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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악랄한 언론, 무능한 경찰, 영악한 인질범의 촌극 <글라트베크 인질극>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88 서울 올림픽이 열리기 직전이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1년여 전, 1988년 8월 독일 사상 초유의 인질극이 펼쳐진다. 시작은 8월 16일 오전 7시 40분경 글라트베크의 도이체방크 은행이다. 복면을 쓴 이인조 무장 강도가 은행에 들이닥쳐 30대 남성 지점장과 20대 여성 경리과장을 인질로 붙잡은 채 경찰과 대치했다. 그들은 인질극 2시간여가 지난 뒤 30만 마르크와 금고 열쇠, 도주용 차량을 요구했다. 다른 곳으로 향할 모양이었다. 인질극은 여러 언론사들에 의해 서독 전역에 생중계되고 있었는데, 심지어 인질범 중 한 명은 뉴스 앵커와 직접 전화 통화를 하기도 했다. 인질극이 14시간여 경과된 시점에 인질범들은 두 명의 인질과 함께 은행을 나와 도주를 시작한다. 20시간 .. 더보기
작금의 인간 세계에 주는 강력한 경고, 분노 바이러스 좀비 <28일 후> [오래된 리뷰] 좀비 영화의 대부 지난 여름 한국을 강타했던 영화 . 한국형 좀비 영화의 새 지평을 열며 흥행뿐만 아니라 열렬한 호평이 잇따랐다. 전 세계적인 호평도 잇따랐다고 하는데, 좀비 영화가 지녀야 할 덕목(?)을 빠짐 없이 갖추었기 때문일 것이다. 은 기본적으로 '좀비'하면 떠오르는 공포, 공포에 대적하는 액션, 인류애, 그리고 좀비보다 더 무서운 인간의 악랄한 모습을 두루두루 잘 보여줬다. 좀비물로서 영화는 조지 로메로 감독의 1968년작 이, 소설로는 리처드 매드슨 작가의 1954년작 가 그 시작이다. 지극히 현대적인 콘텐츠로 인식되고 있는 좀비물의 비하인드 스토리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런 좀비물은 2000년대 들어서 대 호황을 이루었는데, 현대 좀비 영화의 대표로는 두 편을 들 수 있겠다.. 더보기
대상이 잘못된 아메리칸 나이트메어 <아메리칸 히스토리 X> [오래된 리뷰] 남 캘리포니아의 스킨헤드 데릭(에드워드 노튼 분)은 자동차를 훔치러 온 흑인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다. 그러곤 신음하는 그들을 무참히 살해한다. 그와 함께 있던 여자친구와 남동생 대니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충격적으로 시작된 영화 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유럽 난민 사태가 전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른지 한참이다. 인도적인 차원에서 그들을 수용할 것인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인지, 논란도 엄청 나고 결정도 쉽지 않다. 안 그래도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은 시점에, 불황에 허덕이는 자국민들은 그 분노를 이주민에게 돌리기 쉽다. 그 어느 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미국의 경우 오랫동안 보다 나은 삶의 기회를 찾아 미국으로 오는 모든 .. 더보기
이보다 불편한 영화를 찾기 힘들다, 그러나 완벽하다 <마돈나> [리뷰] 2002년 으로 나의 독립 영화 사랑이 시작되었다. 2005년엔 이, 2008년엔 가, 2011년엔 이, 2013년엔 이, 2014년엔 이 즐거움을 주었다. 지극히 상업적인 '영화'라는 채널을 이용함에도, 자본에 종속되지 않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려는 감독들이 있어 매년이 행복했다. 2015년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라는 작품이다. 기존에 보았던 독립 영화들과 결을 같이 하는, 잘 된 작품들의 전철을 따라가는 듯하지만 그럼에도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강렬한 작품이다. 단단한 내공이 엿보인다. 독립 영화를 거론할 때 빠짐 없이 리스트에 오를 영화이다. 위에서 거론한 영화들에는 공통점이 몇 가지 있다. 좋은 독립 영화들만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공통점들은 스포일러라고 할 수 없다. 끝.. 더보기
내가 더 피로해야 내가 살아남는다... 그 끝은? [서평] 한병철의 세계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두 기업이 있다. 그들의 슬로건은 굉장히 유명하다. 다들 아실테지만 열거해보겠다. 먼저 'Just do it'(일단 한번 해봐). 가 선정한 '20세기 광고 슬로건 톱 5'의 하나로 선정된바 있다. 살펴보면 이 문구에는 '부정'의 요소는 없고 오직 '긍정'의 요소만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한 기업의 슬로건을 보자. 'Impossible is nothing'(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위의 슬로건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극도의 부정이 극도의 긍정으로 바뀐다는 점과 어떤 부정성, 강제 부정성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이 작은 차이는 (문학과지성사)에서 말하는 규율사회와 성과사회를 구분 지을 수 있다. 패..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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