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썸네일형 리스트형 정반대 성격의 두 사촌이 함께 떠난 여행에서 나눈 '진짜 고통' [영화 리뷰] 데이비드 카플란과 벤지 카플란은 3주 차이로 태어난 사촌지간이다. 유대계 미국인인 그들은 어렸을 적에는 친형제처럼 지냈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멀어졌다. 오랜만에 만나 폴란드로 패키지 여행을 떠나는데, 할머니가 남겨 주신 돈으로 '홀로코스트 투어'를 떠난 것이었다. 그런데 둘의 성격이 정반대로 보인다.데이비드가 수줍음이 많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편인 반면 벤지는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말하면서도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둘은 영국인 가이드, 다른 4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바르샤바, 루블린, 마이다네크 등의 홀로코스트 유적지를 돌아본다. 전형적인 패키지 여행의 모양새를 띄는 것 같지만 벤지의 말과 행동이 도무지 예측불가능하다.유대인 봉기 기념비에선 동상의 자세를 따라 하며.. 더보기 독특한 사연으로 얽힌 이모와 조카의 동거 일기 [영화 리뷰] 15살 소녀 아사, 어느 날 눈앞에서 두 부모를 잃는다. 마트 주차장에서 트럭이 들이받았던 것이다. 한달음에 달려온 아사의 할머니와 이모. 아사는 이모 마키오를 알고 있었는데 살아생전 엄마가 말해 줬단다. 하지만 마키오와 아사의 엄마는 일찍이 절연한 후 서로 없는 사람이었다. 핏줄로 이어졌을 뿐 더 이상 아무런 관계도 아니었던 것이다.그런데 장례식에서 아사와 아사의 부모를 두고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게 아닌가. 결정적으로 아사를 두고 버려진 대야 같다고 했고 마키오가 홧김에 아사를 데려가기로 한다. 얼떨결에 함께 살게 된 것이다. 35살 마키오는 인기 라이트노벨 작가로 사려 깊다고 하긴 힘드나 상대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데 특화되어 있다. 그래서 아사를 휘두르려 들지 .. 더보기 잊힌 청소년기의 기억을 기록으로 되살린 이유 [영화 리뷰]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살면서 태반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 많은 걸 다 기억하고 있다면 미쳐버릴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기억해야만 하는 것들이 있고 또 이왕이면 기억했으면 하는 행복한 순간들도 있다. 나쁜 기억들도 당연히 태반이 기억에서 사라질 텐데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는 순간들도 있을 테다. 그럴 때 필요한 게 바로 기록이다. 글, 사진, 영상 등으로 그 순간을 남기는 행위다.물론 기록을 남기는 게 항상 기억에 도움을 주진 않을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기억을 취사 선택하는 것처럼 기록은 그 자체로 이미 취사 선택한 결과물이기 때문에,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들을 떠올리게 도와줄 뿐 기록에 의존해 기록이 곧 기억인 것처럼 생각하면 안 될 테다. 기억은 조작'될' 가능성이 농후.. 더보기 관계의 부재가 관계를 진정으로 깨닫게 하는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뉴욕의 집에 모인 세 자매 케이티, 레이철, 크리스티나. 아버지 빈센트의 임종이 가까워졌다는 말을 들은 터였다. 하여 사실상 처음으로 함께 기거하게 되었다. 케이티와 레이철은 빈센트의 첫 부인 자식들이고, 사별 후 재혼한 두 번째 부인의 자식이 크리스티나였던 것이다. 그 때문인지 케이티와 크리스티나는 사이가 매우 좋지 않아 보인다. 병원이 아닌 집에서 호스피스를 하기로 선택했기에 호스피스 간병인 앤젤과 미라벨라가 매일 와서 보기로 한다. 앤젤이 말하길 곧 돌아가실 듯하나 언제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고 한다. 케이티는 근처 브루클린에서 세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핑계로 아버지를 잘 들여다보지 못했고 크리스티나는 너무 먼 곳에서 살고 있어 잘 오지 못했다. 반면 레이철은 대마초.. 더보기 그땐 알지 못해 너무 늦어 버린 것들을 반추하며... [영화 리뷰] 11살 소피는 젊은 아빠 30살 캘럼과 함께 튀르키예 여행을 왔다. 캘럼은 곧 31살이 된다. 그런데 캘럼과 아내, 그러니까 소피의 엄마는 이혼한 상황이다. 그런가 하면 캘럼은 친구와의 동업이 잘 되지 않았고 소피의 엄마이자 캘럼의 전 부인은 새롭게 약혼한다고 한다. 캘럼으로선 굉장히 힘든 시기일 텐데, 그런 와중에 부녀 둘만의 해외여행이니 의미가 남다르다 하겠다.이 여행은 현재가 아니다. 31살이 된 소피가 캠코더 영상으로 20년 전 튀르키예 여행을 회상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소피는 동성 커플과 함께 지내고 있는데, 어딘가 짙은 우울이 감돌고 있는 것 같다. 영상 속 20년 전 여행, 그리고 아빠 캘럼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영상 속 11살 소피는 한없이 순수하다... 더보기 졸업해야 하지만 졸업하기 싫은 소녀들의 사랑 또는 아쉬움 [신작 영화 리뷰] 폐교를 앞둔 어느 지방의 남녀공학 고등학교, 졸업식을 하루 앞두고 싱숭생숭하다. 마나미는 학생회장이 아님에도 졸업식에서 졸업생 대표로 재학생에게 답사를 보내게 되었다. 그녀는 졸업식을 앞두고 여느때처럼 남자친구 슌과 함께 몰래 도시락을 까먹는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아무래도 그녀에겐 큰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무슨 일이었을까? 여자 농구부 부장 코토는 졸업 후 심리학를 공부하고자 도쿄로 갈 예정이다. 그런데 남자 농구부의 절친 테라다가 걸린다. 그는 이곳에 남아 공부하며 선생님의 꿈을 이어가려 한다. 그들은 서로의 꿈을 얘기하다가 헤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서먹서먹해졌다. 과연 잘 헤어질 수 있을까? 한편 사쿠타는 교실 대신 도서실에서 평온을 찾는다. 시끌벅적하고 즐겁게 얘기를 나누는.. 더보기 애정 없는 집의 아이가 부모다운 부부를 만났을 때 [신작 영화 리뷰] 아일랜드의 작은 시골 마을, 열 살 소녀 코오트는 집에서든 학교에서든 말이 없는 이상한 아이로 통한다. 가족은 물론 친구들도 그녀를 고깝지 않게 생각한다. 아빠는 경마와 도박에 빠져 매일같이 집 밖으로 나가 돌고, 엄마는 코오트 말고도 몇 명 더 있는 아이들을 챙기면서 곧 태어날 아이를 임신하고 있다. 부모가 하나같이 코오트에게 애정을 주지 않고 챙기지도 않는다. 코오트는 말을 하지 않으며 자신의 존재를 숨기기로 한다. 여름 방학이 시작되자 코오트는 엄마의 먼 친척 부부에게 보내진다. 엄마의 출산이 얼마 남지 않았기도 했기에 겸사겸사 보낸 것이리라. 데려다준 아빠의 말이 가관이다. "얘가 집안 거덜 낼 만큼 엄청 먹어댈 테니, 일 많이 시키쇼." 코오트로선 당연한 듯 받아들이지만 친척.. 더보기 에드거 앨런 포가 조력하는 고딕 미스터리 스릴러의 진수 <페일 블루 아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830년, 하얀 눈으로 뒤덮인 미국 뉴욕주 어느 오두막에서 살고 있는 은퇴한 형사 아우구스투스 랜더에게 누군가 찾아온다. 웨스트포인트 미국 육군사관학교 부교장이었다. 그는 전설적인 형사 랜더에게 수사 요청을 하러 온 것인데, 자그마치 주지사의 추천이라고 했다. 랜더는 3년 전에 아내를 잃고 딸은 행방불명인 상황이라 경황이 없고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웨스트포인트로 향한다. 시체안치소로 갔더니 목을 매고 죽은 채 발견된 한 생도의 심장이 예리하게 도려내져 있었다. 사건이 확대되면 안 그래도 존망이 위태로운 육사가 더욱 위태로워질 것이었다. 랜더는 술집에서 한 생도를 만나는데, 자신을 예술가라고 소개한 그는 육사의 규율을 경멸하고 소설과 시를 쓰는 자유로운 영혼의 에드거 앨런 포였다.. 더보기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