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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한때 뿌리내렸던 그곳이 사라질 때 <봉명주공> [신작 영화 리뷰] 1973년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에 대한주택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반포주공아파트'라는 한국 최초의 주공아파트 대단지를 지은 후 전국적으로 주공아파트가 무수히 지어졌다. 고로 1980년대까지 지어진 주공아파트를 '1세대 주공아파트'라고 명명할 수 있겠는데, 서울을 비롯해 여전히 전국적으로 상당히 남아 있다.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봉명주공' 1, 2단지도 전국의 수많은 주공아파트 중 하나로, 각각 1983년과 1985년에 지어져 4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2022년 6월 현재 1단지는 철거가 완료되어 '청주 SK뷰 자이'로 재건축될 예정이고 2단지는 재건축 계획만 잡혀 있는 상태다. 사라져 갈 운명의 아파트, 아파트를 터전으로 살아온 이들의 운명은 어디를 향할까. 다.. 더보기
따로 또 같이 삶을 헤쳐나가는 가족, 공동체의 연대 목소리 <조금씩, 천천히 안녕> [신작 영화 리뷰] '가족영화'의 전형성을 탈피하는 건 정말 어렵다. 특히, 가족의 중요성이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과 연관되어 있는 동양에선 더욱 그렇다. 공통적으로, 가족구성원 중 한 명의 큰 일로 인해 가족이 다시 모이지만 이런저런 우여곡절 생기며 결국 남는 건 가족밖에 없다는 식으로 끝난다. 다만, 한중일로 대표되는 동양의 가족영화는 각국마다 특징이 있다. 결합 상태에서의 해체 후 재결합, 해체 상태에서의 결합, 해체와 결합이라는 상태의 고찰 등이다. 개인적으로 한국은 너무 신파적이고, 일본은 너무 정석적이며, 중국이나 대만이 가장 볼 만하다. 그럼에도,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동양적 가족영화의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뭐라 규정짓기 힘든, 굳이 말하자면 '고레에다 히로카즈'식 가족영화.. 더보기
공동체의 허위와 여성 삶의 본위를 폭로하다, 소설 <네 이웃의 식탁> [서평] 구병모 소설가의 나라에서 젊은 부부 대상으로 마련한 꿈미래실험공동주택, 편의 시설 하나 없는 고즈넉한 산속에 지은 열두 세대 규모의 작은 아파트로 깨끗하고 구조도 좋고 평수도 적당했다. 까다로운 입주 조건에 20여 종의 서류 항목을 갖추어야 했고, 경쟁률은 20:1에 달했다. 서류 항목엔 자필 서약서도 있었는데, 이곳에 들어갈 유자녀 부부는 자녀를 최소 셋 이상 갖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었다. 이곳은 효내가 보기에 공동이라는 이름이 유난히 강조되는 느낌이 큰 반면 실험은 어디에 있는지 잘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집'에서 일하는 프리랜서로 아이까지 돌보느라 너무 바빴다. 한편 요진은 홀로 집안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데, 약사인 육촌 언니가 차린 약국에서 보조원으로 일하고 있다. 교원은 집에서 전업주.. 더보기
결국 '여성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딸에 대하여> [서평] 일찍 남편을 보내고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나', 남편이 유일하게 남긴 유산인 집에 서른을 훌쩍 넘었어도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대학교 시간강사로 살아가는 '딸애'를 들인다. 딸애는 7년 간 사귀어 왔다는 '그 애'와 함께다. 나로선 정녕 상상하기도 싫고 어려운 그들과의 동거지만, 딸애의 부탁을 져버릴 순 없지 않은가. 서로를 그린과 레인으로 부르는 그들은 레즈비언 커플이다. 딸애는 안 그래도 어렵게 살아가는 시간강사의 삶 위에 학교를 상대로 시위를 하는 삶을 얹혀 놓았다. 딸애처럼 레즈비언 시간 강사가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쫓겨났기 때문인데, 나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의 일로 딸애가 그러는 걸 이해할 수 없다. 그건 내가 요양원에서 보살피는 무연고 치매노인 '젠'을 보면.. 더보기
선입관을 버리고 이슬람을 쉽게 접해 보자 <반갑다! 이슬람> [서평] 이슬람교의 경전 꾸란에는 많은 좋은 말이 담겨 있다. 다음과 같은 말도 있다. "너희는 한 공동체가 되어 선을 촉구하고 계율을 지키며 악을 멀리하라." 이 구절이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는 건 하루가 멀다 하고 자행되는 테러 때문이겠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그들을 이슬람 근본주의, 극단주의 세력이라고 부르고 있는 바, 사실 이슬람 내에서는 없는 단어이자 분류라고 한다. 이슬람 내의 급진적인 운동에서 파생된 이념 중 몇몇이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위의 말도 이념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종교와 인종을 떠나 어느 누구든 공동체로 받아들여 선을 촉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는 행동을 악이라고 간주할 수 있는 반면, 자신들이 추구하는 노선이나 자신들이 속해 있는 공동체가 아니면 모두 악으로 간주해 없어버.. 더보기
<가족 쇼크> 저자 김광호 PD를 인터뷰하다 [인터뷰] 저자 김광호 PD 2014년 말에 아홉 차례에 걸쳐 방영되며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는 . 지금의 사회에서 가져야 할 가족의 의미를 긍정적 방향으로 재해석하고 가족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한 가족의 모습을 고찰했다. 우리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이며, 가족이 주는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지 물었다. 이 다큐멘터리로 '제27회 한국피디대상-교양정보부분 작품상', '2015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사회문화부분 우수상' '제42회 방송대상-사회공익부문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이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되었다. 다큐를 접하지 못한 분들을 위한 수단일 터. 책 의 대표 저자이자, 의 책임 프로듀서인 김광호 PD를 인터뷰했다. 1995년에 입사해 20년 째 EBS에 몸을 담고 있는 베테랑 PD. 장학 퀴즈, 어린이.. 더보기
가족에서 공동체로, 혈연에서 관계로 <가족 쇼크> [서평] 우리 가족은 일반적이지 않다. 아버지는 회사를 다니지 않으시고 오랫동안 개인적으로 일을 해오셨다. 일하는 날짜나 시간, 출퇴근이 일정하지 않다. 반면 어머니는 큰 마트에서 아침부터 저녁 늦게 까지 일주일 내내 일을 하신다. 동생은 외국에 나가 있고, 나는 평범하게 회사에 다닌다. 내가 퇴근하면 언제나 아버지는 주무시고 있고 내가 잠자리에 들 때 즈음 어머니가 퇴근하신다. 나는 그 모습을 견디기 힘들다. 가장이라면 제일 힘들어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 왜 어머니가 제일 힘들 게 일을 하는 거지? 아이러니 한 건, 그럼에도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훨씬 돈을 많이 벌어온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밤늦게 까지 일을 하다 보니 아버지가 집안일을 어느 정도 도와준다. 밥, 설거지, 빨래 등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할.. 더보기
세상 모든 게 소년을 가해자로 몰아넣다 <해에게서 소년에게> [리뷰] 사이비 종교에 빠져 집이 풍비박산 난다. 오랜 시간 형의 병수발을 하다가 엄마가 사이비 종교에 빠져 버린 것이다. 아빠는 빚쟁이에 쫓겨 집을 나가고, 엄마는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다. 형도 죽음을 면치 못했다. 그렇게 시완은 철저히 혼자가 되고, 복수할 일념으로 전도사 승영이 지내고 있는 PC방으로 찾아간다. 그곳은 엄마와 알고 지내던 신도 진숙이 운영하고 있었다. 시완은 칼로 전도사 승영을, 자신의 집안을 풍비박산 나게 한 장본인인 사이비 종교 전도사 승영을 찌르려 한다. 하지만 어디 쉽겠는가. 외려 그들은 점점 친해진다. 승영이 예의 따듯한 미소와 말로 시완을 대한다. 어딜 봐도 사이비 종교 전도사 같은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더불어 진숙의 딸 민희도 시완을 스스럼 없이 대한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