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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EPL, 여러모로 역대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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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열흘 가량 남았다. 지난해 8월에 시작해 9개월을 달려왔다. 초중반부터 '레스터시티'가 상위권으로 올라오더니 급기야 1위까지 탈환, 36라운드에서 맨유와 비겨 우승이 늦춰졌지만, 바로 다음날 토트넘이 첼시와 통한의 무승부를 기록하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창단 132년 만의 우승이다. 


한편 맨유는 4위 경쟁에서 한 발 늦춰진 것 같다. 2016~2017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요원해 보인다. 2013~2014 시즌 7위, 2014~2015 4위에 이어 이번에는 마지막 2라운드 결과에 따라 5~7위가 가능하다. 이정도면 명문의 확실한 몰락이다. 


이번 시즌 진정한 명문의 몰락은 첼시다. 초반 역대 최악급의 부진으로 강등권까지 가능하다는 진단이 있었지만, 히딩크 감독을 긴급 수혈해 10위권 안으로 들어 체면 치례를 하고 있다. 최종 순위는 10위권 안일 가능성이 100%다. 





명문의 몰락은 또 있다. 35라운드까지 단 3승 만을 챙기며 19위에 승점 14점을 뒤져 일찌감치 짐을 싼 아스톤 빌라다. 비록 최근 몇 시즌 동안 강등권을 겨우 면하는 경기력을 보여줬었지만, 저력 있는 명문으로 꽤 높은 순위를 기록했던 기억이 있다. 그보다 더 유명한 명문 뉴캐슬 또한 강등될 위기에 처해 있는데 안타깝다. 다른 건 몰라도 좋은 선수들이 많은 팀의 강등을 보는 건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니다. 몰락까진 아니지만, 토트넘과 함께 빅4를 위협하곤 했던 에버턴이 10위권 밖인 게 조금 충격이다. 보는 입장에서 참 흥미진진하다. 


몰락이 있으면, 흥성과 번영이 있는 법. 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대표적 흥성은 누가 뭐라 해도 레스터시티와 토트넘이다. 1위, 2위에 나란히 포진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젊은 선수들의 공격과 베테랑의 수비가 조화를 이룬 토트넘의 1위를 응원했는데, 핵폭풍 같은 레스터시티의 질주를 막진 못했다. 


토트넘은 하루 아침에 반짝한 그런 팀이 아니기에, 흥성은 했으되 대이변은 아니다. 항상 빅4를 위협하는 위치에 있었고, 맨유와 리버풀이 몰락했을 때도 그 자리를 지켜 이들 위에 있었다. 더욱이 세대 교체가 완벽하게 이루어졌기에 다음 시즌, 그리고 이후 10년이 기대되는 토트넘이다. 


진정한 라이징 스타는 레스터시티다. 시즌 후반 들어서는 계속 언급해 왔기에 이젠 새롭지도 않을 정도다. 그렇지만 그들의 역사를 간단히 집어보면 그들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항상 새롭다. 그들은 지난 시즌엔 14위, 지지난 시즌엔 1부 리그에 없었다. 그 전에는? 2010년 들어서도 없었고, 그 전에도 한참 없었다. 





결정적으로, 레스터시티 현재 멤버들의 이적료를 전부 합치면 어느 정도일까? 약 3200만 유로 정도라고 한다. 한국으로 하면 420억 정도 된단다. 정말 억! 소리 나게 비싸 보이지만, 저 정도 금액이면... 손흥민이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하면서 발생한 이적료가 약 3000 유로 정도였다고 한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랴. 레스터시티는 EPL 역사를 새로 썼다. 


이번에도 '사스날'의 과학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벵거 감독이 부임한 1996~1997부터 단 한 번도 4위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고, 2003~2004 전설의 무패 우승 이후로 한 번을 제외하고 3위와 4위 만을 오락가락하고 있다. 이번에도 맨시티에 밀리고 맨유에게는 이겨 4위를 차지할 것 같다. 어느 면에서는 진정한 명문은 아스날밖에 남지 않은 것 같은데, 팬들과 언론들은 벵거를 무능하다며 깎아 내리기에 여념이 없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박진감이 넘친다. 세계적인 재벌들의 취미 생활(?) 일환으로 구단을 사들여 FM(?) 같이 유명 선수들을 사들여 믿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박지성, 이영표 이후로 우리나라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진출해 좋은 모습들을 보여 왔기에 익숙하다. 우리가 EPL에 푹 빠져 보는 이유다. 


객관적인 실력에서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따라잡기 힘들다. 솔직히 상위 톱클래스는 이탈리아 세리아A나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앙도 이기기 힘들 것이다. 그들 리그는 이변이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리아A는 유벤투스의 5연패, 분데스리가는 바이에른 뮌헨의 4연패, 리그앙도 파리 생제르망의 4연패를 확정지었다. 프리메라리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거의 바로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독무대다. 최근 들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분전이 돋보이지만, '분전'이라는 표현을 쓴다는 것 자체가 힘에 겨워보이지 않는가?


이에 반해 EPL은 거의 매년 순위표가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 물론 과거에도 빅4라는 거대 장벽이 존재했지만 영원하지 못했다. 최근 몇 년간은 한치 앞도 보지 못할 혼전이 계속되고 있다. 4연패, 5연패는커녕 최근 5년 간 2연패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EPL이 사랑받는 진정한 이유가 아닌가 싶다. '예측 불허',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가장 기다리고 고대하는 단어다. 축구공은 둥글기 때문에 어떠한 일이라도 가능하다고 하지만, 그에 앞서 자본이 존재하게 된 현대 스포츠에서 '예측 불허' '이변' '몰락' '흥성' '혼전' 같은 단어는 가장 설레는 단어다. 이번 EPL은, 아니 최근의 EPL은 이를 가장 잘 실현해주고 있다. 앞으로도 기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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