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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다

[100년의 문학용어 사전] 표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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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문학용어 사전] 표지 글


책의 표지에 실어 책을 소개하고 추천하는 글. =표사


보통 뒤표지에 실리며, 편집자가 쓰는 경우도 있지만 저자와 친분이 있는 유명인 또는 같은 분야의 전문가가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문의 출판 기사나 잡지 서평에서 따온 인상적인 구절을 싣기도 한다. 문인 작품집에는 그 작가의 작품 세계를 잘 아는 평론가 또는 선후배 작가가 문학적 향기가 짙은 표지 글을 써서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기도 한다. 본문을 읽기 전에 작품의 요점을 함축적으로 안내하는 기능을 하며,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매출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측면도 있다. 대개 찬사 위주로 씌어지기 때문에 이른바 '주례사 비평'의 하나로 간주해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표지 글이 흔히 '표사'라고 불리는 데에는 다른 연유도 있다. 북 디자인에서 책의 표지를 구별할 때 관습상 앞표지부터 책날개를 포함해 페이지를 세어 나가므로 뒤표지는 네 번째 페이지가 된다. 출판사의 편집자들이 이를 따라 뒤표지를 '표 4'라고 부르면서, '표 4에 넣는 말'이라는 의미로 '표사'라는 말을 사용해 왔다. 즉, '표사'는 '책의 표지에 들어가는 말'이면서, 주로 '표 4'에 들어가기 때문에 '표 4에 들어가는 말'이기도 하다. 


다음은 황석영의 장편 소설 『개밥바라기별』의 뒤표지에 실린 표지 글이다. 


예순이 넘은 거장이 십대의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쓰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그를 좋아하게 될 줄도 몰랐다. 참 멋진 소설이다. 미래의 영광, 찬란한 환호를 향해 눈에 보이는 쉬운 길을 가지 않고 자신의 세계를 지키고 사랑하기 위해 끊임없이 여정을 꾸리는 준, 나도 조금은 그를 닮은 것 같아 가슴 뛰었다. -타블로(뮤지션)



다음은 제임스 핀 가너가 쓴『정치적으로 올바른 베드타임 스토리』라는 패러디 동화집에 실린 표지 글이다. 


세계의 모든 돼지들에게 축복을! 우리는 이제 누명을 벗고 편안히 살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최고의 환경보호론자들이다. 우리는 사회의 쓰레기를 재활용하고, 값싼 주택을 건설한 선구자들이다. 제임스 핀 가너 씨에게 세  번의 힘찬 박수를 보낸다. 

-세 마리 아기 돼지



<100년의 문학용어 사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엮음, 도서출판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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