그는 매일 옆에서 잔소리를 해대는 아내 때문에 주름이 늘어만 간다. 결국 그는 폭발했고 아내에게 너무나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고 만다.

<링컨>의 한 장면. 당신, 우리 아들이 그깟 노예들보다 중요해요? ⓒ 20세기폭스코리아


링컨은 또한 아버지이기도 했다. 전 인류를 위한 일을 하고 있지만, 그로 인해 아들이 죽으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는 나이가 차서 군대에 입대하려는 아들에게 말한다. 요약하면 이렇다.

"아들아, 아빠가 대통령이잖니? 너 하나쯤 군대 안 가게 하는거 문제도 아냐. 가지 말거라"

링컨은 아들에게도 너무나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고 만다. 앞에 것과 지금 것도 모두 다 실제 링컨의 모습이다. 감독이 링컨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넣은 것이 아니란 것이다. 이를 현재로 가져온다면 용서할 수 없는 죄에 해당되지만, 그 자체로 영화의 맛을 살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링컨은 또 하나의 아주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그것 또한 작금의 정치에서 종종 보이는 수작이다. 공직이나 일자리를 주며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행위 말이다.

<링컨>의 한 장면. 난 무슨 일이 있어도 미국 헌법 수정 제13조를 통과시켜야 하오. ⓒ 20세기폭스코리아


영화의 배경은 남북전쟁 막바지. 링컨은 전쟁이 종결되기 전에 공식적으로 노예제도를 폐지한다는 골자의 '미국 헌법 수정 제13조'를 통과시키려 한다. 왜냐하면 그는 전쟁이 끝나면 노예제 폐지 또한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당의 표가 20표 모자른 상황에서 남부군으로부터 평화제의가 들어온다. 

이에 링컨은 어쩔 수 없는 조치를 내린다. 공직과 일자리를 주며 어떻게 해서든지 야당 의원들을 매수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자유와 평등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전쟁 지속을 불사하고 야당 의원 표를 모으기 위한 파렴치한 매수 작전을 펼친 것이다. 이에 어느 누구보다 노예제 폐지를 강하게 주장했던 스티븐슨조차 이렇게 말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가장 순수한 사람이 가장 부패한 방법으로 행한 가장 위대한 법"

이에 링컨이 했던 말을 무엇일까.

"나침반은 정북의 방향을 가리켜준다. 그러나 그 길에 있는 늪, 사막과 협곡을 알려주지 않는다. 그럴땐 돌아야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에겐 노예해방으로 인한 자유와 평등이라는 신념을 실현시켜야 할 막중한 임무가 있었다. 하지만 그 길에 수많은 악재가 있었고 이를 돌파하기 위해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을 때도 있었다. 그에게는 인간적인 모습조차 그의 신념을 향한 길을 가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 길이 올바른 길이라고 믿는다면...

링컨의 신념은 무엇이었을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시골의 변호사 출신이자 서민들을 위한 정치를 한 것에 불과한 링컨은 1858년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 선거에서의 연설로 유명해진다. 당시 민주당의 시티븐 더글라스는 미국 각 주와 준주 시민들이 노예제를 택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자치권을 강조한다. 이에 링컨은 답한 바는 다음과 같다. 이는 곧 그의 정치 신념에 부합하기도 한다.

"자치주의는 옳습니다. 이는 절대적이며 영원합니다. 그러나 노예제 문제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제 오랜 신념은 제게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고, 인간이 다른 사람을 노예로 만드는 것과 관련된 도덕적 권리는 있을 수 없다고 가르쳤습니다."

이 선거에서 떨어지고 만 링컨이지만 그의 확고한 신념 하에의 연설과 토론으로 많은 사람을 매료시킬 수 있었고, 이는 대통령에 당선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것이다.

<링컨>의 한 장면. 내가 선택한 길은 이 길이고, 나는 그저 이 길을 갈 뿐이오. ⓒ 20세기폭스코리아

최고 리더의 신념에 의한 한 마디는 이토록 많은 영향을 끼친다. 아무리 영향력있고 머리좋은 사람들이 떠들어대도 최고 권력자의 생각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당시에는 분명 많은 사람들에 의해 이단적인 생각이라고 폄하당했겠지만, 결론적으로 그의 생각은 올바른 것이었다. 그리고 그가 위대한 이유는 단순히 소수를 희생하면서까지 대의를 실현했다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가 행한 대의가 가는 길에 자신의 생각이 도움을 줬을 뿐, 그의 생각을 위해 대의를 갖다 붙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가 행한 대의가 만약 실현되지 않았을 때에도 그가 살아가는 데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그 자신에게는 더 좋았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그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신념을 실현하려 했다는 점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신념들이 존재한다. 거기서 한 개의 신념을 선택해 신조로 삼고, 이 길이 올바른 길이라고 믿고 목숨을 걸고 가는 사람들도 수없이 많다. 그러나, 링컨이 가고자 했던 길을 갔던 사람은 얼마나 될까?

영화는 링컨의 위대함을, 링컨의 치졸함을 보여주지 않는다. 제목과는 역설적이게도 영화는 링컨을 보여주지 않는다. 위대한 선택 앞에 내던져진,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한 인간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단지 그가 링컨이었을 뿐이다. 이와는 반대로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아니면 안 되었을 영화였다.


"오마이뉴스" 2013.3.21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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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제 폐지, 다니엘 데이 루이스, 링컨, 스티븐 스필버그, 신념, 책으로 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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