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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

사실감 충문하게 즐길 수 있는 초대형 인재 사고 <딥워터 호라이즌> [리뷰] 2010년 4월 20일, 미국 멕시코만에서 석유시추시설이 폭발한다. 믿기지 않는 해양 대폭발은 인명 피해와 대량의 원유 유출로 이어진다. 가히 역대 최악의 해양 재난 사고이자 원유 유출 사고로 기록될 만하다. 이른바 '딥워터 호라이즌 폭발 사고' 혹은 '딥워터 호라이즌 원유 유출 사고'다. 영화로 나오지 않으면 이상할 소재이지만, 워낙 많은 재난들이 영화로 만들어졌기에 꺼려졌을지 모른다. 재난 영화의 공식을 피해갈 순 없기에 사고를 제대로 전달하기 힘들고, 사고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데 역점을 둔다면 영화적 재미가 반감될 것이다. 영화 은 어느 지점에 방점을 찍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난 영화의 공식을 최대한 간소화하고 사고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그 말인즉슨, 재난 .. 더보기
'신'의 말을 빌려 50년의 기행적 소설 쓰기를 해명하다 <모나드의 영역> [서평] 쓰쓰이 아스타카의 독자가 책을 접할 때 출판사의 홍보 마케팅 전략 바깥에 있기는 결코 쉽지 않다. 어떤 상품이 그러지 않겠냐마는 책은 다르다. '책'이라는 단일 상품군 안에 샐 수 없이 많은 상품이 존재하는 것이다. 특별한 상품이자 특별한 사업 생태계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거기엔 정녕 수많은 '최고'들이 존재한다. '책', 그 중에서도 '소설'은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읽을 거리와 각종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정보는 주지 못하고 읽는 데에 방점을 둔 '소설'이 설 자리가 없는 것이다. 그 와중에 우리나라에서 '일본 소설'은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북유럽 소설의 인기가 수직 상승 중이지만 한계가 분명한 반면, 일본 소설은 꾸준히 인기가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히가시노 게이고.. 더보기
죽음의 미션, 따라오는 인기와 돈... 플레이할 것인가? <너브> [리뷰] 현대판 글레디에이터 시티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곳에 거주하는 소심한 성격의 비, 대학 입학을 앞두고 고민이다. 엄마와의 소소한 말다툼, 결국 엄마의 말을 듣기로 한다. 학교에서는 럭비 선수들 사진 담당인듯, 선수들 사진을 멋지게 찍어 대지만 정작 짝사랑하는 주장 JP에게 말 한마디 걸지 못한다. 친구들이 놀리는 와중에, 시드니가 '너브' 운운하며 비의 소심함을 지적한다. 그러고는 JP에게 가서 비에 대한 감정을 떠보는데, 그 자리에서 비가 자기 스타일이 아님을 말한다. 비는 빈정이 상해 자리를 뜨고, 집으로 가서는 너브에 접속하고는 '플레이어'로 시작하는데... '너브(Nerve)'에는 여러 뜻이 있겠지만, 여기서는 용기 또는 대담성을 뜻하겠다. 더불어 이 영화에서는 주로 10대들의 비밀 사이트.. 더보기
워너비 독재자들을 위한 참고서 <위대한 독재자가 되는 법?> [서평] '민주주의'라는 제도가 시대를 이끄는 만큼 그에 반하는 '독재'는 설 자리를 잃었다. 물론 그럼에도 독재자는 존재하고 독재자가 되려는 사람 또한 존재한다. 그 얼마나 매력적인가. '무소불위', 그야말로 이 세상에서 하지 못 할 일이 없는 사람 아닌가. 누가 독재자가 되는 방법이라도 알려준다면 열심히 경청할 자신이 있다. (에쎄)에서 독재자가 되어 빠르게 권력을 얻고 최대한 길게 머무르며 많이 챙기는 방법을 알려준댄다. 그에 앞서 독재자가 되었을 때 가지는 이점을 알려주는데 참으로 주옥같다. 거대한 부를 쌓고 신으로 군림하고 당신 자신은 지키지 않아도 되는 법령을 반포하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스포츠 경기에서 우승할 수 있고 당신을 기념하는 비석과 궁전, 도시를 세울 수 있다. 또 누구와도 얼마.. 더보기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인연과 기억이 준 선물 <너의 이름은> [리뷰] 2017년의 시작 '저팬'과 '애니메이션'의 합성어인 '저패니메이션'이라는 단어가 생겨날 정도로 일본 애니메이션은 힘이 강하다. 더구나 이 단어가 일본 내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을 가르키는 말이라니, 그 대단함이 새삼 엄청나 보인다. 저패니메이션은 1900년대 초에 최초로 생겼지만, 그 본격적인 전성기는 1960년대 그 유명한 '데즈카 오사무'에 의해서이다. '만화의 신'이라 불리는 그는 일본 최초의 TV애니메이션 을 만들었다. 이후 여러 명작들 덕분에 그 대상이 어린이에서 어른까지 확대된 저패니메이션이다. 1980년대에는 현대까지 저패니메이션에 최고의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출현했다. 그는 극장을 점령하며 저패니메이션의 영향력을 그 어떤 문화보다 우위에 .. 더보기
완벽한 조화를 찾을 수 있는 '인생 영화' <캡틴 판타스틱> [리뷰] 어딘지 알 수 없는 깊은 숲 속, 누군가가 사슴과 대치하고 있다. 달려들어 사슴의 목을 베는 그. 새카맣게 칠한 얼굴에 뭔가 이루었다는 표정이 읽힌다. 곧 근처에서 숨어 있던 사람들이 나온다. 다들 어리다. 그리고는 어른 남자 한 명이 나와 사슴의 심장을 빼낸다. 사슴을 쓰러뜨린 이의 얼굴에 피를 바르며 심장을 먹게 하곤 '이제 비로소 어른이 되었다'는 식의 말을 건넨다. 숲 속 부족의 성인식 같다. 첫 장면만으로는 영화의 성격을 전혀 알 수 없는 이 영화, 이다. 알고 보니 그들은 한 가족, 아버지와 아이들 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숲 속 부족이 아닌, 숲 속으로 들어간 가족이다. 6명의 아이들은 아버지 '캡틴 판타스틱' 벤의 철처하고 완벽한 통제 교육 하에 훈련, 책읽기, 음악, 토론, 생존.. 더보기
하이드리히 암살 작전을 '있는 그대로' 옮긴 역사 '소설' <HHhH> [서평] 독특한 소설 인류가 낳은 최악의 악마이자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이름, 히틀러. 그가 낳은 이야기도 정말 많다. 나치즘 등장 이후 히틀러 암살 시도만 해도 최소 43건이라고.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하늘이 내린 운을 타고난 사람인가? 물론 얼마 전 작고한 쿠바의 영웅 카스트로를 향한 638번 암살 시도보단 한참 못하지만... 반면 히틀러의 최측근 중 한 명은 단 한 번의 암살 시도로 세상을 떴다. 나치 독일 수뇌 중 한 명인 하인리히 히믈러의 오른팔이었던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다. 그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 한마디. 그는 인류 최악의 범죄인 '홀로코스트' 즉 유대인 대학살의 총책임자 히믈러 밑에서 이를 직접 주도한 인물로, 그 유명한 '악의 평범성' 아이히만의 상관이기도 했다. 너무 유.. 더보기
꿈과 현실, 스릴러와 드라마, 그리고 외로운 인간 <혼자> [리뷰] 2016년 최후의 발견 조그마한 방, 바닥과 책상이 피 칠갑이다. 일정하지 못한 숨소리의 주인공이 당황과 짜증이 섞인 손놀림으로 피를 닦는다. 중도 포기. 그러곤 벽에 붙은 사진들에게로 손을 뻗는다. 수없이 많은 사진들, 동네인 듯한 곳 여기저기를 찍어서 이어 붙여 놓았다. 그 중 한 건물의 옥상에 있는 한 여자, 숨소리는 더욱 거칠어지고 사진으로 뻗는 손은 떨린다. 이제 영화가 시작된다. 영화 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전형적인 방법으로 시작된다. 그 어떤 설명도 없이 다짜고짜 영화의 중요 장면이나 끝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영화의 첫 장면이 달랐던 건 '롱테이크', 약 4분 간을 한 번에 보여주며 긴장감을 극대화시킨다. 더불어 그 방식이 점진적이라는 점. 좁은 방을 보여주는 데 1초면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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