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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10대의 성장과 좌절이 자아 존중과 만났을 때 [영화 리뷰] 2007년 여름, 수영을 좋아하고 또 얼추 잘하기도 하는 13세 소녀 석영은 집안 사정으로 도시를 떠나 돌아가신 외할머니집으로 이사를 온다. 시골로 온 만큼 사춘기의 석영은 싫어하고 어린 여동생은 마냥 신난다. 방학이라 할 것도 없으니 석영은 동네 수영장을 찾아 등록하곤 해변으로 나가 수영을 시도한다. 그런데 너무 멀리 나와버린 듯 물에 빠져 허우적댄다. 위기 상황에 뛰어들어 그녀를 구해준 이가 있었으니, 12세 소년 우주다. 이후 석영은 우주를 졸졸 따라다니고 친해진다. 그리고 우주의 믿기 힘든 비밀을 알게 된다. 석영은 우주에게 수영을 추천하고 우주는 선천적인 신체의 특성을 발휘해 일취월장한다. 석영은 정체된다.6년의 시간이 흘러 우주는 도시의 체고에 진학해 한국 신기록까지 작성한 .. 더보기
그는 조디악 킬러였나 무고한 피해자였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60년대 후반 미국 캘리포니아를 뒤흔든 연쇄 살인,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젊은 남녀가 죽어 나갔다. 당시는 미국 역사에 남을 만한 연쇄 살인범들인 찰스 맨슨, 존 웨인 게이시, 테드 번디, 제프리 다머 등이 출현하기 전이다. 즉 대부분의 연쇄 살인이 1970년대 이후 나온 것과 다르게 1960년대였던 것이다.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범인을 100% 특정할 수 없어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그러니 범인의 이름도 알지 못한다. 다만 그가 신문사와 경찰에 꾸준히 보냈던 편지를 통해 '조디악 킬러'라는 별칭을 붙였을 뿐이다.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그 이름, 연쇄 살인마의 대명사라 할 만한 영국의 '잭 더 리퍼'에 버금가는 유명세다. 둘의 공통점.. 더보기
추악한 비밀이냐 악랄한 선택이냐, 그것이 문제다 [영화 리뷰]   어렸을 적 죽음의 문턱에서 7일 동안이나 사경을 헤매다가 살아 돌아온 경험이 있는 세실리아, 그녀는 커서 수녀가 된다. 미국에서 생활하다가 수녀원이 신도원 수 급감으로 문을 닫자 테데스키 신부의 소개로 이탈리아까지 온다. 순수한 믿음을 가진 그녀, 하지만 이탈리아의 수도원은 분위기가 수상쩍기 이를 데 없다. 순수한 믿음만으로는 잘 지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세실리아는 정결, 청빈, 순종 서약으로 이뤄진 서원식을 받고 진정한 수녀로 거듭난다. 그렇게 수도원 생활에 적응하고 있던 어느 날 갑작스러운 오바이트로 의사에게 검진을 받았더니 임신이라는 게 아닌가. 수녀로서 당연히 정결했는데, 이곳에 오기 전에도 성교를 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임심을 했는지? 그러자 추기경, 신부, 원장 수녀 할 .. 더보기
1990년대 가정환경조사가 빚어낸 어느 소녀의 비밀 <비밀의 언덕> [신작 영화 리뷰] 1996년 크지 않은 수도권 도시의 조그마한 학교, 평범해 보이는 5학년 소녀 명은이는 담임 선생님의 안중에 들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담임은 명은이에게 특별한 관심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 명은이는 반장이 되기로 결심하고 비밀 편지함 공약이 통해 성공한다. 그녀는 반장이 된 후 담임과 함께 비밀 편지의 내용을 실현시키며 반을 더 좋게 만들어 간다. 하지만 걸림돌이 없지 않다. 그동안 계속 학급 임원을 해 온 회장 남자애는 명은이 아무리 노력해도 쌓을 수 없는 담임과의 긴밀한 관계를 이미 단단하게 쌓은 것 같고, 새로 전학 온 혜진과 하얀 자매는 한 팀을 이뤄 자신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내놓는 글쓰기로 모두를 놀라게 한다. 그들의 이야기라는 게 명은이였다면 어떡하든 숨기고도 남을 만한 성.. 더보기
그녀는 어쩌다가 다른 이름으로 다른 인생을 살게 되었을까 <마스크걸>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김모미는 상사의 영업관리팀 대리로 일하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하지만 그녀는 지독한 외모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는데, 퇴근 후 밤마다 마스크를 쓰고 섹시한 춤을 추는 인터넷 BJ로 활동하며 한을 풀고자 했다. 사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끼가 넘쳐 남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걸 즐겼지만, 외모가 받쳐 주지 않아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몸매가 빼어났음에도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술에 취해 알몸으로 방송을 하다가 방송 정지를 먹고 실의에 빠진다. 그녀에게 접근하는 핸섬스님, 하지만 마스크를 벗은 그녀를 보고 실망하지만 실망하지 않는 척하며 어떻게 해 보려 한다. 결국 다툼 끝에 크게 다친 핸섬스님, 어쩌질 못하고 있는 그녀에게 평소 그녀를 짝사랑하고 있던 주오남 과장이 달.. 더보기
항일 첩보 영화로 돌아온 장이머우의 노림수 <공작조: 현애지상> [신작 영화 리뷰] 1931년 9.18 만주 사변 후 일제는 중국의 동북 지역을 점령하고 이듬해 괴뢰 정권인 만주국을 세운다. 이후 일제가 패망할 때까지 14년간 만주국의 하얼빈 경찰청 특무과는 지하 항일 조직 및 애국지사들을 족족 잡아들여 고문하고 도륙하는 데 앞장섰다. 이런 상황에서, 소련에서 5년간 특수훈련을 받은 공작원 4명이 '새벽'이라는 비밀 작전으로 하얼빈에 잠입하고자 한다. 그들의 임무는, 일제의 비밀 처형장 베이인허에서 탈출한 단 한 사람 왕쯔양을 출국시켜 국제 사회에 일제의 만행을 폭로하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설원을 건너며 조직과 접선해 기차를 타고 하얼빈으로 가는 길조차 여의치가 않다. 만약을 대비해 두 명씩 2조로 하얼빈 잠입을 시도하는데, 설원에서부터 특무원을 만나고 기차에서 .. 더보기
본능이 시킨다, "불편한 건 없애버려" <미스틱 리버> [오래된 리뷰] 클린트 이스트우드, 1930년생으로 90세이지만 여전히 최전선에서 종횡무진하는 현역이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이미 서른 작품을 연출했고 최근의 까지 80대 2010년대에만 여덟 작품을 내놓았으니 2020년대에도 작업을 계속 이어갈 것 같다. 한편으론 그가 계속 작업하는 게 믿기 힘들지만, 한편으론 그가 더 이상 작품을 내놓지 않는 게 믿기 힘들다. 50년대 연기 경력을 시작해 연기자로 60~70년대 최고 전성기를 보낸 후 70~80년대 상대적으로 감독으로서 암흑기라고 할 만한 시기를 지난 후 90년대 안정을 찾는다. 2000년대 들어선 왠만한 사람이라면 은퇴할 나이인 70대에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꽃을 피운다. 2010년대에도 이어진 감독으로서의 전성기에 그는 수많은 걸작들을 .. 더보기
연극톤의 재미있는 웰메이드 블랙 코미디 <완벽한 타인> [리뷰] 성형외과 의사 석호(조진웅 분)와 정신과 의사 예진(김지수 분)은 속도위반으로 낳은 딸이 스무 살이 되면서 빚어진 남자친구 문제로 소소한 갈등을 보인다. 그럼에도 그들은 석호의 40년 지기 친구들을 초대해 집들이를 성공적으로 치러야만 한다. 왁자지껄, 화기애애, 7명이서 너나 없이 한 마디씩 한다. 와중에 석호는 우리들 사이에 비밀은 없다며 우정을 자랑하고, 예진은 믿을 수 없다며 게임을 제안한다. 지금부터 7명 모두 각자의 전화, 문자, SNS, 이메일을 여과없이 공개·공유하자는 것. 꺼림칙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부인 속옷도 간섭하는 보수의 화신 변호사 태수(유해진 분)와 세 아이들과 시어머니 그리고 남편 태수까지 모시고 사는 와중에도 문학적 감수성을 유지하는 수현(염정아 분) 부부.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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