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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죽어 마땅한 사람'을 죽이는 게 죄가 되나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편의점 알바를 하며 도피성으로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계획하고 있는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대학생 이탕, 평생 당하고 살아온 그는 어느 날 우발적으로 사람을 죽인다. 그런데 우연이 겹쳐 모든 증거가 말끔히 인멸된다. 근처에 죽어 있던 동료 인부와 싸움 끝에 쌍방 살인으로 종결된 것이다. 사건 수사를 담당한 형사 장난감은 그럼에도 이탕이 의심스럽다. 얼떨결에 처음으로 살인을 하게 된 이탕은 환각 증세를 보이며 힘들어하는데, 알고 보니 그가 죽인 사람은 연쇄 살인범이었다. '죽어 마땅한 사람'이었던 것. 이후 이탕의 살인은 타의적에서 자의적으로 변해 간다. 더군다나 '정의 구현'을 외치는 조력자 노빈이 나타나 악질적인 놈들을 표적으로 치밀하게 살인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장난감.. 더보기
“방구석 게이머를 320km 로켓에 앉히겠다고요?" [신작 영화 리뷰] '산 넘어 산'이라는 말이 있다. 등산할 때 낱말 그대로 쓰는 말이기도 하지만, 살면서 부딪히는 수많은 난관 앞에서 저도 모르게 나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끊임없이 다음 목표를 향해 스스로를 담금질하지 않으면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당면한 과제를 실행에 옮겨 성공시킨 후 쉴 새도 없이 다음 과제가 들이닥치니 말이다. 물론 과제를 목표로 받아들였을 때 일이다. 여기 세상 사람들이 말도 안 된다고 만류하고 또 비웃는 목표를 설정하고 오직 앞만 보며 달려가는 이가 있다. 방구석 레이싱 게이머가 수많은 산을 넘어 리얼 레이싱 드라이버가 되는 이야기의 주인공, 잔 마든보로다. 영화 는 그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데뷔작 로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줬던 닐 블롬캠프 감독의 최신작이다. 제.. 더보기
16세 소녀는 어떻게 홀로 요트 세계일주에 성공했나? <트루 스피릿>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지난 2011년, 책 한 권이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제시카 왓슨의 라는 제목의 자기계발적인 에세이였다. 출간 당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고 지금은 절판되어 구하기 힘들지만, 제목만 봐도 '이게 사실인가?' 하는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16살'이라는 어리디 어린 나이에 ‘세계일주’를 할 생각을 하고 실현시켰다는 건가? 이 책의 원제는 'True Spirit'으로, '진실된 영혼'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다. 10대 어린 나이에 세계일주를 성공시킬 수 있었던 기반엔 다른 무엇도 아닌 진실된 영혼이 있었다고 말하려는 것 같다. 제시카 왓슨이 세계일주를 실행에 옮긴 건 2009~2010년인데 10년이 훌쩍 지난 2023년에 영화화되어 우리를 찾아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 더보기
"당신은 마술을 믿습니까?"에 얽힌 이야기 <안나라수마나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하일권 작가는 웹툰계에서 일정 정도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제목만 들어도 웬만하게 웹툰 보는 이라면 알 만한 작품들이 즐비하다. 등, 중편 정도의 길이로 깔끔하게 마무리한 후 빠르게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기에 부담 없이 두루두루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확실하다. 다만, 캐릭터성이 확실하진 않고 색감이 화려하진 못하다. 하여, 스토리와 연출로 부족한 캐릭터성을 커버하고 쨍하지 않은 파스텔톤으로 화려하지 못한 색감을 커버한다. 가 대표적인데, 전반적으로 무채색의 흑백이 주를 이룬다. 캐릭터도 캐릭터지만 다크스러운 판타지 장르에 꽤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와 주제를 웹툰스러운 연출로 적절하게 엮어 냈다. 수많은 웹툰이 연극,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으로 미디어 믹스되고 있는 와중에.. 더보기
희대의 연쇄 살인 사건, 한 저널리스트의 절규 <샘의 아들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76년부터 이듬해까지 미국 뉴욕은 충격적인 연쇄 살인으로 집단 패닉에 빠진다. 밤에 차 안에 있거나 걸어 다니는 시민에게 총격이 가해져 크게 다치거나 죽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피해자들 간에 공통점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일반적으로 연쇄 살인엔 범인의 범행 동기나 범행 스타일을 특정할 최소한의 단서가 있기 마련이다. 제아무리 1970년대 범죄율이 높고 웬만한 범죄에 눈 하나 깜빡이지 않은 뉴욕이었지만, 무차별 연쇄 살인에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피해자의 양상이 특정되어 있지 않기에 누가 대상이 될지 대략적인 추측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살인은 계속된다. 6명이 죽고 7명이 부상을 입는다. 그러던 1977년 8월, 최초 범행 1년 여만에 범.. 더보기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연쇄살인마 테드 번디를 사랑한 여인들 <나는 악마를 사랑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시어도어 로버트 번디는 일명 ‘테드 번디’로 알려진 1970년대 미국의 연쇄살인마이다. 그는 요즘 말로 ‘엄친아’에 해당하는 인물로, 잘생긴 외모와 똑똑한 머리와 화려한 언변과 출중한 매너를 갖췄다. 그야말로 매력이 철철 넘치는 겉모습을 자랑했다. 내면은 그러지 못했다. 똑똑한 법대생이었음에도 학업성취도가 그에 맞게 뛰어나지 못했지만, 삐뚤어진 자부심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어야만 했다. 그의 영혼은 매력 있는 외면으로 철저히 감춰야 했던 사악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테드 번디는 6개 주에서 젊은 여성 30명을 넘게 살해했는데, 세 자릿수 이상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들 대부분이 그가 워싱턴대학교에 편입하여 사귄 첫사랑 다이앤과 막연하게 닮았다고 하는데, 그녀.. 더보기
응원하게 되는 사랑스럽고 위대한 걸음걸음, 영화 <스탠바이, 웬디> [리뷰]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베이 에리어 장애인 센터, 그곳을 책임지는 스코티(토니 콜렛 분)는 모든 친구들을 알뜰살뜰 챙긴다. 자폐증세가 심한 웬디(다코타 패딩 분)도 그중 한 명인데, 그녀는 정해진 시간마다 요일마다 장소마다 정확히 해야 할 일만 정해놓고 생활한다. 웬디는 언니 오드리의 집으로 들어가 조카 루비를 보는 꿈과 함께 스타트렉 시나리오 공모전에 입상하는 꿈을 갖고 있다. 감정조절이 자유롭지 않은 웬디가 과연 아이를 잘 볼 수 있을지, 스코티는 그녀가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오드리는 솔직히 두렵다. 오드리는 세상 누구보다도 웬디를 사랑하고 아끼지만 그녀와 함께 살 순 없는 것이다. 한편 웬디는 스타트렉 광팬으로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평한다. 그녀는 진정한 팬들만 한다는 창작활동도 하고 있다.. 더보기
김지운 감독다운, 김지운만의 김지운식 누와르 <달콤한 인생> [오래된 리뷰] 김지운 감독의 1998년 으로 열렬한 찬사와 지지를 받으며 데뷔한 김지운 감독. 이어서 2000년 과 2003년 으로 필모 정점을 찍는다. 동시에 '김지운식 영화'가 완성되었다. 장르 영화의 대가. 장르가 가지는 강렬함에 파묻히지 않고, 오히려 자신만의 스타일에 장르를 끼워맞추는 솜씨를 선보인다. 그 완성에 가장 가까이 간 작품은 아마도 2005년 작 일 것이다. 은 이병헌이 '해외에 나를 알릴 수 있었다'는 이유로 자신의 인생작으로 뽑는 바, 당시 한국영화사상 최고가로 해외(일본)에 팔렸다. 그건 김지운 감독 영화의 특징 아닌 특징이기도 한데, 국내도 국내지만 해외에서 '스타일리스트'로서의 이미지가 좋게 비치는 것 같다. 그렇게 할리우드에 진출하기도 했다. 비록 참패를 면치 못해 더 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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